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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연재) 그랑블루 판타지 스토리 제타 바자라가 편 - 23

아이우울에오카쿠구사타진디나하호포메미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05 22:38:58
조회 718 추천 10 댓글 4
														

그랑블루 판타지 스토리 연재 링크 모음


22편


지난 이야기

차마 인간의 입으로 말할 수 없는 수단으로 병사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일행의 신체의 자유를 유린하는데...!


길고 길었던 조직 시리즈에도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편까지 포함하여 앞으로 총 3편이 남았는데, 작성자 입장으로서도 이러다가 독자들이 읽다 지치겠다는 걱정스러운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야기를 너무 축약해버려서 이 장대한 이야기의 다음 이벤트에 활용될 여러 설정들을 파악이 안되게 만들면 연재를 안하느니만 못한 일이니

독자 여러분들은 앞으로 조금만 더 참아주기 바란다.

이 조직 시리즈의 이야기만 너무 연재를 질질 끄는 것이 아니냐? 하는 질문도 있을 것 같다는 노파심에 변명도 해두자면,

1편당 진행되는 이벤트의 스크린샷 개수는 이야기의 분량이나 특정 장면을 강조할 필요성 등에 의해 어느 정도 가감되기는 하지만

평균 300개 정도로 의외로 일정하다.

이 말은 아직도 이 Spaghetti Syndrome에는 900개의 스크린샷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여행자, '창'에 대해서 알려 줘야겠다."

"창이라. 긴 자루에 칼날을 단 백병전용 무기다. 모(矛)와 비슷하지만 날의 모양과 부착되는 방식 등에 차이가 있다."

"창의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게 어디 있는지 묻고 있어!"

"흠...그것이라면 짐작가는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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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으로 이어지던 복도에 늘어서 있지 않았나. 모두 품질은 양호하게 보였다만.)


"...이익! 얼버무리려 하지 마라! 네놈이 가지고 있던 창 말이다!"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걸 '소유'하고 있지 않다. 단지 장기간 대여받았을 뿐이다..."

"그러니까!!!!!"

카시우스를 끌고 온 조직의 신부대는 그에게 '노인'의 행방을 물었다.

하지만 그들은 명령대로 카시우스만을 데리고 왔을 뿐이었음에, 재밍 장치에 의해 카시우스의 손에서 벗어나 바닥을 뒹군 '노인'은 여전히 일행에게 있었다.

'중추'는 자신뿐만이 아니라 '노인' 또한 필요했던 것이다. '노인'은 인증받은 사용자인 자신이 없으면 절대 사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저들은 자신을 죽일 수 없다. 계산이 선 카시우스는 신부대의 심문을 적당히 받아넘기며 시간을 끌었다.


"...중추는 뭐라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심문하라더군."

하지만 카시우스의 목숨만 붙어 있으면 그의 안위 또한 상관은 없었다.

일이 점차 험악해지려는 광경을 지켜보던 이루자는 자리를 벗어나 전성기를 꺼내들었다. 곧 유스테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스테스다. 그쪽에서 상황은 파악할 수 있었나?]

조금은 초조하게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에 이루자는 침착하게 상황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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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우스는 아직까지는 무사하다. 하지만 중추가 자기 밑 구더기들한테 "수단을 가리지 말고 '창'의 소재를 밝혀라"라고 했다는데.)


['창'이라고...?]

"그래. 중추는 그 창이 굉장히 필요한 듯싶어.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구더기들한테 무슨 짓을 더 시킬지 몰라. 항의하러 온다면 서둘러.

심문부에는 내 입김이 닿지 않아. 내가 잠시 막을 수는 있어도 완전히 멈추진 못해."

[알았다. 수고를 끼치지만 앞으로도 계속 연락을 부탁한다. 그럼.]


통신을 마친 유스테스는 곁에 있던 모두에게 그 상황을 전했다.

