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시를 좋아하지 않아 잘 읽지 않는 나인데앱에서 작성

선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9.11 10:49:53
조회 269 추천 3 댓글 8
														

viewimage.php?id=3fa8c335ecd336aa67abd3a717c5312fba&no=24b0d769e1d32ca73cef81fa11d0283127709d21227bb049fff2f72430c03530732c8ad2d86362520d83026965faa93e3fe880d36ac84e6b76ec59434c6d17ae5d97a1cb5bbe07dd7178add4aa86c3d5f3b1d2


우연히 알게 된 황병승의 커밍아웃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더라.






나의 진짜는 뒤통순가 봐요
당신은 나의 뒤에서 보다 진실해지죠
당신을 더 많이 알고 싶은 나는
얼굴을 맨바닥에 갈아버리고
뒤로 걸을까 봐요

나의 또 다른 진짜는 항문이에요
그러나 당신은 나의 항문이 도무지 혐오스럽고
당신을 더 많이 알고 싶은 나는
입술을 뜯어버리고
아껴줘요, 하며 뻐끔뻐끔 항문으로 말할까봐요

부끄러워요 저처럼 부끄러운 동물을
호주머니 속에 서랍 깊숙이
당신도 잔뜩 가지고 있지요

부끄러운 게 싫어서 부끄러울 때마다
당신은 엽서를 썼다 지웠다
손목을 끊었다 붙였다
백년 전에 죽은 할아버지도 됐다가 고모 할머니도 됐다가...

부끄러워요? 악수해요

당신의 손은 당신이 찢어버린 첫 페이지 속에 있어요




황병승- 커밍아웃





수년동안 디시등의 남초사이트를 방랑하면서 수많은 혐오들을 목격했음.
여성혐오, 지역혐오, 성소수자혐오..
그리고 이런 혐오의 핵심엔, 다른 존재에대한 타자화가 있다고.. 난 그렇게 느꼈다.


나의 진짜 나는 뒤통순가 봐요
나의 또 다른 진짜는 항문이에요


어떤 인간이, 총체로써의 인간에서, 어떤 특정한 속성으로 치환되는것.
게이는 항문으로, 여자는 질로.
남초사이트 이용자들이 종종 여자를 '보지' 라고 부른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는것..
그것은, 타자화되는 비정상 존재들은 비정상 요소때문에 타자화 되고, 인간이 아닌 그 비정상요소 자체로 인식된다는 것임.


게이를 '항문' 으로 치환하여 보는것.
인간이 아닌 항문으로..
우리가 느끼는 몇가지의 차이점들은
우리가 가진 수많은 유사성들보다 더 클까?
가령 우리는 같은 생리현상을 느끼고, 같은 감정을 느끼고, 똑같은 사고방식을 갖고있고, 똑같은 권리와 자유를 지니고있음.
이런 '인간의 요소' 들은 무시된 채, 게이들은 항문으로 치환당함.
동성애는 정상 인간의 사소한 특징이 아니라, 비정상 인간의 비정상 요소로 인식됨.

만약 너가 커밍아웃을 했다면, 넌 더이상 그들에게 '동등한 인간' 으로 대접받지 못함.




저처럼 부끄러운 동물을
호주머니 속에 서랍 깊숙이
당신도 잔뜩 가지고 있지요




못생긴 얼굴, 휜 다리, 영어를 못 하는 것, 평범하지 않은 성벽까지..
누구나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음. 우리가 가진 속성중 일부는 우리를 부끄럽게 함.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것들이 인간의 자격을 박탈할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것은 아님.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특정한 부끄러움은 받아들이지 못함. 그래서 그걸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탈인간화 시킴. 자기 자신 역시 수많은 부끄러움을 감춰두고 있으면서 말이야.



부끄러워요? 악수해요
당신의 손은 당신이 찢어버린 첫 페이지 속에 있어요



우리는 동성애자라는 책을, 첫머리부터 거부했음. 찢어버렸음.
인간이란 책은 읽는사람의 인식에 따라 제목이 바뀌기 때문임.
어떤 게이는 아들이었고 친구였고 선배였고, 자신의 이름을 가진 하나의 인간이었지만, 어떤 사람에겐 '항문' 이라는 제목으로 읽히는 불온서적일 뿐임.

그 책 첫머리에 있었던 '이 인간에 대하여..' 라는 서문이나
'이 인간의 역사와 구성요소..' 같은 목차는 찢겨버렸음.
왜냐면 그들에겐 인간이 아니기었기 때문에.
악수하고싶으면, 거기서부터 다시 봐야 함.

