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소리*

안녕하세요. 라인 랩 총책임자 키어스틴 라이트의 개인 사무실입니다.

라이트 여사님은 현재 귀하의 전화를 받기 어려운 상태이오니 알림음이 울린 다음 메시지를 남겨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착신음*

자동응답기: 큰일 났어, 키어스틴, 내가 좀 망친 것 같은데……

자동응답기: 그 대령도 확실히 멍청한 사람은 아녔어, 지난번 납품 때 내 '꼼수'를 눈치챈 모양이야.

자동응답기: 대령이랑 퍼디낸드 쪽 사람들이 계속 날 지켜보고 있어서 아바타 몇 개를 낭비하고서야 겨우 여기로 도망쳤다니까.

자동응답기: 라인 랩 쪽의 퍼디낸드도 곧 움직일 게 분명해…… 그런데도 다른 과 주임들은 걔 말을 듣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는 척 시치미 떼고 있어.

자동응답기: 아이고, 어쩌면 이번에는 정말 도망칠 수 없을지도 모르겠는걸.

자동응답기: 좀 무섭네. 이제 정말 조금밖에 안 남았는데…… 하지만 그만큼 어려워질 게 분명하잖아?

자동응답기: 그래도 우리 사이 서로 약속한 건 여전히 지킬 생각이라구.

자동응답기: ……키어스틴,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왤까……

자동응답기: 만약 그 여자가 살아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두절음*

???: 뮤엘시스 여사, 더는 저항하지 않는 걸 권하고 싶군요.

???: 라인 랩 본사에서 상업지구까지 도망치신 덕택에 밤새 저희 시간을 낭비시켰잖습니까.

뮤엘시스: ……윽.

뮤엘시스: 내가 아무리 도망쳐도 소용없단 거네, 그치?

뮤엘시스: 트리몬트 시티에 있는 한 너희는 어떻게든 날 따라잡을 방법이 있단 거구.

???: 아뇨, 트리몬트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로 바꾼다고 한들 다르지 않습니다.

???: 이곳은 컬럼비아입니다. 위법자가 재판을 피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면 안 되죠.

뮤엘시스: ……그 말은, 내가 군과 체결한 비밀유지조항을 위반했단 거야?

뮤엘시스: 그러면 너는 나한테 변호사와 연락할 시간을 줘야지── 이렇게나 많이 무장한 용병들을 보내서 날 쫓게 만드는 게 아니라.

???: 제가 말했잖습니까, 여긴 컬럼비아라고요.

???: 모든 명시적인 절차는 그 효력이 요구될 경우에만 효력이 발생합니다. 다른 경우에는 우리는 효율을 더 선호하죠.

뮤엘시스: ……

뮤엘시스: 알았어. 그럼 퍼디낸드랑 다시 통화할 수 있을까? 아직까진 나랑 퍼디낸드 사이의 오해를 풀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 안 됩니다. 제가 받은 명령에 그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거든요.

뮤엘시스: 너… 너는, 퍼디낸드가 고용한 사람이 아니었단 말이야?

???: 퍼디낸드 클루니는 당신의 동업자지만, 저와는 일시적인 파트너일 뿐입니다.

???: 저는 라인 랩 내부 분쟁에는 딱히 관심 없습니다. 생태과든, 에너지과든, 저와 제 고용주는 협력의 대상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에 개의치 않습니다.

???: 저희가 원하는 것은 성과입니다. 라인 랩이 제품을 공급한다면 제 고용주는 어떻게 그걸 사용할지 고려할 테죠.

???: 당신이 그전에 저지른 작은 실수 때문에 당신은 우리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습니다.

뮤엘시스: ……만약 내가 고의로 그런 게 아니라고 하면 믿을 거야?

뮤엘시스: 손에 닿는 족족 실험 데이터를 보존하는 건 단지 과학 연구자로서 나의 습관일 뿐인걸.

???: 습관? 이게 바로 당신이 꼬박 반나절 동안 고민한 후에 준비한 말입니까?

???: 유감스럽지만, 당신의 그 특수한 매력은 제게 아무런 효과도 없습니다.

???: 퍼디낸드가 관련 법안이 정부로 넘어갈 때까지 실험 내용 전체가 한 점의 유출도 없어야 한다는 점을 당신에게 상기시켜줬다고 믿습니다.

???: 엘프의 혈통은 당신의 아름다운 용모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습관성 건망증을 겪지 않도록 보장해줬잖습니까?

*깜짝 놀라는 뮤엘시스*

뮤엘시스: 너──!

