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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사요히나] [단편]천하제일 살수. 일채(日菜、ひな)앱에서 작성

글쓰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30 1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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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日菜, 일채), 사요(沙夜, 사야)]

휘익! 섬뜩하게 벼려진 칼날이 공기를 가르고 순식간에 현권전장주의 하나뿐인 딸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름이 심이었나? 기억할 가치도 없는 그저 그런 사람.
현권전장은 초절정 고수까지 호위로 고용하고 있는 대부호. 인륜따위는 저벼렸다는 듯한 착취와 돈이 된다면 어떠한 불법적인 일이라도 상관없다는 전장주의 태도는 수많은 사람들의 살심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현권전장의 주인 역시 딸을 따라서 오늘 죽게 될 것이다.

타앗! 일채는 계속해서 발을 박찼다. 전장은 북경 황궁의 절반을 훌쩍 넘길 정도의 크기이기에 시간을 지체한다면 들킬 가능성이 다분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맡은 의뢰는 실패하지 않는다. 단지 귀찮을 뿐.

그것이 천하제일의 살수 일채의 마음가짐이었다.

그렇게 달리기를 1각. 일채의 눈 앞에 아직까지 불이 켜진 전장주의 집무실이 눈에 들어왔다. 귀에 내공을 집중하니 안에서는 여자들의 신음이 들려온다. 약 5명. 아무리 살수이거늘 세상의 인기 기녀들도 모르지는 않았다.
아마도 저들은 세외에서 왔다는 그룹이겠지. 자신도 저번에 한 번 본 적이 있다. 가창을 맡은 기녀가 자신보다 금도 못타면서 얼타길래 숨어서 웃음을 참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렇게 잠시 생각이 딴 길로 샐 무렵, 일채는 갑자기 자신에게 날아오는 살기에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곧 자신이 서 있었던 자리로 날아오는 기공탄을 바라보고 다시 정신을 집중하여 기척을 죽이고 탄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서 있는 회안과 청록발의 여인. 아니, 자세히 바라보니 진녹안이다. 그것도 자신과 매우 비슷한.
일채도 어머니한테서 들어보았다. 우리 빙천(氷川)가의 사람들은 청록발을 타고 나며, 자신에게는 눈의 색까지 닮은 쌍둥이 언니가 있다는 것을.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하며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언젠간 만난다면 반갑게 인사하리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는 것은 알았다. 그래도. 그렇다고 한들. 이렇게 적으로 만나기는 절대 싫었다.
그 때, 일채를 바라보던 사야가 먼저 말을 꺼냈다.

"빙천일채, 천하제일의 살수이자 세기의 천재. 그리고... 내 여동생. 이런 식의 만남은 최대한 피하고자 했다만..."

그 말에 담긴 감정은 짙은 아쉬움. 일채는 그 말에 적극 공감하며 자신도 말을 꺼냈다.

"나도 그래. 우리 3살때 헤어지고 처음인가? 기억도 안 나는데. 16년 만의 만남을 이런 식으로 끝내버릴거야?"

그러니 어서 비켜줘 빙천사야, 나의 언니. 난 나의 일을 끝내야 해. 일채는 그 말을 말끝에 이어붙였다. 그러자 사야 역시 입을 열었다.

"나 역시. 너도 너의 의뢰가 있겠지만 나도 한 명의 초절정 고수로써 고용된 입장이라. 오히려 네가 물러나 주지 않겠니? 나중에 내가 널 부를게. 그때 다시 만나자꾸나."

그렇다. 그녀 역시 현권전장에 고용된 입장. 현권전장에 있다는 초절정고수는 자신의 언니였나! 일채는 믿지도 않는 신을 저주하며 입술을 짓씹었다. 그리고 나서는 곧바로 자세를 잡고 기척을 숨겼다.

"그래. 결국은 이렇게 되는구나. 미안하다."

하는 수 없이 역시 발도자세를 취하는 사야. 곧 기를 주위로 흩뿌려 일채의 자취를 쫒았다.

