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걸, 원・보이] #2
"대충 알겠어." 블레이즈는 찌푸린 얼굴로 오징어 케밥을 씹었다. "......맛 없네." 모래사장에 던져 버리니, 0과 1의 은색 모래 물보라와 오징어가 서로 녹아 하나가 되어 사라진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은색 그림자 같은 닌자는 모닥불 너머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맛을 재현하는 것은 어려워." "그러면 무리해서 만들지를 마."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 닌자는 말했다. "뭐랄까 이렇게...... 문명스러운게 있어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오징어가 문명?" 블레이즈는 멀찌기에 있는 포장마차를 보며 기가 막히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야기를 되돌린다. "길드, 없어져 버렸네." "그런 셈이 되는군." 닌자는 대답했다. "이쿠사 배틀이다."
"속이 시원하네." 블레이즈는 침을 뱉었다. "......" 닌자는 그녀를 보았다. 블레이즈는 어깨를 웅크리고 "나를 굴러다니는 돌(* 원문은 코케, 이끼) 취급했으니까 말이야. 신세졌던 녀석도 이미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것 같고." "그런가." 닌자는 말했다. "쌍둥이 닌자와 아는 사이지?" "앰버서더=상 말이야?" "지금은 쿄토에 있어."
"흐응." 블레이즈는 어두운 바다를 보면서, "페이탈=상은?" "아- 그 녀석도 있었지." 닌자는 중얼거리며 "아마 살아있지 않으려나......" "엄청 싫었어, 그 네에쨩(* 언니)!" 블레이즈는 구토하는 흉내를 해보였다. "뭐, 좋아. 아무튼 정리하자면, 우선은 잘 곳을 확보해야 하는거지?" "그렇지."
닌자는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 다음은, 장기 목표다." "......" 블레이즈는 한숨을 뱉었다. "당신이, 여기서 나가." "그렇지." 닌자는 끄덕였다. "저기 있지...... 실제 그......" 닌자가 말하려는 것을 블레이즈는 가로막고 일어섰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잖아?" "뭐, 그렇지." "그러면 어쩔 수 없잖아!"
블레이즈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모래를 발로 차며 "이렇게나 서로 얼굴을 맞댄 사이인데 하나하나 똑같은 불만 계속 얘기해서야 어디 살겠냐고! 하지만 방법을 알게 되면 얼른 나가줘! "그야 그렇지! 그 방법을 모른다는게 문제지만......" 은색 닌자는 말했다. "어떻게든 하겠어. 긴카쿠 라던가...... 이것 저것 조사해 볼 것은 있어."
"어째서, 조금 전에 날 멈춰 세운거야?" 블레이즈는 은색 닌자를 돌아 보았다. "멈췄다고?" "멈췄잖아! 내 화둔을!" "아-" 은색 닌자는 끄덕였다. 닌자는 적대자를 죽이고 상처 입히는 것에 일말의 주저함도 없다. 그도 그렇다. "뭔가 야바이라고 생각했더니, 멈춰졌어......" "아아?"
"아니, 나라고 해서 그렇게 수리수리 마수리하고 자유롭게 너에게 들어갔다 바뀌었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설명 했잖아. 그 부분은! 그러니까 내 탓이긴 하겠지만, 직감적인, 무의식적인 개입이야. 잘 모른다구!" "퍽(Fuck)!" 0100101011101…… "어이! 일어나, 가게 닫는다고."
블레이즈는 카운터에 엎드려 자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용수철 처럼 튕기듯 일어나니, 바닥을 대걸레로 청소하던 더블 모히칸 스타일 스태프가 놀라서 넘어졌다. 홀에 조명이 들어와 있다. 새벽 4시다. 이미 다른 손님의 모습은 없다. "아? 끝?" "어." 오너는 웃어 보였다. "어린애 처럼 푹 자던데."
"또 올게. 나, 한가하니까." 블레이즈는 머리를 긁었다. 오너는 끄덕였다. "다음주면 폐점이지만 말이야." "폐점? 난데?" "최근 이 근처에 대해 압박이 심해졌어.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야. 맛포의 난입." "맛포? 최근?" "얏코법인지 뭔지 하는 거야." 더블 모히칸 스태프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5명 이상의 사람이 심야에 모일 때는 사전에 신고서가 필요하대. 퍽 오프(Fuck off)!" 더블 모히칸 스태프는 키츠네 사인(* 코믹스판 낸시도 종종 하는 그 손동작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는 것 보다 그윽하다.) 을 취해보였다. 오너는 말했다. "빌어먹을 법률이지. 아직 본 의결은 되지 않았지만 맛포는 지금부터 그걸로 트집을 잡고 나서고 있어. 눈에 찍히면 아무래도 영업을 유지하는 건 무리지."
