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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갤럭시탭과 아이패드 비교 (필기, 편의성, 생태계, 성능, 사후지원)

코코아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10 07: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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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탭S7+ 네이비 사전예약으로 사서 한 학기 좀 넘게 쓰다가 아이패드9세대 최근에 사전예약으로 사서 며칠 써봄. 애플 기계가 처음은 아니고 급식 시절에 아이패드로 몇 년간 인강 잘 들었다. 애플펜슬이랑 아이패드 앱 써보려고 9세대 구매함. 폰은 갤럭시, 컴은 윈도우 씀. 첨에 갤탭 산 것도 갤럭시-윈도우 생태계 구축하려고 샀던거임. 글은 의식의 흐름대로 써서 가독성 엉망일 수도 있음. 태블릿 좀 오래 써봤다 하는 사람들한텐 어차피 다 아는 내용일테니 읽을 필요 없고, 필기용 태블릿 써본 적 없는데 새로 하나 구해볼까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대강 문단 구분하고 소제목은 달아뒀으니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보세요.


0. 선 3줄요약

(1) 각자 장단점 있어요.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완벽한 상위호환일 수 없음.

(2) 동기화, 생태계 신경쓸거면 폰 따라 가시고 그 다음에 컴 따라 가세요. 갤럭시폰-갤럭시탭-윈도우컴 또는 아이폰-아이패드-맥북

(3) 편의성은 갤탭이 더 좋고 필기용으로는 아이패드가 더 좋아요.


1. 필기


1-(a). 필기앱


안드로이드에 쓸만한 필기앱이라고 한다면 삼성노트와 플렉슬 두 가지 정도가 전부인 것 같다. 삼성노트의 경우에는 제법 최근이 되어서야 상당히 쓸만한 앱이 되었고 플렉슬은 아이패드용 먼저 출시하고 안드로이드로 넘어온거니까 최근 출시한 앱 치고 완성도 높은 것도 이해가 간다. 어디서 듣기로는 플렉슬이 삼성한테 후원을 받고 있다고... 삼성노트는 무료로 제공되고 인앱결제도 없으니 최근 노타빌리티 사태 같은 일은 일어날 리가 없다. 아이패드 쪽에는 완성도 높은 필기앱들이 이미 많이 갖춰져있으니 뭐 취향껏 골라 쓰면 된다. 노타빌리티는 녹음 기능도 좋지만 그보다 수식 전환 기능이 킬러 기능이지 않나 싶다. 이거 지원하는 앱이 안드로이드, 아이패드 통틀어서 많지가 않다.


그나마 안드로이드, 아이패드, 윈도우, 크롬북 싹 다 지원하는 Nebo라는 앱이 수식입력을 지원하는 것 같긴 한데 이건 PDF 필기할 때는 수식입력이 안되더라.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 에디터처럼 블록 단위로 문단이 정리되는 것도 불편하고.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모두 다 통틀어서 가장 완성도 높은 것은 아무래도 굿노트인 것 같다. 녹음기능 없는게 정말 아쉽지만 그걸 제외하면 뭐라 흠 잡을 곳이 거의 없다. 아이패드 유저들은 필기앱이 가로용지, 세로용지 모두 지원하는걸 당연하게 생각할텐데, 삼성노트에선 그게 당연하지가 않더라. 아무래도 태블릿 장사 하기 전에 이미 갤럭시노트라는 스마트폰을 통해 S펜을 선보인 영향인지. 스마트폰 사용을 염두에 둔 세로로 길쭉한 용지만 제공된다.


파워포인트에서 PDF로 전환해서 제공되는 교안 같은걸 쓰면 아무래도 가로로 긴 교안에 필기를 하게 될텐데, 새로 페이지를 추가하면 세로로 긴 새 페이지가 중간에 끼어들게 된다. 다행히 PDF나 이미지 파일을 사용자 탬플릿으로 등록할 수가 있어서 내가 직접 파워포인트 빈 화면을 PDF로 만들어서 탬플릿으로 넣어 쓰고 있다. 그리고 도형 그렸을 때 안에 색칠해주는 기능도 굿노트에는 있지만 삼성노트에는 없다. 도형을 반듯하게 그릴 수는 있지만 색칠은 직접 하세요... 굿노트의 레이저포인트 기능도 아이패드에서 바로 화면공유해서 발표한다고 할 때 제법 유용하게 쓸만한 기능인데 굿노트에만 있더라 이 기능. 굿노트나 플렉슬에 있는 표지 기능도 삼놋에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 이건 뭐 내가 직접 PDF로 표지를 만들어서 탬플릿으로 지정해도 되는 문제니까 패스.


올가미 툴로 선택해서 이동하는 것도 굿노트가 삼성노트보다 훨씬 좋다. 굿노트는 필기, 이미지, 텍스트상자를 각각 ON/OFF 해서 뭐만 옮길지 선택도 가능하고, 이동하는 중에도 굿노트의 올가미 툴은 이동중인 객체들이 실시간으로 펜을 따라 이동하는데, 삼성노트는 이동할 객체를 둘러싼 바운딩 박스 경계선만 따라가다가 이동이 끝나면 객체들이 순간이동 하는 식이라 내가 원하는 정확한 위치에 조준해서 옮기려면 여러 번 미세하게 옮겨줘야 하더라. 이것도 개선이 필요한데 언제 될지는 모르겠다.


또 삼성노트가 불편한게, 종이 페이지 한 장 그대로 스캔한 이미지를 첨부하고 그 위에 필기한다고 할 때, 올가미 툴을 선택한 상태가 아님에도 펜이 아닌 손터치가 닿으면 이미지가 선택되고 움직여버림. 이미지 위에 필기 잔뜩 해놨더니 이미지가 움직여버려서 위치 다 어긋나버리니 실행취소 버튼을 자주 눌러야 하던데, 굿노트는 이미지 삽입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에만 이미지의 추가와 선택과 이동과 확대 축소가 가능하다보니 필기중에 이미지가 의도치 않게 선택되고 이동되는 일은 없어서 좋더라.


아, 그리고 애플 필기 앱들에서 두 손가락으로 따닥 터치하면 실행취소 되는거나 한 손가락으로 따닥 터치하면 페이지 사이즈를 화면 비율에 맞춰서 확대하거나 축소해주는 기능 편하고 좋더라. 삼놋은 그냥 수동으로 확대축소 해줘야 함. 가로폭에 맞추기, 세로폭에 맞추기 버튼이라도 있으면 참 편할텐데. 탬플릿도 최근에 추가된 PDF 탬플릿이 한 패키지에 여러 양식이 들어있던데 페이지 추가하면 PDF 마지막장의 양식만 새로 생기고 그 전페이지껄로 새 페이지 만들고 싶으면 복사 붙여넣기 해줘야 하더라. 뭔가... 이럴거면 공식탬플릿 추가할 때 한 패키지에 여러 장 묶지 말고 싹 다 별개의 탬플릿으로 올려주지... 페이지 추가할 때마다 어떤 형태의 페이지를 추가할지 탬플릿이나 PDF나 사진이나 고를 수 있는 굿노트의 방식이 좋더라. 삼놋에서 새 페이지 버튼을 그냥 짧게 누르면 기존처럼 빠르게 페이지가 추가된다 하더라도 버튼을 길게 누르면 굿노트의 새 페이지 만들기 버튼처럼 탬플릿 고르거나 이미지나 PDF를 삽입하거나 이런 식으로 선택 창이 나오면 좋겠다.


