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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롤+1화 감평좀

ㅇㅇ(121.164) 2024.04.29 02:38:51
조회 548 추천 2 댓글 15

0. 재능없는 마술사



살면서 뭔가에 깊은 흥미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적당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적당히 성적이 되는 대로 전공을 골라 대학교에 진학하고 적당히 때가 되어 입대를 하고.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구름처럼,

그렇게 살다가 문제를 인지한 건 병장을 단지 얼마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저는 사회에 있을 때 그림 그렸습니다.”

“그림?”

“예, 웹툰 작가가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습니다.”

“오 꿈….”


닭장 같은 부대에 한창 때의 청춘들이 모여 하는 이야기는 결이 대개 비슷하기 마련이다.


이루어온 것, 이루어 갈 것, 이루고 싶은 것.


“김천마 병장님은 나가시면 뭐 하실 겁니까? 그러고보니 여자친구 있지 않으십니까?”

“차였어. 저번 휴가 때.”

“이, 일병 왕호영! 대가리 박겠습니다!”

“괜찮아.”

“티를 안 내셔서 몰랐습니다. 괜찮으십니까?”

“안 괜찮을 건 뭐야.”

“왜 헤어지신 건지 여쭤봐도 됩니까?”

“눈치가 너무 없다던데.”

“아……. 김 병장님이 좀 그런 면이 있긴 하시지 말입니다.”

“대가리 박어.”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얼굴 그렇게 쓸거면 나를 줘.”


전역하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 세상 다 산 노인네처럼 살아가는걸 고깝게 보던 친구가 소개,팅을 권했다.


“그러지 말고 한 번 해봐, 혹시 아냐.”


그렇게 떠밀리듯 나간 소개,팅에서 연아를 만났다.

느지막한 첫 사랑이었다.


“열정없는 남자 별로래. 매력 없대.”

“와씨. 이 면상을 보고 그런 말을 했다고?”

“…내내 한 번을 안 웃더라. 어떻게 하냐?”

“뭘 어떻게 해. 뭐라도 어필해야지.”


하지만 마땅히 어필할만 한 게 있어야지,


공부머리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고, 제대한 지 얼마되지 않아 체력은 되었으나 운동도 평범의 범주를 벗어나진 않았다.


요리나 만들기 같은 손을 쓰는 일은 특히 최악이었는데 오죽하면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불릴 정도.


낄낄 웃던 녀석이 장난스레 권했다.


“마술같은 거라도 배워서 보여줘 봐. 유튜브 보면 강좌 같은 거 많던데. 좀만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대.”

“마술은 무슨. 애도 아니고.”

“지랄하지 말고 한 번 해봐, 혹시 아냐?”

“그런가?”


간단한 마술이었으나 손재주 없는 내겐 그조차도 힘들었다.


3개월의 연습 끝에 네게 마술을 보여주었다.


“푸흐흐…. 이게 뭐야! 너무 엉성하잖아요!”


비장한 각오로 선보인 첫 마술의 리액션은 부끄럽게도 그런 웃음이었지만, 결과만은 성공적이었다.


내내 얼음장 같던 네 얼굴에 미소가 피었다.


그렇게 나는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맛을 알아버렸다.


전에 없던 열정의 불씨가 붙었다.


마술사가 되고 싶어졌다.


***


다소 이른 아침의 동네 카페.


어떤 연인들에게 적막은 편안함을 선사하지만 이 카페의 유일한 손님인 두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듯했다.


─내 지난 날들은 눈 뜨면 잊는 꿈! 하입보이 너를 원해! 하입보이 네게 전해!


눈치 빠른 카페 사장이 발랄한 선곡으로 분위기를 돋워보려 했으나 두 연인 사이에 감도는 무거운 분위기를 타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에휴, 딱 봐도 헤어지겠네.’


