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습니다.

 첫 번째 사진은 당시 있던 백조 극장입니다.

 사진 겁나 크네여..

 그리고 아래 사진은 복원한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입니다.

 글로브 극장을 복원했지만 철저하게 고증에 충실한 건 아니란 걸 알아두시길.

 셰익스피어 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마저 이어가겠습니다.

 그 당시 극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구에서 1페니를 내야 했습니다.

 1페니는 당시 런던 노동자 1주일치 급료 1/12분이라 크게 부담되는 돈은 아니었습니다.

 이 1페니를 지불하면 극장 마당에 서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1페니를 더 내면 2층으로 가서 볼 수 있고, 또 1페니를 더 내면 앉아서 볼 수 있지요.

 특석에서 보려면 돈을 더 냈습니다.

 휘장이 드리운 이 자리는 6펜스 정도 가격인데, 부유한 상인이나 귀족들이 샀습니다.

 철저하게 신분을 나누어 운영한 건 아니지만, 비싼 돈을 내면서 연극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었겠죠?

 무대는 마당까지 있었습니다. 대체로 3면으로 연극을 볼 수 있었어요.

 무대 뒤에는 배우 휴게실과 분장실로 같이 쓰는 공간이 있구요,

 여기와 무대 사이에 올라가는 공간과 테라스가 있었습니다. 이곳도 연극을 하는 곳으로 사용했지요.

 이 위로 커튼 비슷한 너울이 있는데, 이걸 두 개 기둥이 지탱했습니다.

 이 기둥은 나무 대역으로도 썼습니다.

 그리고 공연 중에 점원이 관람석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팔았는데,

 맥주와 땅콩 등을 팔았다고 합니다. 이 역시 1페니 가량 하는 돈이라고 하네요.

 극장은 시끌벅적 야단스런 분위기였는데요, 지금 생각하는 극장보다는 오히려

 야구장 같은 분위기에 가깝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연극을 잘 할 수 있겠느냐?

 당시 사람들은 학식과는 상관없이 연극에 꽤 집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당시 극장들은 무대장치가 있지만 엄청 철저한 정도는 아니었지요.

 남은 부분- 예를 들어 수많은 병사가 나온다거나, 벼락이 친다거나 하는 그런 상황은

 관객의 상상력에게 맡겼습니다.

 물론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경향은 있지만,

 셰익스피어 극이 흥해서 돈을 많이 벌 정도면 

 무조건 자극적인 게 수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었나봅니다.

 그렇다고 셰익스피어가 그런 경향을 아예 따라가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요.

 아 그리고 화장실은 따로 없었습니다.

 이는 셰익스피어의 극장 만이 아닌 당대 영국 극장의 경향입니다.

 그래서 각 극장마다 조금씩 다른 점이 있으니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작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 정보는 안 남아있는 아이러니..

 영국 극장들은 1640년까지 이어졌고, 당해 청교도 의회 지시로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당시도 청교도들이 극장은 온갖 범죄자와 어중이 떠중이가 모이는 소굴이라고 비난했다고 하네요.

 지못미...

- 제가 악마를 부끄럽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진실을 말하는 겁니다. / 핫스퍼, 헨리 4세 1부, 3막 1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