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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 킬링 필드 살풍경 #5 (후지키도의 하루)

개버개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18 2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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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네오사이타마 중심부 마루노우치 스고이 타카이 빌딩 옥상.


비는 내리지 않고 간간이 강한 바람이 부는 밤이었다. 검붉은 닌자의복을 입은 사내가 설치된 엄숙한 샤치호코 가고일 위에 까치발로 앉아있다. 몇 년 전 이 빌딩의 중산층에서 비극적 사고가 일어났다. 일개 사라리맨이었던 그의 처자는 닌자에 의해 죽임을 당했고 그는 닌자를 죽이는 자가 되었다.


후지키도 켄지의 눈은 네온과 LED 문자의 바다에 매몰되 있는 혹독한 메갈로시티에 쏠린다. 마음은 거기에 없다. 그의 마음은 젠을 방불케하며 깊은 명상 속에 빠졌다. 그에게는 정기적으로 이런 고독한 시간이 필요했다. 처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증오를 새롭게 하며 또 자신이 누구인지 되묻기 위한 시간이.


'바겐' '청산' '꼭 사고만다' 스고이 타카이 빌딩은 그날 밤의 참극을 벌써 잊은 듯 최신형 오이란드로이드가 미소 짓는 상업 현수막을 내걸었다. 매장 확장을 위해 위령비도 철거됬다. 하지만 이곳은 여전히 그의 처자의 묘지이자, 그는 묘지기요, 네오사이타마의 사신이었다.


그날 밤..... 닌자들의 마루노우치 항쟁으로 처자를 잃은 밤......빈사의 후지키도 켄지는 격렬한 증오와 살의로 연명하며 처자의 원수를 갚기위해 모든 닌자를 죽이겠다 맹세했다. 그 비통한 외침이 사악한 나라쿠 닌자의 소울을 불러왔고 그것이 후지키도 켄지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한 것이다.


일반적인 닌자 소울빙의자와는 달리 강렬한 자아를 가진 나라쿠 닌자는 끊임없이 후지키도의 육체를 강탈하려 시도했다. 그리고 충돌이 있었다. 하지만 길고 가혹한 이쿠사 속에서....... 라오모토 칸, 자이바츠 섀도우 길드와의 싸움을 거치며..... 양자의 소울은 모종의 화해를 이루었던 것이다.


'''나라쿠여, 왜 그대는 자이바츠와의 최종 결전에서 잠적했던 것이냐......''' 제트 펑크스 집단에 사로잡혀 파괴되고, *와비사비처럼 조용히 추락해가는 참치 체펠린 한 척을 저편에서 바라보며 후지키도는 홀로 떨어졌다.(*투박하고 조용한 분위기)  대답은 없다. 차가운 바람이 몰아칠 뿐이다.


예전같으면 나라쿠 닌자의 소울에 완전히 육체를 내주고 제어불능의 폭주상태에 빠졌을 상황에서도 지금의 후지키도는 완전히 닌자 슬레이어로서의 고삐를 잡고 있다. 그럴 때 후지키도와 나라쿠의 정신은 이른바 고속 회전하는 토모에 패턴같은 신비로운 공진상태에 있는 것이다. (*토모에는 혼돈과 법이 맞서는 신비적 순간을 의미한다.)


공진은 최대의 가라테를 가져온다. 그러나 공진이 깊어질 때마다, 그의 자아와 인간성은 깎여간다...... 후지키도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예전엔 완전한 닌자로 변모할까 봐 두려웠다. 나라쿠의 끝없는 증오와 암흑을 그저 두려워했다. 지금은 다르다. 인간성을 잃으면 아마쿠다리에게는 이길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는 생각하기 시작하고 있다.


너덜너덜한 까마귀들이 샤치호코 가고일의 입 속에 박힌 닌자의 생목에서 살점을 쪼아먹었다. 그 중에는 아마쿠다리의 하부 조직 '사카디안 쓰리'의 닌자, 문 빔과 트와일라잇의 수급도 있다. .......무서운 상대였다. 하지만 아마쿠다리 섹트의 전모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소우카이야의 잔당들이 결성했다 생각되는 아마쿠다리는 네오사이타마 전역을 지배하에 두고 있지만 적은 교활하며 아무리 아마쿠다리 닌자를 고문해도 소우카이야처럼 조직의 비밀을 털어놓지는 않는다. 아마쿠다리 액시즈로 불리는 간부급을 찾아내지 않으면 조직의 규모나 본거지조차 알 수 없는 셈이다.