그래도 삼성노트는 대기업이 만드는 앱이고, 요 근래에 굿노트, 플렉슬, 노타빌리티의 장점들을 하나씩 가져오고 열심히 개선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한 앱이다. 갤탭S7 시리즈 출시할 무렵에는 노타빌리티의 녹음기능을 베껴왔고, 최근에는 플렉슬의 넓은 필기공간과 작은 인터페이스를 베껴와서 전체화면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아무래도 대기업이 조심스럽게 개선하다보니 업데이트가 늦는 감이 있기는 하지만, 삼성멤버스 커뮤니티 같은 곳에 이런 기능 필요해요 하면 삼성노트 담당자가 직접 댓글로 개발중인 기능은 개발중이라고 알려주고 언제쯤 공개할지 귀띔해주고 그러더라. 그래도 역시 뭔가 자잘자잘하게 불편한 부분들이 있는건 어쩔 수 없는 듯. 애플펜슬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S펜을 선보인 기업인걸 생각하면 좀 아쉽긴 하다.


물론 삼성노트가 굿노트보다 좋은 점도 있다. 최근에 전체화면 기능이 도입되서 마치 플렉슬처럼 넓은 화면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 굿노트도 상단 툴바가 상당히 두꺼운 편인데 이걸 없앨 수 있는 셈이니 제법 괜찮다. 그리고 노타빌리티처럼 음성녹음도 가능하고, 이게 클라우드로 동기화가 되다보니 필기는 태블릿으로 하고 복습은 이동할 때 폰으로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꼽고 할 수 있어서 좋더라. 보통 이런 편리함 때문에 생태계를 맞추는거지.


1-(b). 녹음


안드로이드용 삼성노트와 플렉슬 두 앱 모두 아이패드의 노타빌리티처럼 녹음과 필기의 싱크를 맞추어 기록하는 것이 가능하다. 개꿀. 요즘 학식충 교양강의는 물론이고 전공강의까지도 강의 교안을 종이책이 아닌 PDF로 제공해주고 비대면으로 수업 진행하다보니 정말 개꿀 기능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종이책으로 수업한다? 뭐가 문제임? 스캔해서 PDF로 쓰면 되는거지.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 녹음한 거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끼고 2배속으로 들으면 그게 복습이지. 삼놋의 경우 후술할 클라우드 동기화를 쓰면 조그마한 폰으로도 복습이 가능하다. 갤탭에서 필기한걸 폰으로 듣는거지.


1-(c). 클라우드 동기화


삼성노트는 삼성클라우드를 통해 가능하다. 클라우드 용량도 무제한으로 제공해준다. 나는 12GB 정도 클라우드에 올려놓고 쓰고 있더라. 삼성클라우드는 원래 갤러리 사진 동기화까지 제공해주고 추가결제로 용량 확장이 가능한 시스템이었는데 파일저장과 사진 동기화를 MS 원드라이브로 이관한 다음부터는 이제 삼성노트랑 갤럭시 설정 백업 같은 것만 동기화 지원해주고 대신 용량을 무제한 제공해주는 시스템으로 바뀐 것 같다. 갤탭 자체야 뭐 아이패드에 비해 용량장사 잘 안하니까 용량도 넘쳐나고 부족하면 SD카드도 쓸 수 있으니 문제 없는데 거기다가 삼성노트 한정이긴 해도 클라우드 용량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해주니 정말 맘 편하게 쓸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도 원드라이브 용량 꽉 차면 더이상 못 쓰는데... 이거 하나만큼은 삼놋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삼성이 이 정책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는 모르겠다.


플렉슬은 클라우드 동기화를 지원하지 않는다. 아이패드용 플렉슬은 아이클라우드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패용도 안되더라? 나한텐 중요한거라 플렉슬은 아웃. 아이패드용 굿노트와 노타빌리티는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동기화가 아주 잘 된다. 다만 아이클라우드는 월정액 결제하지 않으면 5GB만 제공하니 조금 거슬릴 것 같다. 아이폰까지 쓰면서 사진까지 동기화 한다면 그냥 결제하는 것이 속 편할 듯. 난 폰은 갤럭시 계속 쓸거라 패스.


1-(d). 손글씨 검색 : 삼성노트는 앱 내에서는 잘 된다. 다만 PDF로 내보내기 하면 손글씨는 물론이고 원래 PDF에서 OCR 또는 타이핑으로 적혀있던 글자들까지 싹 다 비트맵 형식으로 만들어버리는건지 검색 안 됨. 그래도 앱 내에서는 잘 되니까 수업 몇 주차때 배웠던 내용이었는지 잘 기억 안날 때 키워드를 전체검색하면 어느 파일 몇 페이지에 있는지 다 찾아주니 정말 좋았다. 아이패드 굿노트에서는 PDF 내보내기 해도 벡터 방식으로 내보내주고 손글씨까지 OCR 씌워주니 정말 좋다. 안드로이드용 플렉슬은 안된다. 앱 내에서도, PDF 내보내기한 파일에서도.


1-(e). S펜


S펜은 태블릿 기본 구성품이고, 갤럭시노트 시리즈, 갤럭시 S21U 같은 스마트폰과도 똑같은 S펜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호환된다. 폰이랑 탭이랑 둘 다 동시에 쓰면서 파일 주고받고 필기하고 할 때 굳이 손가락 쓸 필요 없이 펜 하나로 다 조작 가능하니 편하더라. 갤럭시에 들어가는 S펜은 와콤타블렛 대부분이랑 호환이 안된다. S펜이랑 호환되는 유일한 와콤타블렛이 '와콤원'이다. 갤탭 쓰는 사람들이 좋다고 사대는 와콤원펜이나 라미S펜이나 하이유니 펜이나 스테들러 펜이나 이런 것들이 몇 개는 갤럭시 전용으로, 몇 개는 와콤원 전용으로 출시한 펜들인데 어차피 다 똑같은 것들이라 이것들끼리는 서로 호환이 된다. 이런 것들 보통 2만원~5만원 선에서 구매 가능하고, 쿠팡 가면 갤럭시노트 호환펜이라고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얇고 작은 짝퉁 S펜 7~8천원에도 팔더라.


갤탭 쓰는 사람 입장에선 어차피 슈퍼디스플레이(유료앱)이나 세컨드스크린(삼성-MS협업 무료 제공 기능) 사용해서 윈도우 컴퓨터랑 연결하면 이게 와콤원 상위호환이라 액정타블렛 살 필요 없음. EMR 방식을 사용해서 충전 안해도 필기는 가능하고 페어링도 필요 없음. 다만 에어액션이라고 S펜에 있는 물리버튼 눌렀을 때 블루투스로 신호 보내서 각 앱마다 정해진 동작 하는 기능을 쓰려면 충전이 필요함. 갤럭시노트는 폰에 펜을 수납하고 있을 때, 갤럭시탭은 탭 후면에 자석으로 S펜 붙여두고 있을 때 페어링과 충전이 된다. 삼성이 애플 따라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태블릿 측면이 아니라 후면에 붙이게 한 것인진 모르겠는데, 이거 좀 불편하다. 카피캣 소리 듣더라도 그냥 애플처럼 측면에 붙였을 때 충전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갤탭 측면에도 자석 있어서 붙일 수 있도록 설계는 되어있는데, 정품 키보드커버가 S펜 감싼답시고 펜툭튀 구조로 되어 있어서 평평하게 놓고 쓰기가 좀 힘들다.