"창이라고...? 설마..." 아이작은 중추와 자신의 행동이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다.

[그 설마겠지.] 레이베리도 생각이 미친 듯했다.

"유스테스 군, 에이전트 카시우스를 데려오라고 명령받았던 건 언제야?" 아이작이 물었다.

"이틀 전 저녁이다."

"내가 달에게서 지침을 받은 것도 그때야."

[조직의 중추가 통신을 감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

베아트릭스가 말했다. "...중추가 카시우스를 달에 보내고 싶지 않은 걸까?"

[아니. 중추는 달에 가고 싶어하는지도 모르네. 단순히 에이전트 카시우스를 막고 싶었다면 굳이 살려서 자신의 본거지로 데려갈 이유가 없네.]

"게다가 '창'...'노인'까지 그토록 원하는 걸 보면 더 그렇지."

거기까지 생각한 아이작은 카시우스와 마찬가지로 당장은 그가 죽지는 않을 것임을 알았다.


"하지만 그러면..." 베아트릭스는 의아했다. "조직의 중추가 왜 달에 가고 싶어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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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있는 녀석들하고 전면전을 한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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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산이 있는가? 병사들에게 대 기신전 장비가 보급되기 시작했다고는 들었다만.)


"그들만으로는 무리다." 유스테스가 그 가능성을 부정했다. "여전히 조직의 최대 전력은 봉인 무기를 가진 우리들이다.

달을 침공한다고 하면 우리에게 대비를 하라는 지령이 먼저 들어왔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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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릭스의 불평과 함께 그랑 사이퍼는 여전히 조직의 본부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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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테스는 이루자에게 다시 전성을 걸어 조직이 달에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사람, 물자, 돈의 흐름을 살펴볼 것을 부탁했다.

시간을 조금 들여 기록을 조사하고 돌아온 이루자는, 그러나 그런 낌새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가? 조금이라도 수상한 부분은 없나?"

[그래. 장기간에 걸쳐서 비자금과 물자를 모은 흔적도, 위조한 흔적도 없어.

이러면 만약 중추가 달에 간다고 해도 자기 혼자 갈 수 있을 뿐이야.

하지만 의도를 모르겠어. 단신으로 그 달로 뛰어든다고?]

"네 말대로다. 설사 병사들과 같이 달에 간다고 해서 승산이 있는 것도 아니니."

[맞아.]

"여행자는?"

[구더기들이 고문한답시고 입에 들이민 유리병을 깨물어 부셔서 맛나게 먹은 모양이야. 몸에 규소가 부족했다는데?]

"...그렇군."

[하지만 본격적으로 고문을 시작하는 것도 시간 문제야. 최대한 지연시켜볼게.]

"부탁한다."

[음...누가 왔어. 끊을게...'하이젠베르크' 님...]

그렇게 통신은 다시 끊어졌다.

'하이젠베르크'. 유스테스는 연결이 끊어지기 직전 들려온 한 조직 간부의 이름에 눈을 조금 크게 떴다.

그는 다름아닌 이제껏 자주 일행과 얼굴을 마주해온 조직의 신부대를 창립한 간부였다.

그가 갑자기 여기서 이루자를 찾아온다? 그가 혹시 중추와 연결되어 있었던 걸까?

아니면 이루자가 신부대를 지휘하여 실적을 여럿 남겼으니, 그 부대의 운용에 관하여 이루자와 상의하려는 것일까?

어쨌든 이루자의 목소리에도 조급함은 없었다. 당장 나쁜 일이 닥친 것은 아닐 것이다...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본 유스테스는, 그러나 곧 과대한 심력 소모를 자제하고 일어날지도 모르는 나중의 싸움에 대비하고자 했다.


그런데, 싸움은 그의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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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본부에 거의 다다른, 노을이 질 즈음이었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운행하는 그랑 사이퍼는 여전히 조직의 본부로 그 기수를 향하고 있었다.

