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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학 과제로 쓴 장르소설 좀 봐주셈.

ㅇㅇ(122.203) 2024.04.18 22:15:09
조회 239 추천 2 댓글 7

지잡대라 그런지 병신같은 과제만 내더라.

살면서 책 한권 완독 해 본 경험이 없어서 걱정된다.


그냥 꿈에 나왔던 장면을 풀어썼음.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다오.



***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에 커튼 한 쪽이 너울거린다.

찬 공기가 넘실거리는 단칸방 안에서, 쇠약한 모습을 한 엘프가 별을 헤고 있었다.

“하나…둘…”

무릎을 안은 채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덧없고 슬퍼보여서,

나는 침묵만을 고수하며 생각에 잠겼다.


엘프가 별을 헤는 시간이 끝나기 전에… 나는 나의 수명을 헤기로 했다.


검을 배우는 것을 빌미로 10년.

마계의 악마들을 쓸어버리는 것을 빌미로 3년.

치유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빌미로 5년.

마지막. 마왕을 목을 따기 위해 30년.


나도 얼마 남지 않았겠지…


사념에 잠겨 있는 사이에 가날픈 엘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 얼마나 남았을까 ?”

“모른다… 르네아 조차도 모른다고 했으니…”

엘프의 눈이 가늘게 좁혀짐과 동시에 얕은 웃음기가 돌았다.

“그 계집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할지도 몰라…”

“내가 반드시 구해주지”

“난 아직 너를 사랑하고 있어…”

“내가 반드시 구해주지”

“ 사랑한다고… 단 한 마디만…”

“내가 반드시 구해주지”


엘프의 간호 담당이었던 주관자에게 미리 언질을 해 둔 뒤,

조그마한 단칸방을 나서며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내가 반드시 구해주지”



****


“ 그래서 어떻게 구해 줄 건데?”

르네아.  내 옆을 나란히 걷던 그녀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비꼬았다.

“ 너… 남의 대화를 엿듣지 마라. 악취미는 여전하군.”

“됐어… 어떻게 살릴 거냐고. 참고로 너의 모든 수명을 바쳐도 저 년을 살릴 수 없어”

“순백의 드래곤…”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르네아의 눈이 반개하며 번뜩였다.

“그건 인간의 힘으로는 당해낼 수 없어. 너도 잘 알 터인데…”

“인간이 아니라면 가능하겠지…”

“…”

“더 할 말이 있나.”

“나와 한 약속도… 잊지 마”

“…”


변방의 흑마녀들에게 들은 적이 있다.

드래곤.  그 중 단 하나뿐인 순백의 드래곤.

 그것의 심장은 만병을 통치함과 동시에

영생에 가까운 삶을 누리게 해 준다는 것을.


반드시 그것의 목을 따서 돌아오겠다.

너에게 하지 못한 말이 너무나 많으니…


***



우선 제도 근방을 둘러보며 조사했지만

드래곤의 발자취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성들은 물론, 제국의 기사들조차 드래곤을 환상종으로 여기는 시대였다.

그들에게 있어 드래곤은 용사를 위한 장치일 뿐이었으니까.


“용사는 마왕의 목을 베기 전 드래곤을 전부 학살했다”

“왕은 용사에게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칭호를 하사했다.”

그런 터무니없는 영웅담이 내려오는 것만 봐도 뻔했다.


...드래곤 슬레이어는 무슨, 같잖은 소리다.


 지금 이 시대에도 드래곤은 살아숨쉬며 창공을 가로지르고 있을 터.

그야, 날개를 펄럭이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니…


상점의 아주머니, 술집의 드워프, 왕실의 근위병에게 정보를 요구했지만

받은 건 동정어린 시선과 미치광이 취급 뿐이었다.

제도에서 머무르는 건 시간낭비가 분명했다.

변방의 흑마녀를 찾아가는게 정도(正道)일 터…


허나 제도의 중심에서 변방까지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

걸어가면 4개월은 족히 걸리겠지… 마차를 빌려도 한 달은 걸릴 것이다.


안 된다. 시간이 없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르네아…  변방의 그곳으로 전이마법을 …”

“전이마법은 마나가 엄청 많이 들어.”

“알고 있다.”

“…”

“말해라. 몇 년인가…”

“5년”

“좋다. 이행해라”


그녀에게 내 수명을 바치면 전부 해결이다.



***



눈을 떠 보니 고풍스러우면서도 음산한 천장이 나타났다.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상황파악을 위해 그녀를 불렀다.

“르네아”

그녀가 침대 밑에서 기어나오는 순간, 내가 누워있음을 깨달았다.

“거기서 뭐 하는 거냐… 아니, 지금 이 상황은 뭐지 ?”

“마나가 역류해서 잠에 든 거야… 평소에 초급마법이라도 써 두라고 했잖아.”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

“하루”


아… 이래선 안 되는데.

최대한 빨리 만나야…


내게 침구를 선뜻 내어준 마녀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한 뒤,

그녀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 예전 그대로군…”

휘황찬란한 호박색 장신구를 전시해 둔 상점가들이 줄 지어 있다.

초보마녀들은 그 앞에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고 

맞은 편 건물의 발코니에서는 마녀의 모자를 이용한 마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밤이 오면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겠지.


왠지 모를 안심감과 함께 밀려오는 초조함.

저도 모르는 새에 느린걸음이 빠른 걸음으로 변해갔다.

뒤쫒아오던 그녀가 툴툴대며 짜증난 기색을 내비친다.

“어디 가는 건데!”

“뻔하지 않나. 흑마녀들의 본거지, 사실리아스 첨탑이다.”




마침내 다다른 첨탑의 문을 여는 순간, 누군가 내 손을 저지했다.

“외부인은 출입 금지입니다.”

호위마녀인가.  예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첨탑의 꼭대기로 가서 말을 전하라”

호위마녀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올려본다.

“네?”

“드래곤 슬레이어가 돌아왔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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