외곽오차도 좀 거슬렸다. 와콤 EMR 방식의 특징이라고 하던데, 이게 자석이 들어간 사제 케이스 같은걸 쓰면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대신 펜촉이 매우 얇고 고무로 되어있어서 굳이 확대 안해도 세필도 잘 되고 필기로 인한 소음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장점이다.


1-(f). 애플펜슬


좋다. 필기를 위해 충전과 페어링이 필요하다고 해서 배터리 신경 좀 많이 써줘야 하나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것 같다. 1세대도 안쓰고 있으면 자기가 알아서 절전모드로 들어가는 것 같고 움직임이 감지되면 그때 다시 정신 차리고 페어링하는 방식인 것 같다. 2세대는 무선충전이니 더 걱정할 필요 없겠고. 다만 좀 많이 두껍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갤탭S7/+/FE 시리즈에 들어간 번들 S펜이 딱 연필 정도의 두께와 무게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그립감도 좋고 가볍고 나한테 편한 것 같다. S펜 시리즈 중에서는 와콤원펜이 애플펜슬이랑 비슷한 두께인 것 같은데, 오래 쓰다보면 두꺼워서 손도 아프고 펜촉도 펠트심이 기본 S펜 고무펜촉보다 두꺼워서 세필하기도 힘들다보니 결국 안쓰게 되었다. 근데 그 와콤원펜의 단점을 애플펜슬도 그대로 가지고 있으니 개인적으로 좀 아쉽긴 하더라. 근데 이건 그냥 내 취향인거고 대부분 문제 없이 와콤원펜, 애플펜슬 좋아하니까 뭐...


1세대의 경우에는 물리버튼도, 터치버튼도 없다보니 필기하다가 지우개 전환하려면 직접 필기앱의 지우개 버튼을 눌러서 전환해줘야 한다. 이건 2세대 모양의 짭플펜슬들도 마찬가지. 굿노트 같은 갓갓앱들은 그래서인지 지우개 한 획 긋고 나면 전에 쓰던 필기도구로 돌아가는 기능을 제공하더라. S펜의 물리버튼 눌러서 지우던 것에 익숙해져서인지 좀 불편하긴 했다. 태블릿 없던 시절엔 손으로 지우개 집고 지웠을텐데 이젠 펜슬로 버튼 누르는 것까지 귀찮아질 정도로 세상이 편해진 것 같긴 하다.


이런 문제는 2세대에서 터치 버튼을 제공해줌으로써 해결. 톡톡 치면 지우개로 전환되니 S펜의 물리버튼과 동일한 기능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정품펜촉을 생액정에 필기하는 경우 문자 그대로 민폐용 딱딱펜슬이 되어버리긴 한다. 노타빌리티로 음성녹음 한다고 하면 딱따구리 ASMR이 될테고. 근데 이건 종이질감필름 바르고 펜촉보호팁 끼우니까 소음이 많이 줄어들더라. 이 펜촉보호팁은 정품 애플펜슬에는 잘 고정되는데 짭플펜슬에는 툭하면 벗겨져셔 실사용이 힘들 정도다. 그리고 나는 안써봤지만 주딱펜촉 그거 소음도 없애주고 좋다고 하던데 그거 쓰면 될 듯. 다만 S펜 정품펜촉에 비해 훨씬 두꺼워서 세필이 힘든 애플펜슬의 펜촉 두께는 여전히 아쉽긴 하다.


1-(g). 팜리젝션


이건 아이패드가 갤럭시탭보다 훨씬 편하고 직관적이다. 일단 둘 다 모두 팜리젝션이라고 부를만한 기술이 적용되어 있기는 한데, 방식이 다르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EMR 방식의 갤럭시탭은 디스플레이에서 신호를 보내서 S펜을 찾아낸다면, AES 방식의 아이패드는 애플펜슬이 태블릿한테 신호를 보낸다. 그래서 S펜은 충전이 필요 없는거고, 애플펜슬은 충전이 필요한거고. 이렇다보니 아무래도 펜이랑 디스플레이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거리의 차이가 생기지 않나 싶다.


S펜의 경우 화면으로부터 손톱 하나 들어갈 정도의 높이 (약 1cm 정도) 까지 펜촉이 다가가면 화면상 조그맣고 둥근 마우스포인트 같은 표시가 뜬다. 이처럼 S펜이 화면이랑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가까이 떠있는 상태를 호버링이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화면이 S펜의 위치 좌표를 찾아낸 상태에서는 모든 정전식 터치 신호를 무시해버린다. 이를 통해 필기 중에는 손가락 터치를 무시해버리도록 하는 것인데, 이러한 방식의 팜리젝션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쉽지가 않다. 펜촉이 화면과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까지 다가가기 전에 손이 화면에 닿아버리면 이 신호를 받아서 페이지를 확대시켜버리거나 이동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평소에 펜의 뒷부분을 잡고 필기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펜촉이 먼저 다가갈테니 큰 문제가 없겠지만, 난 펜의 앞부분을 잡는 습관 때문에 자꾸 호버링 상태가 되기 전에 의도치 않게 페이지 위치가 달라져서 엉뚱한 곳에 그은 획을 지우고 다시 페이지 위치를 이동해서 조심조심 호버링 상태로 필기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아이패드 굿노트에서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 그리고 손을 적고 있는 줄글 아래쪽에 놓는지, 줄글 바로 옆에 놓는지 등등 이런 세세한 습관까지 설정해서 최적화하는 기능이 있는 것에 비하면 삼성노트는 너무 하드웨어적인 호버링, 팜리젝션에 의존하는 느낌이 든다.


아마 기술적 한계도 있을 것 같다. 펜슬이 태블릿한테 신호를 보내는 애플펜슬의 경우가 훨씬 자연스럽게 호버링 길이를 더 높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 설정 앱의 개발자 옵션에서 터치포인트 표시를 누르면 어느 포인트들을 터치하고 있는지 띄울 수가 있는데, 필기하는 자세로 손날을 올리면 손가락 여러개를 올려놓은 것으로 인식한다. 이게 또 손날을 따라서 그 터치포인트들이 이동하기도 하니 확대, 축소, 이동 막 난리법석을 부리게 되는 모양인데, 이걸 소프트웨어적으로 잘 처리하는게 애플의 방식이지 않나 싶다.


1-(h). 주사율


갤탭S7+는 120Hz 주사율 지원하고, 60Hz 주사율로 낮춰서 쓸 수도 있음. 아이패드9세대는 60Hz 주사율만 지원함. 갤탭으로 삼성노트 쓸 때는 주사율의 중요성을 별로 못 느꼈음. 120Hz는 뭐 당연히 제깍제깍 따라오는거고, 60Hz로 낮춰서 써도 삼성노트의 예측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미리 미리 따라가다보니 큰 차이가 안느껴지더라. 오히려 그보다는 삼성노트 패치 한 번 잘못해서 잠깐 버그 투성이 되었을 때 버벅거리느라 획 그은거 몇 초 후에 반영되고 그런게 훨신 체감되었지.