일행의 긴장이 조금 풀리려던 그때, 갑자기 전성기에서 터져나온 이루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주변 모두의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

"이, 이루자 씨?! 무슨 일이야?!" 당황한 제타가 맞소리를 질렀지만,

이루자는 그 말도 들리지 않은 듯 지금의 긴급한 상황을 전하는 데 전념했다.

[여행자의 창을 사수해라! 중추의 목적에 확증은 없다! 하지만!

'중추'는 기ㅅ-]

콰콰콰아아앙

바로 뒤에 이어지는 폭발음이 이루자의 말을 모두 먹어버렸고,

"헤엑...?!"

루리아의 말 또한 그 상황에 먹허버렸다.

"유, 유스테스?! 교관이랑 아까 통신했을 때 무슨 일 있었어?! 교관 지금 뭐 하는 거야?!"

베아트릭스가 급한대로 유스테스를 다그쳐 보았지만 그라고 이 상황을 알 리가 없었다.

"모른다. 하지만 통신이 가능한 상태가 아님은 확실하다...각오는 해둬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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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날벼락같은 상황에 모두는 침묵에 빠졌다.

하지만 당장 그들이 마주할 싸움이 지척이었다.

조직의 본부에서 이루자를 덮쳤던 것으로 보이는 미지의 존재가 그랑 사이퍼에 접근해오는 것을 레이베리와 루리아가 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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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견 기신처럼 느껴졌던 그것은, 하지만 루리아의 감각에 따르면 훨씬 더 불길하고 슬픈 존재였다.

'바람'과 '번개'의 힘을 다루는 그것은 바로 일행을 공격해왔고,

제타와 바자라가가 곧 그것의 힘으로부터 느껴지는 기시감의 정체를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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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과 함께 탐사했던 '로구노스' 섬의 유적에서 만났던 두 성정수, '풍신'과 '뇌신'...

이 존재가 싸우는 방식은 그들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하지만 이건 조직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제타와 바자라가가 지금까지 성정수들과 싸우면서 수집하고 보고한 기록들을 이용해 만들어낸 것이었다.

조직은 이것을 어떻게, 왜 만들어낸 것일까, 정말로 조직은 달과 전쟁을 할 속셈인 걸까?

의문은 쌓여만 갔다.


"이 '노인', 완전히 고장난 것처럼 보이지만 보안 절차는 살아있어. 수리할 수 있다는 거지. 그런데 너희들의 봉인 무기도 달에서 유래한 거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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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잠깐. 그런데 그럼 왜 하늘의 민족이 달의 병기를 다룰 수 있는 거지? 보안 절차는 어떻게 하고?)


"일단 그렇다고 쳐봐...사용자의 목소리에 반응해서 힘을 발휘하게 되는 건 납득할 수 있어. 달의 기계들은 보통 음성 인식으로 작동하거든.

그로우노스가 사용자의 몸을 빼앗으려는 것도 원래 기계 세포를 가진 기신이니까 그럴 수 있는데...그밖에 일들은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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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브라스크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알베스가 기신으로 변하지도 않았는데 단독으로 기신을 잡을 화력을 뿜어냈다고?)


"불가사의야. '덕트'의 영역도 넘어선 '넌센스'라고."

하다못해 전투 후 '노인'을 살펴보던 아이작에 의하여 지금까지 써왔던 봉인무기들조차 수수께끼 투성이라는 게 밝혀지고,

어느 하나 명확한 답을 알아내지 못한 채 일행은 어쨌든 조직 본부가 있는 섬에 그랑 사이퍼를 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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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파괴됐군.)


본부 건물은 초장부터 초토화되어 있었다.

불탄 흔적, 무너진 흔적, 얼려진 흔적, 잘린 흔적...'풍신'과 '뇌신'의 키메라 뿐만이 아닌 '다양한' 것들이 본부를 부수었음이 명백했다.

