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이전의 스토리를 다루는 글 입니다.

그렇기에 가급적 빅뱅 이후의 스토리는 본문에서 제외했으며

본섭 메이플의 '샤레니안의 기사'와 본문의 내용을 연결하고자

하시는 분께서는 [4번 : 추측] 항목을 넘기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1. 던전.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가장 깊숙한 곳.

수 많은 유해와 몬스터의 알로 가득한 개미굴.

개미굴은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다른 지역들과 달리,

지상의 빛과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아 몬스터로 가득한 장소이며

지하로 내려갈 수록, 지형지물이 점점 협소해지고 굴곡이 심해진다.

던전 깊은 곳에는, 전설 속 몬스터인 콜드아이를 비롯하여
드레이크, 주니어카고와 같은 강력한 몬스터들이 득실거리기에

던전의 끝은, 인간의 손이 닿은 적이 없는 마경일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몬스터들의 마굴이자

모험가들의 무덤. 그 자체였던 개미굴과는 달리,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심층부에는

끝이 안보일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신전이 존재했으며

지금은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이곳에 문명이 존재했음을 암시하여
이곳의 이질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는 모험가의 흥미를 돋군다.

그렇다면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심층부.
저주받은 신전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보여주고 싶은 지역이 있다.

슬리피우드의 습지를 탐험하다 보면,

거대한 얼굴 조각상을 비롯하여 마치 신전의 입구를

연상시키는 오래된 구조물을 볼 수 있으며

지리적으로 슬리피우드와

가장 인접한 '헤네시스 던전 입구'에는

아기자기한 버섯마을. 헤네시스의 풍경과는

다소 이질적인 골렘의 사원이 존재하는데

골렘의 사원. 슬리피우드의 건축물. 저주 받은 신전.

모두 고대왕국 샤레니안의 유적이다.

2. 고대왕국 샤레니안

페리온의 바위산 너머. 유적 발굴 지역으로

들어가면 볼 수 있는 유적지가 바로 샤레니안.

샤레니안은 아주 먼 과거 빅토리아 아일랜드를
지배하던 고대 왕국이었으며

이 당시 페리온은 화산지대 및 고원지대였는데

그렇다고 현재의 페리온처럼 메마른 바위 지대는 아니었고

들판과 호수가 존재하는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시기는 불분명하지만 '스텀피' 의 설정을 통해
엘리니아만큼 풍요로운 땅이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지도.

설정에 맞게 페리온 바로 우측에는 화산지대가 존재한다.

페리온은 빅토리아 아일랜드 중 고도가 높은 지역에 속하기에

주변 국가의 침공으로부터 안전했을 것이라고 예상되며

토지 또한 들판과 호수. 그리고 숲이 있을 정도로 비옥하여

샤레니안의 수도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장소였다.

이에 샤레니안은 페리온을 거점 삼아,
주변 국가들을 침공하여 점령하기 시작했고

샤레니안의 정반대에 위치한 헤네시스에

'골렘의 사원'이 존재하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사실 상, 빅토리아 아일랜드 전역을 지배했음을 알 수 있다.

3. 샤레니안의 멸망

그러나, 빅토리아 아일랜드 전역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고대왕국 샤레니안은 결국 멸망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당시 샤레니안의 왕이었던, '샤렌 3세'가

불사(不死)에 눈이 멀어 방법을 모색하던 중

루비안이라는 신비로운 보석을 접하게 된다.

샤렌 3세는 루비안이 '영생의 열쇠'라고 믿으며

루비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도중, 결국 루비안에 홀려
미친 왕이 되어버렸고 그 결과 왕국은 혼란에 빠진다.

왕국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샤론 3세는 왕국의 안위보다는
루비안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혀 혼란을 틈 타 누군가가
자신에게서 루비안을 탈취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고

결국 샤론 3세는 루비안을 지킬 목적으로
악마 '에레고스'를 샤레니안에 소환하는데...

에레고스의 계약은 '루비안을 지키는 것'
즉, 샤레니안의 안위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고

에레고스는 마계의 악마들까지 샤레니안으로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혼란에 빠진 왕국을 침공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샤레니안은 내부의 혼란과 악마들의 침공을
견디지 못하고, 과거의 영광이 무색할 정도로
허무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참고로, 샤렌 3세는 악마들의 침공을 본 후,
공포에 질려 체통과 함께 무거운 옷을 집어던지고

홀로 '샤레니안의 지하수로'로 도망쳤다가
결국 지하수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비참하게 사망했다.

그렇게 악마들의 침공과 내부의 혼란으로 인해
고대왕국 샤레니안은 멸망의 길을 걷게 되었다.

4. 추측

여기서부터는, 단순한 추측 글이다.

지리적으로, 개미굴 지하에

신전이 위치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이질적인데

만약 샤레니안이 지하에 도시를 건설했다면
당연히 물자 및 인력을 운반할 교통의 요지인

개미굴 또한 신전 못지않게 개발이 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문명의 잔해가 남아있는 심층부와 달리
통로인 개미굴은 문명의 흔적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데

사실, 저주받은 신전은 원래 지상에 위치하지 않았을까?

저주받은 신전이 위치한 지역은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중심지.

즉, 만약 신전이 원래 지상에 위치했다고 가정하면

교통의 요충지는 물론이고, 지역을 통솔하기에도 좋기에

본성은 페리온에 위치하고 있으나, 행정 도시의 기능은
중앙에 위치했던 신전이 수행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신전의 규모 또한 이해가 가는데

샤레니안에 있어서 신전은 본성이 위치한 페리온보다
중요한 도시였기에 그만큼 심혈을 기울인 것일 수도 있다.

악마들의 침공으로 인해 지하 깊은 곳으로 추락했거나

혹은 풍요로웠던 페리온이 지금의 고원지대가 된 것처럼
이후의 지각 변동으로 지하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기에

결국 신전은 샤레니안의 다른 유적과는 달리
지상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이 아닐까?

'타우로 스피어'와 '타우로 마시스'는 과거 죄를 짓고
죄에 대한 대가로 신전의 문지기가 되었다는 설정이 있는데

사실 이들은 과거 샤레니안의 죄인이었으나,
샤레니안의 멸망으로 인해 망자가 되어버렸고

결국 무슨 죄를 지었는지, 누구에게 벌을 받은 것인지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 모두 망각한 채,
그저 '문지기'라는 생전의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강대했던 샤레니안이 발록을 토벌하고 봉인하기 위해서

이러한 대규모 신전을 지하에 건설한 것일 수도?

그렇다면, 타우로 스피어와 마시스는
발록의 봉인을 풀고 부활을 노리는 세력을 막기 위해

몬스터가 되어 영원히 문을 지키는 형벌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