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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 마스커레이드 오브 닌자 (Masquerade of Ninja) #1

더라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4.18 13: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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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커레이드 오브 닌자 (Masquerade of Ninja) #1



"하이얏-!" 쿵푸・샤우트를 쩌렁쩌렁 울리며, 청룡도를 든 남자는 채리엇(* 전차)의 측면을 박차 전방회전으로 뛰쳐나와 전장으로 도약했다! 따단-! 그의 이름은 션・리우・베이! 그 남자를 말살시키기 위해, 로마 황제와 동맹을 맺은 드래곤・엠페러의 군세가 보낸, 강력한 쿵푸・마스터인 것이다!



"이얏-!" 그 남자가 바스타드 소드를 한번 휘두를 때 마다, 4명의 로마 보병이 피가 담긴 부댓자루 마냥 탈바꿈되어 썰려 날아가, 사막 위에 뒹군다! 그 중 한명이 리우・베이의 눈 앞에 날아든다! "하이얏-!" 리우・베이는 눈 앞에 날아든 로마 병사의 시체를 걷어차 그대로 짓밟고서 웃으며 그 남자를 도발적으로 노려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았다. 뜨거운 모래를 달구는 태양이 청룡도와 땀방울에 이글대며 반사된다. 리우・베이는 이 청룡도와도 같이 충분히 단련된 사나이다. 머리는 변발. 상반신은 맨몸. 하반신은 오렌지색 바지와 쿵푸 슈즈.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쿵푸가 온몸에서 흘러 넘친다.



"제가 가겠습니다. 이얏-!" 사도(使徒) 중 한명, 제이콥이 리우・베이에게 덤벼들었다! 청룡도의 일격을 피하고, 옆쪽으로 파고 든다! 그러나, 한순간의 재빠르고도 멋진 솜씨! "하이얏-!" 리우・베이는 청룡도의 칼집으로 안면을 후려치고, 적의 머리를 왼쪽 겨드랑이로 붙잡아 발뒤꿈치로 얼굴을 리드미컬하여 3연속으로 짓밟는다! 집어던진다! "끄악-!" 



리우・베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도발적인 미소를 짓고서 손짓했다. 제이콥은 일어나 다시 덤벼들려고 했다. 그러나 "네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바스타드 소드를 든 그 남자가 사도의 어깨를 강하게 붙들고서 뒤쪽으로 당겼다. 로마 보병들은 멀리서 그들을 에워싸고 원형진을 짠 상태로, 숨쉬는 것도 잊은 채 싸움이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얏-!" 남자의 양팔에 기운이 끓어오르며, 바스타드 소드를 휘두른다! 한번 휘둘러 로마 황제의 병사 네명을 쓰러뜨린, 골고다의 수호자들조차 베어버린 그 무거운 검격을! "하이얏-!" 리우・베이는 옆으로 누운 8자를 그리듯이 청룡도를 휘둘러 이 공격을 받아내어 버틴다! SWASH! SWASH! SWASH! 불꽃이 튄다!



"이얏-!" "하이얏-!" 두 사람의 무기가 정면에서 격돌하고 부서져 흩어진다! "빠옹-!" 거기에 폭주한 코끼리 전차다! 아부나이! 그러나 두 사람은 그대로 코끼리 위로 뛰어 올라, 격렬한 카라테 주고받기가 시작되었다! "이얏-!" "하이얏-!" "이얏-!" "하이얏-!" "이얏-!" "하이얏-!" 



"하이얏-!" 리우・베이의 날랜 킥이 그 남자의 오른쪽 뺨에 꽂힌다! "끄악-!" "하이얏-!" 계속해서 오른발 돌려차기가 왼쪽 뺨에! "끄악-!" 뒷걸음질은 쳤으나, 아직 그 남자는 쓰러지지 않는다! 그 순간이다! "이걸!" 채리엇을 빼앗은 사도 사이몬이 날뛰는 코끼리와 나란히 달리며 자신의 롱 소드를 던져 건넨다!



롱 소드는 뱅글뱅글 회전하면서 하늘로 춤추듯 날아올라... 그 남자의 손으로! 형세역전이다! "이얏-!" "끄악-!" 검격이 리우・베이의 가슴을 대각선으로 베어 찢었다! 피보라! 그러나 이를 악물고서 아직 쓰러지지 않는다! "이얏-!" 그 남자는 마무리 일격으로 킥을 휘둘러 적을 코끼리에서 떨어뜨린다! "끄악-!"