지금은 조용하다지만, 언제 어디서 그것들이 다시 튀어나올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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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라가의 제안대로 진형을 갖춘 일행은 천천히 조직 내부로 진입하기 시작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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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조직의 병사 한 명이 널부러져 신음하는 것이 보였다.

심하게 다친 곳은 없었지만, 여기저기 찰과상이 가득했고 기력도 다해 움직이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괘...괜찮으세요?!"

"심하게 당했구만, 이건...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루리아와 뷔가 걱정부터 하는 사이에, 병사 또한 그들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당신들은...이루자 대장님의..."

그는 이루자의 휘하에서 싸웠던 신부대의 일원이었던 것이다.

"뭐? 어이! 카시우스랑 이루자 교관은 무사해?!" 베아트릭스가 물었지만 병사는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습니다...부대가 전부 뿔뿔히 흩어지고, 여행자도 행방불명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유스테스가 물었다.

병사는 숨을 고르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하이젠베르크님께서 이루자 대장님에게 긴급 소집을 거셨습니다. 그리고..."


때는 이루자가 하이젠베르크를 만나 유스테스와의 통신을 막 끊었을 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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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자. 비상 사태다. 휘하 신부대를 이끌고 나를 따라와라.)


간부 하이젠베르크는 이루자에게 다가오자마자 출동을 명령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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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젠베르크님, 비상사태라뇨?)


이루자가 묻자 그는 답했다.

"'중추'가 조직을 배신했다. 홀로 폭주 중이다."

"'아란두즈'에 이어서 말입니까? 게다가 중추는..."

"이 조직의 시조격인 인물이지. 봉인 무기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존재다.

하지만 조직의 뜻에 반하는 이상 재빨리 멈춰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적'이나 기신과 싸우기도 전에 조직은 내분으로 망가질 것이다."

"...알겠습니다."

일단 명령에 따르는 이루자였지만,


"부대의 장비는 모두 불출되었나?"

"예. 총원 100명. 명령대로 대 성정수 장비로 무장시켰습니다."

"좋군. 출발하지."

무엇인가 찜찜한 의문이 그녀에게 남았다.

'중추 개인의 폭주라고...하이젠베르크님은 말씀하셨지만...

이는 개인 상대로는 너무나 과한 전력이다. 하지만 그분이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를 리가 없는데...중추...대체 무슨 일을?'

그런 그녀의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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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젠베르크의 직속 부관, '머레이'가 말을 걸어왔다.

신부대의 갑옷을 걸치고 있어서 겉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투구에 부딪혀 울리면서도 확연히 여성이라고 알 수 있을만큼 가늘었다.

"...중추를 상대로 싸우지 않나. 어떤 전력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는 이상, 마음가짐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

방금 이루자와 처음 만난 사이면서도 과하리만치 허물없는 태도였지만, 이루자는 굳이 지적하지 않고 대충 둘러대었다.

하지만 머레이는 집요했다.

"과한 걱정은 안해도 되지 않을까? 탄약은 충분하잖아? 전보다 더 개량되어서 화력도 올랐고."

"확실히 그렇긴 하다." 이루자는 그 말엔 동의했다.

"많은 섬들을 돌아다니며 심대한 피해를 일으켰던 그로우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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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련의 사건들로 하늘의 세계에도 '기신'의 존재가 널리 알려졌다.

덕분에 대 성정수 전용탄의 수요가 늘어나 양산 체제 확립과 성능 개량으로 이어졌지."

"응. 잘 알고 있지. 그 일 덕분에 이 세계의 무기는 크게 발전했어." 머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그 일을 왠지 뿌듯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았지만, 이루자로서는 그 일이 영 탐탁치 않았다.

"...바람직한 일이 아니야. 그 총알을 담은 총구가 기신에게만 향하면 그나마 낫지만, 사람끼리 그 총알을 주고받게 된다면..."

하지만 여기서 머레이는 부드럽지만, 확실한 어조로 이루자를 반박했다.

