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라이프 알릭스에서 찾을 수 있는 터미널 지와 타임 지, 그리고 7 days라는 러시아 신문을 보면 7시간 전쟁 전후 상황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어. 요약해서 정리하면 당시 지구 상태는 다음과 같아.

포털 폭풍으로 인한 전 지구 초토화

- 블랙 메사 사건 이후로 지구 전역에 포털 폭풍이 발생

- 포털 폭풍 발생으로 인한 물리적 여파만으로 수많은 도시 및 사회 기반 시설이 파괴됨

- 국내외 교통 통신망이 모조리 망가져서 개인 / 가정 / 도시 / 사회 / 국가끼리 서로 고립됨

( 국가 간 연결망은 최소한으로 유지됐지만, 일본은 확실히 단절되서 얘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전혀 모른다고 하더라 )

- 이러한 고립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식량 / 식수 부족에 시달림

- 그런데 정부는 사태 수습조차 제대로 못하고, 대민 구호를 사실상 포기함

( 국민들 보고 네들 알아서 자급자족해라 하면서 손을 놔버렸다고 타임 지에 기사가 실려 있어 )

-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포털 폭풍을 타고 젠의 외계 생물들이 넘어와 생태계를 작살내고 겸사겸사 사람들을 잡아 먹음

- 사상자가 미친듯이 늘어나고 국가 자체가 붕괴 직전까지 몰림

- 과학자들이 어떻게든 포털 폭풍의 원인을 규명하고, 발생 위치를 미리 예측하려고 했지만 전부 실패

( 재밌는 사실은 이때까지 국제 사회는 이 모든 게 블랙 메사의 대공명 현상 때문이라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어 )

콤바인 침공

- 그런데 갑자기 콤바인이라 불리는 외계 군세가 지구를 침공하기 시작하면서 7시간 전쟁 발발

- 이미 지구는 포털 폭풍과 젠 외계 생물군 때문에 반송장 신세여서, 콤바인한테 제대로 저항조차 못함

( 타임 지에 실린 사진을 보면 궤도 폭격으로 불타고 있는 뉴욕을 스트라이더가 활보하고 다녔어 )

- 바로 이때, 블랙 메사 행정관인 월리스 브린이 나타나서 자신이 콤바인과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고, 본부까지 날아간 UN이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월리스 브린을 평화 사절로 내세움

- 그런데 진짜로 월리스 브린이 콤바인과 조건부 평화 협정을 성사시킴

- 많은 이들이 듣보잡 과학자에게 인류의 존망을 걸었다면서 평화 협정에 의문을 제기

( 터미널 지 기사에 실린 한 미국 대학 교수는 월리스 브린이 외계인을 이용해 전 지구적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비판하더라 )

- 비판에도 불구하고 월리스 브린은 UN과 NATO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엎고 콤바인 지구 식민지의 행정관으로 임명됨

( 이와는 별개로 외계인한테 인류가 굴복했다는 모랄빵에 주식 대폭락을 넘어 아예 주식 시스템 자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짐 )

7시간 전쟁 전후

- 당장에라도 인류를 멸종시킬 것처럼 굴었던 콤바인이 평화 협정 이후로 갑자기 인류한테 관심 끊음

- 콤바인이 인류 대신 젠 생물군을 조지기 시작

( UN 관계자 왈 "지구가 두 외계 세력의 전쟁터로 변했다" )

- 한숨 돌린 각국 정부는 사회 기반 시설을 복구하고, 뒤늦게서야 대민 구호를 재개

( 어찌 됐든 지구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정신 승리를 하면서 유명 가수들을 데리고 평화 축하 공연을 연 것은 덤 )

-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자 국제 사회가 모든 사태의 시발점인 블랙 메사 사고를 수사하기 시작

( 정황상 하프라이프 2 시점에선 블랙 메사의 전말이 어느 정도 대중에게 밝혀진 것으로 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