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이어진다.

물론 이번에도 다함께 대디 롱 레그의 먹이가 되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모성애가 강하다던 제작진의 발언은 거짓이었나!

그러면 이번에는 벌처를 이용해서 실험을 해 보자.

다시 트리거용 새끼를 하나 배치한 후, 벌처의 부리에 갖다 넣어주기만 하면...

과연. 벌처에겐 다른 포식자들에게 그러는 것처럼 침을 세우고 덤빈다.

가면을 떨어뜨릴 정도로 격렬하게 찔러대서 깜짝 놀랐다.

벌처의 체력은 약하지 않지만, 일정 이상 깎이면 날지도 못하고 입질도 제대로 못 하므로 국수파리 어미에게 실질적인 데미지를 줄 수는 없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벌처는 벌써 도망갔겠지만 가면이 벗겨져서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계속해서 견제를 시도한다.

결과는 싸늘한 주검행이었다.

벌처같은 녀석들에게는 잘만 덤비던 놈이 왜 종양 시리즈에게는 새끼가 먹히든 말든 빤스런하기에 바쁜 것일까?

일단 침을 세워서 박으면 촉수 무력화는 가능할텐데.

이번에는 날개 지네를 소환해서 자극시켜 보았다.

날개 지네에게도 침을 세우는 건 변함이 없다.

종양 시리즈에게만 침을 세우지 않는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깔끔하게 끝난 모습.

그냥 지네는 어떨까.

날개 지네와 별로 다를 건 없었다.

사실 도마뱀들처럼 종간 특성이 크게 다르지 않은 한은 무의미한 실험이 되는 게 맞지만, 원래 실험이란 건 시행착오가 많은 것.

또한 어떤 것이든 확신하지 말고 다양하게 돌입해보는 게 중요한 법이다.

이 지네는 큰 놈이 아니어서 두 방만에 끝장났다.

어서 빨리 붉은 지네를 언락해야만.

물량빨로 승부하는 거미는 어떨까?

국수파리도 일정 이상 크기의 생물은 거미에게 별 타격을 입히지 못한다는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했는지 새끼가 습격당해 찢기는데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실시간으로 새끼가 찢기는 걸 보는데도 침을 세우지 않는다.

여러가지 생물들로 실험을 해 보니 국수파리의 반응 패턴에 대해서 알아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것을 구체화시키는 실험은 우선 나머지 생물들과의 실험을 끝내고 나서 해 보자.

어미도 공격하더라.

거미는 체력적 특성에 의거하여 공격한다는 가설에 대한 또 다른 증거가 나온 셈이다.

국수파리는 새끼가 몽껄룩이 살짝 잡아도 죽어버릴 만큼 약해서 그런가 성체도 연약한 편이다. 죽창급 위력의 침을 세울 수 있어서 그렇지 유효타만 한 방 먹이면 그걸로 게임 끝이다.

이번엔 호저 거미로 실험을 해보려고 했으나 이번에도 어미가 먼저 사냥당해 죽어버리는 사고가 터졌다.

호저 거미에게도 침을 세우는 건 같다.

무리를 소환해 둔 건 만약 같은 종의 다른 생물들이 함께 있다면, 새끼를 해친 주범뿐 아니라 다른 동종의 생물들에게도 공격성을 보이는지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였다.

한 방...딱 한 방이면 돼!

한 방 맞은 호저 거미들은 죽어버렸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호저 거미들은 서로를 살릴 수 있는 특성이 있다. 비록 잠깐이지만.

되살아난 동료와 함께 국수파리 어미를 공격하는 모습이다.

소임을 다한 동료는 이후 사라졌다. 어떻게, 왜 사라진건지에 대해 궁금하긴 하지만 오늘의 실험 대상은 국수파리이므로, 호저 거미에 대한 심층 분석은 나중에 해 보도록 하자.

이번에는 마젠타와 흰 도마뱀, 둘을 소환한 후 흰색 도마뱀에게 새끼를 물어죽이게 해 보았다.

이 때 마젠타는 떨어진 새끼의 시체를 가져갔다. 어부지리인 셈이지만 어미의 분노가 덮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새끼를 먹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흰색을 죽이고 나서 어미는 다시 평온해졌다.

이 실험을 통해 어째서 국수파리 어미가 대디 롱 레그, 브라더 롱 레그 등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지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요는 이렇다는 것이다. 새끼를 죽이느냐 마느냐에는 이 어미들은 솔직히 아무 신경을 안 쓴다.

문제는 그거다. 새끼를 죽이거나 해치려고 할 때 이 녀석들이 단말마를 내뱉을텐데, 거기에 반응하여 상대를 죽이려 드는 것이다.

즉 죽이게 되더라도 새끼가 소리를 못 내게 죽인다면, 국수파리 어미는 적대 상태가 되지 않는다.

마젠타도 분명히 새끼를 잡아먹었지만, 이미 흰색에게 단말마를 내지르고 죽은 이후의 새끼였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다.

종양 시리즈도 마찬가지. 이들은 아프게 하는 게 아니라 산채로 그냥 붙잡아다 후르릅 챱챱 먹어치우기 때문에 새끼가 단말마를 지르지 않는다.

고로 국수파리 어미는 반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뭐야 이 매커니즘.

동종의 흰 도마뱀을 둘 소환해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다.

새끼를 해치게 할 생각인데 국수파리 어미도 도마뱀의 먹이인지라 자꾸 어미에게 반응을 하는 게 흠이다.

예상대로, 새끼가 비명을 내지르게 한 녀석에게 돌격한다.

저기 보이듯이, 다른 흰 도마뱀에게는 관심도 없다.

이 녀석들이 신경쓰는 건 새끼가 단말마를 내뱉게 하느냐 마느냐인 것이다.

동종이든 뭐든 신경쓰지 않는다.

어쩌다보니 실험이 길어져서 -3까지 붙게 생겼다.

나중가서 하드모드 크리쳐들 언락을 하면 -5쯤까지 가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