후지키도의 눈은 아득히 아래의 상업 LED 문자판에 특징적인 가타카나 문자열이 고속으로 흐르는 것을 인식했다. 낸시의 암호 메시지다. 해독한다. "제트 펑크스의 수령이 닌자 가능성." 협력자인 그녀는 암흑 비합법탐정 이치로 모리타에게 부탁을 하거나 정보를 이렇게 전해준다.


짧은 명상의 시간은 끝났다. 미혹을 이쿠사에 가져간다면 꼴사납게 죽고 말리라. 지금은 그저 닌자에게 죽음을....! "Wasshoi-!" 닌자 슬레이어는 모든 미혹을 떨쳐내고 뛰어오른다! 극채색의 네온 탁류 속으로!


 


◆◆◆


엔가와 스트리트에서 수킬로 떨어진 신축 맨션의 한 룸.


돗큐돗큐돗큐돗큐돗큐........실내에선 비인간적 사이퍼 테크노의 비트가 흐른다. "아이에에에에에-!" 그리고 비명소리! 깨진 창문으로 거센 바람이 불어와 형광블루 컬러 커튼을 조용히 흔들고 있었다. 오오, 나무아미타불! 어두운 실내에서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아이에에에에에에-!" 비명의 주인은 사이버 고스 DJ 토바츠였다. 그 목덜미를 한 손으로 잡고 매달아 올린 것은........ 데솔레이션! "놈이 있는 곳, 불어. 닌자 슬레이어를. 그 새끼를 죽일거야." 어둠 속에서 새하얀 사이버네 아이가 빛난다. "아이에에에에-!? 닌자 왜?! 그런 사람 모릅니다!"


"그 도죠깨기범." 데솔레이션은 혀를 차며 되물었다. "아이에에에에-! 그 양반의 연락처는 몰라요! 제가 부른 게 아니에요!" 거짓이 아니었다. 그날 받은 연락처의 정보는 토바츠가 오이시 스낵 봉지와 함께 병원 쓰레기통에 버렸기 때문이었다.


데솔레이션은 혀를 찼다. 살해당한다, 라고 토바츠는 직감해, 생존 본능으로 뉴런이 가속 "여......역시 알고있습니다앗-! 그러니 죽이지 말아주세요!" "얼른 불어." "그......그 놈과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전 문하생을 알고 있어요! 그 녀석이 탐정을 불렀다고요! 그 전 문하생의 거처, 압니다!"


고로시야는 전 의뢰인을 테크노 UNIX에 내던졌다. 사이버테크노 BGM의 울림이 멈추고 토바츠의 기침소리만 실내에 울렸다. "이......이걸로 용서해 주는거죠!? 당신.....고로시야 타기=상은, 일이 끝나면 의뢰인의 생활에는 난입하지 않는다......폴리시라고 들었는데...."


그랬던가 하고 타기 토와는 생각했다. 황폐 속에서 유일하게 남겨진 인간성의 파편을 손으로 더듬듯이. 그러나 토바츠의 눈과 태도를 보자 가슴에 맹위의 바람이 불며 사고는 물에 녹는 먹처럼 사라져버렸다. 복면과 탱크톱이 일체화된 흑색의 생성된 닌자 의복에 해골 같은 흰 선이 그려졌다. 


망가진 테크노 UNIX가 파직파직 불꽃을 튀기고, 그 닌자의 상반신과 무표정한 얼굴을 비췄다. "병신새끼, 내 이름은 타기 토와가 아니야. 난 말이야, 데솔레이션이다.......DESOLATION-!"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사신이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느껴지자 토바츠는 몰래 실금했다.


 


◆◆◆


 

닌자 슬레이어는 다시 스고이타카이 빌딩 옥상에 홀로 선다. 그 손에는 중세 흑사병 가면을 방불케하는 멘포를 쓴 닌자의 수급이 하나. 제트 펑크스 단의 배후에 있던 사악 닌자 슐리커의 목이다. 


