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부터 말하자면

오랫만에 느끼는

매우 만족스러운 게임이였음

ai마피아 게임이라고해서 어떨지 매우 궁금했는데
여러모로 굉장히 수준높은 게임이라서 깜짝놀랐다

장점부터 말하자면

1.유니크한 게임성

어몽어스를 필두로 많은 인랑게임이 나왔지만
그 게임들은 기존 인랑게임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않았음
특수직업을 더 추가하거나 소위말하는 작업같은걸 추가하는등의 차이만 있었지
사실 그놈이 그놈. 약간의 차이만 있을뿐 크게 차별점이없었단말야

헌데 그노시아는 무려 "솔플" 마피아라는
아예 파티게임이라는 전제를 뒤바꾸는 대담한 시도를 보여줬음
사실 이게임을 완벽한 인랑게임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이따 단점에서 후술)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런 발상과 접근자체는 난 그 어떤것보다 칭찬하고싶음

2.뛰어난 SF 설정

솔직히 처음에 자신의 성을 "범성" 선택하는거보고 좀 식겁함
자라보고 놀란가슴 솔뚜껑보고 놀란다고
이것도 PC 쳐묻은 게임일까 조마조마했는데
전혀 불편하지않고 오히려 이게임의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잘 살려주는 장치였음
성뿐만아님. 그노시아던지 닥터라든지 콜드슬립같은 여러 SF요소들이
기존 인랑의 설정과 매우 자연스럽게 섞이는게 매우 인상깊었음

특히 난 콜드슬립이라는 설정이 매우 맘에들었는데
기존 인랑게임 같은경우 투표는 살인이라는 개념이였단말야
뭐 파티게임에서야 죽으면 걍 그 판에서는 퇴출이란 의미지만
만약 그노시아처럼 스토리를 써내려가야한다면 
매일밤마다 누굴 죽이기위해 투표한다는 설정은 매우 다루기 힘들었을거임
매 투표마다 생사를 가르는 처절한 이야기를 써내려가야 할테고 (ex.단간론파)
그렇지않고 드라이하게 만들어버리면 오히려 현실성이 떨어져보일거임
근데 그걸 "콜드슬립" 시킨다는 설정으로 무게감을 덜었던게 난 신의 한수처럼 보였음

3.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

각 캐릭터들의 개성도 SF설정에 맞춰서 매우 개성적이고 차별화가 잘되었는데
단 하나의 캐릭터도 낭비없이 자기 어필을 충실히 해냈고
엔딩보고나서 그 많은 캐릭터들중 인상이 흐릿한 애 하나없을정도로 게임내 잘 녹여냈음
게임특징상 캐릭터들의 개성이 매우 중요할텐데
각 캐릭터들이 전부 하나하나 공들여만든 설정이라는걸 알수있을정도로 전부 흥미로운 애들이였음

위의 sf설정과 더불어서 전반적으로 스토리작가의 뛰어난 내공을 느낄수있는 좋은 짜임새들이였다

4. 수려하고 몽환적인 일러스트

좋았던게 설정뿐이랴
이게임의 일러스트는 게임분위기랑 매우 잘 어울렸다고 생각함
특히 캐릭터 디자인이 유치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sf적으로 엇나가지않은 (시게미치빼고) 적절한 밸런스를 느낄수있었음

특히 일본게임은 여캐에만 힘 빡주고 남캐는 걍 개 병신새끼마냥 그려놓는다던가
쓸때없고 과장된 포즈잡고있는 스탠딩을 사용해 몰입감을 해친다던가 등 
여러 무신경한 모습을 보이는게 흔한데
이게임은 그런 허접한 함정에는 빠지지않고 여캐남캐 둘다 매력이 넘쳤음
일러레의 화풍도 기품있고 무게감도 잘 잡혀서 게임이 전혀 가벼워보이지않고 마음에 쏙들었다

5. 질 높은 스크립트

다양하고 풍족한 스크립트 덕에
루프물이라는 특징을 가지고도 오랫동안 질리지않고 즐길수있었음
또한 스크립트도 전부 캐릭터 개성에 맞게 전부 차별화되어있어서
얘가 그노시아면 어떤 말을할까같은 궁금증이 생길정도였음

이건 사실상 먼저 언급한 뛰어난 캐릭터성과도 어느정도 통하는 장점이긴함
그리고 번역팀의 역할도 매우 컷다고 생각함. 질좋은 번역 고마움

6.잘 짜여진 레벨디자인

마피아 게임하면 골치아픈게 룰 숙지임
특히 그게임만의 고유직업이나 작업같은것들을 한꺼번에 들이밀면
그것만큼 진입장벽이 되는게없음
마피아 게임특징상 그거 모르고 하는것도 치명적이라 가불기거든

그노시아는 그런 다양한 직업 튜토리얼을
루프회차를 통해 조금조금씩 풀어갔음
그뿐만이 아니라 처음에 모든 능력을 한꺼번에 푸는것이 아닌
회차를 통해 점점 선택지를 늘려가도록 만들었더라고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룰에 익숙해지는것보고
마피아게임룰을 이렇게 쉽게 익히도록 만들수있구나라고 놀랐었음
뭐 이건 다른 마피아게임과 다르게 게임이 루프물이라는 점을 최대한 이용한거겠지만
자신의 게임의 강점을 알고 그걸 최대한 활용한건 훌륭했다고 봐

