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갤에 이미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쓰붕이들이 많은 것 같으니 난 그 내용을 좀 더 풀어보는 방식으로 글을 써볼까 함.

이번 작품에 쓰르라미 업이라는 타이틀이 붙었고, 불확실하지만 신작의 완전한 이름은 쓰르라미 졸업이 될 거라는 추측이

1화 방영 혹은 그 이전부터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음.

난 용기사가 이 작품에 중점적으로 두고 있는 테마 또한 졸업이 맞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 졸업은 사토코 뿐만이 아닌 쓰르라미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용기사가 던지는 이야기임.

쓰르라미 안본 뇌 삽니다! 이 말을 반복하는 쓰붕이들에게 말하는 이야기기도 하다 이말이지.

원작을 모두 해본 쓰붕이라면 모두 알 듯이 영림서 건물에 위치한 히나미자와 분교의 부활동은 사토코를 위해 생겨난 모임임.

쇼와 57년 당시 사토시를 좋아하던 미온이 사토코를 걱정하는 사토시를 위해, 사토코를 케어하고자 하는 목적을 두고 만들어졌음.

사토코의 인생은 평탄치 않았고, 거센 파도 같은 가정환경 탓에 항상 누군가에게 보호 받으며 자랐고,

1차적 방벽이었던 사토시, 2차적 방벽인 부활을 통해 사토코는 지켜지는 삶을 살았음. 마치 어린 아이처럼.

근데 사토코의 나이는 대충 10살 전후인데(정확한 나이를 내가 모름) 이 연령대는 아이가 보호자의 직접적 보호로부터 벗어나야하는 나이대임.

그랬던 사토코의 삶은 쇼와 59년이 되어가면서 변하기 시작했을 텐데, 이번 화에 아주 잘 나타나 있는데,

가장 먼저 미온의 이탈. 고교 진학을 통해 오키노미야로 나간 미온이 얼굴도 비추지 않는 걸로 시작됨.

물론 미온도 미온의 삶이 있으니까 고등학교에서 새 친구들을 사귀고, 생활도 적응해야 했으니 어쩔 수 없었을 거임. 그래도 얼굴은 보여줬음 했는데.

미온을 통해 레나와 케이이치 또한 얼마 있지 않아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을 거란 걸 유추할 수 있음.

심지어 당시는 6월. 이듬해가 오기까지 반 년 남은 상황임. 이 둘도 고교진학을 하면 미온과 똑같아질 수 있다는 거지.

또한 가장 친한 친구인 리카마저 마을을 떠나 성 루치아 학원에 진학함으로써 사토코를 잘 알며, 그녀를 지켜주던 보호자들이 모두 사라지게 됨.

물론 사토코가 리카와 함께 진학했으면 좋겠지만 정황상 진학했을 가능성은 없어보임.

애초에 후술할 룰 Z의 해결이 사토코의 진학 실패를 위한 서술임. 성 루치아는 기숙 학교니까.

부활 멤버들과 멀어져감으로써 사토코는 자신을 지켜주던 보호자의 존재를 잃음. 이게 사토코가 겪을 고난일 거임.

마츠리바야시는 용기사가 짱구를 굴려서 낸 이상적인 해답편이었고, 나 또한 그 주제의식을 알았기 때문에 마츠리바야시 자체에 볼멘소리를 하고 싶진 않지만

마츠리바야시에서 제시하지 않고 넘어간 게 하나 있음. 바로 룰 Z, 호죠가를 둘러싼 마을의 인식임.

미나고로시에서 해결된 게 아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미나고로시에서의 사토코 구출은

마을 사람 사토코를 괴롭히는 외적에 맞서 마을 사람들이 단결하여 몰아내고, 사토코가 마을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야기임.

하지만 마츠리바야시에서 용기사는 공공의 외적을 두어 이야기를 해결하는 방식은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고

사실상 룰 Z에 대해서 독자는 미나고로시에서 해결이 되었으니까 어떻게든 해결이 되었을 거야, 라고 얼렁뚱땅 넘어갔을 뿐,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규칙이라는 거임.

어찌되었든 이번 사토코와시에서 예전부터 계획했든, 편입/입시를 실패하고 마을에 남겨질 사토코를 생각했든 리카는

룰 Z에 대한 해결을 오료와 키미요시에게 제안하는 것으로 풀려고 했고, 와타나가시 축제에서 공표되는 것으로 룰 Z는 사라짐.

분명 이런 마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케이이치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는데 리카가 합시다! 해서 해결되는 건 이상하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애니메이션이 몇 화 안 남기도 했고, 오료는 정치적 정당성만 확보되면 얼마든지 호죠가에 대해 호의적으로 돌아서주는 할머니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함.

어찌되었든 이러한 공표를 통해서 마을 사람들은 사토코를 평범히 대할테고, 보호자 없이 한 사람으로써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게 홀로서기의 시작인 거지.

그녀를 염려해서 항상 따라붙어주는 리카도 없고, 호죠 사토코라는 한 사람으로써 약간 어색하게 사화에 던져진 사토코는 적응에 힘들어할 거임.