방심할 수 없는 상대였다. 그것을 증명하듯 검붉은 의복은 누더기처럼 군데군데 찢어지고 그 안쪽의 육체엔 심한 상처가 있다. 슐리커는 강적이었기에 위험한 줄 알면서도 다시 나라쿠와의 공진상태에 들어가 버렸다. 신중한 방법을 쓸 수도 있었지만 그에게는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어째서 시간이 없지.....?" 아득한 저편 소용돌이가 떠 있는 서쪽 하늘을 노려보며, 후지키도는 눈살을 찌푸렸다. 며칠전부터 가슴에 싸여 있는 이 불온한 초조감의 정체는 무엇일까? 얼굴 앞에서 주먹을 쥐고 자문한다. ".......데솔레이션." 그 위험 닌자를 죽이는 것을, 계속 질질 끌고 있었던 것인가. 


아니, 그 사내는 이미, 아마쿠다리의 손에 처리됬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왠지, 그렇게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도 뒷골목에서 시민들이 살해당하고 있다........ 한번 더, 그 흉악 닌자를 찾자. 스시를 먹고 이불에 들어간다는 선택지를 버리고 만신창이의 후지키도는 일어섰다.


그 때! 하계의 LED 문자판에 낸시의 암호가 흘렀다. 후지키도의 닌자 동체시력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해독을 시도한다. "데솔레이션의 거처를 알았으니 이전의 도죠에 와 주시길.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 아키라가." 닌자 슬레이어는 초조한 마음으로 네온의 탁류에 뛰어든다!


"Wasshoi-!" 마루노우치 스고이 타카이 빌딩 최상층에서 급강하 한 닌자 슬레이어는, 중계층에 내밀어진 장대에서 대차륜 회전을 시전해 저공 비행을 실시하고 있던 소형 코케시 체펠린 위에 착지했다. '''......이것은 함정이다. 뻔한 함정......''' 그 위에서 뛰고, 다른 빌딩으로 날아간다.


'''오만함이었는가.....? 닌자 슬레이어로서가 아니라 탐정으로서 도죠깨기를 실시해 문하생을 해방시키는 것 따윈......" 검붉은 닌자는 깊은 고뇌와 함께 츠치노코 스트리트의 빌딩을 뛰어 넘었다. '''그저 갑자기 나타나서 데솔레이션을 슬레이하면 그만인 일을......''''


누구에게도 그 모습을 보이지 않고 그는 네오사이타마의 밤을 건넌다. 초면이 아닌 골법 도죠 빌딩이 가깝다. 서둘러야 한다. 돌풍이 몰아친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도약해 상공을 나는 참치 체펠린의 배에 후크 로프를 걸고 공중그네를 방불케하는 움직임으로 하이웨이를 뛰어넘는다!


KRAAAASH-! 닌자 슬레이어는 키리모미 회전하며 암흑 골법 도죠의 강화 후스마창을 뚫었다. 슐리커와의 일전에서 입은 다리의 상처가 아파오며 강철 멘포 안쪽의 얼굴이 찌푸려진다. 피의 얼룩이나 총탄 자국이 남은 타타미를 앞으로 굴러, 빈틈없는 살짝 앉은 자세를 취한다. 섬뜩한 정적이 그곳에 있었다.


"아키라=상......어디에 있는가.....!" 닌자 슬레이어의 목소리가 황폐한 도죠의 자리에 울려퍼진다. '반칙한다' '무도한' 등이 적힌 노보리는 기울고 창문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끼익끼익 녹슨 소리가 난다. 툇마루에서는 부서진 텅스텐 봉보리등이 파직대며 불곷을 튀기고 있었다.


사악한 닌자 소울이 느껴진다. 닌자 슬레이어의 눈에 증오의 불꽃이 타오른다. 오늘 밤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후지키도는 모든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보고 싶었다, 닌자 슬레이어=상. 그 병신은, 토바츠=상과 사이좋게 오탓샤 시켜주었지." 어둠 속에서 닌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요컨대, 네놈을 유인해서 쳐죽이기 위해 말이야, 닌자 슬레이어=상. 그녀석은, 죽여달라 빌었지....." 어둠 속에서 텅스텐 봉보리 등이 파직 명멸하고, 황폐한 도죠의 안쪽에서 데솔레이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살인직업과 폭위가 하카마 의복을 입은 듯한 모습의 사내였다.