근데 아패9세대의 60Hz는 조금 느리게 따라오는게 체감이 되긴 하더라. 삼성의 120Hz 지원하는 최신 기계들의 S펜 반응속도가 9ms로 애플의 120Hz 지원하는 아이패드프로-애플펜슬2세대와 동급의 레이턴시라고 하던데, 60Hz일 때의 레이턴시는 어떤지 잘 모르겠다. 60Hz일 때는 삼성이 애플보다 빠른건가? 아마 그 삼성노트 예측알고리즘인지 뭔지 그것의 영향이 클 것 같긴 하다. 근데 그래서 아이패드의 60Hz가 엄청 거슬리냐 하면 딱히 그렇지는 않더라. 그냥저냥 쓸만해. 잠깐 거슬린다 해도 아이패드 프로와의 가격 차이를 떠올리면 마음이 너그러워질걸? 근데 이건 내가 아직 아이패드로 고용량 PDF에 필기 덕지덕지 붙어있는 상태에서 써보지를 않아서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좀 이른 것 같다.


1-(i). 화면비


아이패드의 화면비율은 필기에 적합하고, 갤럭시탭의 화면비율은 영상감상에 적합하다. 아이패드에어4 화면 전체에 필기앱을 띄워놓고, 그 옆에 조그맣게 슬라이드오버로 참고자료 검색용 웹브라우저를 띄워놓았다고 치자. 이 두 앱을 서로 안겹치게 펼쳐놓으면 그게 곧 갤럭시탭S7+의 정확한 화면비율이자 화면크기가 된다. 한때 갤럭시탭의 가로로 길쭉한 화면비율이 필기하기에 불편하다고 불평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렇게 생각해보고 나니 '슬라이드오버용 추가 디스플레이가 붙어있네? 개꿀' 이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었다. 좀 더 큰 아이패드프로 12.9인치 모델은 A4용지를 가져다 대면 태블릿이 거의 비슷한 크기와 비율로 완전히 겹친다. A4용지에서 베젤 두께만큼 잘라내면 디스플레이 크기임.


2. 편의성


2-(a). 굿락


이게 진짜 개꿀이다. 내가 갤럭시 쓰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임. 애플펜슬로 홈화면, 멀티테스킹창 등등 하단 바 제스쳐 못 쓰지? S펜은 가능함. 그리고 S펜 신호 안먹게 바꿀 수도 있음. (필기하거나 그림 그릴 때 화면 외곽에 S펜 제스쳐가 먹으면 의도치 않게 뒤로가기 될 수도 있음. 애플펜슬로 제스쳐를 못 쓰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듯.) 갤럭시는 선택의 폭이 넓다.


'혹시 이것도 커스터마이징 가능할까?' 싶은 거의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원핸드오퍼레이션 같은건 iOS/iPadOS식의 제스쳐를 업그레이드시킨 버전이나 마찬가지고, 좌측, 우측에서 화면 밀어내는 제스쳐를 쓴다 해도 단순히 iOS/iPadOS 또는 순정 안드로이드 10 제스쳐 모드의 뒤로가기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각도로 긋느냐, 길게 터치하고 있냐, 짧게 너치하고 있냐 이런 미묘한 차이에 따라서도 무슨 기능을 실행할지 커스터마이징이 다 가능하다.


2-(b). 태블릿에서 스마트폰용 앱 실행


위에 굿락에서 이어지는 내용인데, 굿락 중 멀티스타에 '웬만하면 돌려드림'이라는 기능이 있었음. 지금은 이게 정식 기능으로 채택되서 설정>유용한 기능>실험실>가로 방향일 때 앱 표시 여기로 이사갔는데, 솔직히 정식 기능으로 채택되기 전 굿락에 있던 시절이 좀 더 좋았던 것 같긴 하다. 이게 무슨 기능이냐면, 말 그대로 세로로 길쭉한 UI의 앱들이나, 자동회전이 켜져있어도 무시하고 무조건 세로로만 UI 띄워주는 앱들을 강제로 가로로 길쭉한 UI로 바꿔서 띄울 수 있게 해주는 기능임.


항상 가로가 된다는건 아니고 당연히 하드웨어 가속도 센서 이용해서 자동회전 켜져있고, 기계를 가로로 쓰고 있을 때만 전환해준다는 얘기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앱 개발자들이 스마트폰용으로 만든 앱을 태블릿 UI에 맞춰서 내주질 않고 이로 인해 불편한 상황들이 종종 생기기 때문임. 내 기억이 맞다면 예전에 네이버 카페 앱도 아이패드에서 쓸 때 전체화면에 태블릿 UI로는 나왔지만, 세로로 길쭉하게만 나오고 가로 전환이 안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패치를 해서 가로 세로 다 잘 되는 모양이지만.


그나마 이건 양반이고, iOS용 쿠팡, 에브리타임 앱 같은 것들은 지금도 아이폰용 앱만 제공되고 아이패드용 앱을 제공하지 않음. 그래서 아이패드에서 쿠팡 앱을 설치할 수 없냐 하면 그건 아님. 아이패드에다가 아이폰용 앱을 설치할 수는 있음. 근데 이렇게 설치해서 실행해보면 마치 에뮬레이터 돌리는 것마냥 조그마한 창에다가 띄워주고 상하좌우에 매우 두꺼운 검정색 레터박스를 띄워준다는거지. 구석에 보면 1배율 적혀있는 버튼이 있고 이걸 누르면 2배율로 확대가 되어서 커지긴 함. 그렇다고 레터박스가 없어지는건 아니고, 문자 그대로 돋보기로 확대한 것이나 다름 없어서 저해상도에 큰 버튼과 큰 글씨로 앱을 써야 함. 4K 모니터를 사서 FHD도 아니고 HD 해상도로 컴퓨터를 쓴다고 생각해보셈. 한 화면에 들어오는 정보량이 확 줄어버리지. 이게 무슨 20세기 감성임.


그나마 그 에뮬레이터마냥 띄워주는 화면이 요즘 나오는 최신 아이폰들처럼 세로로 길쭉한 비율이기라도 하면 또 몰라 그 옛날 초창기 아이폰마냥 짜리몽땅한 추억의 비율로 띄워주니 한 화면에 보이는 정보량은 더 줄어들지. 거기다가 키보드 입력까지 해야 한다? 아이패드용 화상키보드도 아니고 아이폰용 화상키보드가 떠버린다. 문자 그대로 이건 에뮬레이터를 돌리는 감성이다.


그나마 다행인건 최근 iPadOS 업데이트를 통해 iOS용 앱을 돌린다고 하더라도 가로, 세로 자동전환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는거. 그래 이런건 삼성한테 배워가야지. 어차피 이미 안드로이드, iOS, 윈도우 서로가 서로를 베끼는 요즘인데 좋은건 베끼자고. 종종 안드로이드용 태블릿 앱생태계가 부족하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의미로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그냥 안드로이드 폰을 화면만 잡아 늘린 것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오히려 이게 장점으로 여겨진다.