"웨-" 블레이즈는 얼굴을 찡그렸다. "뭐야, 그게. 답이 없네." "어딘가 다른 곳을 찾아야지. 나는 이미 나이도 나이인지라, 이제 은퇴하려고." 오너는 블레이즈의 어깨를 두드렸다. "대신 다음주 최후의 마츠리(* 축제)는 와도 후회하지 않을걸, 우리집과 인연이 있는 놈들은 전부 모일거야!"
"아베 잇큐라고!" 더블 모히칸 스태프가 말했다. "진짜라니까!" "아베 잇큐?" 블레이즈는 머리를 갸웃했다. "아? 왜 이제 와서? 애초에 시게키를 대신할 사람이......" "시게키의 동생이 할거야. 14새. 소년원에서 출소했어." "동생?" "아베 잇큐만이 아니야. 타케시도 올지도 몰라." "타케시!"
타케시는 하드코어・야쿠자 밴드 '케지메도'의 보컬리스트다. 가운데 손가락만 빼고 모조리 케지메한 그는 말하자면 펑크의 리빙 레전드(* 살아있는 전설)이었지만...... "계속 실종된 상태인 줄 알았는데, 돌아왔어? 그런 일이 일어난건가!" "아니......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목격정보가 엄청나!"
더블 모히칸 스태프는 기운이 넘쳤다. "케지메도와 『벽』은 뗄레야 뗄수가 없지...... 만약에 타케시가 살아있다면 반드시 올거라고 정해져 있어. 끝을 맞이해주기 위해서!" "웨-" 블레이즈는 놀라움을 담아 말했다. "좋은 타이밍에 눈이 뜨였는걸." "그래, 폐점시간이다." 오너가 그녀의 말을 착각하고 박수를 쳤다.
◆◆◆
'히-토리-, 꼬마키타네-......'(* 인살 세계관 여기저기서 나오는 노래. 정체는 일본 헤즈도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지미의 방식이다.' '치마키(* 찹쌀을 삼각형으로 만들어 잎으로 싸서 찐 음식) 밤의 키바레・스트리트는 낮보다 3배 시끄럽다. 번화가의 네온, 포주, 오이란 간판...... 이 구역의 패트롤을 맡은 맛포는 특히나 경계가 철저하다. 쓰리맨 셀(3인 1조)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무장으로 맛포 건 강탈, 경찰수첩 강탈사건에 대비한다.
"끄윽-. 꺼억-." 세 사람 중 중앙, 트림을 짜증나게 계속 하는 살찐 맛포는 기본 무장만이 아니라 가시가 달린 제복 모자, 풀어 헤친 셔츠에서 튀어나온 가슴털, 진흙같이 탁한 악의의 덩어리 같은 눈빛, 모든 것이 합쳐져 위험인물의 아트모스피어를 숨기지도 않고 드러내고 있다.
양쪽의 두 사람은 통행인에게 거친 시선을 보내면서, 때때로는 흉악 맛포쪽을 보며 비굴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짤랑짤랑 삐용삐용-...... 빠찡꼬 가게의 개폐식 자동문에서 일정 간격으로 들려오는 아타리(* 당첨) 알람음. 흉악 맛포는 두꺼운 입술을 내밀었다. "어이. 저놈이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쵼마게(* 일본 상투)를 한 긱(* Geek, 괴짜, 오타쿠) 청년.
"요로콘데-!" 두 사람은 재빠르게 끄덕이고, 한 순간도 막힘 없는 동작으로 쵼마게 긱 청년을 양쪽에서 확실히 잡았다. "아이에에에!" "끄윽-." 흉악 맛포는 경봉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두드리며 웃었다. 쵼마게 긱 청년은 양쪽의 맛포를 번갈아 쳐다본다. "저기, 무슨 일이신가요?" "무슨 일이고 자시고-!"
