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삶의 이유를 물어보면 다양한 대답들이 나오지만 결국 나한텐 "죽지 못해 산다"라고 들렸다.
사람은 왜 사는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닌데, 태어났으면 살아야된다.고 한다.
사람이 스스로 죽는 건 삶의 목적이 없어서라고 한다.
악플이나 외부의 괴롭힘 등으로 고통에 못이겨 죽는 사람이 나오면 다들 안타까워한다.
그런데 그런 직접적인 고통이 없는, 겉보기에 평범하고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죽는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똑같이 안타까워해줄까?
유언장에, "살아야할 이유가 없어서 자살합니다" 라고 적혀있으면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데 굳이 살아야할까?

진지하게 궁금하다. 내가 왜사냐고 물어본 사람들에게.
물론 자신만의 목표가 있어서 사는 사람들은 이해가 된다. 멋지다.
"그러게 왜 살까" "죽지못해 살지" "태어났으니 살지" 쓴웃음과 함께 대충 얼버무리며, 명확한 대답은 안하는 사람들에게 궁금하다.
당신들은 살아야 하는 명백한 이유도 없는데 왜 살아가는가. 아니면 사는데 이유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건가?

좋은 학벌과 지능, 외모, 재산 등은 삶을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지만 삶의 목표를 세워주진 않는다.
예뻐지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예뻐지기 위해 사는 사람이 없듯.
좋은 대학에 가고싶은 사람은 많지만 대학만을 위해 사는 사람이 없듯.
나는 좋은 대학을 다니고 외모도 나쁘지않고 흙수저도 아니지만 불행하다.
나보다 낮은 대학을 다니고 못생기고 흙수저여도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나보다 행복할 것이다.
그렇다 행복이란 삶의 목적의 유무로 갈리는 것이다.
삶의 목적이 없고 행복하지 않은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백날 삶의 이유를 생각해봤자 답은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몇년째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도 이젠 지친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