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다녀와서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처음이라, 문장이 많이 장황하고, 횡설수설할 수 있습니다.
'혼여는 처음인것 같은데, 많이 신났는 갑다...' 하는 심정으로 바라봐주십쇼...ㅎㅎ
⁕ 여행의 배경과 목적
간부 전역 후 2년 간 공무원시험 준비에 올인 했으나, 1문제 차이로 떨어지고 조금 상심한 채 방황을 했다. 멘탈이 쎈 사람이라면, 훌훌 털어내고 다시 공부했겠지만, 내 멘탈은 그렇지 못했다.
여행 한번만 딱 다녀오고 다시 한번만 더 공부해보자고 다짐하며 계획했던 건, ‘JR패스 본토 전국 일주’. 그러나, 친구 중에 자기가 하는 성경관련 프로젝트를 도와달라길래, 평소에 친절하게 잘 대해주던 친구라 거절하기도 그렇고, 마침 전국 일주 예약도 안한 상태였기에 흔쾌히 도와주었지만, 알고보니 신천지였다.
그들이 원하는 계획기간까지 끝까지 끌려갔으면, 나도 세뇌되어 ‘20002 만세’를 외쳤겠지만, 다행히 무사히 빠져나오고 친구(라고 믿고있었던 사람) 한명을 걸렀다. 하지만, 심신에 꽤나 타격을 입었고, 정신차리고 보니 약 2달이라는 시간을 낭비했다. 전국 일주를 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기에, 어쩔 수 없이 여행기간을 대폭 축소 할 수 밖에 없었고, 어디를 가지 하다가 ‘원령공주의 땅’ 야쿠시마가 눈에 보였다. 난 아직 원령공주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사진으로 살펴보다가 여기를 꼭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쿠시마를 정복함과 동시에 예전에 북큐슈 여행때는 가보지 못했던 나가사키, 후쿠오카 시내 등을 같이 둘러보고 오면 좋겠다 싶어서 이번 8박9일의 여행을 계획했다.
* 목적지 (최초 계획)
1) 야쿠시마 : 요도가와 등산로에서 출발 -> 미야노우라다케 정복 -> 죠몬스기 -> 타카츠카 산장에서 1박 -> 시라타니운수계곡 -> 렌트카 일주
2) 나가사키 : 이나사야마 전망대, 사세보 쿠주쿠시마, 원폭 자료관, 데지마, 후쿠노유 온천, 나가사키 짬뽕, 3대 카스테라
3) 후쿠오카 : 시내탐방, 텐진, 캐널시티 분수쇼, 다자이후
* 여행 대원칙
1) 한국IN이 많은 관광지 혹은 한국IN 리뷰가 많은 식당은 최소화한다. (네이버 블로그 등)
2) 일본어를 잘 못하지만, 회화 책 한번정도는 읽어보고 가기. 현지가서 말 많이 하도록 노력하자.
3) 늦잠은 자제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보고 다니자.
4) 해볼까? 말까? 싶으면 일단 해보자. 현장으로 가자. 내가 직접 해봐야 뭐가 좋은지, 안좋은지를 남에게 설명할 수 있다.
<DAY 1 – 2023. 02. 07. 화요일>
여행의 대원칙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출발하는 당일부터 늦잠을 잘 뻔했다. 여행 전날이라고 잠을 설친 탓에 알람을 듣는 순간, 여행이고 나발이고 잠이나 더 자고싶다는 생각이 앞서서 알람을 꺼버렸다. 다행히 공항까지 픽업을 자처해주신 아버지가 깨운 덕에 겨우 출발할 수 있었지만, 공항으로 가는 와중에도 ‘나이 쳐먹고 부모님이 깨울 때 까지 내 힘으로 쉽게 못 일어나네.....’ 라는 생각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겨우 도착한 김해공항. 해외여행, 특히 일본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서인지, 이른 시간임에도 공항에 사람이 꽤 많았다. 유심칩을 수령하는데도 줄이 꽤나 길었으나, 다행히 유심칩을 수령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간단한 상비약 정도만 공항약국에서 사고, 체크인, 출국수속, 보안검사 등 필수절차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탑승게이트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아침잠을 깨워줄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 후 내가 취해야 할 행동들에 대해 미리 이미지트레이닝을 한다. 단순히 후쿠오카 근교만 여행한다면 굳이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첫 번째 여행지로 야쿠시마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제 시간 내에 짐정리를 끝내고 국내선으로 환승하기 위해선 나름의 준비와 신속한 행동이 필요했다.