"끄악-!" 미쳐 날뛰는 코끼리 전차에서 떨어진 리우・베이는, 뒤에서 따라오던 로마식 채리엇에 의해 날려져 단말마를 외치며 모래 먼지 속을 구르며...... 절벽으로 굴러 떨어지기 시작한다! 나무아미타불! 대본엔 없다! "아이에에에에에에에에! 컷! 컷-! 절벽으로 떨어진다!"



"아이에에에에에에! 대본이 바뀐 줄로만 알고!" 숨을 삼키며 지켜보고 있던 조감독도 안색이 바뀌며 감독과 스태프들과 함께 절벽을 향해 나란히 뛰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뜨겁고도, 과거 유래가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였기 때문에 촬영 멤버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계속 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냐! 리우・베이는 여기서 죽고 대머리독수리에게 쪼아먹히는거다!" 감독은 노성을 질렀다.



"왜 절벽이면 안되는 겁니까!?" "그런 식으로 퇴장하면 어떻게 봐도 속편에 나올 것 같잖아!" "하지만... 지금 컷은 최고였습니다!" 조감독이 숨을 헐떡이며 뛰면서 말한다. "그건 동감이다!" 감독이 외친다. "지금 그 컷은, 어떻게 해서든 살린다! 각본을 다시 써서라도! 혹시 실제 죽었더라도 쓸거야!"



촬영 멤버들이 안색이 바뀐 이유는 물론 몇가지가 더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리우・베이 역할을 맡은 배우가 그 자신의 연기 철학에 따라 스턴트맨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네오 사이타마 출신의 젊은 액션 배우 젯트・야마가타 본인이 지금 말그대로, 절벽에 떨어져 버리고 만 것이다!



"아이에에에에!" "지금 이거 그 친구 목소리 아니야!?" "좋았어, 안전망인가!?" 감독은 절벽에 얼굴을 내밀어 들여다보고선 눈을 의심했다. 그리고 외쳤다! "빨리 로프 던져서 도와줘! 카메라 돌리고!" "빨리 좀 해줘! 머리가!" 야마가타는 절벽에서 튀어나온 나뭇가지에 변발이 걸린채로, 안전망 조금 위쪽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내 머리가!"



즉시 로프를 아래로 던져서 야마가타는 구조되었다. "내 머리는 빠지지 않았나!?" "놀래키기는!" 그 남자 역할을 맡은 배우가 뛰어 와 그의 어깨에 기대어 웃으면서 걸었다. 그 뒤에도 시사회 전용 NG씬 모음이나, 그 남자 역할 배우가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무대 뒤 씬 등이 이어지며 스탭 롤이 끝났다.



짝짝짝짝짝......! 마루노우치・스고이타카이 빌딩의 프리미엄 시사홀 안에 박수와 웃음 소리가 흘러 넘친다. 그러나 열광에 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손님들의 태반이 업계관련자거나 배우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오락영화 지저스・시리즈! 이번 편도 대히트 확실한!" 은색 나비 넥타이를 맨 사회자 남자가 위세 좋게 외쳤다.



여러 명의 턱시도를 입은 거물들이 한명씩 교차로 등장하여 연공서열순으로 연설을 했다. 마지막에 등장한 것은 금장식이 들어간 선글라스를 낀 젯트・야마가타. 머리 스타일은 투블럭컷으로 돌아와 있었다. "머리는요?" "보시는 대로 무사합니다. 순식간에 인기가 없어질 뻔 했죠." 회장에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피어났다.



"갑자기 각본이 다시 쓰여서, 속편에 리우가 재등장한다는 소문도 있는데요......!" "네, 실제 운이 좋았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씬에서 스턴트맨을 쓰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저는 액션배우니까 모든 것이 연기입니다. 모든 것을 진짜로 보여주고 싶어요. 변발도 실제 머리를 깎았기 때문에...... 구사일생 한거죠, 그쵸?" 웃음과 박수!



