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은 꿈꾸는가? 는 1968년에 나온 필립 k. 딕의 sf소설임. 어떻게 사람 이름이 좆?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소설이기도 하고 이쪽이 아마 더 유명할텐데, 내용이 좀 다른거로 알고있음. 뭐 난 정작 영화는 안봐서 모르겠음

아무튼 그 기묘한 이름력때문에 이상하게 씹덕들이 많이 써먹는 제목인데, 블아에서도 아리스 픽업 배너로 써먹었음
그리고 파반느 2부의 상황에 맞아 떨어지는 것들이 많아서 이 소설의 내용에서 비슷한걸 얘기해보려고함
말한대로 블레이드 러너가 더 유명하고 또 훌륭하기도 한거로 알고 있는데 영화를 참고하는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음
소설 스포 엄청 있으니까 나중에 볼생각 있으면 뒤로가셈
소설 스포 엄청 있으니까 나중에 볼생각 있으면 뒤로가셈

제목이 상당이 요상하지만 그중에서 제일 요상한건 '전기양'일거임
전기양이란게 별건 아니고 그냥 전기로 굴러가는 로봇 양임
뭐 어디다 써먹으려고 있는건 아니고 그냥 양 흉내내는게 하는짓 전부
이딴게 왜있냐면 소설의 세계관에선 핵전쟁으로 환경오염이 엄청 심각해서 살아있는 동식물을 보는게 매우 힘듬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은 살아 움직이는 동물을 보고 싶다는 열망을 포기하지 못했고 살아있는 동물은 아무리 작더라도 고가에 거래되고 자랑하는 사치재가 됨
이 살아있는 동물에 대한 집착은 대단한데 주인공이 소설내내 개고생해서 결말때 피곤해 뒤질거같은데도 동물 보이니까 풀발기해서 저거 꼭 잡아간다고 지랄을함
근데 살아있는 동물을 살만큼 돈이 많지 않으면? 그러면 전기양같은 전기로 된 가짜 동물을 사서 진심으로 위안을 얻고 진짜인거마냥 자랑을 하는거임
실제로는 살아있는 동물이 아니라 전기와 기계장치로 작동하는 가짜 동물로

리오가 히마리하고 의견이 갈리거나 겜창부한테 아리스를 보고 니들이 느끼는건 일라이자 효과일 뿐이라고 말하는건 지금 이상황하고 뭐가 다르냐 묻는거라 생각함
아리스가 사람모양을 하고 사람 행세를 하고 다니지만 거기에서 인간성을 느끼는건 이 소설의 인물들이 쇳덩이 가짜 동물에 이입하는거와 다를바가 없는거 아니냐
소설에서는 상황이 굉장히 특이해서 사실 안쓰러울 정도의 이입이지만 니들은 널린게 살아있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터진 마당에 그리 중요한거냐?

이런 질문은 소설에서도 얘기되는데 주인공은 탈주한 안드로이드를 사냥하는 사람임
탈주한 안드로이드는 붙잡아놓고 검사하면 알수는 있는데 그냥 봐서는 쉽게는 구별불가능하고 지능도 나쁘지않고(대체로 좋은편이고) 사회에 멀쩡히 다니기까지함
뭐 주인공이야 이게 생업이니까 어찌저지 싸돌아 다니는애들 보고 알아채서 검사한다음 즉결처분하는데 스스로 의문을 품음 내가 이 놈들과 정말 다른 존재인가?
충분히 사람행세를 하고 다닐 수 있는 이런 사람 같은것들을 그자리에서 죽여버리는데 거리낌 없는 인간이 안드로이드보다 나은게 뭐지?
아니 어쩌면 사실 내가 사람이 아니라면?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미친 안드로이드라면?

라는 고민을 좀 하다가 난 이 개같은 깡통새끼들과는 다른 휴먼이야라고 확인하고 의뢰받은 탈주깡통들을 다 모가지 따버리게됨
뭐 멘탈 터져서 급발진한건 아니고 생각이 정리된데에는 상당히 합리적인 이유가 있음


우선 이 안드로이드들이 싸패란거임
다른 동물의, 사람의, 심지어 같은 안드로이드들의 고통과 죽음에도 알빠노? 하고 끝인놈들이란것
이는 환경오염 때문에 지능이 낮아진 엑스트라 인간이 안드로이드 집단한테 놀려먹히는 모습에서 강조되는데
기다리는중 어쩌다 살아있는 거미를 발견한 안드로이드들은 다리를 뽑는다는지 태운다든지 하면서 거미를 잔인하게 대함
안드로이드들은 그걸 즐기기만 하지만 엑스트라는 거기에 진심으로 아파하고 슬퍼할 수 있는 인간성을 보여줌

두번째 이유는 이 안드로이드들은 진짜인 것만 믿고 뭔갈 느낄 수 있음
제목의 표현을 빌리자면 안드로이드들은 전기양을 꿈꾸지 않음. 왜냐면 그건 가짜니까.
작중에서는 머서교라는 종교로 한번 더 강조되는데 인류는 일종의 감정이 포함된 VR로 머서라는 고행하고 있는 선지자의 입장에 몰입할 수가 있음
머서교는 이 장치로 신자들을 꽤 모았는데 안드로이드들은 이 머서가 사실은 그냥 고용된 연기자고 선지자가 아니란 사실을 밝혀내고 폭로해서 빅 엿을 멕이려함
근데 진짜로 이 사실이 폭로 되었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고 걍 매일 있는 수준의 해프닝으로 끝나버림
안드로이드들은 이 상황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함 아니 시발 니들이 믿던게 배우의 연기고 개구라라니까?
하지만 그걸 믿는 사람들에게는 사실관계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거짓임에도 얻을 수 있는 여러 위안과 교훈들이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에 해프닝으로 끝날뿐임


소설의 안드로이드의 이 두 부분은 아리스의 행적과 결정적으로 다르고
소설의 주인공이 안드로이드를 족쳐야할 합리적인 이유를 이 두 군데에서 찾은것과 마찬가지로
아리스를 인간으로 취급해야 마땅할 이유를 여기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함
그러면 상편에서 아리스가 선생과 모험을 떠나고 모모이가 상처입은것에 스스로 희생을 택한 행보가 큰 의미를 갖게됨
다른 존재의 아픔에 같이 아파할 수 있고 실제가 아닌것이 아닌 모험과 게임을 좋아하고 즐기는 것으로 스스로를 증명한 셈이니까
이정도면 인간 취급을 해야할 충분히 '합리적'인 이유가 될 것이고 그게 리오를 설득하는 열쇠가 될거라고 봄
아무튼 안드로이드 머시기 재밌는 소설이니까 스포 당했어도 꼭 한번 읽어보셈
살면서 이름이 좆인새끼 작품을 읽어볼 일이 몇이나 있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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