오전 07시40분. 비행기가 이륙함과 동시에 생애 첫 혼자여행이 시작되었다. ‘크~~ 드디어 혼여다!! 자유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혼자서 여행?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등 여러 생각이 들었다.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해오던 지금까지의 여행과는 전혀 다른 긴장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오전 08시30분. 목적지가 후쿠오카 공항이었기에, 금방 도착했다. 미리 작성해놓은 비짓제팬 QR코드와 함께 입국심사장으로 걸어갔다. 화요일 오전임에도 입국심사 대기줄이 길었다. 사전에 미리 알아보니 오전 7시 ~ 오전 11시 사이에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은 10대가 넘는다.
원래 내 계획은 오전 9시55분에 김해에서 출국하여 후쿠오카에 오전10시50분에 도착, 입국 수속 후 곧바로 13시 국내선 비행기로 환승하여 야쿠시마로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 시간대에는 입국심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소정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항공편을 오전 07시40분으로 변경했었다. 변경할 때는 수수료가 참 아까웠는데, 이번에 모든 절차를 거치고 ‘도착 게이트’를 통과할 때까지 1시간 30분이 소요된걸 생각하면, 항공편을 변경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전 10시10분. 국제선 도착 게이트를 빠져나온 나는 곧장 편의점으로 향했다. 일단 알포트 초콜릿이랑 리보비탄D를 한잔하면서 일본에 왔다는 걸 몸소 느끼고 싶었다. 일본에서의 첫 식사도 당연히 라멘이다. 앞으로도 그럴거다.
리보비탄을 마신 후, 한국에서 가져온 유심칩을 갈아끼웠다. 그런데 이 유심칩이 여행 시작하자마자 난관이 되었다. 갈아끼우고 휴대폰을 껐다가 다시키면 당연히 데이터가 될거라 생각했는데, 작동되지 않았다.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고, 공항와이파이로 어찌저찌 인터넷 연결해서 검색해봐도, APN을 수동으로 설정해봐도 유심은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그렇게 약 4 ~ 50분 정도를 날려먹었다. 아무래도 내 휴대폰에 데이터로밍 완전차단을 해제하지 않은 탓인 듯 하다.
오전 11시. 결국 난 패배를 인정하고, 마침 눈 앞에 있던 와이파이 센터로 다가가 현금을 주고 4일치 포켓와이파이를 구매했다. 총 여행기간은 9일인데, 4일치만 구매한 이유는 혹시나 여행 도중에 유심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현지에서 구매하는거라 그런지 가격이 꽤 비쌌다.... 다음부터는 여행 전에 와이파이를 미리 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가격 싼 맛에 유심칩 산건데, 비용이 더 깨져버렸다.
와이파이 구매 후, 곧장 탈의실로 향했다. 내일 산을 탈 예정이기 때문에 옷을 환복하고, 신발도 트래킹화로 갈아신었다. 그리고 불필요한 짐은 싹다 캐리어에 박아넣고, 반드시 필요한 짐들은 크로스백과 배낭에 챙겼다. 얼핏 보기엔 불필요해 보이는 행동처럼 보일 수 있으나, 야쿠시마에 있는 코인락커들이 마땅치 않아서 후쿠오카 국내선 코인락커에 맡기기로 했다. ‘그냥 저렴한 숙소 길게 빌려서 맘 편하게 숙소에다 짱박아두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저렴한 숙소가 많이 없을 뿐더러, 산행을 마치는 날엔 렌트카로 야쿠시마 일주를 한 후, 사우나가 갖춰져 있는 호텔에서 하루를 마무리 하고 싶었기에 숙소를 호텔로 예약해놨다.

빠르게 환복, 짐정리를 마친 후 국제선 셔틀버스를 타고 국내선으로 이동했다.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거의 98%의 관광객들은 하카타나 텐진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로 향한다. 국내선 공항으로 향하는 사람은 나를 포함하여 일부 현지인들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국내선 체크인을 마친 후 여행 오기 전부터 생각해뒀던 3층 라멘 런웨이로 향했다. 특정 가게를 미리 생각해둔 것은 아니지만, 현지인 많이 있는 가게로 향하기로 했다. (물론 국내선엔 대부분이 현지인밖에 없지만) 두 세군데 대기를 하고 있는 가게가 있는데,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가게로 들어갔다. (하카타 잇코샤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