물론 애플의 경우 아이폰용 앱, 아이패드용 앱을 확실히 구분해버려서 개발자들에게 모 아니면 도를 내밀었지. 확실하게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앱을 만들던지, 아니면 우리가 태블릿에서는 네가 만든 앱 그냥 에뮬레이터 모양으로 엉망으로 보여줄테니 경쟁력을 잃어버리던지 양자택일을 하라고. 안드로이드에서는 이런 확실한 경계는 존재하지 않고 모호하게 스마트폰용 앱이 그대로 태블릿에도 동일한 UI로 적용됨. 약간 방임주의 같기도 하고.


이런 상태에서 생기는 약간의 불편한 부분들을 삼성은 굿락을 내놓음으로써 보완해주는거지. 세로로 길쭉한 UI로만 작동하는 앱들을 강제로 자동회전 되도록 만들어주니 키보드커버 달아놓은 태블릿 시즈모드로 쓸 때 확실히 더 편히지지. 인스타그램처럼 억지로 가로모드 적용하면 화면비 때문에 포스트가 짤려서 보이는 경우에는 가로 모드로는 띄워주되, 가로 폭을 줄여줘서 폰으로 보는 UI와 유사하게 구현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던지. 이런 세세한 부분들에 대해 굿락은 케바케로 접근하고, 이게 안드로이드 특유의 커스터마이징과 자유로움을 더욱 극대화시켜줌.


2-(c). 덱스모드


원래는 삼성 스마트폰에 도입되었던 기능이지? 덱스스테이션인지 뭔지 하는 하드웨어에다가 갤럭시 S9 꽂으면 모니터에 윈도우OS 스려운 UI 띄워주는 그런 물건으로 시작했어서 나는 그냥 이게 재밌고 신기할 뿐 실용성은 거의 없는 장난감 정도로만 생각했음. 이 생각을 확 뒤집어버린게 갤럭시탭에서 추가 장비 없이 자체적으로 DeX모드를 UI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 일이고.


아이패드가 스플릿뷰니 슬라이드오버니 이런저런 멀티태스킹 기능을 강화한다 해도 태블릿UI에서는 멀티테스킹에 있어서 한계가 있기 마련임. 갤럭시탭의 안드로이드 UI의 경우 그나마 상황이 더 나아서 세로 스플릿뷰도 지원하고 한 번에 3개의 앱을 스플릿뷰로 띄운 상태에서 팝업모드로 앱 하나 더 띄우는 식으로 훨씬 자유도가 높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태블릿 UI의 한계는 어쩔 수 없음. 이에 대해 삼성은 데스크탑 운영체계의 UI를 따라한 DeX 모드를 태블릿의 또 하나의 UI로 넣어줌으로써 해결해버렸음.


하드웨어가 받혀주는 한 무수히 많은 앱들을 창모드로 띄워놓을 수가 있는데, 마치 윈도우 컴퓨터에서 앱 에뮬레이터를 여러개 실행시킨 것과 비슷한 사용성을 보여줌. DeX 모드는 에뮬레이터를 돌리는게 아니라 네이티브로 앱들을 돌리는 것이니 훨씬 더 빠르고 저장소 접근도 더 편리하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자동사냥 게임 같은거 여러개 한꺼번에 돌리는 사람한테는 꽤나 유용한 기능일 듯 싶다.


다만 기본적으로 DeX모드 자체가 초창기에 출시되었을 때의 모습을 보면 연상할 수 있듯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환경을 상정하고 만든 UI임. 그렇기 때문에 DeX모드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트랙패드 달린 정품 키보드커버를 연결했든,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했든 뭘 하든 일단 물리적인 조작 장치가 있을 때임. 물론 터치로 조작이 안되냐 하면 당연히 가능함. 근데 미묘하게 조금 불편할 때가 있음.


윈도우 비스타에서 윈도우7로 넘어갈 때 터치스크린을 의식해서 아이콘들이 커지고 작업표시줄이 두꺼워진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마우스를 사용할 때는 작은 버튼도 정확하게 저격해서 클릭이 가능하지만, 터치 환경에서는 애플펜슬, S펜보다도 뭉툭한 손가락으로 두루뭉실하게 버튼을 눌러줘야 함. 이렇다보니 근본적으로 키마 환경을 상정하고 만든 DeX모드에서는 마우스나 S펜으로는 누르기 쉽지만 손가락으로는 누르기 힘든 작은 버튼들이 제법 많이 남아있음.


그래도 뭐 S펜이 기본 구성품이니까 마우스가 없다면 펜으로 핀포인트 찝어서 누르면 되긴 하는 문제다. 터치환경 생각해서 버튼 사이즈 키우고 버튼 사이의 간격 띄우고 하다보면 이건 또 한 화면에 들어오는 정보량도 줄어들고 마우스를 사용하기에도 이동동선이 길어져서 키마 환경에서는 불편해지다보니 쉽지 않은 문제이긴 할거임. 그래서 윈도우10/11에서도 태블릿 모드를 따로 제공하고 있잖아? 그거 키면 버튼 더 커지고 간격 더 넓어지게.


뭐 중요한 얘기는 아니고 중요한건 갤탭은 태블릿UI와 키마UI를 둘 다 제공해서 선택의 폭이 넓다는거지. 있는데 안쓰는거랑 없어서 못쓰는건 전혀 다른거잖아?


3. 생태계


3-(a). 암호 동기화


이 얘기 하려고 글 쓰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간만에 다시 아이패드 쓰면서 윈도우PC용 아이클라우드, 아이튠즈 설치하다가 키체인이 윈도우에서도 동기화 되는거 보고 충격먹었다. 키체인이라고 하면 웹사이트 ID, 비밀번호 저장해두고 클라우드로 동기화해주는 그런건데, 나는 애플 제품은 아이패드 딱 하나만 쓰다보니 이 동기화로 큰 효과를 누리기는 힘들 것 같았음.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 삼위일체를 이루면 진짜 편할 것 같지만 나한테 맥북과 아이폰이 필요가 없어서 별로 생각을 안하고 있었는데, 이 키체인이 윈도우에서도 적용이 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폐쇄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애플이 웬 일이래 싶다가도 최근 샘숭의 행보가 생각나서 괘씸해진다. 애플 키체인과 비슷한 물건으로 샘숭은 삼성패스라는걸 가지고 있는데, 이게 갤럭시폰, 갤럭시탭 사이에서는 잘 됨. 문제는 윈도우에서는 이걸 못 쓴다는거. 더 큰 문제는 최근에 출시한 갤럭시탭S7 FE 이놈은 지문인식 센서도 안 넣어놓아서 삼성패스를 못 쓴다는 것. 비슷한 가격대의 아이패드9세대도 넣어주는 지문인식 센서를 안 넣는게 말이 되나? 아니지, 그나마 지금 구칠페 값이 떡락해서 아패9랑 비슷해진거지 원래 훨씬 비싸게 팔아먹던 S시리즈 아닌가? 차라리 A시리즈 이름 달고 출시했으면 말을 안해. 이런 기본적인 것도 빼먹은 물건에 S라인업 이름 달면 브랜드 가치 깎아먹는 일 아닌가?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던 삼성이 자기 손으로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꼬라지가 어이가 없더라.


