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마이조 오타로 답게 이게 뭔가 싶은 정신없는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미스터리 요소를 은근슬쩍 끼워 넣는 구성.

이야기를 대--애충 요약하자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야구 빠따를 붕붕 휘두르며 위협 해대는 꼬질꼬질한 외모의 배트 사나이라는 인물이 실은 폭력의 먹이 사슬 최하층에서 시달리던 동네북이었고 어느날 갑자기 의문의 살해를 당하면서 주인공의 인생을 뒤흔들 정도로 강렬한 영감을 준다라는 내용인데, 마이조 책이 늘 그렇듯 중간에 배트 사나이에게 4만엔을 받고 섹스한 여자의 이야기나 코비 브라이언트를 꿈꾸는 농구광 친구의 이야기가 섞여 들어가면서 빙글빙글 롤러 코스터를 타버린다.

오랜만의 마이조. 자력(대부분 파파고의 도움)으로 번역하면서 읽은 첫 원서여서 그런지 정말 신나게 읽었다. 원문의 표현을 생생하게 느끼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일본어와 한국어가 참 비슷하면서도 다르구나라고도 느꼈고.

역시 마이조는 어두운 이야기를 복작복작 늘어 놓는게 어울린다.

마이조가 쓴 순문학계열의 기묘하고 따뜻한 이야기들도 물론 좋지만 역시 마이조 하면 짙은 폭력과 흠칫하게 만드는 에로스가 있어야 제맛이랄까. 다소 제정신이 아닌 등장인물이 나와 준다면 더 좋고. 폭력에 제물이 되는 나약한 인간이 죽으면 그 자리에 반드시 누군가가 들어간다라는 단순명쾌하고 불합리한 구조를 폭력전문가 마이조식으로 풀어낸 재밌는 작품이었다.

그치만 이번에 정발된 인간의 제로는 뼈(빗치 마그넷)도 그렇고 앞으로도 마이조의 작품이 정발 된다면 폭력적인 작품보다는 거의 99.99% 순문학 계열만 발매 될 거 같으니 하루 빨리 마이조가 각본을 쓴 미스터리계 애니가 한국에서도 대박을 치거나 올해는 파파고의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량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