다른 지방에서의 라멘집과는 다르게, 유독 규슈지방의 라멘집만 오면 입구에 들어서기 전부터 돼지향이 매우 강하게 난다. 라멘 런웨이에 들어서서부터 돈코츠의 향이 나기 시작했는데, 가게에 들어서면 그 향이 절정에 이른다. 돼지 특유의 향에 약하다면 규슈지방에서 라멘먹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다행히 나는 향에 대한 거부감은 딱히 없었기에 그냥 가게에 들어가 하카타 돈코츠 라멘 한그릇 주문했다.
일본에서의 첫 식사. 유감이지만, 기대했던 것 만큼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지금껏 일본여행 도중 식당에서 실패한 경험은 거의 없었는데, 방금 먹은 라멘의 실패는 매우 이례적으로 다가왔다. ‘이 지방의 라멘이 나와 맞지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은 어떻게든 하기 싫었기에, ‘그냥 가게 선택을 잘못한 것일 뿐’이라 생각했다. 라멘집 하나 실패한 것 뿐인데, 왠지 모르게 이번 여행이 쉽지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적당히 식사를 마친 후, 시간이 조금 남아 국내선 2층 기념품 가게들을 돌아보았다. 후쿠오카의 유명한 오미야게부터 맛있어보이는 애들이 많았다. 귀국하기 전에 잠시 들러서 쇼핑하면 좋을 것 같다.


보안검사를 마치고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한다. 후쿠오카 ↔ 야쿠시마 노선은 사진과 같이 프로펠러 경비행기로 운행한다. 옛날 자료화면에서나 볼 수 있던 프로펠러 비행기를 실제로 타게 될 줄이야..... 보다시피 비행기가 매우 작다. 실제로도 탑승한 인원은 승무원을 포함해 약 10명. 거의 대부분이 일본인. 다른 국적의 외국인이 없어보였으나, 적어도 한국IN은 나 혼자였다.
13시00분. 드디어 야쿠시마로 향하는 비행기가 이륙한다. 일본여행하면서 같은날에 비행기를 두 번이나 타게될 줄이야.. 아무튼 야쿠시마로 향한다.


약 1시간 정도 비행을 하고나니, ”원령공주의 땅“ 야쿠시마가 보이기 시작했다. 기내방송에서 비가 온다고 안내 하기도 전에, 밖에는 벌써 비가 내리고 있었다.


14시10분. 야쿠시마 공항 도착. 꺼라위키에서 봤던 것처럼. 진짜 공항이라기보단 어디 동네 슈퍼마켓이나 마트에 가까웠다. 위탁한 배낭을 찾은 후 바로 ‘안보’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을 향해 갔다. 야쿠시마 홈페이지 버스시간표와 현지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는 시간표가 큰틀에서는 비슷하지만, 미세하게 다르다. 혹시 야쿠시마로 갈 계획이 있는 게이들은 시간표 주의하자.
아까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갑자기 더 거세지기 시작했다. 내일 산 탈 수는 있는지 걱정이 된다.



14시30분. 안보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약 20분 정도 달리니 ‘안보 항’에 도착했다. ‘안보’에서 내려야 하는데, Anbo port의 Anbo만 대충 듣고 내린 결과, 안보 항구에서 숙소까지 걸어가야했다. 지리도 익힐겸, 잘됐다...ㅎㅎ

(세계자연유산의 야쿠시마에 환영합니다! 맞겠지...?)





오랜만의 해외여행, 첫 혼자여행 덕분인지 평범한 길거리 조차도 예쁘게 보여서 계속 사진을 찍으며 걸어갔다. 몇 보 걷다가 휴대폰 꺼내고, 사진찍고를 여러번 반복하다보니 숙소앞에 도착했다.



오늘 묵을 숙소. (유카이나 나카마타치 – 1박에 2,500엔. 딱 잠자기용으로 좋은 숙소다)
숙소 체크인 하기 전에, 골목길이 한적하게 좋아보여서 조금만 둘러보다 들어가기로 했다. 서두를 필요도 없는데다, 뭔가 골목거리가 걷고 싶게 생겼었다.




오후 3시인데, 숙소 밑 모스버거를 제외하고는 영업하는 식당이나 가게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식사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아보였다. 시내에는 그렇게 많던 세븐일레븐이나 로손 편의점이 야쿠시마에는 단 한 개도 없다.
숙소 체크인. 주인 할머니분이셨는데, 친절하게 잘 해주셨다. 아주 기초적인 단어로 밖에 대화를 못했지만, 일본어를 잘한다고 해주시니 내심 기분은 좋았다. 산행계획을 말씀드리자, 입산신고서를 건네주셨다. 그리고, 사전조사로 미리 알아오긴 했으나, 근처 등산 준비물 사기 좋은 마트같은곳도 알려주셨다. 특히, ‘요도가와 등산로 입구’까지 갈 택시를 예약하고 싶은데, 전화가 안된다고 말씀드리니, 할머니께서 본인 전화로 택시까지 예약을 대신 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간단하게 짐 정리만 하고, 머릿속으로 내가 빌려야 할 장비들을 생각하면서, 트래킹 장비를 렌탈하러 미리 봐뒀던 가게로 향했다. (깨알 무지개...ㅎ)