원가절감 할 곳이 있고 안할 곳이 있지, 지문인식을 빼먹겠다는건 곧 생태계에서 배제시키겠다는거 아닌가. 그래서 나는 삼성 제품을 살거면 무조건 가장 최상위 라인업을 사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애플의 보급형은 소프트웨어와 생태계로 차별하지 않지만, 삼성은 쪼잔하게 그런 기본적인 부분들에서까지 차별하거든. 내가 갤탭은 제일 좋은거, 아이패드는 제일 저렴한거 쓰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애플이 키체인을 타사의 윈도우에서도 쓸 수 있게 해주는 마당에 삼성은 삼성패스를 자사 제품에서 쓸 수 없게 해주고 있다.


3-(b). 파일 전송


애플 기계들끼리는 에어드롭 쓰면 편하다고 하더라. 난 안써봐서 모르겠고. 맥북에서도 쓸 수 있으니 좋을 것 같긴 하다. 샘숭도 퀵셰어라고 비슷한게 있는데, 갤럭시폰이랑 갤럭시탭끼리는 잘 된다. 문제는 윈도우. 지원은 한다. 삼성이 팔아먹는 갤럭시북이라는 노트북에서만. 기술적으로 추가적인 모듈이 들어가야 해서 안되는거다? 디지털프라자 직원은 그렇게 말하지만 사실 딱히 그런것도 아니다. 애플의 사이드카와 유사한 기능인 삼성의 세컨드스크린이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술로 작동하는데, 퀵셰어도 기술적으로는 똑같은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술을 쓴다. 결정적으로, 퀵셰어 출시하고 초창기에 이 제한이 잠시 뚫렸던 적이 있다. Chrome용 삼성브라우저 동기화 확장프로그램을 통해 삼성클라우드에 로그인하면 그걸 기준으로 퀵셰어도 활성화되었던 버그다. 이후 삼성이 막아버렸지만.


그냥 '넌 윈도우를 쓰긴 하지만 삼성이 파는 노트북을 쓰는게 아니므로 갤럭시생태계를 누릴 자격이 없어' 이런 스탠스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애플의 에어드랍도 애플의 컴퓨터와 모바일 기계에서만 지원하잖아?' 이런 논리인 것 같다. 근데 그렇게 따지기엔 맥OS 자체가 애플만 사용하는 독특한 포지션이기도 하고, 삼성이 노트북을 그다지 잘 만드는 편도 아님. 어느 기계에든 설치되는 윈도우를 쓰기 위해 굳이 삼성의 노트북을? 왜? 퀵셰어 쓰자고? 카톡이나 텔레그램 나와의 채팅방 쓰고 말지. 삼성은 노트북 팔아먹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갤럭시 생태계 보급할 방법을 고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아, 그래도 삼성 Flow라는 프로그램은 모든 윈도우에서 사용 가능하다. 이걸 통해 파일전송하면 된다. 대신 페어링하는 약간의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클립보드 동기화나 화면전송 같은 것까지 된다는 점에서 제법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3-(c). 클립보드 동기화


아이패드-아이폰-맥북 삼위일체, 갤럭시폰-갤럭시탭-윈도우 삼위일체. 애플 생태계든 갤럭시+윈도우 생태계든 클립보드 동기화는 다 가능하다. 다만 애플의 것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은 것 같긴 하다. (애플 쪽은 실제로 안써봤으니 직접적인 비교는 못하겠다.) 갤럭시 생태계에서 클립보드 동기화가 완성된건 좀 늦은 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삼성 Flow가 폰-윈도우, 폰-갤탭은 지원했지만 갤탭-윈도우 페어링은 지원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PC에서 ctrl c 한 것을 곧바로 태블릿으로 보내지는 못했다. 대신 One UI 3.1이 적용된 갤럭시 기계들끼리의 클립보드 동기화가 가능하고, MS의 '사용자 휴대폰' 앱이 삼성과의 협업을 통해 윈도우-갤럭시폰 사이의 클립보드 동기화를 지원하다보니, 윈도우->갤럭시폰->갤럭시탭의 순서대로 클립보드가 전달되는 방식으로 컴퓨터와 태블릿의 클립보드 동기화가 가능했었다.


이러한 방식에는 One UI 3.1을 지원하는 최신기기들을 써야 한다는 단점과, 갤럭시폰 화면이 켜벼있어야지 브릿지 역할을 하면서 태블릿과 컴퓨터 사이의 클립보드를 전달해준다는 단점이 있었으니 삼성 Flow가 윈도우-갤탭을 직접 연결해주길 기다렸다. 그리고 지금은 직접 연결하는게 가능하다. 이게 정말 편한게,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컴퓨터로 Zoom, WebEx 같은 화상회의 프로그램 접속하고, 태블릿으로는 음성녹음 돌리면서 필기할 때가 있는데, 몇몇 수업은 일부러 강의 교안에는 사진만 넣고 자세한 설명은 수업중에만 PPT로 줄글 설명을 적어놓는다. 이럴 때 그냥 PicPick 프로그램 이용해서 단축키 누르면 영역 지정해서 캡쳐하고, 캡쳐 하자마자 바로 클립보드에 복사하도록 설정을 해두고, 삼성 Flow를 통해 태블릿과 컴퓨터를 페어링 해주면 컴퓨터에서 캡쳐하는 즉시 태블릿에서 붙여넣기를 할 수 있다. 화면에 있는거 옮겨적을 시간 줄이고, 말을 통해 전달되는 내용 필기하고, 음성녹음까지 해두면 놓치는 내용 없이 모든 내용을 다 담아낼 수 있다. 맥북과 아이패드를 쓰는 경우에도 비슷하게 활용 가능할 듯.


3-(d). 모바일-PC 필기앱 동기화


애플생태계에서는 굿노트, 노타빌리티가 맥에서도 동기화가 되고 작동한다고 알고 있다. ARM 기반의 M1 맥이 출시한 이후로는 이러한 동기화가 더욱 자연스러워졌다고 들었다. 윈도우-갤럭시 생태계의 경우에는 삼성노트와 Nebo 앱이 동기화를 지원한다. 둘 다 Microsoft Store에서 윈도우10/11용 UWP 앱으로 다운받을 수 있다. 다만 삼성노트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삼성이 만드는 갤럭시북 노트북에서만 설치할 수 있다. Microsoft Store에 올라와 있기는 하지만, 갤럭시북으로 접속하지 않으면 뭔가 코드를 입력하라고 하면서 다운로드를 할 수 없다. 다만 xda 같은 곳에 설치파일이 유출되어 있던데 이를 통해 갤럭시북이 아닌 윈도우 기계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나마 쓸만한 안드로이드용 삼성노트와는 달리 윈도우용 삼성노트는 느리고 자잘한 버그가 있다는 모양이다. 심한 경우 동기화 버그에 걸려서 삼성클라우드에 올려놓은 것들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아마 갤탭의 삼성노트와 윈도우 삼성노트에서 같은 노트를 동시에 편집하면서 동기화 충돌이 일어날 때 문제가 생긴다는 모양이다.