" 그 사고 뒤에도 상처 하나 없이, 밤에는 홍등가를 찾았다는 소문도 있는데요?" "거짓말이에요, 거짓말. 좀 봐주십쇼. 며칠간 침대에 누워서 안정을 취했습니다." "진짜로? 당신의 움직임은 마치...... 닌자 같은데요?" "풉! 닌자라뇨! 어처구니가 없네요!" 야마가타는 웃었다. 선글라스 아래에서는, 날카로운 눈이 회장 안을 관찰했다.



마침내 라이브・마구로(*참치)・쇼와 오스모우・쇼가 시작되자 장내는 환담 분위기로 들어섰다. 대형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는 최신작에게 신경을 쓰는 이는 아무도 없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영화 없계의 신사숙녀들과 허술한 점이 일체 없는 비즈니스맨들이 한손에 글라스를 들고서 서로 속을 떠보는, 공허한 마스커레이드(* 가면극)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하하, 도-모, 도-모" 야마가타도 글라스를 한손에 들고, 마구로・스시를 씹으며 많은 이들에게 아이사츠를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스타덤에 이제 막 오르려고 하고 있다는 예감을 받았다. "훌륭한 연기였어요, 야마가타=상" 가련한 미녀가 그를 불러 세웠다. 지금까지는 이런 기회를 누구 하나 주지 않았다.



"당신은......!" 야마가타는 목에 걸린 스시를 글라스의 강한 사케로 삼켰다. 그녀는 그윽하게 웃었다. 하양과 파랑으로 된 프릴 드레스를 입은, 고귀하고도 젊은 거물 여배우. 오염된 대기와는 인연 하나 없는 청초한 아트모스피어를 몸에 휘감고서, 이미 잃어버린 겨울의 맑은 하늘 같은 고상함을 뿜어내는 그녀의 이름은 쿠미코・사카이.



쿠미코와 야마가타는 본래 배우로서의 격이 다르다. 스시로 치자면 토로(* 참치 대뱃살)・스시와 타마고(*계란) 정도로 다르다. 게다가 일간 코레와의 저속한 추문 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급속히 액션 배우로서 재능을 꽃피운 젯트・야마가타는 벼락성공한 신출내기로, 과거 경박하고도 수치심 모르는 플레이 보이였다고 한다.



그런 두 사람이 아이사츠를 하고, 명함을 교환하고 있다. 이것은 사건이다. 즉 이번 작품에서 야마가타는 반드시 뜨게 될 것이라고 쿠미코도 판단했다는 뜻이다. "당신에게 흥미가 있어요." "저는 그저 경박한 남자에 지나지 않아요." "대중에게 알려진 정보 따위 맞는 일이 없죠." 쿠미코의 눈동자는 빨려들것만 같이 매혹적이다. "과연, 그렇군요......"



두 사람은 짧게 환담을 주고받은 뒤, 쿠미코는 다음 일요일에 야부사메(*)・파티에 에스코트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신, 승마는 할 수 있나요?" "하이, 저는 액션배우니까요." "제가 말에서 떨어질 것 같은 순간에는요?" "리우・베이처럼 뛰어 올라 도와드리도록 하죠." 야마가타가 웃었다. 쿠미코도 웃었다. "그러면 다음 일요일에 만나요"


(* 야부사메 : 말을 달리면서 화살을 쏘아 과녁을 맞히는 무예)



"헤에, 다음 일요일 말이지......" 갑자기, 붉은 머리카락에 검은 드레스를 입은 여배우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 몸놀림은 마치 표범처럼 유연하였다. 그녀의 이름은 무네코・시마타다. "너무한 것 아니야? 야마가타=상, 다음 일요일에는 선약이 있는 것 아니었어......?" "아이엣!" 야마가타의 얼굴에 땀이 흐른다!



나무삼! 이것은 더블 부킹이다! "앗차! 다음 일이 있어서, 오늘은 이걸로 시츠레이(*실례)......!" 야마가타는 쓴웃음을 지으며 두 여배우의 얼굴을 번갈아 보고서 뒤로 물러섰다. "어이, 야마가타! 야마가타-!" 그 말썽을 보고서, 소속사무소의 사장이 인파를 헤치고 다가왔다.



사장은 술과 분노로 얼굴에 홍조를 띄우고 있었다. 야마가타가 다음 계약 사인을 주저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직전에 알았기 때문이다. "어이, 야마가타-! 왜 갑자기 휴가 따윌 쓴거냐! 시간벌이 하는거지! 야마가타-! ...... 얼레?" 사장이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그의 모습은 없고, 조용히 서로 불꽃을 튀기는 두 여배우만이 남아있었다.