뮤엘시스: 너는 내가……

???: ……엘프인 걸 어떻게 알았냐고요?

???: 협력 대상자의 파일 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제 의무 중 하나거든요.

뮤엘시스: ……

???: 그러니 똑같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환영을 또 만들 생각은 마시고 좀 더 협조해주십시오.

뮤엘시스: 정말로 어디 빠져나갈 구석이 없는 것 같네.

*짧게 퍼지는 섬광*

???: ……

???: 이게 바로 네가 시간을 끄는 이유지…… 날 속일 수 있을 줄 알았어?

???: 난 막무가내로 힘만 쓰는 골통도 아니거니와 실험실에만 오래 있었던 네 동료도 아냐.

???: 잡았다.

*아츠 시전음과 동시에 맞고 넘어지는 뮤엘시스*

뮤엘시스: 콜록콜록……

뮤엘시스: 이 온도는…… 물 분자가…… 내 부름을 못 들어……

뮤엘시스: 이건 네 오리지늄 아츠인 거야…… 아니면 어떤 특별한 기술이야?

뮤엘시스: 나는……

???: 나와 학술 문제에 관해 토론할 만큼 한가한 건가, 뮤엘시스 '주임'?

???: 애석하게도 나는 숨바꼭질은 이제 질렸거든. 갑자기 나타난 얼음물에 내 깃털과 머리카락이 젖게 하고 싶진 않아서.

뮤엘시스: 하하…… 너…… 평범한 용병은 아니구나……

???: 칭찬 고마워.

*잠시 후*

???: 이게 내 질문에 답할── 마지막 기회야.

???: 키어스틴 라이트, 라인 랩의 총책임자인 그녀는 몇 년 동안 연속해서 각 회사로부터 대량의 고경도 정제물질을 구입했었어, 도대체 무슨 실험을 하는 거지?

뮤엘시스: 후으…하아아…… 너랑 네 배후가 총책임자의 실험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퍼디낸드까지 도와주려는 거야?

???: 오답이야. 내가 필요한 건 대답이지 다른 질문이 아니야.

뮤엘시스: 윽……

뮤엘시스: 나는…… 네가 원하는…… 어떤 대답을 가지고 있지 않아.

???: 네 파일을 보면 넌 네 혈통이 준 능력을 가지고 남을 농락하는 걸 아주 좋아한다지. 나는 네가 이렇게 총책임자에게 충성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뮤엘시스: 충성……이라고?

뮤엘시스: 난 단지…… 나…… 자신을 위해……

???: 음…… 보아하니 이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마음이 전혀 없구나.

???: 그렇다면, 뮤엘시스 여사──

???: 우리 사이의 협력은 이걸로 끝났어.

뮤엘시스: 끝……?

​

???: 죽여.

뮤엘시스: ……

뮤엘시스: 사리아……

뮤엘시스: 키어스틴, 그쪽은…… 아직 늦지 않았길 바라……

*무언가 터지는 소리*

2:43 A.M. 날씨/흐림

트리몬트 주 도심

사리아: ……

트리몬트 시민: 여사님, 기다리시는 분은 아직 안 오셨습니까?

사리아: 이미 10분 전에 도착했을 거다.

사리아: 나는 여태까지 그 여자가 시간을 지킬 거라고 기대한 적은 없다. 그러나 지난번 통신의 경우를 감안하면 이번 만남에 대해 나보다 더 급한 건 그쪽일텐데.

트리몬트 시민: 어쩌면 마음이 변한 게 아닐까요……

트리몬트 시민: 저희 모두는 라인 랩의 생태과 주임이 언제나 싱글벙글 웃고 있지만 진실을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사리아: 나는 뮤엘시스를 신뢰하지 않는다.

사리아: 아직까지 라인 랩에 남아 있는 그 어떤 사람도 쉽게 믿을 수 없다.

사리아: 신뢰가 협력의 유일한 전제는 아니지. 그때 내가 널 찾았을 적에 설마 넌 날 믿고 있었단 건가?

트리몬트 시민: 하하…… 솔직히 말해도 될까요, 여사님?

트리몬트 시민: 그때 여사님이 저희 집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저는 하마터면 제 몸을 지킬 걸 가지러 가는 겸겸에 주방에 숨어서 경찰에 신고할 뻔했다니까요?

사리아: 현명한 선택이군.

사리아: 그러나 라인 랩이 비밀유지협약에 서명한 퇴직자를 무력으로 위협할 정도에까지 추락하지는 않았다.