휘익! 자신의 위치가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곧바로 일채는 선공을 날렸다. 사천당문의 의뢰를 받고 얻은 호접인! 나비 날개 모양을 한 그것은 수많은 칼날의 집합체의자 예측할 수 없는 암기였다. 그렇기에 사야 역시 치명적인 몇몇 부위만 겨우 막았을 뿐, 팔과 다리에 가느다란 자상이 생겨 피가 땅을 적셨다.

물론 사야는 그런 거에 다리를 떨 시기는 이미 예전에 지나쳤다. 기를 이용한 상처의 봉합. 순식간에 멎은 피를 확인하고 사야는 일채를 향하여 검강을 쏘아보냈다.

초절정 고수의 증거, 강기! 무엇이든 부숴버리는 그 패도적인 기운은 누가 제련하느냐에 따라 무한의 변화를 가질 수 있는 기운이다. 일채 역시 초절정의 경지였지만, 변화와 기습에 더 중점을 둔 일채의 강기는 압도와 패도를 품은 사야의 강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벽으로 튕겨져나갔다.

쾅! 후두둑. 파괴적인 굉음이 전장을 뒤흔들었지만 소리의 유출은 일채와 사야 역시 동의하는 바였기에 그 누구도 그 소리를 인식할 수 없었다.

쨌든간에. 날아가는 그 순간까지 정신을 집중하여 기의 보호막을 형성한 일채는 약간의 충격을 받고 곧 일어서서 다시 사야에게 달려들었다.

캉! 쌍단검과 장검의 날이 부딪혔다. 위아래로 교차하고 있는 쌍단검과 그 사이를 파고드려는 장검의 힘겨루기.
그리고 그 상황을 바라보는 일채와 사야. 둘은 그 짧은 순간 눈을 마주쳤고... 서로는 갑자기 줄어드는 자신을 향한 살기에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그리곤 일채가 말을 꺼냈다.

"왜? 갑자기 나한테 빠지기라도 한거야?"

빈정거림이 섞인 말투. 하지만 사야 역시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갑자기 사분지 일로 줄어든 살기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렇기에 사야는 진심을 꺼내보였다.

"그래. 그렇구나. 난 너한테 빠져버렸어. 이를 어떻게 해야하나. 난 죽어야 하는건가ㅡ."

그리고 이어진 사야의 한숨. 일채는 이런 반응을 예상했는지 못했는지. 갑자기 얼굴을 붉혔다. 그러면서 일채는 갑자기 확 줄어든 성량으로 중얼거렸다.

"언니도... 되게 예쁘...네. 사랑에 빠질것 같아."

사실 일채는 두려웠었다. 예전부터 어머니가 말한 쌍둥이 언니란 존재. 자신의 재능을 따라오지 못하여 결국 부모님께서 이혼하셨다. 그러니 이혼의 진정한 이유는 자신과 언니 사야의 재능 차이. 그 사실을 아는 언니란 자는 자신을 보고 도망치지는 않을까. 싫어하지는 않을까. 손가락질할 지도 몰라. 그런 생각들은 일채의 가면을 밝게 밝히면서 동시에 내면을 좀먹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욕하면서. 최대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위하여 살수가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뒷세계에서도 자신의 재능은 자신을 억지로 위로 끌어올렸다.

그렇게 오늘 적으로 자신의 언니를 처음 만났을 때. 일채는 낙담하였다. 아, 결국. 이렇게 만나고 싶던 게 아니었는데. 그리고 그 마음은 언니를 향한 살기에서 드러났다. 지금까지 일채가 죽인 절정 이상의 고수만 수백 명. 그 살기를 받고 멀쩡 할 수 있는 초절정 고수 이하의 고수란 없다. 하지만 언니에게 미안한 그 마음이. 언니를 다시 보고 싶어하던 그 마음이 살기를 대폭 줄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차한 칼을 사이에 두고 언니를 바라보던 그 순간. 자신은 살기를 거둘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언니 역시 살기를 거둠에 일채는 느꼈다.
'언니...도 나랑 같은 마음... 인거야?'