"어때, 저놈이 어떤 놈인지 알겠어? 저놈은 우쭐해진 경박한 남자야, 조심하도록 해, 아가씨" 무네코는 강한 진을 단숨에 들이키며 말했다. "그런 법일까요? 오히려 자신의 일에 열심인 남자로 보이는데요" 쿠미코는 프릴이 달린 부채로 입가를 가리고서 싸움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그 표장이나 말투는 여러개의 가면을 뒤집어 쓴 것만 같다.



"욕망에 열심이라는 의미야?" 무네코가 웃었다. "아뇨, 연기에 대해서 말한 거에요. 실제 정말로 미스테리어스. 분명 무언가를 감추고 있어요" "하! 그 녀석의 본성이라는 건 결국 굉장히 폭력적이고 단순한 남자라고"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서로 알고 지난지가 꽤 길거든, 아가씨" "어라, 그러시군요. 그렇다면 당신의 눈이 옹잇구멍인건 아닌가요?"



나무아미타불! 웃는 얼굴을 유지한 채 자존심과 자존심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무시무시한 여배우들의 싸움! (......오오, 무서워라 무서워...... !) 그녀들의 목소리를, 그리고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과 말도 안되는 규모의 금액을 서로 속삭이는 것을 놀라운 청력으로 들어서 구별하며, 야마가타는 마침내 뒷문에 도착하여 한숨을 내쉬었다.



야마가타는 미리 준비한 빈티나는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파티 회장을 떠났다. 파파라치가 몇 명, 그리고 사립 탐정이나 야쿠자라고 생각되는 트렌치 코트를 입고 헌팅캡을 쓴 남자가 잠시 그의 뒤를 쫓았다. 배우의 아우라가 흘러넘쳐서 였을까? 아무튼지, 야마가타는 교묘히 그들을 따돌렸다.



마침내 '복' '실제 저렴함' '게' 등의 난잡한 네온 간판에 빨려들 듯, 야마가타는 올드・카메・스트리트에 도착했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설마 그가 유명 액션 배우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이곳은 화려함과는 인연이 없는 곳. 일류 영화 배우가 밤에 방문할만한 스트리트가 아닌 것이다.



상점가를 걷는 야마가타는 검은 파나마햇(*), 선글라스, 빛바랜 자켓에 청바지 차림. 텅스텐 전구의 빛이 밤의 시장을 비춘다.  『저렴함! 저렴함! 실제 저렴함!』 돼지 족발이 산더미 처럼 쌓인 모습 옆에 LED 가격표가 눈에 띄고, 목이 잘린 로스트 돼지머리는 생글생글 귀여운 미소를 띄우고서 자신의 가격을 붉은 전자 문자로 표시하고 있다.


(* 중절모와 닮은 챙이 달린 모자)



흥정하는 소리, 웃음 소리, 그리고 애교 섞인 목소리. 우울한 중금속 산성비도 오늘 밤에는 내리지 않는다. 시장을 벗어나, 형형색색의 바이오 과일을 파는 과일 가게. "휘- 휘- 휘휘-" 야마가타는 휘파람을 불며 걸어가다가, 노천 가판대에 놓은 바이오 사과를 4개 훔쳤다. 이것은 범죄행위, 좀도둑질이다! 그러나 이 무슨 재빠른 솜씨! "휘- 휘휘-"



거기에 그치지 않고 야마가타는 도둑질 한 사과의 껍질을 닦고서 걸으면서 한 입 베어물었다. 그리운 신 맛이 입안에 퍼진다. "어이! 너 임마!" 가게 주인인 모리타・쇼우가 그것을 목격하고서 기둥에 걸어둔 식칼을 들고 뒤쫓아 온다! 살이 찐 남자로, 짓뭉개진 코와 왼쪽 눈 주변은 하얀 사이버네틱스 노즈로 되어 있다! 코와이!



"아이에에에! 쇼우=상, 잠깐 시식만 한거에요!" 야마가타는 잔돈을 꺼낸다. 가게 주인은 이걸 받고 혀를 찬 후 발길을 돌렸다. "켁!" "어이, 쇼우=상, 거스름돈 줘요" "거스름돈이라고라!?" 가게 주인은 양철 깡통 속에서 10센트 정도 잔돈을 꺼내서 떨떠름하게 쥐어 준 다음에야 마침내 웃는 얼굴이 되어 악수했다.