Nebo의 경우에는 진짜 다양한 운영체계를 지원하는 멀티플랫폼 앱이라는 점에서 동기화 끝판왕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일단 비싸고 (플랫폼당 만 삼천원) PDF에 필기한다고 하면 Nebo만의 장점들이 (수식입력, 손글씨인식 및 전환, 손글씨에도 적용되는 줄바꿈, 붙여쓰기, 이어쓰기 제스쳐 등) 거의 사라지고, 그 클라우드 동기화 자체도 노트 하나하나 단위로 동기화 하는 것이 아니라 노트북 단위로 동기화를 하면서 동기화를 진행중일 때는 해당 노트북 소속의 노트들은 편집이 안된다는 점에서 흔히 생각하는 클라우드 동기화라고 보는 것보다는 자동으로 자주 활성화되는 클라우드 백업-복구 기능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 노트북-노트라고 내가 얘기한건 원노트 방식의 구분법이고, 좀 익숙한 표현을 쓴다면 폴더 안에 파일들이 있을텐데 폴더 단위로 동기화를 해버리고 그동안은 폴더 내 파일들 편집이 안된다는 소리다. 혹시 그 폴더 안에 용량 큰 파일이 있다? 그럼 그거 업로드하는 시간동안 강제 휴식이다. 솔직히 돈아깝다.


아, 그러고보니 Microsoft OneNote 이게 진짜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동기화되는 끝판왕인 것 같다. 리눅스 지원 안하고, PDF 삽입하면 페이지를 그냥 쭉 늘어놓아버리는 방식이라 사실상 PDF 필기용으로 쓰기 힘들다는게 단점이지만. 원노트는 컴퓨터에서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 가장 완벽한 필기도구다. 애플펜슬/S펜을 못 쓰는건 아닌데... 굳이 멀쩡한 필기앱들 냅두고 원노트에 손글씨 쓰고 있을 이유가 없다. 애플생태계-갤럭시생태계-윈도우생태계를 모두 이어주는 징검다리라는걸 고려하더라도 필기용으로는 영 아니다. 무경계에 페이지 구분도 없고 무한한 크기의 캔버스라는 점에서 이런게 필요한 사람에게는 좋겠지만, 나한테는 필요도 없고 오히려 불편하다. 그래도 필기용 태블릿 사용하기 전까지는 키보드 타이핑하면서 잘 써오던 프로그램이다.


3-(e). 태블릿-PC 듀얼모니터


애플의 사이드카, 삼성의 세컨드스크린. 애플꺼는 내가 맥북을 안써봐서 잘 모르겠고, 삼성의 세컨드스크린은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술을 통해 무선으로 갤탭과 윈도우10 이상의 PC/노트북을 연결하면 태블릿이 컴퓨터의 보조모니터가 되는 기술이다. S펜도 잘 작동한다. 필압도 잘 먹으니 와콤 액정타블렛 사용하듯 쓰면 된다. 슈퍼디스플레이 같은 안드로이드 서드파티 앱은 S펜 물리버튼을 오른쪽마우스 클릭으로 받던데, 세컨드스크린은 삼성과 MS가 협업해서 만든 기술이라 그런지 S펜 물리버튼도 윈도우10 전용 삼성노트 앱 같은걸 쓸 때 의도한 대로 지우개툴 도구전환으로 작동한다.


다만 아쉬운건 무선 연결이다보니 레이턴시가 좀 있다는 것. 일반적인 사용에선 레이턴시 크게 느낄 일 없을 것 같고, S펜으로 윈도우용 파워포인트에 주석을 달거나, 아무튼 S펜으로 뭔가 그리고 하면 갤탭에서 안드로이드 앱에 직접 필기하고 하는 것보다는 지연속도가 좀 늘어나긴 한다. 어쩔 수 없는거니까 뭐, 이게 싫으면 슈퍼디스플레이 같은 유료 앱 결제해서 유선 연결해서 쓰면 된다. 세컨드스크린 기능이 무선연결 뿐 아니라 유선연결도 지원하고 이걸로 레이턴시를 줄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3-(f). 다른 기기에서도 전화/문자하기


삼성 One UI의 기능 중 하나다. CMC라고도 부른다. 좀 투박한 이름이긴 한데, 굿락의 '웬만하면 ~해드림' 시리즈의 실험실 기능들도 그렇고 삼성의 네이밍 감성이 좀 직설적인 편인 것 같다. 문자 그대로 갤럭시폰과 갤럭시탭을 쓰고 있으면 갤럭시폰으로 오는 문자와 전화를 갤럭시탭에서 땡겨서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USIM 필요 없고 그냥 무선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된다. 번외편으로 Microsoft와 삼성의 협업으로 제공되는 사용자 휴대폰 앱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온 전화, 문자를 윈도우 PC/노트북에서 땡겨서 받거나 답장하거나 송신할 수 있다. 전화의 경우 갤폰-갤탭이 무선인터넷 기반인 것에 비해 갤폰-윈도우는 블루투스 페어링을 이용해서 일종의 무선이어폰 쓰는 듯한 방식으로 구현되는 듯 하다.


아마 아이폰-아이패드도 아이메시지를 통해 문자메세지 동기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맥북과 아이폰은 문자메세지와 전화를 모두 땡겨올 수 있을거다.


4. 성능과 사후지원


성능? 말해 뭐해 40만원짜리 아이패드9세대가 100만원자리 갤럭시탭보다 CPU/GPU 더 좋다. 대신 아이패드가 램은 좀 짜다보니 가장 저렴한 아패9세대는 리프레시 종종 경험할 수 있을거임. 아패9세대 램 3GB, 갤탭네이비 램 12GB... 아무리 최적화를 잘하네 뭐 어쩌네 해도 하드웨어적인 한계를 넘기는 힘들거임. 굳이 멀티 작업 안돌려도 굿노트 하나만 쓰다가 튕기기도 하더라. 근데 이건 원래 필기앱이 보기와는 다르게 고성능을 요구하고 램을 많이 먹는 것들이라 그런거고.


일단 A13 쓰는 아패9가 벤치마크 성능은 스냅드래곤865+ 쓰는 갤탭S7+보다 훨씬 높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스냅865+도 안드로이드 진영 최상위 칩셋이고, 고사양 게임 개발자들도 스냅865+에서 안돌아가는 순수한 아이패드 전용 게임을 출시하지도 않을테니 갤탭도 상당히 오랫동안 현역으로 구를 수는 있을거다. 아무리 까여도 2021년 말 기준으로 현존 최강 스펙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다.


문제는 기계 하나만 사서 중고로 팔지도 않고 오래오래 쓰겠다고 할 때다.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칩셋, 더 좋은 태블릿이 출시되기 마련이고, 최신 운영체계와 최신 앱들도 그에 맞춰서 개발될테니 현존 최상위 칩셋도 언젠가는 그저 그런 칩셋이 되는 날이 반드시 온다. 그리고 그 시기는 스냅865+에게 훨씬 빠르게 찾아올 것이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애플의 모바일 기기들은 오래도록 최신 OS 업데이트를 받는 동안 삼성 갤럭시는 그나마 OS 업데이트 횟수를 늘린 것이 2회에서 3회로 늘어난 것이다. 기기의 사후지원 기대 수명이 3~4년 정도인 셈이다.


