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期待)

​

사람은 살면서 많은 기대를 한다. 무엇이 되길 바라고, 누군가 나를 좋아해 주길 바라고, 나의 바라는 마음이 현실에서 드러나길 원한다. 그러나 대개(大槪)는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거기에 실망하게 된다. 기대라는 것은 믿음이 결여된, 결정이 배제된, 그저 하나의 바람일 뿐이다. 바람은 항상 우리를 배신한다. 우리는 바라고 있을 뿐 그것에 대한 믿음이 없다. 믿음이 있는 바람은 이루어진다. 믿지 못하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

사람이 무언가를 믿고 결정하는 것은 각자의 습성에 따라서 달라진다. 누군가는 쉽게 결정하고 쉽게 얻지만, 반대로 어렵게 결정하고, 어렵게 얻는 이들도 존재한다. 또 결정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이도 존재한다. 이러한 습성은 개인의 카르마, 집안의 카르마, 집단의 카르마와 연결되어 있다.

​

카르마는 미지의 무언가가 아니라, 내가 자라온 환경에서 접촉한 모든 상황이다. 좋은 부모를 만났느냐, 좋은 스승을 만났느냐, 좋은 친구를 만났느냐,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느냐 등등 내 삶에서 드러나는 모든 현상이다. 누군가는 자기 계발서가 효과가 있다고 하고, 누군가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한다. 똑같은 사업을 하고 똑같은 전략을 써도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한다. 비슷한 성적임에도 누군가는 일류 대학에 합격하고 누군가는 불합격한다. 사람들은 이것을 운이라고 하지만, 운이라는 것은 우연한 것이 아닌, 수많은 카르마들의 정렬에서 오는 미묘한 차이이다.

​

같은 부모 밑에서 컸어도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알콜 중독자의 삶을 살아간다. 똑같이 학대당했지만, 누군가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누군가는 실패한 결혼생활을 경험한다. 이 미묘한 차이의 근원은 바로 숨겨진 수레바퀴, 숨겨진 습(習)이다.

​

​

​

숨겨진 수레바퀴

​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습관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습관, 삶의 패턴을 끊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카르마 정돈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패턴을 어떻게 끊어낼 것인가? 스스로가 숨기고 있는 수레바퀴를 찾아야 한다. 그것을 찾고 부숴서 멈추게 해야만, 이러한 삶의 패턴이 끊어지고, 숨겨진 수레바퀴에 의해서 만들어진 수많은 수레바퀴들이 일시에 부서진다. 복잡하고 힘들던 삶이 단순하고 편안한 삶으로 변화한다.

​

복잡한 가운데서 긍정적인 습관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모든 것이 비워진 자리에서 긍정적인 습관을 만들어내는 것은 쉽다. 내 삶을 힘들게 하는 모든 것이 사라진다면, 그 자리에는 무엇이 남겠는가, 바로 고요함과 평정심이다.

​

숨겨진 수레바퀴를 발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수레바퀴는 하나의 생각과 연동이 되기 때문에 생각으로는 발견할 수 없다. 생각은 끊임없이 우리를 속이기 때문에 숨겨진 수레바퀴가 아니라 드러난 수레바퀴만 보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 너머의 생각, 그저 있는 그대로의 지관(止觀), MFO(Mind Free Observation)이다. MFO를 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

​

​

생각 없는 관찰 (Mind Free Observation) - 실행 계획

​

온전한 MFO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드러나 있는 수레바퀴들을 멈출 필요가 있다. 드러난 수레바퀴는 스스로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알아차릴 수 있다. 자신이 평소에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는지, 어떤 생각을 주로 하는지, 어떤 행동을 주로 하는지 관찰해야 한다. 거기서 반복되는 패턴들을 정리할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레바퀴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관찰들을 통해서 내가 어떠한 패턴들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그 패턴들이 내 삶을 어떤 식으로 전개시키는가를 보게 되고, 그것을 멈출 수 있게 된다.

​

이러한 관찰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주의를 외부가 아닌 내면으로 돌려야 한다. 사람들과 만날 때, 일을 할 때, 집에서 있을 때, 파트너와 대화할 때 등 매 순간 자신의 내면에 주의를 두고 스스로 어떤 말과 행동, 생각이 일어나는지를 모두 관찰하고 메모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메모는 적어도 한 달 정도는 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삶의 패턴을 제대로 볼 수 있다.

​

패턴을 통해서 스스로를 이해한 다음에는 드러난 패턴 하나하나를 주제로 잡고 관찰해야 한다. 관찰은 명상을 통해서 마음이 고요해진 가운데서 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패턴을 생각이 아닌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한 방법이다. 명상은 어떤 명상을 해도 좋다. 다만 이 과정을 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가 있다면 기도(祈禱)가 포함되어야 한다. 당신이 유신론자든 무신론자든, 어떤 종교든 상관이 없다. 이 기도는 무언가를 바라고 요청하는 기도가 아니라, 내가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기 위한 기도이다.

​

기도문은 다음과 같다.

​

내가 갖고 있는 ㅇㅇ의 패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세요.

​

생각 너머의 생각으로 본다는 것은 보려는 마음, 생각이 없는 가운데서 보는 것이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볼 때 보려고 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눈을 뜨면 자연스럽게 보이듯이, MFO는 내가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보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잘 볼 수 있도록 요청을 하는 기도가 들어가야 한다. (이 기도는 바람을 이뤄달라는 염원이 아니라, 보겠다는 결정에 가깝다.)

​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드러나 있는 수레바퀴들의 근원을 볼 수 있고, 그것이 된 이후에는 드디어 숨겨져 있던 수레바퀴의 편린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 실체를 알아차리게 된다.

​

이것이 깨어남의 첫 번째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