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내 인생 최고의 공연 '08년 엔비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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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딥(thereisnohopein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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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중입니다.(linch187)

개설일

2019-10-07

[일반] (장문) 내 인생 최고의 공연 '08년 엔비 내한 공연'

넥딥

2020.01.17 22:13:29

조회 81 추천 3 댓글 2

난 엔비보다 할로우잰을 먼저 접했음.

아마 악숭에서 처음 Empty 를 들은 이후로 앨범을 구입해 밖에 나갈 때면 시디피에 할로우잰 앨범을 넣고 들었음.

얼마나 들었으면 시디에 기스가 잔뜩 나서 요즘 다시 들어볼려 하면 중간 중간 곡이 바뀌어 못 들음 ㅋㅋㅋ

그만큼 할로우잰을 사랑했고 지금도 할로우잰이 엔비 짝퉁 밴드라기 보단 엔비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가 확고하게 있는 밴드라고

본인은 생각함.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던 듯

내가 엔비를 알게 된 경위가 네이버에서 할로우잰에 대해 검색하다 문득 엔비 짝퉁 밴드라며 할로우잰을 까는 글이 있었음.

열폭해서 엔비가 얼마나 대단한 밴드길래 하고 유튜브에서 엔비 go mad and mark 들었는데...

바로 대단한 밴드 ㅇㅈ 하곤 나온 앨범 다 다운 받아서 매일 정주행 하다 그것도 모잘라 앨범까지 샀음.

엔비를 얼마나 좋아했으면 싸이월드에서 선물 받은 도토리로 엔비 Go mad and mark 랑 A warm room 배경 음악으로 깔았을 정도임 ㅋㅋㅋㅋ

그만큼 엄청 좋아하는 밴드였고 공연도 너무 보고 싶었을 쯤에 내한 소식을 접했음 당연 바로 예매했던 걸로 기억남.

지금 생각해봐도 이것만큼 기다렸던 공연도 없었던 듯.

엔비 공연 당일날 처음으로 롤링홀에 갔었는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었음. 아니 꽉 찼던 걸로 기억남.

후기 찾아보니깐 요조랑 호피 옷 입은 낸시랭도 왔다던데 난 전혀 몰랐음.

첫 게스트가 불싸조 였는데 예전부터 불싸조 공연 보고 싶어해서 진짜 기대했는데.... 난 좋게 봤었지만

공연을 즐길 틈도 없이 자꾸 기타 튜닝이 자꾸 나가서 튜닝 맞추는데 10분씩 걸려 분위기 곱창 났던 걸로 기억 남.

불싸조 때 반응이 넘 안 좋아서 아 오늘 공연 반응 별로면 어쩌지 싶었는데 걱정과 달리 엔비 나오자마자 사람들 다 미치드라 ㅋㅋㅋ

진짜 이 시간만을 위해 몇 주간 체력을 아꼈다는 듯이 미치게 놀았음.

호응이랑 반응이 엄청 뜨거우니 보컬 테츠야도 같이 흥분하고 나서 멘트할 때 엄청 감동 받은게 눈에 보였음..

그러니깐 괜히 나도 뿌뜻 이 지랄 ㅋㅋㅋㅋ

이 날 기억나는게 살면서 공연장에서 진텐으로 운 게 딱 두번인데 이 날 처음으로 울었었음.

내가 가장 좋아했던 Scene 이랑 a warm room 을 연속으로 연주하는데 어떻게 울지 않고 배길 수가 있었겠음?

다행히 쪽팔리게 혼자 울지 않고 주변 사람들은 다 울어서 맘 놓고 감동 받아 울었던 거 같음.

지금도 가사의 내용이 뭔지 전혀 모르지만 뭐가 그리 슬펐는지 눈물이 주룩주룩 ㅠㅠ

그치만 이 날의 백미는 Go mad and mark 였었음.

지금도 일본어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 노래는 하도 많이 들어서 그냥 입에 달라 붙어서

사요나라 파트 나오길래 혼자 헷갈려서 한 파트 전에 크게 따라 불렀는데 그 때 다 같이 사요나라 부분을 때창 할 줄은 몰랐었음.

덕분에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이기도 함.

또 개인적으로 기억나는게

마지막쯤에 누가 무대 왼쪽에서 다이빙 했는데 오른쪽에 있던 빡빡이 형이 눈시울 붉어진 채로 흥분하며 다이빙 받으러 간게 인상적이였음 ㅋㅋㅋ

14년전만 해도 공연 참 많이 다니고 밴드들도 많이 보았지만 지금도 이렇게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공연을 떠올리라 하면 단연코 엔비가 1순위 인듯.

진짜 내 인생 최고의 공연이였다.

이 날 너무 쩔어서 후유증도 개쩔었기에 바로 다음해에 브이홀에서 내한 또 한다길래 롤링홀 내한 분위기를 기대하고 또 갔는데

파스텔 주관이여서 그런지 펜스 앞에서 커플들이 껴안고 슬램하려 하면 눈치 주고 다들 음악 감상 모드로 나가니 그 때 같은 감동 따윈 단 1도 없었었음.

물론 나도 여친이랑 왔었으면 좋았을 듯.... 없었다는게 문제였지만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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