물론 학교에 친구도 있고, 부활 멤버도 히나미자와에서 거주하니까 만나고 싶으면 만날 수 있어서 완전한 고립도 아니지만

알게 모르게 부활 멤버에게 정서적 안정을 받아온 사토코에게는 꽤나 힘든 시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듬.

이러한 변화는 미온이 사라지는 주변인물의 변화 뿐 아니라, 부장 케이이치가 이끄는 부활동의 변화로도 그 일면을 볼 수 있음.

마을에서 소외되던 사토코 한 명을 위해 생긴 부활은 비슷하게 전학생으로써 섞여들지 못하는 케이이치를 부원으로 받아들였고,

사토코와 유사한 입장에 있던 케이이치는 특정 인원을 위해 운영되는 부활이 아닌 참가하고 싶은 모두를 위해 운영되는 부활로 방향성을 돌렸음.

이런 방향성은 사토코 개인을 위해 창설되었고, 사토코가 익숙해져 있는 부활동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으로,

사토코는 부활동 멤버라는 폐쇄적 관계에서 벗어나 바깥으로 나아가야함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함.

물론 이러한 변화는 폐쇄적 환경에 익숙해져있는 사토코에게는 적응하기 힘들지만, 적응해야만 하는 것(성장)으로 제시되는 거겠지.

여기서 사토코가 훌륭히 적응을 해내고 성장을 하고 변화에 적응해나갔다면 아름답게 끝났겠지만 당연히 그러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고,

뇌피셜이지만 아마 흑막은 사토코와 더불어 과거의 히나미자와에 안주하고 싶은 무언가가 될 것이고,

사토코는 그런 흑막의 꼬드김에 넘어가 과거로 돌아왔고, 루프하는 동안 계속 발병한 상태가 되어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듬.

괭갈식으로 말하자면 말인 사토코는 발병하지 않았지만, 메타세계의 사토코가 발병해있는 것과 같은 상황.

발병하지 않았음에도 발병한 것과 마찬가지인 행동원리를 띠고, 그 기저에는 과거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을 거란 추측을 해봄.

히나미자와 증후군의 대표적인 발병 원인이 높은 스트레스를 주는 전쟁, 향수, 피학에 있으니

과거의 행복하던 시절의 히나미자와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토코의 심리와 고독한 현실을 대입해보면 어찌저찌 아다리가 맞아떨어지..는 거 같기도 함.

아마 내 생각이 맞다면 흑막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토코의 나약한 마음에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제안을 던졌을 거라고 생각함.

히나미자와 증후군에 걸려있던 시절의 과거가, 증후군에서 벗어난 현재보다 행복하지 않았느냐, 라고.

물론 내가 작가가 아니니까 이런 내용으로 말하진 않았겠지만, 주제의식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거임.

용기사는 독자들에게 쓰르라미는 끝났고, 쓰르라미를 다시 즐기고 싶어하는 건 과거에 안주하는 것과 같다..하지만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음.

※사실 독자들에게 원코인 즐거움 주려고 싱글벙글하면서 썼을 가능성이 더 높음.. ㅜㅜ

어찌되었든 용기사는 쓰르라미 안 본 뇌 삽니다 운운하는 쓰붕이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를 짰다고 했었고,

최종적 결말은 행복하던 과거에 안주하고자 하는 사토코를 리카가 구원해내며 뭐가 있을지 알 수 없는 미래로 이끄는 것이 되지 않을런가 싶음.

좋게 말하면 과거에 안주하는 것보다 힘들더라도 서서 적응하며 성장해라가 테마가 되겠지만

사랑이 없는 해석이라면 씨팔년들아 쓰르라미 징징거리지 말고 키코니아 사라고가 될 수 있겠다. 뭐가 있을지 알 수 없지만..아무튼 미래(A3W)를 사라! 살아라!!

..이게 내가 추측해본 이번 신작 쓰르라미 울적에 업/졸에서의 용기사가 말하고자 하는 테마임.

오랜만에 쓰갤에 글써보는데,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이후 전개될 내용이 나와 쓰갤럼들의 추측에서 얼마나 바뀌어서 진행될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닥하고 계속 감상해보려 함.

그럼 쓰바!

※추가. 오프닝에서 사토코?가 성 루치아 학원 교복 스카프 푸는 장면이 있단 걸 까먹고 있었음 허미 쉬펄~~

아마 사토코가 성 루치아에 들어갈 경우 또한 마찬가지로 리카와 학급이 갈려서 혼자가 되는 방향성이 나올 가능성이 높음.

이지메라기보단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있는데 사토코 특유 이상한 아가씨 말투가 원인이 될 수 있음.

리카의 말투는? 이라고 물어보면 리카의 말투는 컨셉질인거 모르는 쓰붕이는 없자너 ㅋㅋ

중요한 건 사토코를 계속 변화하는 환경에 두면서 고립하는 전개가 나올 확률이 높다 이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