7. 의외로 잘 짜여있는 ai매커니즘

결국 이것도 if 조건문 따닥따닥 붙인 ai인지라 결국 인간만큼 자연스럽지는 않겠다만
개인적으로는 꽤 오랫동안 어색함을 느끼진않았음
아마 위에서 언급한 잘 짜여진 스크립트덕에 가려진것도 있겠다만
나름 조건문을 튼실하게 짜서 머리싸움하는 맛이 있었거든
특히 나는 모르는데 ai들이 "반드시 인간이다"나 "반드시 적이다"를 선언했을떄
그걸 역추리해서 왜 반드시일까 추리해나가는 재미도 있긴했음




콩깍지에 씌여서 장점을 나열하자니 끝이없는데 이만하고
이젠 슬슬 단점도 말해볼려고함

1. 근본적으로 마피아 게임이 아님

이건 ai랑 게임을 한다는 태생적인 문제떄문일지 모르지만
근본적으로 마피아 게임이랑 목적이다름
일반적인 인랑 게임에선 내가 죽든 팀이 승리하면 상관없지만
그노시아는 내가 죽으면 유리하든말든 거기서 게임오버임
즉 팀의 승리보단 나의 생존이 우선시되는 게임이고
이는 팀vs팀으로 싸우는 기존 마피아게임이랑 좀 안맞는감이 있음

예를들면 
내가 엔지니어고 그노시아 한명이 또 엔지니어로 나옴
만약 이판에 버그나 수호천사가 없는데 내가 그노엔지를 잡으면
aI 매커니즘상 하나 남은 엔지는 다음날 높은확률도 죽음.
인랑게임이라면 확정으로 늑대측 하난 잡은거니 남은 시민끼리 잘 해쳐먹음 그만이겠다만
이게임은 그걸로 게임오버
그런상황은 피해야함으로 가짜인걸 알면서도 불편한 동거를 해야함 
그렇다고 엔지인데도 공개안하고 숨어버리면 그노엔지가 "반드시 인간"이 되어버림으로
안나올수도 없는 지경임.
실제로 이 게임은 그런상황에서 오류 매커니즘이 나오게되면 아예 시스템적으로 막게되어있더라고
(그노엔지가 확정> 그노엔지의 보고는 무조건 확정됨 > 죽여보니 찐의사의 보고랑 충돌 > 찐의사가 가짜로 확정됨 > 오류로 게임오버)

이런상황을 타계하기위해 
그노시아가 제시한건 rpg성이 강한 스탯 시스템임
스탤스를 찍음으로서 ai의 선택될 확률을 줄이고 직감을 찍어 걍 치트기마냥 적을 알수있는등
캐릭터를 강화하면서 게임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만들어줌 

허나 이런 시스템이 등장하는것부터 인랑게임이라는 전제는 무너지게됨
초반에야 스탯 덕을 못보니 불합리를 그대로 느끼지만
반대로 후반되면 너무 게임이 스탯빨로 쉬워지는 양상이 만들어짐

난 이런것때문에 사실 그노시아는
퍼즐 좀 섞음 루프물 스토리게임에 더 가깝지않나 생각은 하고있음
나중가선 오히려 게임오버 당하는게 더 어렵더라고
수준높은 마피아 게임을 생각하고 온 친구들은 아마 좀 실망할거라고 생각함



2. 갤러리의 부제

각종 이벤트 씬중 재밌는거 많았는데
다시보기를 제공하지않더라고
그런거 하나하나 수집하는 재미도 있을텐데 매우 아쉬웟음

3. bgm

이건 호불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몽환적인 느낌은 잘 살렸고 난 보컬파트는 진짜 좋다고 생각함
문제는 중후반부에 노이즈가 끼는걸 아마 전반적인 bgm 테마로 정한것같은데
그냥 시끄러움.. 감미로운 보컬이랑 전혀 안섞이고 따로노는 느낌이 강했어
사실 전반적으로는 나쁘지않다고 생각하지만
좀 다듬었으면 좋았을거같은 아쉬움이 남더라

4.직관적이지 않고 의미없는 몇몇 행동들

어떤 커맨드들은 게임하면서 거의 안써봄
예를들어 얼버무리기는 난 왜있는지 모르겠더라 난 항상 슬퍼하기만 썼거든
근데 사실 저 둘이 뭔능력인지는 모름 그냥 부정하는것보단 나을까봐쓴거지
대충 설명이 있지만 이게 직접적으론 뭔 능력인지 알기 힘들더라

특히 이 커멘드에 대해 큰 봉변을 겪었는데
마지막 렘난 특징 조건중 하나인 렘난 감싸기는 난 공략보기전까지 전혀 알수가 없어서
그거 하나 남기고 한 20번은 루프했던거 같애
감싸기를 겜하면서 진짜 거의 안썼거든. 상상조차 못한거지
뭔가 힌트라도 줬음 어땠을까 아쉬움이 들더라고





정리
그노시아는 굉장히 실험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해
이런 실험작은 굉장히 엇나가기 일수임
게임성은 밥말아먹어서 "발상은 좋았다"로만 끝나는경우를 많이 봐왓거든
허나 이 게임은 여러모로 굉장히 공들여만든게 보일뿐더러
게임성도 꽤 훌륭한 작품이였음
물론 분명 이게임을 클래식한 인량게임으로 보기엔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걸 감안하고서라도 이게임은 고평가할 가치가 차고 넘친다고 생각함
이런 게임들, 이런 도전들이 많이 나와줫음하는 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