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가 무기로 낫을 고른 데에는 심리전 효과도 있다고 봅니다. 아시잖습니까? 사신의 무기는 무섭습니다.

 - O-12 군사국 캐서린 조 자문원

수과학자 마에자와는 방문자를 관찰실로 안내했다. 창문으로 보이는 다른 방에 생명유지장치가 장착된 여성이 누워 있었다. 신체는 시트로 가려져 있었지만, 좌반신이 없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연조직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골조직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겁니다. 의사 소견으로는 팔의 완전한 절단을 수행하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덕분에 시치로지 프로그램에서 구할 수 있었던 뇌와 사이버네틱 장기의 이식을 행할 아주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마에자와 씨, 저는 귀하가 하려는 행위보단 우리가 뭘 얻을지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일반적 생체공학품보다 그 이식품이 어떤 이득이 있습니까?"

특사는 공가 귀족 특유의 전통적이고 세련된 어투로 물었다. 과학자가 데이터 렌즈를 통해 여러 그래프들을 검수하는 걸 보며 그녀가 되물었다.

"강화된 근력?"

"그건 어차피 인간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으니, 크게 주목할 사항은 아닙니다. 인공근육을 이식해서, 생체 근육보다 더 강력한 물품을 쓴다 하더라도 팔 자체는 인간의 근육과 척추에 이어져 있어 의수의 진정한 위력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녀를 생물학적, 기계학적으로 강화해 골조직과 근육구조를 강화하더라도 대체품이 쓸 수 있는 뉴턴(힘의 단위)량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신체의 남은 부분에 가해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이 고가의 프로그램을 정당화할 진짜 강화는 뭡니까." 특사는 짜증스럽게 말했다. 그녀가 눈을 깜빡이자 시야를 수놓던 모든 데이터 스크린들이 사라졌다.

"일단 쿠라이모리에 있던 하늘무사 프로젝트 본부 파괴로 시치로지 프로그램의 대다수가 소실되었다는 걸 고려해 주십시오." 과학자는 힐난하듯 말했다.

"그건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마에자와 씨." 공가 특사의 어투 또한 날카로워졌다. "제국 관군의 손에 우리가 개발한 진보된 군사기술과 개발 프로그램이 떨어지게 둘 순 없었습니다. 불행히도 셴탕에서 복사본을 회수하려던 셔틀들이 다 폭파되며 복사본들까지도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시설과 귀하의 팀들이 하늘무사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다는 걸 압니다. 정보를 나누셨다는 것도 잘 알고 있죠."

"저희 팀원들은 강화된 상반신 개발 쪽에서만 일했습니다. 동체의 완성품과, 본능적 전투 프로그램 및 뇌신경 연결 기술은 쿠메 시에 있었던 본부 소관이었습니다. 보안 문제 덕에 저희가 다룰 수 있던 모델은 팔과, 팔에 내장된 동작 프로그램뿐입니다."

"이게.. 어떻게 되는 거죠?" 특사는 수과학자가 컴로그로 보낸 자료를 보며 건성으로 물었다.

"팔 자체는 양자 생성기와, 내장된 전투 루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움직임들을 본능의 영역으로 바꿔주는 건 뇌신경 연결 소자의 몫입니다. 마치 수년간 훈련했던 무예의 달인처럼 말입니다." 수과학자의 목소리는 자부심을 숨길 수 없었다.

"더 센 팔 뿐만이 아니라, 그녀를 더 숙련된 전사로 만들 수 있겠군요." 특사의 안색이 처음으로 흥미로워졌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 팔을 프로그래밍 가능한 무기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연결을 통해서, 팔의 움직임에 따라 상태를 바꿀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런 식으로 진짜 공격과 페인트의 효과가 배가됩니다." 수과학자는 공격의 호선에 따라 날이 바뀌는 장병기, 그리고 그 병기를 휘두르는 팔의 움직임을 스크린에 띄웠다. "양자 마이크로프로세서는 팔의 크기를 키우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이 경량 전술 모델의 사이즈 정도만 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경량일 순 있겠지만, 우아하진 못하군요. 자원자가 좀 더 미적으로 괜찮고 무난한 성능을 내는 생체공학품을 원하진 않을런지?"

"걱정 마십시오. 그 여자는 지금 의욕에 넘칩니다. 자원자의 숙원이 다시 군대에 돌아가, 부하들의 죽음을 복수하는 겁니다. 본인 말에 따르면 폭주족들에게는 규칙이 있고, 스케반(폭주족 대빵)으로써의 명예를 위해 그 규칙을 지켜야 한답니다. 제게 더 묻지 마십시오. 자원자가 군대에 있었다는 건 꽤나 인상적입니다만, 본인이 직접 이 의수가 본인을 전장으로 돌려보낼 뿐만 아니라 더 큰 전술적 이득을 가져다 준다면 그걸 달기 위해 무슨 짓이건 하겠다고 말했단 말입니다."

"시치로지 프로젝트가 전투로 중단돼서 아쉽군요. 프로젝트가 완성됐었다면 팔 한 짝만이 아니라, 전신 개조를 받아도 될 만한 자원자가 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