데솔레이션은 찢어진 창호문을 나른하게 걷어차고 문하생의 시체를 휴지 조각처럼 툇마루에서 내던졌다. 다시 불꽃이 튀며 해골 모양의 소울의복에 감싸진 그의 상반신과 머리를 비춘다. 닌자 슬레이어는 적을 노려보며 말없이 걸었다. 강철 멘포에서 지고쿠를 방불케하는 증기를 뿜어내며.


축삼 아워를 알리는 종이 네오 사이타마의 밤에 울린다. "도-모, 데솔레이션=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검붉은 닌자가 아이사츠하고, 주 짓수를 취했다.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데솔레이션입니다." 타락 무도가도 골법도를 취했다. 양자의 거리는 타타미 5장.


호흡을 가다듬고 서로 노려본 채 닌자 슬레이어는 적의 모습을 샅샅이 살핀다. 적 역시 부상상태로 보인다. 하체는 흑색 하카마, 상반신은 고무 같은 검은 탱크톱과 복면이 일체화되었다..... 이른바 유도 킬러라고 불리는 류의 고무도 복장이다. 소매도 옷깃도 없어, 주 짓수를 어찌해야 할지 어렵다.


"그대를 죽이겠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어차피 내 목숨줄은 길지 않아...... 아마쿠다리 야쿠자 새끼들이 끈질기거든. 그 전에 네놈을 죽이겠다 길동무로." 데솔레이션은 내뱉듯 말했다. 총의 조준선을 맞추듯이, 전방에 내민 오른쪽 손바닥을 상대의 보디 센터 연장선상에 포개며. 


"고로시야와 암흑무도가의 긍지를 하이쿠로 읊고 세푸쿠라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것조차 못하는 겁쟁이 닌자가 있다고 하더군." 닌자 슬레이어가 내뱉었다. 적은 동요하지 않는다. 간격을 좁힌다. 타타미 4 장. 죽음의 메타포. 마지막 종소리. 상공에 접근하는 무장헬기. 강하하는 아마쿠다리 액시즈의 자객.


아마쿠다리의 중추가 파견한 가공할 수족, 시즈케사와 섀도우 드래곤이 골법 도죠의 지붕을 뚫는 것과 거의 동시에, 양자는 움직였다! "이얏-!" 돌격하는 닌자 슬레이어. "살풍경-!" 킬링필드 짓수를 발동하는 데솔레이션. 나무아미타불! 둘은 홀연히.....사라졌다!


".......이것은......." 닌자 슬레이어는, 데솔레이션이 형성한 모노크롬의 살풍경 황야에 끌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의 검붉은 닌자의복도 빛을 잃었고, 다만 쓸쓸한 바람이 황야와 자신의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영혼이 *야스리로 어루어만져지는 듯한, 사츠바츠한 바람이었다. (칼가는 도구)


"좆같은 방해꾼 새끼들은 여기에 못들어오지..... 자, 가라테 하자고. 거침없이. 하나가 뒈질 때까지 가라테다....." 데솔레이션은 골법도의 자세로 다시 들어갔다. 검은 고무 모양의 멘포가 세로로 약간 늘어난다. 백골이 웃고 있는 듯했으나, 그의 하얀 사이버네아이에 표정은 없다. 


'''후지키도여.....! 이 의복...... 놈에게 빙의한 닌자 소울의 정체는 코로스 닌자 클랜의.......''' 내면의 닌자 소울이 경고한다. 하지만 나라쿠의 목소리는 녹슨 프로파간다 음성탑의 노이즈를 방불케하며 점점 멀어져 갔다. '''.....아치 닌자 소울.....'''

 

나무아미타불! 적은 막강한 아치닌자의 소울 빙의자! 게다가 수수께끼 같은 짓수에 의해, 나라쿠의 힘이 봉인되었다! 어떻게 해야하는가? ......답은 명백하다, 가라테만이 있을 뿐! "이얏-!" 닌자 슬레이어는 돌진한다! 마른 참억새의 그늘에선 아키라가 자랑스러운 죽음의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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