추천 비추천

3

고정닉 0

6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156 돈키호테 읽어라 형과 아재 사이(222.233) 18.09.17 79 0
155 느근는 책을 잘못 읽었어 [1] 형과 아재 사이(222.233) 18.09.17 119 0
154 회의론 갤러리로의 초대 [1] V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6 143 1
153 독갤 도배는 꾸준히 하겠습니다. [4] ㅇㅇ(115.40) 18.09.16 340 9
152 센델책 읽는중 [3] ㅇㅇ(59.6) 18.09.16 122 0
151 나도 여기가 독갤 반만 활성화되면 여기 쓰고싶은데 [9] ㅇㅇ(59.6) 18.09.16 206 3
145 일주일만에 오니까 역시나 죽어있구만 럼갤 ㅋㅋ DD(125.183) 18.09.16 65 0
142 미시마유키오 팬인 아재가 부매 신청했는데 묵살한건 진짜 개병신짓임 [1] ㅇㅇ(115.40) 18.09.16 121 1
141 조지프 콘라드는 도끼를 왜 싫어하는거냐?? [1] ㅇㅇ(112.160) 18.09.16 104 0
140 명상, 요가 관련 책 추천좀 [2] 선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5 170 0
138 어제 저녁부터 독갤 초토화시키는 중이다 [3] ㅇㅇ(175.223) 18.09.15 354 6
136 여기서 한번 말해보자. 독갤 운영이 솔직히 정상이냐 [6] 선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5 568 14
134 이병주 소설 알렉산드리아 어떰? ㅇㄴ(211.36) 18.09.15 63 0
133 전쟁과 평화 민음사 번역 갠춘?? ㅇㅇ(223.62) 18.09.15 168 0
132 독갤 이상해 ㅠ 배고픈독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5 159 0
131 독갤왜저래 큰일낫다 독서갤의지배자(218.237) 18.09.15 111 0
130 이방인은 최고의 거품중 하나다 [3] ㄽㅇㅁㅎ(175.125) 18.09.15 183 2
129 성평등에 관한 책 ㄽㅇㅁㅎ(175.125) 18.09.15 61 1
128 데미안과 크로머 ㄽㅇㅁㅎ(175.125) 18.09.15 141 0
127 안나 카레니나 ㄽㅇㅁㅎ(175.125) 18.09.15 133 0
126 병신들아 지금 러문갤 광고안하고 뭐하냐 [1] ㅇㅇ(222.102) 18.09.14 86 0
124 노문학갤러리가어디야 [1] 키야~(116.40) 18.09.14 229 0
123 체홉의 약혼자 [1] ㅇㅇ(125.186) 18.09.14 152 7
121 노문학갤 죽어버렸노. [2] LAM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2 210 1
120 동성애는 염안섭 영상 봐라 그냥 ㅇㅇ(182.222) 18.09.12 103 2
119 성평등에 관한 책 사봤다. [1] LAM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1 162 0
118 또 강퇴 당함ㅋ [1] 형과 아재 사이(222.233) 18.09.11 217 1
117 로씨야문학갤 자주오겠읍니다 [1] 독서갤의지배자(219.255) 18.09.11 90 1
시를 좋아하지 않아 잘 읽지 않는 나인데 [8] 선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1 269 3
114 여기가 뉴 독서갤인가요? ㅇㅇ(58.239) 18.09.11 92 3
113 낮에 홍보 안하니까 사람들이 별로 안왔어 ㅇㅇ(183.104) 18.09.10 99 0
112 노문갤 화력 다시 좆밥됐노 [2] 책길만걷자(175.223) 18.09.10 432 9
111 추석에 대란 한번 오냐?? [4] ㅇㅇ(118.219) 18.09.10 198 0
108 이방인이 20세기 최고의 소설 급은 아닌거 같은데 [1] 하지무라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0 172 0
107 책 더미 인증 하나 더 [1] ㅇㅇ(125.183) 18.09.10 207 2
106 이 글이 삭제당하는순간 독갤은 망한거라고 봐도 될듯 [1] ㅇㅇ(114.199) 18.09.10 211 3
105 책더미 인증과 짧은 감상 [2] ㅇㅇ(125.183) 18.09.10 218 0
104 생각해보니까 허먼 멜빌도 좀 읽기 힘들었는데 [6] ㅇㅇ(125.183) 18.09.10 155 0
103 갠적으로 조지프 콘라드 진짜 존경함 인간적으로 말이여 [2] ㅇㅇ(125.183) 18.09.10 124 0
102 나무위키보면 비 네이티브 영어권작가 투톱이 [4] ㄷㄷ(211.36) 18.09.10 190 0
101 파리대왕의 결말부에서 [2] 선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0 193 0
100 근데 뿌쉬긴 작품 뭐 진짜 깊게 읽어볼 작품 있음? [5] ㅇㅇ(125.183) 18.09.10 186 0
99 역대 러시아 문학인 3명 뽑자면 누구 뽑냐 [6] 유 설(114.201) 18.09.10 254 0
98 갠적으로 정리해보는 작가별 인상 [8] 서점직원(110.70) 18.09.10 405 7
97 도끼가 [2] 복숭아(114.199) 18.09.10 123 0
96 박정자 교수 책 낸거랑 번역한거 보는데 ㅎㄷㄷ하네 [2] ㅇㅇ(125.183) 18.09.10 181 0
95 카라마조프의 형제 중 마음에 드는 문장 [3] ㅇㅇ(175.205) 18.09.10 180 3
94 맘에 드는 문장 [1] 배고픈독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0 127 1
93 한국 문학에서 다양성을 찾는다면 [5] 서점직원(110.70) 18.09.10 248 1
92 파리대왕에서 사이먼이 [5] 배고픈독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9.10 105 1
12345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