"언제쯤 되면 이 꼬맹이 같은 좀도둑질에서 졸업하는 걸까, 야마가타=상은?" 쇼우가 쓴웃음을 지었다. "바카같은 소리 마요, 이게 내 원점이라구" 야마가타는 체격도 나이도  대충 두배는 넘을 덩치 큰 사내에게 삿대질 하며 익살스레 웃었다. 시장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이 좀도둑질 사내가 현역 액션스타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경기는 좀 어때요, 쇼우=상" "늘 그랬듯 최악이지" "다들 건강하고요?" "언제나 그랬듯 2층에서 놀고 있지. 마션・쇼기로 너를 봉으로 삼아서 팬티까지 다 빼앗아 주겠다는군" 쇼우는 식칼을 휘둘러 코코넛을 반으로 쪼개서 한쪽을 야마가타에게 건내고 건배했다. 그 후, 대금 지불을 요구했다.



"그래서, 영화 쪽은 좀 어때. TV에도 전보다 더 많이 나오던데" "최고에요, 찍고 있는 동안에는" 야마가타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도 영화 업계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건 아무래도 익숙해 지지가 않네요. 다들 가면을 뒤집어 쓰고 있는 것 같아서. ...... 뭐 나도 마찬가지인가. 여기로 돌아오지 않으면, 자기 자신이 누군지 잊어버릴 것만 같아요."



"진짜 이상한 놈이구나, 너. 나였으면 절대로 이런 냄새나는 곳에 돌아오는 일 없을걸. 이 돈복 들어온다는 붓다 조각상을 가지고 이사해서 호텔 최상층에서 살거라고." 쇼우가 웃으며 어깨를 두드렸다. 야마가타도 웃었다. 그러나, 갑자기 한기를 느꼈다. (혹시 나 지금도 연기중인건가? 지금도 가면을 뒤집어 쓰고 정체를 숨기고 있는건가?)



"뭐야, 코코넛에 무슨 벌레라도 들어간거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좀 지쳐서. 배고파 죽겠어요" 야마가타는 웃었다. "하하아, 라멘 먹으러 왔구만" "으응, 그렇죠. 이만 갑니다. 참고로 그 돈복 준다는 붓다상, 무조건 짭일걸요." 야마가타는 상투적인 작별 대사를 남기고 사람들 틈 사이로 사라졌다.



뒤에서 들려오는, 쇼우의 걸걸한 목소리...... 마지막으로 무네코・시마타다의 젖가슴이 실제 얼마나 큰지 알려달라는 소리를 듣고서, 야마가타는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그리고 추레한 포장마차 거리를 빠져 나가면서 혼잣말을 했다. "여기라면 누구도, 내 앞에서 가면 따위를 쓰지 않아. 나도 연기할 필요는 없어. 최고 아냐?"



영화 스타를 꿈꾸는 가난했던 젯트・야마가타는, 20대의 태반을 이 올드・카메・스트리트에서 보냈다. 그러나 3년 전, 갑자기 그는 쿵푸・카라테에 눈을 떠 액션배우로서 출세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뒤 이사는 했지만, 가끔씩 자신의 연기와 안식의 원점인 이 거리에 돌아오곤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카라테에 눈을 뜨다니 그것은......? 그렇다, 그는 일간 코레와도 포착하지 못한 중대한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 하나는 3년 전에 자신의 몸에 일어난 그 놀라운 변화. 그리고 또 하나의 중대한 비밀은......! 그는 주머니의 '간단한 선물'을 확인하면서 본보리(* 등롱)이 다란히 걸린 상점가를 걸어나가 라멘 누들 숍 '타케(竹)'에 도착했다.



야마가타는 모자의 기울기를 확인하고서 입구를 열었다. 열기와 케모(*) 조미료와 바이오 라드(**)의 냄새가 부드럽게 뉴런을 쓰다듬는다. 그리고, 목소리. "하이요-! 라멘! 라멘! 다음도 라멘? 후라이드 라이스도? 하이 요로콘데-! 하이요-!" 촤악! 촤악! 촤악! 가는 팔로 웍을 휘두르는, 검은 머리 여자.


(* 케모 : 화학)

(** 기름을 굳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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