사리아: ……적어도 내가 방위과에 있을 때는 아니었지.

*무전음*

사리아: 새로운 메시지?

사리아: ……

트리몬트 시민: 여사님, 왜 그러세요? 표정이 너, 너무 진지하… 셔서…… 저도 모르게 떨었네요.

사리아: 상황이 변했다.

사리아: 뮤엘시스는 오지 않는다.

트리몬트 시민: 그…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요? 그녀가 바로 여사님을 찾으려는 결정적인 순간에?

사리아: 에릭슨, 네가 나를 도와 한 가지 일을 해다오.

트리몬트 시민: 뭐, 뭔가요?

사리아: 내가 받은 소식을 한 제약회사의 사무소에 보내라.

사리아: 그럼 직원들은 즉시 켈시 박사와 Dr.{@nickname}에게 알려 줄 테지…… 그들이 최근 컬럼비아 영토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사리아: 나는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5:11 A.M. 날씨/흐림

트리몬트 외곽, 실험기지 359호

라인 랩 실험자: 좋은 아침입니다, 박사님. 항상 일찍 일어나시네요.

【규칙적인 동작은 중추 데이터의 안정에 큰 도움이 됩니다.】

라인 랩 실험자: 데, 데이터? 생리학적 데이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라인 랩 실험자: 하하, 박사님은 늘 말씀하실 때마다 특별한 유머 감각을 발휘하시는군요.

라인 랩 실험자: 하아…… 한숨도 못 자고 야근해서야 겨우 이 정도 수치가 나왔으니, 프랭크스 주임은 틀림없이 저를 질책할 겁니다.

【당신의 부정적인 묘사는 평소 도로시 프랭크스의 표현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라인 랩 실험자: 어, 위로해 주시는 겁니까?

라인 랩 실험자: 정말 감사합니다만…… 프랭크스 주임은 둘째치고 도저히 퍼디낸드 주임을 만나러 돌아갈 엄두조차 못 내겠습……

???: 헬렌, 너 정말 잠 좀 자야겠어.

라인 랩 실험자: 엘레나…… 일주일 뒤 테스트 생각만 해도 눈이 감기질 않아.

라인 랩 실험자: 나는 정말 이 일자리가 필요해, 학자금 대출은 아직 다 갚지도 못했어……

라인 랩 실험자: ……죄송합니다. 재가 여러분 앞에서 자꾸 이런 말들을 해서는 안 되는데.

엘레나: 음… 이렇게 하면 어때? 실험이 끝난 후에 내가 주임과 네 일에 관해 이야기해볼게.

라인 랩 실험자: 저, 정말로? 엘레나…… 에너지과에서 오직 너만 퍼디낸드 주임을 무서워하지 않잖아,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야?

엘레나: 만약 네가 나라면……

라인 랩 실험자: 한 달 30일 내내 꼬박 실험실에서 머무르는데 무슨 일이든 주임을 만족시키라고? 나, 나는 못 해……

라인 랩 실험자: 아, 프랭크스 주임을 만나러 가야겠어. 엘레나, 이따 봐!

엘레나: 이따가 봐!

【……】

엘레나: 방금 막 커피 끓였는데, 박사도 마실래?

【카페인 과다 섭취는 광석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엘레나 양.】

엘레나: 박사 말도 맞지만, 난 아직 가능성 하나 때문에 내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엘레나: 만약 내가 무슨 일이든 의사 말만 들었다면, 지금쯤 로도스 아일랜드에 언니랑 함께 있는 편이 더 좋았을 거야.

엘레나: 너도 그렇지, 조이스? 의료부의 오퍼레이터들은 모두 네가 배에 오래 머무르길 바라잖아.

【규정에 따르면, 저는 라인 랩에 정기적으로 복직해야 합니다.】

【이 기지에 와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임시 임무일 뿐입니다.】

엘레나: 으음…… 2~3일만 더 있으면 조이스는 시내로 돌아가서 닥터 사일런스를 만날 수 있지?

엘레나: 도로시랑 나는 네가 정말 그리울 거야.

???: 조이스는 휴식이 필요해, 이쪽 기지의 업무 강도가 너무 세.

???: 그리고 엘레나, 너도 만약 퍼디낸드가 네가 그의 밑에서 가장 훌륭한 연구원이라고 강조하지 않았더라면, 나도 마음먹고 널 시내로 보내주고 싶거든.

*걸어오는 도로시*

엘레나: 도로시, 이제 왔구나.

엘레나: 헬렌이 방금 널 찾아갔는데 혹시 못 만났어?

