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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영화감독 아오야마 신지를 애도하며 (하스미 시게히코)

내가싸우듯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4.08 22: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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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1960) 이래, 영화는 어떻게 찍어도 상관 없다는 바보같은 생각이 세계에 퍼져나갔다. 그러나, 뛰어난 영화 작가는, 누구든 피사체를 향한 카메라의 위치, 거리, 앵글, 그리고 쇼트의 길이 등을, 이것밖에 없다는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며 영화를 찍는다. 게다가, 그 기술적인 엄격함은, 그들이 세상을 대하는 온화한 시선을 해치지 않는다.


<구름 위에 살다>(2020)를 유작으로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난 아오야마 신지는, 형님인 구로사와 기요시와 함께, 그러한 자각에 기반을 두고 영화를 찍기 시작한 첫 세대의 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포착하게 한 걸작 <EUREKA>(2000)가 초래하는 대담하고 섬세한 필름의 감촉은, 그러한 자각에 의해 가능해진 것이었다.


그런 탁월한 세부를 단 한 편으로 확인하면 싶다면, 아오야마가 프랑스에서 찍은 알려지지 않은 걸작 중편 <빨간 모자>(2008)를 추천하겠다. 또한, 여유가 있는 분은, 처녀작 <Helpless>(1996)로 시작되는, 고향을 무대로 한 <기타큐슈 사가>의 <새드 배케이션>(2007)에서, 몇번이고 그려지는 와카토 대교를 향한 정확한 쇼트로 확인하길 바란다. 실제로, 좁은 길을 걸어가는 미야자키 아오이를 포착한 롱쇼트 등은, 완벽한 거리와 앵글로 찍혀 있다.


그런 엄격한 온화함에의 집착을, 아오야마 신지는 미국 영화 역사가들이 간과하기 쉬운 할리우드의 활극이나, 해외의 극히 평범한 작품들과 진지하게 마주하는 것으로 배웠다. 반드시 성공작이라고는 할 수 없는 <친피라(チンピラ)>(1996)에 불시착한 비행기를 등장시켜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피닉스>(1965)에 오마쥬를 바치는 등 풍부한 재능을 갖춤과 동시에, 그는 다른 감독의 작품에 열중하는 성실한 노력가였다.


아오야마는 릿쿄 대학에서의 강의에 참가했지만, 구로사와나 만다 쿠니토시, 시오타 아키히코처럼 학생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던건 아니었다. 그의 이름을 처음으로 선명하게 의식한 것은, 영화 탄생 100년 기획으로 미야오카 히데유키가 감수한 <셀레브레이트 시네마 101(セレブレートシネマ101)>(1996)에 포함된 단편으로, 거기선 지금까지 말했던 그의 영화의 특징이 훌륭하게 개화하고 있었다. 또한 다니엘 슈미트가 일본에서 찍은 <쓰여진 얼굴>(1995)의 조감독으로서 신지는 초인적인 공헌을 해주었다고도 들었다. 이렇게 하여 아오야마 신지의 이름은 내 안에서 확실한 윤곽을 띠며 동시대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영화 작가가 된 것이다.


모두가 대형 화면용 영화만 찍고 있었을 때, 아오야마는 일본식 방을 주요 무대로 한 <달의 사막>(2001)을, 오즈 야스지로와 같이 스탠다드 사이즈*로 찍고, 게다가 주연 여배우인 토요타 마호와 결혼을 했다. 그것은 큰 놀라움이고 기쁨이었다. 마호는 아들 시게오미의 초등학생 시절 동급생으로 어릴 때부터 잘 아는 사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와의 결혼을 전하는 아오야마의 수줍은 얼굴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시게오미의 기일마다 마호와 함께 묘 앞에 일부러 꽃을 바치러 와 주는 상냥한 그와는, 2월 22일까지 메일을 교환했고, <존 포드론>의 간행을 매우 기대해 주었다. 그 책의 제 1 독자를 잃어버린 노령의 저자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


병석에서 아오야마 신지는, 아내 마호에게, 일순, 시선을 던졌다고 한다. 그것은, 뛰어난 영화 작가에게만 허락된, 그 온화한 시선이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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