스윽. 일채의 곁으로 사야가 다가왔다. 그리고는 손수건을 일채에게 건네주었다. 그제서야 일채는 자신이 꼴사납게 눈물을 질찔 짜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톡. 톡.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던 일채는 손수건에 깊게 베인 땀냄새에 매료되었다. 자신과 비슷한 냄새.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언니의 냄새. 이것이 언니의 향기.
일채는 손수건을 자신의 코에 갖다대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야는 그 장면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사야는 일채가 싫었다. 그것도 매우. 고작 재능 차이로 자신의 부모님을 이혼시킨 자신의 쌍둥이 여동생.
그 말을 처음 아버지에게 들었을 때 사야는 미친듯이 분노했고, 곧 '재능'을 극복할 '노력'을 시작했다.

노력만이 답이었는지, 자신은 18이란 나이에 초절정 고수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물론 자신도 재능이 있었다는 것 같다. 이 10억 인구의 무림에는 초절정 고수가 많아봤자 100명도 넘지 않은 걸로 봐서는 일채가 없었다면 희대의 천재가 되었겠지.

물론 그 말에 걸맞게 일채는 16에 초절정을 넘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사야는 초절정의 벽을 넘고나서 돈이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현권전장에 가서 호위로 고용되었다. 처음에는 역겨움에 그냥 계약을 파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결국 자신은 그들이 하는 일과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자위를 하고 계약기간 1년 중 11개월이 지났다.

오늘 사야는 일채를 만났다. 그것도 적으로. 사야는 부모님의 이혼에 대한 화를 내려 했지만 마음을 바로잡고 맡은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일채는 천하제일의 살수. 이 전장에 들어온 것을 본다면 아마 전장주를 죽이러 왔겠지. 자신의 일은 어차피 일채를 막는 것이다.
그렇게 사야는 검을 바로 잡았다. 하지만 몇 번의 교차 후, 사야는 쌍단검과 장검의 힘겨루기를 걸었다. 결과는 나지 않았지만 결국 힘은 자신이 열세였다. 그런 칼의 대치를 바라보던 자신의 두 눈을 일채에게 향한 순간. 자신을 살기를 거둘 수밨에 없었다.

'예뻐... 일채.'

한 떨기 꽃과 같은 아름다움. 물론 꽃보다 수 천배는 강하지만 그 겉에 드러난 아름다움은 그 힘의 차이를 신경 쓸 수 조차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자신이 열세인데도 불구하고 이 대로 간다면 저 아름다운 꽃에 내 손으로 상처를 입힐 것 같다는 느낌. 그 느낌이 자신이 본능적으로 살기를 거두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일채 역시 나를 바라보고 살기를... 거두었다.

"언니도... 울어?"

사야는 잠시 방금 전 일어난 일의 회상을 그만 멈추고 아직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채로 자신애게 손수건을 건네는 꽃을 바라보았다. 이게 사랑이구나. 그토록 미워했는데, 그토록 증오했는데. 그 감정을 한번애 녹이는 새로운 감정...

그 다음 날. 현권전장의 가주 일족과 가주와 함께 있던 기녀들, 백성들 착취에 일조한 간부들은 전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 이후로 초절정 고수 '빙천사야'의 흔적은 미지수로 남았고 그와 더불어 천하제일 살수 '빙천일채'는 더이상 의뢰를 받지 않고 동시에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은거를 시작했다는 소문과 함께 사라졌다.

***

그리고...

"언니. 나가서 감자튀김좀 사와. 요즘에 그게 그렇게 맛있다는데."
"니가 가. 그리고 그거 니가 만든거잖아. 왜 계속 남일처럼 말하냐?"
"어어?? 언니 밤에 잠 못자게 할거야!"
"난 널 아침부터 절정으로 만들어줄게. 이리와."
"아아 알았어 갔다올게!! 갔다온다고 아! 아흥! 앗!"

일채와 사야는... 모아둔 돈과 전장에서 슬쩍한 돈을 모아 북경에서 거대한 기루를 운영하며 함께 살기로 하였다.








너무 히나의 성격이 바뀐 것 같아서 애매하긴한데...
사요히나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 무협이야 갑자기 쓰고싶어서 2시간만에 쓰긴 썼는데 너무 백합파트가 없어서... 미안해 내가 앞으로 열심히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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