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음대 피아노과 졸업한 싱붕이다.

음대생에게 졸업 연주가 어떤 위치이고 얼마나 준비하는지 대충이라도 가늠해보라는 취지로 이번 동덕여대 졸업연주회의 피해규모를 추산해보려고 한다.

원래 눈팅만 하다 이렇게 글 쓰는건 처음이라 두서 없이 쓰는건 양해 바람...

아래 요약 있음

1. 금액 (대관료)

위에 나온 연주회 대관료는 대략 200만원 정도로 나오는 걸로 보이는데, 연주홀 대관료는 홀의 크기나 위치, 

조건에 따라 상이하게 다르지만 200만원 자체는 충분히 납득가는 금액이다.

물론, 불법 시위가 없었으면 굳이 들이지 않았어도 되었을 금액이다.

2. 개인 부담금 - 메이크업

남학생이고, 독주 악기인 피아노 전공이라면 개인 부담금이 크진 않을 것이다.

글 쓰는 싱붕이도 다른 연주회땐 안해봤는데, 졸연때는 메이크업 받고 했다.

그러나 여학생의 경우는 다르다.

1년에 몇 번 없는 연주회를 위해 풀 메이크업 + 드레스 대여를 한다.

메이크업은 대략 10만원 정도 될 것이고, 드레스는 업체에 따라 다른데, 20~40만원대 정도 한다.

물론 모두가 이러지는 않지만, 유튜브에 졸업연주회 라고 검색해서 볼 수 있는 영상만 봐도 안 입은 사람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정장입고 연주한 것도 딱 한 번 보긴 했음.

3. 개인 부담금 - 반주비

독주곡을 하는게 아닌 이상 무조건 피아노 반주가 필요하다.

그리고 피아노과를 제외하면 다른 모든 악기들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독주를 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반주비는 그간의 연습 반주비를 제외하고도 당일 연주비만 10~20만원 정도 들 것이다. (반주자에 따라 다르나, 20을 넘는 경우는 못봄)

4. 개인 부담금 - 촬영비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졸업 연주라면 학교에서 했던 모든 연주를 통틀어 가장 신경쓰고 열심히 준비했을 연주인 만큼 스냅 사진 + 동영상 촬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보통 이런건 단체로 하기 때문에 아주 많이 부담하진 않았을 수도 있다.

글 쓰는 싱붕이는 단체로 "스냅 사진 + 동영상 촬영" 으로 28만원 정도 냈던 것 같다.

그러나 이것도 사진사, 단체 학생 수, 촬영 회수, 동영상 카메라 수, 사진 인화 수등 변수가 많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서울대 한예종처럼 최상위권 음대였으면 한 명당 한 시간이 넘는 리사이틀을 하니 촬영비가 훨씬 많이 나왔을 것이다...

5. 정신적 피해

이건 금액처럼 싱붕이가 추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같은 음대생으로서 생각해보았다.

먼저 위 짤에서 졸연을 기말고사와 같다고 했는데, 겨우 기말고사 따위가 아니다.

졸연은 졸업에 필수적이고 통과하지 못한다면 내년에 재연주를 해야한다.

다른 곳에선 졸업 논문을 대체 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게 맞다.

교수님에 관한 얘기도 해보겠다.

일반적으로 음대생들은 담당 교수님 한 분을 배정받아 특별한 일이 없다면 4년 내내 개인 레슨을 받는다.

그만큼 타 대학에 비해 교수님과의 만남과 연락이 잦고, 더욱 친밀한 관계를 쌓아간다.

그런 교수님들께 무례하게 개소리 지껄이고, 교수님이 인터미션 때 억지로 연대문을 낭독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연주회를 보러 오는 지인들의 얘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학우들이 자랑스럽게 학꾸해놓은 모습을 보면서 음악당으로 들어왔을 가족들과 지인들을 무대에서 마주해야 하는데 기분이 편할리가 없다.

학생으로서 교내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인 졸업 연주를 앞 둔 상태에서 말이다.

결론

어차피 음대생들도 남녀공학 반대하는 똑같은 애들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그거랑 별개로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직접적인 피해자들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음대 학생회에서 미리 성명문을 냈음에도 말이다.

당연하지만 폭력 시위를 절대적으로 비판하는 입장이다.

요약

1. 외부 홀 대관료 금액은 납득 가능

2. 관현악과 여학생 기준 개인 부담금 추산 = 메이크업(10) + 반주(10~20) + 드레스(20~40) + 촬영(20~40) = 60~110만원

3. 졸업 연주는 졸업에 필수인 매우 중요한 연주인데, 연주에 영향을 줄 만큼의 정신 피해가 예상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