안드로이드10을 달고 출시한 갤탭S7 시리즈는 이미 안드11을 먹었고, 이제 두 번 더 업데이트를 받고 나면 소프트웨어 지원은 끝날거다. 그리고 그 즈음이 되면 이미 스냅865+는 그저 그런 성능의 칩셋이 되어있을 것이고. 반면 애플의 기계들은 출시하는 라인업도 복잡하지 않고 칩셋 성능 자체가 뛰어나다보니 결국 램 용량이 업데이트 지원기기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램 2GB를 달고 2015년에 출시한 아이패드미니4가 iOS 9를 달고 출시해서 2021년 최신버전인 iPadOS 15도 당연하다는 듯이 업데이트를 받았다. 이미 갤럭시에서 보장되는 3회의 업데이트보다 2배 더 긴 수명을 자랑하는 셈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마지노선 턱걸이에 문 닫고 들어온 기계들을 실사용 하다보면 버벅이는 모습도 보이긴 한다. 그러나 레거시 버리기를 밥먹듯이 하는 애플의 특성상 최신OS를 쓰지 못하면 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는 것에도 제약이 생기다보니 최신OS를 지원받는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다. 애플이 사후지원을 중단한 기계는 그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사망선고이지 않나 싶다. 어차피 하드웨어 성능상으로도 수명을 다 했으니 소프트웨어 상으로도 굳이 인공호흡기 달고 괴롭게 쫓아오게 하지 않고 이제 편안히 가라는 듯한 모양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아직 좀 더 뛸 수 있는 기계들 그냥 방치해버리는 것보다는 낫지 싶다. (그래도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에서는 최신 안드로이드 OS 버전을 요구하고 그걸 충족시키지 못하면 앱 설치도 막는 방식의 레거시 버리기는 찾아보기 힘들다보니 큰 문제는 아니다.)


5. 결론


둘 다 사서 쓸 수 있으면 그게 가장 베스트이긴 하다. 서로 장단점이 있다. 하나만 사야 한다면 자신이 극혐하는 단점을 피할 수 있는 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 최선은 모든 태블릿의 장점만을 다 합친 기계를 고른 것이지만 그런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차선이라도 골라야지. 내 경우에는 이미 갤럭시폰과 윈도우OS를 사용하고 있었고, 그 생태계 완성하는 것이 더 효용이 클 것 같아서, 그리고 이미 아이패드를 써본 경험이 있다보니 이미 어느정도 환상이 깨졌던 것도 있어서 필기용으로는 갤탭을 먼저 샀다. 안드로이드 특유의 자유도와 굿락의 강력한 커스터마이징, 그리고 윈도우OS와 갤럭시폰 사이의 생태계와 연동성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애플생태계 내에서 누릴 수 있는 편리한 연동성을 제법 그럴듯한 수준까지 모방하고 있다.


삼성이 윈도우 노트북까지 만들다보니 기껏 윈도우 용으로도 만들어놓고 자기네 회사 제품 아니면 못쓰게 만든다거나, 기껏 삼성패스 만들어놓고 칠페에 지문인식 빼고 출시해서 자사 제품조차 생태계에서 제외시킨다거나 하는 어이 없는 행보를 보이는게 진지하게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할 생각이 있는건지 의문이 들게 하는 포인트긴 하지만... 그건 회사가 걱정할 일이지 소비자는 나온 결과물 보고 더 좋은거 고르면 되는거니까.


그리고 아이패드도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도 제법 괜찮다. 아무리 삼성이 굿락으로 부족한 앱생태계를 보완하고 스마트폰용 앱생태계를 자연스럽게 태블릿용으로 끌어온다 하더라도, 각각의 앱 개발자들이 해야 할 일들까지 삼성이 대신 다 해줄 수는 없다. 이를테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히트 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로 넘어온 점프데스크탑, 엔플레이어 같은 유료 앱들의 최신 업데이트 날짜를 보자. 이제 2021년도 거의 끝나가는 와중인데 점데는 2018년, 엔플은 2019년... 돈 빨아먹고 튀었다 이것들. 플렉슬은 그러지 말기를. 삼성한테 후원까지 받고 있으면서 설마 그러진 않겠지.


아무래도 APK 파일로 유료 앱 불법 복제가 가능한게 안드로이드 앱생태계인거고, 그런거 막으려고 인앱결제를 도입하긴 하지만 꼭 부분유료화에는 무과금 유저가 있더라. 개발자 입장에서도 그다지 매력적인 시장은 아닐 것 같다. 그마저도 구글이 버린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을 삼성이 멱살 잡고 끌고 올라오는 상황이니 안드로이드용 클립 스튜디오도 출시하고 삼성노트나 플렉슬 같은 쓸만한 필기앱도 나오고 하는거지, 사실 갈 길이 멀기는 하다.


어쩌다 한 번 갤럭시탭S7/S7+라는 명작을 출시한 삼성이 앞으로 더 나은 후속작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좀 걱정스럽고. 그나마 다행인건 삼성이 One UI나 DeX나 굿락이나 하는 것들로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면 그걸 레노버 같은 중국 제조사들이 모방하고, 결국 구글에서 순정 안드로이드 기능으로 포함시키면서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에도 조금식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것이지. 여기서 갤질할 정도로 기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면 구글이 태블릿용 운영체계로 안드로이드 12L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을 것 같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영상감상용으로든 비대면 수업 필기용으로든 태블릿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애플 기계는 본인이 좀 진지하게 사과농장을 꾸려보겠다, 애플 기계를 메인으로 쓰겠다 싶으면 그냥 제일 좋은 프로 라인업 골라잡으면 되고, 이미 안드로이드-윈도우 계열로 이것저것 많이 가지고 있고 서브용으로 쓸만한게 필요하다 싶으면 제일 저렴한 아이패드9세대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싶다. 애플은 삼성과는 다르게 쪼잔하고 어이없는 급나누기를 하지는 않는다. 소프트웨어는 프로든 에어든 깡통이든 다 똑같이 쓸 수 있고, 지문인식이나 키체인 같은걸로 장난질 치지도 않고, 그저 스피커, 애플펜슬 충전방식, 주사율, 라미네이팅, 램용량 같은 선에서 납득 가능할 수준의 급나누기를 할 뿐이다. 그리고 그 급나누기를 잘 하다보니 '그돈씨' 소리가 나오는거고.


아무튼 글 쓰면서 어떤 부분에서는 갤탭이 아패보다 훨씬 좋고, 어떤 부분에서는 아패가 갤탭보다 훨씬 좋고 이런 비교들을 많이 했는데 자기한테 잘 와닿고 중요한 요소들을 챙길 수 있는 것을 고르면 그걸로 충분하다. 적어놓고 보니 결론이랍시고 적어놓은 것도 아무말 대잔치에 분량도 장난 아니네. 글 여러개로 나눠서 써야 할거 귀찮아서 글 하나에 다 때려박다보니 이렇게 됐다. 암튼 이렇게 대강 글 마무리 짓겠습니다.


(맨 위에 적어놨지만 글 다 쓴 기념으로 다시 적는) 3줄요약

(1) 각자 장단점 있어요.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완벽한 상위호환일 수 없음.

(2) 동기화, 생태계 신경쓸거면 폰 따라 가시고 그 다음에 컴 따라 가세요. 갤럭시폰-갤럭시탭-윈도우컴 또는 아이폰-아이패드-맥북

(3) 편의성은 갤탭이 더 좋고 필기용으로는 아이패드가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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