"너, 우리를 보고 움찔......했겠다?" 흉악 맛포는 껌을 입에서 뱉어 쥐고, 벌벌 떠는 쵼마게 긱의 미간에 지긋이 눌렀다. "아이에에에! 그런......" "찔리는 일이 있으니까 움찔한 거야. 에에? 우리들은 시민의 편이다...... 왜 무서워 했지? 무조건 수상해. 그렇지?" "정말 그렇습니다!" "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안했어요!" "아무것도 안했다고-?" 흉악 맛포는 노려보았다. "그런 질문 한 적 없는데? 무언가 나쁜 일 하셨습니까, 라던가, 질문 한적 있나? 안했는데도 그렇게...... 자발적으로 나불나불...... 설마 너, 터무니 없는 일을 꾸미고 있는 것 아니야? 수상한데." "정말 그렇습니다!" "습니다!"
통행인들은 질문하는 광경을 슬쩍 보고선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피했다. 공포와 치욕으로 쵼마게 긱 청년의 얼굴은 파랗게 질렸다. 지나치는 사람들 중에는 스모토리를 은퇴한 터프한 갱 집단도 있었다. 4인조인 그들 전원이 칼집도 없는 카타나(* 일본도)를 두 자루씩 쥐고 위압적으로 휘두르며 다닌다. 맛포 3명은 그것을 가볍게 무시. 긱에게 집중했다.
"네에쨩! 전후 시켜줘!" "아이에에에!" 길을 가는 오이란을 스모토리 갱이 카타나로 협박한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오이란을 갱 집단은 비웃으며 쳐다본다. 그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본 맛포는 이를 완전무시! 쵼마게 긱을 쿡쿡 찌르며 "가방의 내용물, 도로 위에 전부 부어라. 확실히 확인해주지." "아이에에에!"
긱 청년은 오열하면서 "대체 무슨 권리로......" "우리들은 시민생활을 지킬 의무가 있다!" 흉악 맛포는 긱을 가로막으며 "떳떳하다면 할 수 있을 거다, 그렇지? 애초에 너 같은 음침한 녀석이 가장 위험해! 사이코의 온상이다! 알고 있는거냐? 임마!" "정말 그렇습니다!" "습니다!" "아이에에에!"
울면서 노트 종류와 문방구를 꺼내는 쵼마게 긱을 모멸적으로 내려다 보면서 흉악 맛포는 다른 두 사람에게 말했다. "이런 식으로 빠릿빠릿하게 하는거다. 알겠지? 팍팍 패트롤 포인트가 모여서 출세가도!" 억센 털을 덥수룩한 양 팔을 과시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배우도록!' 비열한 대화를 숨기지도 않는다!
쵼마게 긱이 가방의 내용물을 전부 꺼내자, 흉악 맛포는 그것을 스파이크 달린 신발로 밟으며 신분증명서의 카피를 땄다. "이상 어없음. 협력 감사!" 그리고 다시 걸어간다. 두 사람의 맛포가 옅게 희죽이며 따라 나선다. 긱 청년은 도로에 웅크린 채 벌벌 떨며 움직이지 않는다.
나무아미타불...... 이 무슨 횡포! 그러나 그가 가는 곳에서 이런 종류의 행위는 챠메시・인시던트(*)인 것이다. 그야말로 흉악 맛포의 참맛을 속속들이 아는 이 남자는 사실 닌자이기도 하다. 그의 숨은 이름은 킹핀! 다음달 전환배치를 앞두고 그 악행은 점점 더 선을 넘고 있었다!
(* 日常茶飯事, 일상다반사. 茶(챠, 차)飯(메시, 밥) 즉 茶飯(다반)이란 단어를 살린 그윽한 코토와자다)
"저 긱 자식, 드라이버라도 가지고 있었으면 좀 더 즐길 수 있었을 텐데." 껌딱지 처럼 붙은 맛포 중 하나가 방금 전을 떠올리며 말했다. "아니면 만화책이라도. 대체 뭡니까, 노트라니. 최악급 성실맨 이잖아. 분위기 좀 읽어! 란 거죠." "꺼어어어억." 킹핀은 귀를 후비며 트림한 후 방귀로 대답했다. 옆길로 들어간다.
초라한 길거리에 스킨헤드 스타일인 작은 몸집의 남자가 서서 비굴한 눈으로 킹핀 일행을 보았다. 그의 옆에는 '굿 아가씨' 라 적힌 핑크색 간판이 있다. "도-모. 킹핀=상!" 작은 몸집의 남자는 정중하게 오지키했다. 그리고 공손히 봉투를 내밀었다. "이번달 분입니다!"