"어머, 하지만 그러면 이번엔 더 성능이 좋은 갑옷이 만들어지는 거 아니야? 그러다 보면, 언젠가 기신도 가볍게 쓰러트릴 수 있을 텐데?"

"..." 이루자는 기묘함을 느꼈다.

이 머레이는, 마치 그 무기개발의 파괴적인 나선이 결국 이득이 되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은가.

뭐가 어긋나도 단단히 어긋난 듯한 그녀의 사상에 이루자는 더 어울려주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루자는 그녀의 정체를 곧 알고 말았다.

중추의 방은 중간에 거대한 검은 철문이 가로막고 있는 긴 복도 끝에 있었는데,

"하이젠베르크다. 중추를 알현하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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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인증되었습니다. 약간의 긴장이 들어가 있습니다만, 긴급사태입니까?)


"긴급사태는 아니다. 오랜만의 알현으로 조금 긴장한 것 같군."

[적성 세력의 협박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문을 개방합니다.]

그 문은, 하이젠베르크의 '목소리'로 잠금을 해제했다.

이 작동 구조를 어디서가 본 거 같다고 이루자가 순간적으로 생각할 즈음에,

째지는 듯한 경보음이 온 복도에 울려퍼졌다.

[인증에 실패했습니다. 중추가 개문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들었으면 한다. 중추에 연결해주길 바란다."

침착함을 잃지 않은 하이젠베르크의 대응에 곧 '중추'의 목소리가 문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여행,자는?]

"여전히 심문중이다."

[창,은?]

"아직 소재가 밝혀지지 않았다. 사정을 설명하고 싶다. 알현을 허가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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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여행여행여행여행여행여행여행여행, 자는?)


"중추, 알현을 바란다."

[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차창,은?]

"개문을."

[중추가 개문을 거부하였습니다. 간부 하이젠베르크의 목소리 인증이 효력을 잃습니다.]

다시 괴상한 기계음을 내며 연락이 끊어진 중추 대신 시스템 음성이 복도를 빨간 빛으로 채우며 경보를 발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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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잇! 그 진작 죽었어야 할 놈이! 문을 열어!)


"이루자! 문을 향해 발포해라!"

마침내 평정을 잃은 하이젠베르크가 이루자에게 명령하지만,

[본 장소는 화기를 엄금하고 있습니다. 진공 소화를 시작합니다.]

"이...이런!"

순식간에 복도의 모든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 이루자와 병사들은 방아쇠를 당기지 못한 채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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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이루자의 눈이 감기며 정신이 멀어지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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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안 되지 안 돼..."

머레이의 태연한 소리와 함께 '와이어'가 복도의 벽을 절단해갔다.

다시 외부의 공기가 들어와 정신을 회복한 이루자의 두 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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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적'의 그레이스입니다.)


갑옷을 벗고 환히 미소짓고 있는 그레이스의 얼굴이 똑똑히 들어왔다.

"하이젠베르크님?!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

이루자는 급히 정신을 다잡고 그레이스에게 총을 겨누고 하이젠베르크를 추궁했지만,

"저기, 지금 그럴 때가 아닌데?"

"'적'을 앞에 두고 어떻게 당장 쳐죽이지 않을 수가!"

"하지만 지금은 서로 협력해야하는걸? 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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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그들에게 '벌레' 떼와 '풍신'과 '뇌신'을 합친 키메라 기신이 덮쳐오기 시작했다.

"이것들은 달의...! 전원, 진형을 갖추고 요격해!!"

이루자는 필사적으로 지휘를 시작하며, 한편 자신의 전성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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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창을 사수해라! 중추의 목적에 확증은 없다! 하지만! 중추는 기신...!"

최대한 빠르게 일행에게 모든 것을 전하려는 이루자에게,

키메라 기신은 강력한 번개를 쏘아보냈던 것이다...


(다음 편에 계속)


2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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