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반전 자체는 괜찮은데

서술트릭을 짜놓은 구조 자체가 굉장히 졸렬한 듯

'가오루는 마코토의 딸이고 호나미의 손녀지만 호적상 호나미의 딸로 입적했다' 는,

개연성도 없고, 독자가 이전 페이지를 통해 절대 알 수 없는

이 사실이 아니고서는

트릭을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굉장히 불공정하고 졸렬한 서술트릭이었다는 생각이 듦

좋은 서술트릭은

독자가 선입견으로 인해 잘 착각하도록 트릭을 놓으면서 동시에,

독자가 책에 있는 내용만으로도 진실을 추론할 수 있거나

최소한 진실을 '배제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독자가 항의할 여지를 남겨서는 안되고

작가 역시 변명할 여지가 충분해야 한다고 생각함

(ex. "난 이름과 외모만 알려준거지 성별은 특정한 적 없는데?

난 주인공이 남자라고 말한적도, 여자가 아니라고 말한 적도 없어.")

근데 이 작품은 호나미가 가오루를 지속적으로 '딸' 이라 부름으로 인해

'호나미의 딸은 가오루가 아닌 마코토이며 마코토의 딸이 가오루다.' 를 합리적 추론할 수 있는 가능성이 계속 막혀버림

독자는 "아니 손녀가 딸로 입적한 사실을 도대체 알아?" 라 충분히 항의할 수 있고

작가는

'딸'이라고 부른다고 '손녀'가 아니라는 법 있냐?

'딸'이라 부른건 호적상 딸이기 때문이지 생물학적 딸이 아닌데?

라고 변명하기엔 그 변명이 졸렬하기 짝이 없음

감상 : 3/5

스토리, 반전과 결말 자체는 괜찮았으나

엘리스죽이기, 십각관, 미로관, 살육에이르는병 등 서술트릭의 수작인 작품들에 비해

서술트릭의 구조가 불공정하고 후달리는 아쉬운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