도로시: 미안, 신경 쓰지 못했네……

엘레나: 도로시, 눈이 핑핑 돌 정도로 현기증을 느낄 만큼 바쁜 거야?

엘레나: 나랑 조이스는 일단 넘어간다고 쳐도, 너는 도대체 며칠 동안 잠을 안 잔 거야? 지난 한 주 동안 네 실험실의 쓰레기통은 각성제로 완전 꽉꽉 차 있었어.

도로시: ……실험이 최종 단계에 들어섰거든. 피실험자들에게 실험을 빨리 진행해서 가족들과 어서 재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어.

엘레나: 좋아, 실험이 빨리 끝나는 걸 반기지 않을 사람은 없으니까.

엘레나: 하물며 나는 네 조수니까 네 말을 들을 수밖에 없겠지.

도로시: 그러엄── 사랑하는 조수님에게 한 가지만 더 도움을 청해도 될까요?

도로시: 난 오래 실험실을 떠나지 못해서 이 발열 모듈을 밖에 있는 친구들에게 선물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어.

엘레나: 발열 모듈? 우린 황야에 한 달 넘게 있었는데 그건 어디서 샀어?

도로시: 내가……

【경고, 라인 랩 기술 부품이 검출되었습니다.】

엘레나: 봐봐, 조이스랑 나는 한눈에 알 수 있어, 이건 네가 실험실 재료로 개조한 거잖아.

엘레나: 비즈니스과의 케케묵은 늙은이들은 별로 안 좋아할걸. 네가 오리지늄 아츠 응용과 주임이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잔소리해댈 게 뻔해.

도로시: 나도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잘 알아.

도로시: 그리고 내가 더 잘 아는 건, 이 사소한 일을 네가 퍼디낸드나 다른 주임에게 보고하지 않을 거란 점이야.

엘레나: ……

도로시: 그들은 이런 사소한 물건을 필요로 해.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임시로 지은 오두막으로 찬바람을 견디기 어려워.

엘레나: ……도로시.

엘레나: 줄곧 말하고 싶었는데……그 사람들한테 너무 관심 가져주는 거 아니야?

엘레나: 그들은…… 개척대 멤버야, 라인 랩이 고용한 개척대 멤버.

엘레나: 개척대 멤버들은 어디에도 머물지 않을 거고, 우리를 친구로 생각하지도 않을 거야.

도로시: 그들은 그냥 평범한 젊은 사람들일 뿐이야.

도로시: 그리고 네가 무슨 뜻으로 말하는지 이해해. 그들이 떠난 후에 내가 상실감을 느낄까 봐 걱정해준단 걸.

도로시: 내 조수는 늘 이렇게 자상하다니까……

엘레나: ……그렇게 빙그레 웃지 말고 날 봐. 나는 네 학생이 아니잖아, 프랭크스 주임.

도로시: 엘레나……

엘레나: 좋아, 한 번만 더 도와줄게, 마지막으로.

엘레나: 아무튼…… 실험은 곧 끝나니까.

개척대 멤버: 대장, 모두 준비됐어.

소니: ……

개척대 멤버: 대장… 소니?

소니: 응?

개척대 멤버: 꽤 떨리는 모양이네?

소니: 떨려? 아냐, 내가 왜 떨리겠어.

개척대 멤버: ……방만 일곱 바퀴를 돌고 있잖아. 지금껄 포함하면 여덟 번째야.

소니: 그냥…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어. 다음 일은 변수가 많을 거니까.

개척대 멤버: 소니, 내가 생각해봤는데, 우리 정말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야?

소니: ……

개척대 멤버: 그 몇 명의 과학자랑 그 의사 선생님은 우릴 아주 잘 대해줬다고.

소니: ……일찌감치 말해줬잖아, 한두 번 정도 호의를 베푸는 걸론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소니: 내가 로스쿨에서 공부할 적에 내 친구들은 자선 활동을 하는 걸 아주 좋아했었어──

소니: 감염자 치료 수용구역에 뭔가를 좀 기부하거나, 캠퍼스 토론에서 그들의 처지에 대해 불평을 토로하거나 했었지.

소니: 하지만, 내가 그 불행한 환자가 된 이후로 그 자식들이 몇 번이나 찾아와줬을 거라고 생각해?

개척대 멤버: 몇 번인데?

소니: 한 번도 없었어.

소니: 1년 전, 나는 대학 룸메이트에게 돈을 빌리러 갔는데, 그때 그 녀석은 이미 경제특구에서 가장 큰 법률소의 직원이었지.

