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쉴 일이 생겨 카페에 오게 됐는데 제가 통합전공을 준비하면서 경험한바와 일반론을 섞어 공기업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적어보겠습니다.


일단 제 소개를 하면 저는 인문학 전공 30대 초반 공기업 사무직군 입사자입니다. 본래 학부 전공을 이어 대학원을 다니다가 회의감을 느껴 그만두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취직에 필요한 학점, 활동, 공부가 하나도 없는 상태로 늦은 나이에 구직 시장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작년 초부터 준비하여 작년말에 마무리 지었으니 대략 준비기간은 6개월, 구직에 걸린 시간은 8개월 정도입니다. 밑바닥부터 쌓아올려 취직을 하였고, 저와 같으신 분들에게 혹여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스스로의 경험을 갈무리하여 이 곳에 남겨봅니다.

*10년 넘게 디시질을 한 진성디시유저라 존댓말로 적는게 어색하지만 이제는 말을 조심하고 살아야할 나이라 이렇게 적는것이니 양해바랍니다. 븅신같다면 미안합니다. 또 1년이 넘은지라 부정확한 정보가 있는데 발견할 경우 극딜하셔도 괜찮습니다.

1. 공기업을 선택한 이유

제 학부 전공을 밝히면 역사입니다. 대학원도 역사전공으로 진학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학교에 다니면서 경영학이나 경제학, 법학이나 행정학 모두 공부한 적이 없습니다.

대학원을 자퇴하고 취직을 결심했을 당시 제 스펙은 학부학점 3점 후반대, 토익 980, JLPT 1급, 독어는 강독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영어, 일어, 독어 원서를 읽어야 했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어학능력은 일정부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과외활동은 거의 전무했죠. 학술동아리에서 오랜기간 활동했던게 전부입니다.


일단 토익스피킹을 치고(7을 받았습니다. 근데 왜 토익스피킹이 금지어죠?) 상반기 사기업 원서를 썼습니다. 스펙도 그렇고 나이가 나이인지라 서류 승률도 높지 않았지만 면접을 가면 힘든 상황을 종종 겪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대학원 중퇴 경험이었습니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가뜩이나 부족한데 대학원 중퇴라는 큰 실패를 밝히는 것 자체가 패착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는 왜 중퇴했는지 설득력 있게 밝혔다고(제 전공은 다른 전공과 다르게 석사 트레이닝이 길어 짧으면 3년, 길면 5~6년에 걸치게 됩니다. 중퇴자도 통계상 50프로에 가깝습니다) 생각했지만 면접관분들은 그렇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종의 어리광처럼 받아들여졌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내년(올해)가 되면 만 30이 되어 사기업 서류 통과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았고 면접도 뚫을 가능성이 낮았기 때문에 사기업 보다는 관대하다고 알려진 공기업으로 준비를 돌리게 되었습니다.

2. 사전 준비과정

일단 알리오를 통해 공고를 검색하였습니다. 그런 후 엑셀로 사무직군을 뽑는 공기업 리스트를 과거 공고에 기초하여 50곳 조금 넘게 정리하였습니다. 혹여 필요한분이 있다면 메일주소 남겨주시면 추후 보내드리겠습니다.

여튼 리스트를 만들어보니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자격증과 시험 과목이 나오더군요.

자격증은 대체적으로 토익 700~850, 한국사 1급, 컴활 1급.

일부 기업의 경우 토익스피킹과 국어능력시험 2급 이상, 사회조사분석사 또는 운전면허(원주 소재 도로교통공단)등을 받아주거나 요구하기도 하나 국어능력시험과 사회조사분석사 등은 범용성이 낮다고 생각하여 딸 필요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토익과 토익스피킹, 운전면허는 있었기때문에 한국사와 컴활을 준비하였습니다.

한국사의 경우 동양사 전공이긴해도 기본적인 지식은 갖추고 있었기때문에 기출문제만 5회어치를 풀고 취득하였습니다. 기출은 한능검 홈페이지에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합격후 ebs강의를 들어보았으나 수험 적합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 컴활과 마찬가지인데 아무리 감이 오지 않더라도 통째로 외운다는 느낌으로 강의보다는 기출문제를 돌리는게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

컴활도 기출문제를 인쇄하여 외우고 시험을 쳤습니다. 구글에 검색하면 컴활 기출 문제 정리 블로그가 나오니 참고하시면 될듯합니다. 필기를 통과하면 실기른 신청하셔야 합니다. 실기는 과거 강의를 인터넷에서 찾아들었습니다. 강의는 50개 정도로 완강하는데 대략 한 달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강의를 들으면 충분히 통과가능한 시험이라고 봅니다.

3. 통합전공 준비과정

일단 공사, 공단, 협회, 재단, 정출연.. 모든 곳을 합치면 이른바 공기업 준비의 대상이 되는 직장은 수백 곳이 넘습니다. 채용공고도 굉장히 많이, 자주 올라오는편이고요.