카페를 운영하며 무수히 많은 연인의 만남과 이별, 불륜의 현장을 보아온 카페 사장이 분위기만으로 그들의 말로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김천마는 그 두 경우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커피를 주문할 때 이외에는 입을 열지 않고 있는 연인을 보며 한 생각은,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나?’


정도가 전부였다.


우리 연아 기분 풀어줄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지.


“연아야, 내가 반 년전부터 개발하고 있다고 한 마술 있잖아, 드디어 완성─”

“우리 헤어지자.”

“뭐?”


의기양양히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던 천마가 놀라 굳었다.


─촤라락.

힘이 풀린 손에서 떨어진 카드뭉치가 화려하게 허공을 수 놓았다.


‘무슨 이별을 마술 보여주기 직전에 통보해?’

천마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봐도 연아의 얼굴엔 실금하나 가지 않았다.

“농담이지?”

“농담 같니?”

처음 본 그날처럼 미동없이 담담한 표정이 그녀의 진심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유가 뭔데?”

“힘들어. 네 그 엉성한 마술에 리액션 해주는 것도, 친구들이 남자친구 뭐하냐고 물어보면 얼버무리는 것도. 학교라도 다니면 대학생이라고 할 수나 있지 도대체 자퇴는 왜 한 건데?”

“아르바이트하고, 문하생 생활하면서 학교를 어떻게 다녀. 너도 처음엔 응원한다고 했잖아.”

“너 말 잘 했다. 문하생? 마술 아카데미? 네가 거기 다니면서 배운 게 있긴 하니? 3년을 했는데 안 되면 포기하는 게 맞아. 정신 차려 김천마, 너 재능 없어.”


천마는 잠시 말을 잃었다.


“이제 조금만 더하면─”

“먼저 일어날게.”

연아는 천마의 말을 단호히 끊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제야 눈앞이 아득해졌다.


그러니까, 무슨 이별을 비장의 신 마술 보여주기 직전에 하냐고?


“……새 마술은 보고 가.”


잠시 서서 질린다는 듯 한 표정으로 천마를 보던 연아는 미련없이 등을 돌려 출입구로 향했다.


“야! 주연아!”


첫사랑의 끝은 트릭이 공개된 마술처럼 허무했다.


***


언덕배기에 위치한 구축 건물의 옥탑방.


학교를 관두며 집에서 쫓겨난 김천마의 보금자리다.


내부는 집안인데도 손이 곱을 정도로 냉막했으나, 천마는 난방기를 키는 대신 컴퓨터를 켰다.


어차피 연습하면 손은 풀리니까.


<마술 연습합니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으로 들어간 뒤 제목을 입력하고 방송을 켰다.


‘가만히 연습만 하는 거 방송이라도 켜 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가뭄에 콩나듯 들어오는 후원금이 쏠쏠해서 매일 연습할 때마다 키고 있었다. 송출되는 화면은 바랜 벽과 그 아래 수북이 쌓인 마술 이론서, 테이블과 상체가 전부다.


서랍에서 카드덱을 꺼냈다. 얼마나 오래 썼는지 손때가 타 뻑뻑했다.


마술에 이용되는 종이카드는 오염이 쉬워 자주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이지만, 천마는 연습용으로 쓰는 카드덱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할 수 있을 정도로 금전적 여유가 있지 않았다.


카드를 꺼내 검은 부직포가 깔린 테이블 위에 넓게 펼쳤다. 타로카드 점괘를 볼 때 흔히 볼 수 있는 모양이다.


스프레드(spread)라 불리는 기본 기술이다.


천마는 이 간단한 기술을 익히기까지 한달이 걸렸다.


한손으로 모서리를 잡고, 반대 엄지로 속도감 있게 덱을 쓸었다.


부채꼴로 펼쳐지는 덱.


이 역시 썸 팬 (Thumb Fan) 이라 불리는 기본 기술이다.


일정한 간격으로 펼쳐지도록 만드는 데 다섯달이 걸렸다. 지금도 백에 한 번 정도는 실패한다.