"성실하게 일하고 있지? 준법하고 있나? 으응?......에-또, 뭐였더라, 이름이." 킹핀은 한장씩 손가락을 햝으며 만단위 지폐를 센다. "샤마코다. 샤마코." "엄청난 인기입니다. 덕분에요." "당연하지." 킹핀은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안목이 있다고, 나는." "정말로 그렇습니다!"
"샤마코는 곧 인기 1위 등극 예정입니다." "닦아야 빛이 난다. 그런 여자는 물건이야. 알겠나?" 킹핀은 주변의 껌딱지들을 되돌아 보았다. 그리고 다시 포주를 본다. "이 녀석들이 내 대신에 이번부터 여길 관리할 거야. 지점장과 지점장 보좌다. 크흐흐. 알겠는가?" "하이!" 포주는 다시 오지키한다.
포주와 껌딱지 두 사람이 명함을 교환하는 것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킹핀은 계단을 오른다. "즐겨주십시오!" 포주가 소리 높여 외쳤다. 나무아미타불...... 이 가게에서 봉사하는 오이란들은 킹핀이 강제로 체포・보호 명목으로 약점이 잡힌 여자들이다. 이 수법은 그의 메인・비즈니스 중 하나인 것이다.
전환배치 시즌 때마다 그는 빠짐없이 부하 맛포를 '지점장'으로써 자신의 입김이 닿는 암흑점포의 관리를 인계했다. 네오 사이타마 곳곳으로부터 그의 구좌로 불로소득이 매월 흘러들어 온다는 계산이다. 그는 닌자지만 폭력은 어지간한 일이 아니라면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맛포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맛포 권력이라고는 하나 그의 '분별법'은 매우 주의 깊고 그 나름대로의 일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지배라고 부르기에는 째째한 소악당스러운 비즈니스이며 그것이 그의 독특한 위치를 구축하여 그곳에 서있게 한다. 그러나 이 비즈니스에 짓밟히며 지고쿠 헬을 보는 시민의 수에 이르면...... 닌자의 소행!
"좀 더 후두려 패고 싶은 기분인데...... 어디 없으려나...... 화끈하게 저지를 만한......" 경봉으로 손바닥을 두드리며 킹핀은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좋은 동네였어, 쓸쓸해 지겠구만...... 기분 나쁜 꼬맹이놈들, 터프가이 기분 내는 녀석들...... 반항적인 놈들...... 모처럼이니 즐기지 않으면...... 크흐흐......!"
킹핀이 도착한 것을 발소리로 깨달은 오이란들은 각자의 작은 방의 장지문 너머에서 일제히 긴장감에 몸을 굳혔다. 사악한 맛포 닌자는 닌자 청력으로 그것을 깨닫고 야비한 웃음을 띄운다. "어떤 년으로 할까나......" 그의 발이 멈췄다. 장지문에는 [비와요 : 펑크스러움, 아름다움] 이라 적혀있다.
"펑크족......" 그의 사악한 뉴런에 영감이 번뜩인다. "어젯밤 아호(* 바보)들이 적발된 기분 나쁜 가게가 있었지, 펑크족 놈들의...... 크흐흐, 쓰레기 꼬마들을 술렁술렁하게 해줄까...... 보여줘 볼까! 어른의 권력을!" 탕! 기세 좋게 장지문을 열어 제낀다! "아이에에!" "즐겨보자고!"
닌자 슬레이어 Twitter 계정 (https://twitter.com/njslyr)
diehardtales 가이드라인 (https://diehardtales.com/n/n96e186db18ff)
본 번역은 공식 번역이 아니며, 일체의 수익성 활동은 없다. 알겠지?
킹핀이라는 이름을 듣고 눈먼 닌자 (줄여서 눈자) 데어데블=상이 떠올랐던 것이와요.
혹여 아직 데어데블=상의 활동사진을 보지 않은 독자제형이 있다면 꼭 한번쯤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드리와요. (스핀오프인 퍼니셔는 제끼셔도 무방하와요.)
그러면 카라다니키요츠케테네~
각종 오타 / 오역 / 어색한 문장 등 제보 늘 감사하와요 저는 이제 1편 고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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