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훈지 분석사이트가 있어 하나 소개합니다.

주소는 runalyze.com 입니다.

다른 러닝훈지 분석사이트처럼 가민 커넥트랑 연동이 쉽게 되어 훈련데이터를 쉽게 불러올 수 있어요.

(가민 뿐만이 아니라 폴라, 스트라바, 코로스, 순토 등과 연계되는 듯 합니다.)

연동을 해놓으면 다음과 같은 화면을 볼 수 있을거에요.

좌측 상단에는 주 단위로(월단위 등 기간은 조정 가능) 실시한 훈련 내용이 보이고요. 좌측 하단은 훈련에 대한 다양한 분석 결과들이 나타납니다. 현재는 어떠한 개별 훈련도 선택되지 않았기에 지난 6개월간의 일반적 훈련결과를 분석한 내용이 보이고 있네요.

우측의 두번째 상단은 현재 몸의 체력상태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창입니다. 유효vo2max 값이 먼저 보이고요.(본 사이트에서 보정하여 계산된 값이에요. 그 상세한 과정도 볼 수 있고, 레이스 결과를 통해서 보정계수를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통계인 마라톤준비태세(Marathon Shape)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마라톤이란 42.195km를 달리는 그 마라톤을 말합니다. 마라톤준비태세는 본 사이트에서 개발한 통계로서 얼마만큼 주자가 풀마라톤 달리기에 대한 훈련이 잘 되어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한 척도입니다.

현재의 훈련강도를 확인(체력향상을 위한 운동부하 상향/하향 결정, 과훈련 및 부상예방, 레이스에 앞서 폼(Form)을 점검 등)하기 위한 급성훈련부하(ATL), 만성훈련부하(CTL), 부하비(A:C)도 표시되어 있네요.

또 훈련단조성(monotomy), 과훈련지수(trainig strain) 같은 값도 표시되어 현재 훈련량의 적정성을 판단하고 부상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원래 런갤에서 알게된 intervals.icu를 잘 활용하고 있었는데, runalyze는 또 고유한 장점들이 있어 사용할 만 하네요.

1. 우선 통계량이 다양합니다.

급성/만성훈련부하와 이를 활용한 부하비 같은 대표적 통계는 intervals.icu에서도 각각 fatigue/fitness 및 form이라는 개념으로 잘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전에 말씀드린 훈련단조성, 과훈련지수 같은 지표는 runalyze에서만 볼 수 있네요. 이외에도 개별 훈련을 평가하는 통계량이 상당히 많이 있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 후반에는 누적된 피로 때문에 같은 페이스를 뛰어도 심박이 조금 더 올라가지 않습니까? 이러한 수준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aerobic decoupling같은 통계치는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림에서 Pw:Hr이라고 표시된 부분이 aerobic decoupling입니다. 피로로 인해 운동 후반부에 유산소효율(aerobic efficiency)가 약 1.9더 낮게 도출되었다는 의미입니다.>

2. 개별 통계량의 도출 과정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 같이 평범한 런붕이들은 운동 마치고 가민님이 점지해 주시는 vo2max값에 상당히 일희일비 하잖아요ㅎ. 문제는 그 vo2max값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도출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괜히 조깅을 하다간 vo2max값이 떨어질까봐 그냥 빡런을 했던 경험은 저만 가지고 있나요?ㅎㅎ(전형적으로 본말이 전도된 잘못된 훈련이지요ㅠ)

runalyze는 개별 훈련별로 vo2max값이 계산되는 과정을 아주 투명하게! 보여주기에 오히려 vo2max값의 마법적인 권위를 떨어트리고 단지 훈련성과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써 건전하게 활용할 수 있게끔 사용자를 유도합니다.

<위 그림은 실제 제가 저번 일요일에 한 장거리러닝으로 vo2max값을 추산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우선 거리/시간을 바탕으로 다니엘/길버트(잭다니엘의 그 다니엘입니다.)표를 확인하여 기본 vo2max를 구하고요. 이를 해당 훈련의 평심에 보정하여 1차 보정을 합니다. 이후 다시 correction factor를 바탕으로 2차 보정을 하는데요. 이 correction factor는 사이트에서 훈련데이터를 분석해서 사이트에서 자동으로 구할 수도 있고, 더 정확하게는 최근 레이스 결과를 기반으로 구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2주전 실시한 10k TT를 기반으로 구한 보정값을 활용했습니다.(그렇지 않으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vo2max값이 나오더라고요)>

단지 vo2max뿐만이 아니라 좀전에 설명드린 마라톤준비태세(marathon shape) 도출 과정도 아래처럼 매우 자세히 보여줍니다.

