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미등록자를 읽어가는데 내가 싫어하는 요소들이 잔뜩 있었다.

DNA분석만 하면 바로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 소설의 중요한 축이다.

그러니 일종의 유사과학소설이다.   난 과학소설을 아주 좋아하는데 당연히 유사과학소설은 싫어한다.

과학을 정확하게 묘사하거나 미래에 있을 개연성이 높은 과학을 다루는 소설이 과학소설이다.

그에 반해서 유사과학소설은 과학의 탈을 썼지만 사실 과학하고 별 상관도 없는 소설이다.

미등록자는 바로 그런 유사과학을 다룬다.   그리고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향을 받은거 같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범행 전에 범인을 잡고 미등록자는 범행 후에 범인을 잡는다.

표절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영감은 받았다고 보여진다.

이것도 당연히 감점요인이지.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이 너무 클리셰다.

DNA분석 시스템을 만들어 낸 과학자가 살인범으로 지목되어서 경찰에 쫒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도 이런 구조지만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다.

형사도 당연히 전통적인 수사를 좋아하는 상투적인 인물로 나온다.

거기에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천재 소녀 프로그래머까지 등장한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소설은 재미가 없을 듯 하지만 사실은 아주 재미있었다.

클리셰만 모아서 재미있는 소설을 만들어내는건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이라 생각한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소설을 써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