그러나 1,2명이 넘어 매 분기 10명 이상 유의미한 수의 직원을 채용하는 곳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곳들은 대부분 NCS와 전공시험을 통과해야 면접시험의 기회를 줍니다.

사무직군 시험의 경우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이른바 직업기초능력평가시험의 줄임말인 NCS만 보거나 직무수행능력평가시험(전공)까지 포함해서 보는 유형이지요.

전자의 경우 대표적인 기업이 올해 한전, 수자원, 한수원과 같은 에너지 공기업류, 그리고 코레일, 서교공 등이 있습니다.

후자는 대부분 공기업이 채택하는 형식이고 이 부분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전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단일전공과 통합전공. 농수산유통공사처럼 상식시험을 요구하거나 코트라나 코이카처럼 논술형 시험을 치루는 경우도 있으나 마이너하기때문에 마지막에 잠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단일전공이나 통합전공 모두 경영학, 경제학, 행정학, 법학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단일전공은 대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전공이해도를 요구할뿐더러 응시자들도 공무원시험, 또는 cpa를 경험했거나 이에 준하는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초심자가 지원하는 것은 매우 힘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전공과목을 요구하는 통합전공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단일전공은 얼핏보면 과목 하나만 보면 되기때문에 간단해보이지만 공부의 깊이도 다르고 고인물이 너무 많기에 통전을 준비한 것이지요. 같은 경영학, 경제학이라고해도 단일전공과 통전의 문제 난이도가 다릅니다.

통합전공은 경영, 경제, 행정학, 법을 동시에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직렬은 크게 경상과 법정으로 나뉘거나 경영 또는 행정으로 나뉘게 됩니다. 4전공 모두를 요구하는 경우 - 근복 등도 있습니다.

상경의 경우 경영학개론, 회계학, 경제학을 포함하게 되고
법행의 경우 행정학과 법학(대부분 민법, 행정법, 헌법 + 노동법 등 사회법)을 요구합니다.

저는 경영학, 회계학, 경제학, 법학을 공부했고요. 어떻게 공부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공부 방식은 다들 다르지만 저 같은 경우 통전은 인강보다는 독학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케이스바이케이스니 참고만 해주십시오.

일단 강의를 들어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압박이 심한 30대의 경우 강의를 다 들을 만한 짬을 내기가 힘듭니다. 경영학개론과 회계학, 경제학 - 통전에 필요한 기본적인 강의만 들어도 150~200차수의 강의를 들어야하며 개인적인 공부 시간도 내야합니다. 전업수험이 가능하지 않는 이상 강의를 듣고 개인학습을 하는데도 6개월의 시간이 들기 때문에 여유로운 상황이 아닌 이상 비추천하는 편입니다. 굳이 들어야한다면 초짜가 독학하기 힘든 민법 조문강의와 회계학강의만 추천합니다.

만약 전업수험이 가능하다면 강의수강 - 나쁠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영역별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경영학은 영역이 나뉘어져있지만 ㅈㅅㅎ 경영학개론책과 객관식 책이면 충분합니다. 그 이상 공부하는 것은 과하다고 보는 편입니다. 확실히 책을 읽고 독학이 충분히 가능한 과목입니다.

경제학은 혼자하기에 많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부분 김판기 객관식 경제학강의를 추천받고 들을텐데 듣기만 한다면야 통전 경제학은 확실히 정복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번 시험을 쳐본 결과 김판기 수준은 과합니다. ㅇㅈㄱ 교수 경제학원론 책을 읽고 7급 경제학 시험을 풀어보는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입니다.

회계학은 ㅇㅈㅎ 강의와 1000제 책으로 공부했습니다. 스스로 공부하기에는 한계가 있더군요. 다만 중급회계까지는 공부할 필요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명시적으로 잼관이나 중급회계가 나온다고 해놓았어도 1~2문제 사이이기 때문에 통전 수준에서는 크게 공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다만 단일전공일 경우  중회 필수로 익히셔야합니다.

민법은 공인중개사 수험시장이 활발하여 조문강의를 적당히 골라들으면 충분합니다.

이 시험은 수능처럼 모든문제를 풀어야하는게 아니라 시간 내 적당히 푸는것이 더 중요하기때문에 깊고 자세히 공부하기보다는 조금 약게 공부하는 전략이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원론 수준의 경영, 경제, 회계를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3개월입니다. 이 보다 더 짧게, 또는 오랜기간 준비하시는분들도 있겠지만 공기업에서 요구하는 전공 시험 난이도는 기타 공시나 자격증 시험에 비해 그렇게 높지 않다는게 이 글의 핵심입니다. 물론 이 또한 케바케이니 잘 걸러들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기도 했고 이제 자리를 떠야해서 NCS 공부법 및 실제 지원과정과 면접후기 등은 다음글에 남기겠습니다.. 깜빡할 수도 있지만요.

주저리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핸드폰으로 쓴 글이라 자잘한 문법오류나 구린문장은 양해 보탁드리고 다들 좋은 하루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