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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창 너머의 엄마

블루워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30 10:31:48
조회 27416 추천 240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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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나로서의 자아를 갖게 된

그 날부터, 엄마는 늘 그곳에 있었어요.


내가 있는 집 벽 너머에는 문이 없는 벽, 그리고 머리 높이

만큼에 위치한 거대한 창이 있었죠.


그리고 그 거대한 창 너머엔 늘 보이는 친숙한 얼굴.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은 없지만 분명 우리 '엄마'임이 분명해요.


왜냐하면, 언제나 나를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았거든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직접 창 너머에서 넘어와서

나를 안아주지 않더라도, 그 눈빛에는 분명 사랑하는

딸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긴 눈망울이었답니다.


한 달이 지나고 3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

엄마는 언제나 늘 같은 자리에서 절 바라봐주었습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엄마는 저렇게 좁은 곳에서 나를 바라만 보는데,

얼마나 답답할까... 불쌍한 우리 엄마....


물론 제 걱정과는 별개로 엄마는 대체로 행복해 보였어요.

대부분 웃는 얼굴이었고, 비록 벽 너머에서 직접

만나진 못할지언정 나를 꾸준히 사랑해주었거든요.


어떻게 엄마가 날  사랑하는지 단언할 수 있냐구요?

그야... 자고 일어나보면 종종 옷장에는 못 보던 새로운

옷들이 걸려있을 때도 있고, 내 방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 차있었거든요.. 다른 이들이 해주진 않았을 테고


분명 저를 사랑하는 우리 엄마가 선물한 것임이 분명해요.



창 너머에서 갇혀있기만 한 엄마가 불쌍하다고 느낀 적도 있지만

그런 엄마를 대신해서 내가 더 행복해지는 것이 곧

엄마의 행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지 뭐예요!


그래서 전 정말로 열심히 바깥을 돌아다녔답니다.

바깥에는 다양한 이들과 다양한 장소가 있었고,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바깥에서도 창 너머의

엄마는 나를 계속 바라봐주고 응원하는 듯 했죠.


분명 제가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는 모든 것을

엄마는 함께할 것이고 제 행복은 엄마의 행복 일거예요.


.

.


어느 날부터 일까요... 엄마는 창 너머에서 얼굴을

비치는 날이 조금은 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때는 사흘이 지나서야 얼굴을 저에게 보였는데

어디가 아픈 것인지, 피곤에 찌든 것인지 모를 초췌함이

덕지덕지 묻어 나왔어요.


표정도 웃는 날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언제나 창 너머에서 나를 향해 웃어주던 그 자애로운 미소..


지금은 그저 공허하고 생기 없는 눈으로 멍하니

제가 있는 방을 응시할 뿐이었죠.


뭐가 문제인 걸까요.. 제가 엄마한테 무슨 잘못이라도 한 걸까요?

그게 아니라면 몹쓸 병에라도 걸린 건 아닐런지....


비록 소통이라곤 한 번도 못해봤지만, 하나 뿐인 가족인

엄마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저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상상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해요 ! !


.

.

.


그리고.... 시간은 조금 더 흘러.. 엄마는 어느새부턴가

아예 창 너머에서 얼굴을 비치지 않게 되었답니다.


언제나 엄마가 보이던 창 너머는 불이 꺼진 듯 새카만

어둠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 뿐이었구요..


그때를 기점으로 저 역시 외출조차 하지 않게 되었어요.

엄마가 봐주지 않는다면.. 엄마가 없다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니까요 ....


엄마... 보고 싶어요.... 엄마... 돌아와 주세요....

엄마... 내가 미안해요..... 엄마... 사랑해요....


이부자리에 누워서 몸을 한껏 웅크리고는 엄마와의 추억을

끊임없이... 억겁에 가까울 시간만큼 ... 시간 개념이 이제는

사라질 만큼 아득히 오래 지나고 또 지나갑니다.


하지만.. 나는 창 너머의 엄마를 기다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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