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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미지근한 연애를 했다.앱에서 작성

ㅇㅇ(106.101) 2023.04.10 19:24:57
조회 2119 추천 60 댓글 17
														

전여친에게 차이고 힘들어하던 중에 호감을 표하던 여자와 연애를 했다.
너무 힘이들었고 상대의 외모나 경제력같은 건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곁에 있을 사람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쓰레기 같지만, 아니 쓰레기가 맞지만 살고 싶었다.

그런 상태였기에 상대에게 뭘 바라지는 않았다.
딱 하나, 받은만큼만 돌려주는 사랑을 하고자 했다.
그런 미지근한 사랑을 했다.

그녀가 시간과 애정을 줬기에 나 또한 그렇게, 혹은 그렇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그녀가 내 곁에 있어줬기에 나 또한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날 그녀가 자신의 가정사와 지금 집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며 울었다.
그날 저녁, 집으로 갈 한 장이었던 비행기 표를 하나 더 샀다.
불과 만난지 이 주만에 동거였다.

그녀의 가족에게서 온갖 욕을 들어먹었다.
범죄자 취급과 경찰에 신고한다부터 신상과 직장 정보까지 요구했다.
물론 해달라는 것은 다 해줬다. 내 신분증과 직장에 부모님과 통화까지 연결해줬다.
그것이 그녀와 함께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단지 방해되는 장애물을 하나하나 제거하듯, 게임을 하는 느낌으로 처리해나갔다.

그녀를 우리 집에 들이고 자잘한 트러블이 있긴했지만 무난하게 잘 지냈다.
그녀가 바라는 건 다 들어줬지만 그로인해 내가 받을 스트레스나 반작용만은 명확하게 설명했다.
그녀가 감성적으로 나를 비난할 때는 그저 안아주고 사건을 객관화 시켜서 풀어나갔다.
감성을 가라앉히고, 이성을 앞세웠다.
그래야 더 오래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일 년이 지났다.
사실 별 기대가 없었지만 의외로 여러곳에서 그녀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애정표현이 많고 경제력도 있었다. 데려올 때는 한 푼도 없었기에 내 돈으로 생활하던 것도 잠시, 금방 새 직장을 구해 일을 시작하는 모습도 대견했다.

직장이 몇 번 바뀌더라도 한 달을 쉬지 않고 하다못해 알바라도 구해서 다녔다.
이 모습에 반했다.
소비습관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내가 컨트롤 할 정도는 되었기에 문제라고 치지도 않는다.

삼 년이 지났다.
나는 전 직장을 관뒀고 그녀는 현직장의 내 상사가 되어있다.
없었던 차도 생기고 다음달에는 넓은 집으로 이사도 간다.
미지근한 남자였던 나는 여전히 미지근하지만 식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가 오빤 항상 그런식이라고 핀잔주면 사람이 한결같기가 어려운 것이라며 농담삼아 이야기하지만 나는 정말로 한결같고 싶다.

그리고 미지근한 연애는 이제 곧 끝난다.
내일 모레, 결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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