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ing Through Georgia by S. M. Stirling

밑의 알데나타 시리즈 표지 보고 생각난 드라카(Draka) 시리즈 1권의 만화스러운 페이퍼백 표지화. 출판사는 역시 Baen.

S. M. 스털링은 밑의 존 링고의 삼촌뻘 되는 밀리터리 SF 끝판왕인데, 데이비드 웨버가 우주해전이라면 이 아재는 지상전 & 대체역사소설 전문가. (대체역사에서도 지금은 맛이 갔다는 얘기를 듣는 터틀도브보다 더 나을지도.) 고어하고 하드하고 디테일하면서 꿈도 희망도 없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이 특징임.

타임라인:
1. 미국 독립전쟁에서 진 왕당파들과 독일 헤시안 용병들, 나폴레옹에게 축출당한 프랑스 왕당파들, 훗날 남북전쟁에서 몰락한 남부 귀족들 등이 현재의 남아공으로 망명해서 고대 스파르타를 모델로 한 노예제/우생학적 백인우월주의/병영국가인 드라카 제국을 세우고, 1세기만에 아프리카를 정복. 시민들은 전체 인구의 10프로도 안 되고 인구 대부분이 노예라서 20세기의 드라카 시민들은 어릴 때부터 남녀 구분없이 그린베레급 전투 훈련을 받고 무조건 징집당해서 시민군으로 장기 복무. 노예 종류는 국가 운영까지 맡는 고급 노예에서 군인 노예, 기술자 노예, 관료 노예, 성노예까지 다양함. (당연히 보편 인권 개념 따윈 없고 물리적, 심리적 노예 컨트롤 기술이 고도로 발달함.)

*18세기에 소수의 백인들만으로 호전적인 줄루족을 굴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아래의 영국제 퍼거슨 라이플을 채택한 덕이라고. (무려 미국 독립전쟁에서도 쓰인 최초의 후장식 흑색화약 라이플이고 발사 속도가 당시 기준으로는 치트 수준이지만 대량 생산이 힘들어서 거의 쓰이지 않았음.) 이 총은 바실리스크 스테이션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나?

2. 1차대전에 일본처럼 은근슬쩍 참전해서 오스만 투르크와 중동까지 정복. 2차대전이 발발해서 히틀러가 유럽을 석권하고 소련을 격파해서 우랄산맥 기슭까지 정복하자 (스탈린은 사망하고 티모셴코 군벌이 우랄 동쪽에서 게릴라식으로 저항중) 나치 독일의 보급선이 길어진 틈을 타서 (일본에게 진주만을 기습당한 미국과 암묵적으로 손을 잡고) 러시아의 나치 독일군을 강습. (나중엔 결국 일본 제외하고 유라시아 대륙을 다 먹음.) 전자공학기술은 미국에 한참 뒤지지만 병영국가답게 무기 개발에 올인해서 1942년 당시의 지상군 무기 성능이나 화력이 베트남전 당시의 미군급. (주력 전차의 주포 구경이 120mm라서 티거 전차도 한 방에 박살내고, 보병은 RPG 비슷한 로켓포에 자동박격포에 클레이모어에 갈릴 자동소총을 빼닮은 75연발 소구경 돌격소총을 장비했으니 말 다했음.) 그러나 육상군 주력은 예니체리식 흑인 노예 군단을 위주로 하는 노예사단들이고, 병력이 적은 엘리트 시민군은 노예사단의 지휘를 하거나 공수부대나 특수부대나 공군이나 해군에서 주로 복무하는 구조. (터키 정복 이후 점령국가의 국민은 백인이든 유색인종이든 무조건 노예화함. 모토는 "드라카 밑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게 노예.")

3. 1권은 주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전략 거점인 러시아 구르지아(조지아)의 한 마을에 낙하한 드라카의 엘리트 시민군 공수부대 1개 중대가 구르지아에 주둔중인 무장친위대의 최고 엘리트 부대인 아돌프 히틀러 호위사단의 장갑척탄병 1개 연대의 반격을 저지하려고 사흘 동안 처절하게 맞장을 뜨는 이야기. (표지 그림에서 역관광당하는 독일군들 복장이 무장친위대가 아니라 국방군인 건 오류이지만 아마 독일군인 걸 한눈에 알아보게 하려고 그런듯.) 드라카군은 제네바 협약은 고사하고 아예 포로나 항복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일본군이나 친위대가 젠틀해 보일 지경이지만, 주인공인 드라카 중대장 폰 슈라켄버그는 드라카의 노예제 자체에 의문을 품는 독일계 명문가 출신의 양심적인 인물로 묘사됨.

4. 결국 세계는 북남미+영연방(인도 포함)+일본(막판에 히로시마에 원폭을 맞고 미국에 무조건 항복)으로 이루어진 자유연합 vs. 드라카 제국의 냉전으로 돌입. 자유연합은 전자공학에서 앞서고, 드라카 제국은 유전공학에서 앞섬. (21세기 우주시대의 지구에서 이런 설정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