<위 그림은 마라톤준비태세 값의 도출과정을 설명하는 화면입니다. 보시다시피 제 유효vo2max 값에 따르면 도출 가능한 최대 마라톤 기록은 2:59:24(과연?!)입니다. 다만 이러한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당 92km의 마일리지, 그리고 최소 주당 32km의 장거리 달리기가 필요하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현재 제 준비상태가 그에 미치지 못하기ㅠㅠ 때문에 제 마라톤준비태세는 53%이고, 이에 따라 풀마라톤 기록은 3:33:41이 예상된다고ㅠ runalyze는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통계치에 대해 도출과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더라도 그 뜻과 해석방법, 그리고 외부 참조링크를 풍부히 제공하고 있어 저같은 비전공자의 접근성이 좋은 편입니다.

3. 분석/시각화 도구가 다양하고 결과가 미려합니다.

runalyze는 굉장히 다양한 분석/시각화 도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저도 다 활용하지 못하여 전체를 말씀드릴 수 없지만 몇몇 도구는 활용하면 과거와 현재의 운동을 분석하기에 상당히 유용하리라 생각합니다.

<위 그림은 금년 유효vo2max값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희미한 점들은 개별 운동을 나타내며 굵은 점은 2번의 레이스를 의미합니다. 코로나에 걸려서 강제 휴식한 3월과 무더위로 고생했던 여름에는 다소 vo2max값이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 그림은 유산소효율의 분산분석(ANOVA) 그래프입니다. 초록색 박스 가운데 점선이 평균값입니다. 금년 훈련을 통해 유산소효율이 꾸준이 증가했으며 그 분산 역시 수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산소효율은 여름에 조금 감소, 정체했으며 가을이 되자 다시 증가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여름에서의 감소분은 vo2max보다 다소 덜 극적입니다.>

물론 이 사이트라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크게 눈에 띄는 단점으로는 아래와 같은 것이 있습니다.

1. 심박존 자동계산 부재

intervals.icu는 역치심박 값을 입력으로 받아 심박존을 자동으로 계산해 줍니다. 그래서 가민이 역치심박을 업데이트 하면 그에 따라 적절한 심박존이 재구성됩니다. 때로는 intervals.icu 자체가 역치를 자동으로 재계산 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runalyze는 그런 기능 없이 그냥 수동으로 심박존의 이름과 값을 입력해야 합니다.

2. 개별 운동의 수동 분류 필요성

개별 운동이 Easy Run인지 Tempo Run인지 일일히 손으로 지정해 주어야 합니다. 뭔가 심박 등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방식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네요... 제가 말씀드린 주요 통계에 해당 값들이 주요한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만, 기왕 데이터를 쌓는다면 이를 잘 분류해야 향후 활용성이 높아지기에 이는 좀 아쉽네요...

이에 저는 intervals.icu와 runalyze를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런 데이터/분석 결과를 본다고 빨라질 것 같진 않습니다만ㅎ, 개인적인 차원에서 러닝이라는 취미생활이 더 즐거워 지는것 같아요.

러닝의 재미는 비단 달리는 순간만이 아니라,

다양한 대회를 알아보거나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며

달성을 위해 훈련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며

준비된 대회에 참가하여 성취를 확인하고 이를 복기하는 것에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치지 않기 위해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잘 확인하면서요...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러닝은 나를 더 잘 알기위해 내 몸과 대화하는 방법 중 하나일 수도 있겠네요.

한번 접속하여 본인 데이터를 보시면 재미 있으실 것이라 생각해요. 덤으로 시간도 엄청 잘갑니다.ㅎㅎ

ps. 저는 이쪽 전공과는 거리가 먼 순도100% 아마추어 런붕이입니다. 혹시나 번역이 잘못되었거나 오개념이 있을 시 너무 화내시지 마시고 댓글로 친절하게 알려주세요. 그럼 빠르게 수정하여 저와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