이게 학교까지 때려치고 장장 3년을 쏟아부은 결과였다. 세 달 배운 초등학생과 비슷한 실력이다,


‘아 현타 오네.’


예체능만 피지컬이 중요한 게 아니다. 마술도 마찬가지다.


손재주, 실수를 능숙하게 무마할 줄 아는 뻔뻔함,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고 무대를 장악할 수 있는 장악력, 능청스러운 연기력, 무대를 구성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연출력, 액트를 구성하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마술을 창조해낼 수 있는 창의력 등.


무수히 필요한 능력치 중 천마가 갖춘 것은 능청수러운 연기력정도가 전부였다.


연아의 말마따나 그에겐 ‘재능’이 없었다.


그보다 늦게 문하생으로 들어와 먼저 정식 마술사가 된 동기의 말이 환청처럼 맴돌았다.


─너 열심히 하는 거 알아, 아니까 말해주는 거야. 마술은 네 길 아니야.


어쩌라는 건데. 뒤는 낭떠러지야.


기계처럼 손을 움직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텅빈 공백뿐이던 채팅창에 누군가 입장해 있었다.


[D: 인마 또 이러고 있네. 너도 참 어지간하다.]

[D: 왜 처음 봤을 때랑 별 차이가 없지?]

[D: 열심히 하긴 하는 거 같은데. 희한하네, 진짜.]


익숙한 닉네임. 정기적으로 후원을 해주고 가는 사람이다.


“아 어서 오세요 디님.”

[D: 빨리도 본다.]

“하하 죄송합니다. 집중하느라 못 봤네요.”

[D: 인제 고만해라. 내가 보기 애잔해서 그런다. 너 마술에 재능 없어.]


느닷없이 훅 치고 들어오네 이 양반.


“저 오늘 여자친구랑 헤어졌어요, 아프니까 그만 패세요.”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다 너 여자친구때문에 마술 시작했다고 했지. 왜 헤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넋두리를 겸한 이별 스토리가 시작됐다.


“─뭐 그렇게 된 겁니다.”


[D: 미친 새끼 아니야 이거 그 상황에 마술 보고 가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그래서 마지막에 보여주려고 했던 그 대단한 신 마술이 뭐였는데? 내가 봐줄게 한 번 해봐.]


천마는 씁쓸히 웃었다.


“안 돼요. 그건 오로지 여자친구를 위한 마술이었거든요,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D: 에휴 애잔한 새끼, 이거. 열심히 하는 게 보여서 뭐라 하기도 힘들고.]


“위로는 금전으로만 받습니다.”


[D님이 19,999원을 후원하셨습니다!]

[D: www..sorcery.kr/231 이거 도움 될 거다.]


뭐지? 사이트?


“누르면 랜섬웨어 감염되는 거 아니죠?”


천마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사이트 주소를 클릭했다.


중고 <재능없는 마술사를 위한 스킬북> 19,999원


책?


천마가 상세 페이지를 확인하려던 그때 알림음이 울렸다.


[D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D: 얼른 사라.]


“…2만원이면 국밥이 두 그릇인데, 꼭 사야 합니까? 저 마술 이론서 많은데.”


[D: 그거 안 사면 이제 후원없음, 1분 준다.]

[D:60]

[D:59]


카운트를 세기 시작한다. 결국 천마는 떠름한 얼굴로 구매 버튼을 클릭할 수밖에 없었다.


“자, 구매했습니다 됐─?”


[시청자 수 0명]


그가 다시 채팅방을 확인했을 때에는 어떤 메세지도 적히지 않은 빈 공백만이 그를 반길 뿐이었다.


“…뭐야, 이거. 채팅은 또 어디갔어? 오류인가?”

채팅창을 보던 천마가 왠지 모를 꺼림칙함에 다시 사이트를 확인했다. 

[구매가 완료되었습니다. 

※ 중고 서책 특성상 교환이나 환불, 도주가 불가능합니다.]