소니: 전화를 받고 나서 걔가 나한테 내가 누구냐고 묻더라고.

소니: “죄송하지만, 휴학하고 병을 치료하러 가셔서 졸업 앨범에 당신의 연락처가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랜다!

소니: 여태껏 들어본 농담 중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다니까.

개척대 멤버: 정말 개자식들이라니까, 안 그래? 이런 나쁜 놈들을 우린 징하게도 봐왔지.

소니: 안전하게 거리를 두고 선심 좀 쓰는 건 자기만족에 불과하거나, 밥 먹고 난 다음에 잠깐의 화젯거리가 될 뿐이야.

소니: 한 번 맞혀봐…… 지금, 이 순간 저기 있는 실험실에서 그 점잖은 과학자들이 커피잔을 들고 우리 얘기나 하는 거 아닐까?

소니: 진짜로 바라는 목표에 닿기 전엔 모두 자신의 호의를 드러내는 것쯤은 개의치도 않아.

개척대 멤버: 좋아, 대장, 지시만 내려줘.

개척대 멤버: 넌 우리 중에 가장 많은 걸 보면서 또 가장 많이 생각하잖아. 네가 하는 건 항상 맞았어.

소​니: ……우린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

소니: 이 기지에서 우리 말고는 누구도 진정으로 우릴 위해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엘레나: 이쪽이야, 조이스, 내가 이 커피만 다 마시면 바로 일하러 가야 해.

개척대 멤버: 의사… 의사는!

엘레나: ……개척대 쪽 사람인가?

엘레나: 함부로 들어오시면 안 되는데…… 어, 아직 소독 절차도……

개척대 멤버: 의사는 어디에 있나? 늙은이 샘이 갑자기 발작해버려서!

엘레나: 발작…… 광석병?!

개척대 멤버: 의사, 댁이 의사인가? 도와줘, 제발 샘을 살려줘, 우릴 좀 도와다오!

개척대 멤버: 어제 한밤중부터 온몸이 깜짝 놀랄 만큼 뜨겁더니만, 방금 전부터 피를 토하고 있어!

【환자의 위치를 명확히 해주십시오.】

개척대 멤버: 바로 근처의 건물이야…… 댁들이 가르쳐 준 방법대로 샘에게 진통제를 먹인 다음에 반쯤 눕혀뒀어.

【알겠습니다. 즉시 응급 의료 프로세스를 개시하겠습니다.】

엘레나: ……조이스!

【죄송합니다. 나머지 사무의 우선순위를 하향조정해야만 합니다.】

엘레나: 나… 나도 알고 있어.

엘레나: 널 막으려는 건 아니지만, 이번 왕진은 안전수칙에서 완전 벗어났잖아……

엘레나: 조이스, 나도 같이 갈게.

【당신은 의료인이 아닙니다, 엘레나 양.】

엘레나: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나도 기초 의료 작업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단 걸 잊지 말아줘. 상황이 긴박하니까 한 명이라도 손을 더 보태는 편이 낫지 않을까?

엘레나: 게다가 도로시의 부탁까지 더하면 나는 어쨌든 한 번은 가야 해. 그러니까 지금이 좋겠어.

개척대 멤버: 도착했다!

엘레나: 환자는 어디에 있나요?

*주위에서 몰려오는 개척대 멤버들*

엘​레나: 저흴 막지 마세요, 광석병 급성 발작은 한시라도 지체해선 안 돼요!

개척대 멤버: ……

엘레나: 당신들……

【스캔 결과 없음.】

개척대 멤버: 가만히 있어!

엘레나: 이건…… 네일건이잖아?

【근방에 광석병 급성 발작자가 없습니다.】

엘레나: 그러네, 조이스, 모두 건강해 보여.

엘레나: 그렇지 않았으면 저런 위험한 공구를 들고 우릴 겨누지 못할 거니까.

???: 손 드시죠, 아가씨들.

엘레나: 당신은…… 개척자의 리더구나.

소니: 날 기억하고 있다니, 꽤 의외인데.

엘레나: 리더 씨, 저와 조이스가 여기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소니: 곧 알게 될 거야, 우르비카… 박사님.

소니: 당신 성을 이렇게 읽는 게 맞나?

엘레나: 발음도 꽤 표준어에 가깝네……

소니: 번거롭겠지만, 그 통신기 좀 빌려줘, 박사님.

소니: 개척대는 댁의 상급자에게 물어볼 게 좀 있거든.

번토 당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