모녀가 운영하는 듯한 가게인 것 같았다. 따님처럼 보이는 분께 빌리고 싶은 장비들과 내 계획을 말씀드렸다. 그러자 옆에서 어머니로 보이시는 분이 산에서 잠 자본 경험이 있냐고 여쭤보셨다. 혼자 잔 경험은 없고, 한국에서 군 간부로 일하면서 GOP 등 오지에서 일했고, 훈련하면서도 야외에서 잔 경험은 있다고 말씀드렸다. (아주머니께 설명할 때는 그냥 적당히 민간인이 올 수 없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최근에 죠몬스기 ~ 미야노우라다케(정상) 구간에서 조난사고가 발생했는데, 아직도 못찾아서 수색중에 있다고, 혼자 온 것 같은데, 꼭 정상을 가야겠냐고 물어보시더라. 그러면서 ‘아라카와 등산로’에서 ‘죠몬스기’까지 당일치기 코스 추천해주셨다.
‘산을 타면 정상은 찍어야지!!’ 라고 늘 생각해오던 나는, 쉽사리 아주머니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현지인인 그분들이 보기엔 딱 봐도 나는 산행 경험이 많이 없는 초짜로 보였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분들이 참 고마웠다. ‘돈만 벌면 장땡이다’고 생각했으면, 내가 요구한 장비들 군말없이 그냥 렌트해주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물론 사고가 터졌을 때, 자기들이 엮이는게 싫어서 그랬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내 고집을 꺾고, 아주머니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많은 장비와 산장에서 자려고 했던 야심찬 계획과는 다르게, 당일치기 등산에는 레인웨어 1벌과 전조등 1개만 렌탈하면 끝이었다. 그리고 정말 고맙게도, 안보에서 아라카와 등산로 까지 가는 버스 시간표도 알려주셨다. 하루에 가는거 오는거 각각 1대씩 밖에 없으니, 시간 유의해라는 말과 함께.... 물론 산행코스가 시간을 못지킬 만큼 험난하고 그런 코스가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
내일 날씨예보가 ‘맑음’인데, 꼭 레인웨어를 렌탈해야하냐고 물으니, 여기는 워낙 날씨가 자주바뀌니까 다른건 몰라도 레인웨어 만큼은 꼭 렌트를 해가라고 하시더라... (내일 여행기는 2편에 쓰겠지만, 정말 잘 빌렸다.)
장비를 빌리고 숙소로 돌아왔다. 먼저 할머니께 예정이 변경되었으니, 택시 예약한거 취소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역시 본인 폰으로 대신 전화해주면서 ‘모시와케고자이마셍’하시던데, 내가 다 죄송해지더라.... 통화가 끝난 후 나도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니, ‘안전하게 다녀오는게 더 중요하다. 괜찮다.’ 며 달래주시더라. 여기 현지인들도 조난사고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계신 것 같더라.



그리고 저녁식사. (카모카와 레스토랑) 관광지의 식당가와는 다른, 현지인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식당이어서 좋았다.
렌탈가게 아주머니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운건 사실이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돼지고기 스테이크 세트와 함께 생맥주 한잔을 곁들였다.
점심식사에 실망하고, 변경된 계획에 실망한 탓인지 음식과 맥주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아까 할머니가 알려주신 마트로 갔다. (쇼핑센터 반찬 - 안보를 거점으로 삼는 여행객들에겐 아주 유용한 마트다.)
물과 도시락이 최우선 준비물인데, 도시락은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빵과 과자로 떼우기로 했다. 당일치기이기 때문에 식량이 그렇게 많이 필요할 것 같진 않았다. 준비물을 다 사고, 숙소까지 걸어서 돌아가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했다. 대중교통은 18시~19시 사이에 끊긴다. 평소 어두운 길은 서슴없이 걷는 편이지만, 해외의 고요한 섬에서 어두운 길을 혼자 걸으니 기분이 묘했다. 야쿠시마 여행을 할 때, 렌트카가 왜 필수인지 조금씩 이해가 간다.

19시50분. 아이스크림을 조지고, 내일 산행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산행도 걱정이지만, 아침잠이 워낙 많은 내가 과연 새벽3시50분에 일어날 수 있을지가 더 걱정이었다. 내일 산행에 대한 기대와 걱정과 함께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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