교환 환불은 그렇다 치고.

“…도주?”

이게 뭔, 소리야?


누군가 옥탑방의 철제 샷시문을 부서질 듯이 두드린 것은 그때였다.


‘이번 달 집세 아직 여유 있는데?’


집주인인줄 알고 자신도 모르게 움츠렸던 어깨를 편 천마가 현관문을 열었다.

아무 것도 없었다.

‘바람인가?’

대수롭잖게 생각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가려던 그의 발치에 툭, 뭔가 걸렸다.


“?”

초록방수 페인트가 발린 바닥 위에 놓인 낡은 책 한 권.

기하학적 문양이 양각된 책의 표지에 적힌 글자는 그가 알지 못하는 언어였다.

그런데도.


어째서인지 그 책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았다.

“…재능없는 마술사를 위한 스킬북.”

중얼거린 그가 귀신에 홀린 듯한 기분으로 책을 집어든 순간, 눈앞에 벼락이 치는 것처럼 빛이 번쩍였다.


[퀘스트가 부여됩니다.]


[클로즈업 입문 - 팜 (palm) 기술 3회 시연 성공 0/3]

[보상: 손재주 + 1, 입문용 스킬페이지 1장(랜덤)]





1화. 인비저블 (Invisible)



“…….”


미친 건가? 실연의 충격이 이정도였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휘오오오─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에 일단 문을 닫고 들어왔다.


노란 장판 위에 책을 두고 앉아 수상쩍은 책과 허공에 떠오른 메시지를 번갈아 보길 한참.


“흠.”


결론이 났다.


“이건, 그거군,”


인과관계는 명확했다.


실연을 안타깝게 여긴 시청자가 수상한 책을 강매했다. 수상한 책을 받았더니, 수상한 창이 보이기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그가 준 돈으로 산 거니 강제로 떠넘겼다고 보는 게 맞겠지만 아무튼.


“환각이네.”


실연을 기점으로 그간 누적된 스트레스가 임계치를 넘은 모양이다.


그로 인한 환각이다.


아니면 인터넷에 괴담처럼 떠도는 ‘차 앞유리에 꽂힌 1달러 지폐를 만졌더니 약물 중독!’ 비스무리한 걸로 인한 환각이던가.


결론 내린 뒤 책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잘 싸맨 뒤 문앞에 내놓고 들어왔다.


이걸로 위험물은 처리했다. 일단 한숨 자고 일어나서 생각하자.


하루가 너무 고단하다, 진짜.


***


다음 날.


다행히 환각은 사라졌다. 몸 상태도 멀쩡하다.


문제는,


“이상하네. 분명 버렸는데.”


어제 밤 내다버린 책이 머리맡에 놓여 있다는 거다.


“…….”


밖을 확인하니 일반 쓰레기와 섞인 종량제봉투가 내가 묶은 모습 그대로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처음 절단 마술 공연을 보았을 때처럼 소름이 돋았다.


약물 테러 의혹이 사라진 것은 아니니 일회용 장갑으로 책을 잡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옥상 구석으로 가 불을 붙였다. 주인 아줌마가 보면 기함할 테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뭐야, 이거 왜 안 타.”


그 뒤로도 별의 별짓을 다 해봤지만 책은 흠집도 나지 않았다.


산 중턱에 묻어놓고 와도 되돌아오고, 물에 젖지도 않으며, 심지어 찢어지지도 않았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 하나.


이 책, 백지다.


수백장은 되어보이는 책 페이지 전부가 새하얀 백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이쯤되니 좀 신기했다.


이거 표지에 새겨진 문양도 그렇고, 허공에 떠올랐던 메시지 내용도 그렇고.


“진짜 스킬북인가?”


게임에 나오는 양피지 쫙 찢으면 마법 쫘악 하는 그 스킬북?


그럼 나한테 책 강매한 그 양반은 뭐 신적인 뭐 그런 존재고?


