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 기사 이야기라길래 궁금하기도 하고, 기병과 사냥꾼 이벤트 배경이 다시 나온다길래 오랫만에 스토리 정독 해봤는데 전형적인 해묘식 스토리텔링이라 재미가 없더라. 

그래도 설정이나 신문기사 읽다보니 카시미어의 모티브가 된 폴란드랑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 많이 보여서 이렇게 비교&해설글을 써본다. 어디까지나 내가 '어? 이거 여기서 모티브를 따온거 같은데?' 하는 것들을 쓴 것이기 때문에 뇌피셜이 좀 섞여 있을 수도 있다.

1) 니어 가문, 기사단

알다시피 니어 가문의 인장은 날개 달린말, 페가2수스이다. 거기에 기사단이 수상할 정도로 많다는것, 카시미어의 모티브가 폴란드 인것을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카시미어 기사단의 모티브는 폴란드의 전설적인 기병대, 윙드 후사르인듯 하다. 니어 가문은 여기에 속했던 기사 가문이었던 거 같고.

윙드 후사르는 폴란드의 기병대로, 위 그림처럼 등 뒤에 날개를 매고 싸웠다. 왜 날개를 매고 다녔는지에 대해선 여러 가설이 있는데 하나는 돌격시 뭔가 큰 물체가 달려오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 적들에게 위압감을 주기위해서였다는 것, 다른 하나는 열병식이나 행사 시 예장용으로 썼다는 것이다. 하고 많은 장식품 중에 날개를 쓴 이유는 폴란드의 국장이 흰독수리 였기 때문이다. 

명방의 카시미어는 기사단에 신분과 광석병의 제약 없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고 나온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mibj&no=2491344&exception_mode=recommend&page=1

그리고 갤럼이 쓴 분석글을 보면 알겠지만, 심지어 대회에서 3연승을 달성한 어둠의 기사는 라이타이안 출신인데, 이를 보아 일단 스토리에서의 기사단은 표면상이긴 하지만 상당히 개방적인 조직으로 보인다. 실제 윙드 후사르도 출신지나 신분에 상관 없이 누구나 받아 줬던걸로 유명하다. 애초에 윙드 후사르 자체가 오스만 제국에의해 나라가 망해버린 발칸반도의 유민들이 폴란드로 건너가서 세운 조직이기 때문이다. 이런 개방성과 체계적인 훈련으로 윙드 후사르는 동유럽과 북유럽에서 대적할 자가 없는 강군 중 하나가 되었다. 전적도 엄청난데, 대표적으로 스웨덴과의 전쟁중 윙드후사르 2600명이 스웨덴군 기병 2500명과 보병 8천명을 쓸어버린 키르홀름 전투가 대표적이다.

어찌됐건 윙드 후사르는 폴란드의 군사력의 주축으로 오랫동안 동유럽의 쑥 재배자로 이름을 날리다가 폴란드가 멸망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물론 전투용 기사와 스포츠 기사로 이원화되고 스폰서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호구가 된 카시미어의 기사단 과는 달리 폴란드의 기병대는 

나폴레옹이 울란이라는 이름으로 재개편해서 러시아 원정때 잘 써먹었고, 1차 대전때 동부전선에서도 독일 제국이 잘 써먹었다. 

폴란드가 독립한 후에는 공화국 기병대란 이름으로 바뀌어서 낙지 놈들이 침략했을때 기갑부대와 16번 싸워서 2번빼고 다 이길정도로 역사에 상당히 큰 전과를 남긴 기병대 중 하나였다. 물론 장비 부족에 물량에서 밀리는데다 소련이 폴란드의 뒤통수를 맛깔나게 후려치고 나치 독일과 사이좋게 폴란드를 나눠 먹는 바람에 병사들은 굴라그로 끌려가고, 장교들은 카틴 숲에서 학살 당하는 처지가 됐지만. 

2) 감정회, 국민원

처음에 스토리 읽을때만 해도 감정회라길래 뭐 기사 등급 감정해주는 기관인 줄 알았던 데다. 알고보니 카시미어의 입법부+행정부 더라. 실제로 폴란드 역사에서도 감정원과 비슷한 기관이 있었는데 바로 세임이라는 곳이다.

현대폴란드에서도 세임이라는 기관이 있지만, 당연히 카시미어의 감정회 처럼 행정부와 입법부가 합쳐진 기형적인 곳은 아니고 지금은 평범한 국회다.

 다만, 원래 세임은 카시미어의 감정회 보다 더 골때리는 곳이었는데 폴란드의 귀족 의회로, 입법, 사법, 행정부가 모조리 합쳐진 곳이었다. 여기서 예산안 심의와 입법, 재판, 심지어는 차기왕을 누구로 올릴지가 모두 결정되는 곳이었다. 더 골 때리는 점은 약 200명 가량의 귀족들이 한표씩 행사하여 만장일치가 되야만 뭔가 일을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표라도 반대표가 나오는 순간 해당 안건은 바로 기각되고 하위 기관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심지어 변방이 공격당해도 세임이 반대하면 군1대를 보낼 수가 없다. 어쩌면 기병과 사냥꾼에서 기사단이 세금 걷으러만 오고 아무것도 안한다는 언급은 여기서 모티브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내가 해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고.

반대로, 세임은 왕의 동의를 얻지 않아도 대의원 한명이 한명이 사적으로 군1대를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이벤트의 신문을 보면 감정회가 멋대로 전쟁 기사단을 움직여 상인연합회가 항의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있는데, 아무래도 이를 모티브로 한것 같다.

 아무튼 중세 때 까지만 해도 어찌어찌 나라가 굴러 갔지만 서서히 폴란드가 몰락하자 세임의 귀족은 다른 나라의 돈을 받아먹으며 대놓고 개혁 법안들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나라를 말아먹기 시작한다. 망해가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5월 혁명이 일어나지만, 때는 너무 늦어 프로이센,러시아,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이 삼국에 의해 나라전체가 200년간 삼갈죽 당한다. 내부적으로 상당히 곪아 있다는 점에서 멸망 직전의 폴란드와 명방에서의 카시미어는 닮은 점이 많다. 이벤트 내용을 살펴보니 우르수스와의 충돌을 언급하는 대사가 있던데, 어쩌면 나중에 스토리에서 내부 불만과 리유니온의 폭동으로 혼란스러운 우르수스가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부패한 카시미어와 충돌을 일으킨다는 내용이 나올지도 모른다. 아니라면 내가 해묘를 과대 평가하는거고.

사실 이번 이벤트 스토리 보면 내가 해묘 과대 평가하는게 맞는거 같다.

세줄요약

1. 카시미어=폴란드, 기사단=윙드 후사르, 감정원+국민원= 중세 시대 세임

2. 설정이나 디테일에선 폴란드 역사를 안다면 흥미롭게 느껴질 부분이 많다.

3. 근데 스토리는 왜 이따구임 시발

이번 이벤트 보면서 모티브가 되었던 폴란드와 카시미어가 상당히 유사했고, 그래서 카시미어랑 폴란드 비교 분석글 있을 줄 알았는데 없길래 내가 써왔다. 쓰다보니까 재미 없어지네 ㅅㅂ 그 외에도 폴란드와 유사한 부분들이 많이 보였는데 더 길어지면 명붕이들이 싫어할까봐 여기서 줄인다.

긴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