“오늘은 모처럼 새로운 시청자도 오셨으니 간단한 마술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올레: 걍 병X이네. 우리 반 일짱이 너보다 마술 잘함 ㅅㄱ]


─올레님이 퇴장했습니다.


[D: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청자 증발 마술이냐?]


그런 거 치곤 되게 인간적이었는데.


“…….”


…내가 이 말을 내 입으로 뱉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나는 설마설마 하는 심정으로 그 단어를 읊조렸다.


“상태창.”


기다렸다는 듯 선명하게 허공을 수놓는 문자.


─김천마 Lv.0

[대충 상태창]


“…이게 되네.”


눈으로 보고 있음에도 믿기지가 않는다.


“…….”


[수행하지 않은 퀘스트가 존재합니다.]


진실을 알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있었다.


“한 번 확인해 보자고.”


내가 정말 미친 건지 아닌지.


***


다소 이른 아침의 동네 카페.


“아니, 이 새끼는 장소를 잡아도 하필.”


아직도 주섬주섬 바닥에 흩어진 카드를 줍던 나를 보던 사장의 눈길이 이렇게 선명한데.


카페 앞에 서 있다가 유리창 너머 계산대에 있는 사장과 눈이 마주쳤다.


0.5 초간의 아이컨텍.


그녀가 목례를 건네 나도 모르게 마주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나를 기억하는 눈치다.


이미 눈까지 마주쳤는데 어쩔까.


문을 열고 들어서자 클래식한 멜로디가 울려퍼졌다. 정작 약속을 잡은 친구놈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야, 언제 옴.]

[곽정필: 버스 놓침 30분만 기달.]


하여튼 이 자식은 지각이 패시브야.


[이따 밥 사줘.]

[곽정필:ㅇㅋ 소개,팅 주선자로서 실연 당한 친구 밥 정도야.]


문가에 잠시 서서 메시지를 보낸 뒤 카운터로 향했다.


내부는 늘 그랬듯 한산했다.


자주 오진 않았으나 집을 오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알 수 있었다. 젊은 사장이 어딘지 어색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왔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이요,”

“2000원입니다. 쿠폰 카드 있으세요?”


나는 고개를 저으며 카드를 내밀었다.


“도장 10개 모으시면 디저트 하나 무료인데, 하나만들어드릴까요?”


그런데 이 여자 오늘따라 친절이 조금 과하다. 아마 이제 올 일 없지 싶다.


“아뇨, 괜찮습니다.”


진동벨을 챙겨 어제 이별했던 자리와 되도록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곧장 가방에서 카드덱을 꺼내 들었다. 틈만 나면 손에서 굴리는 게 버릇이 되어 이젠 손에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으면 약간 불안감마저 든다.


‘…퀘스트.’


카드를 돌리며 속으로 되뇌자 시야 한구석에 푸른 창이 떠올랐다.


팝업창처럼 자그마한 크기로,


[클로즈 업 (입문) - 팜 (palm) 기술 3회 시연 성공 0/3]


‘클로즈 업인가.’


클로즈 업 (Colse-up)


적은 수의 인원을 상대로 카드나 동전, 작은 스펀지볼 따위를 이용해 근거리에서 행하는 마술의 총징이다.


팜은 손기술로 물체를 감추어 보이지 않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입문이라고 쓰인 대로 마술을 배우는 초심자 단계에서 배우는 기술이지만.


늘 그렇듯 기본적이지만 결코 쉬운 기술은 아니었다.


특히 내겐.


재빠른 손기술은 물론이고 자연스러운 시선처리와 관객이 보는 각도 역시 고려해야 하기에 무엇보다도 숙련도가 중요했다.


내가 한순간이나마 타인의 눈을 속일 수 있게 되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


카드 한 장을 들고, 아치 형태로 구부려 손가락 뒤편으로 숨긴 뒤 다시 창을 확인했다.


[0/3]


‘역시 혼자 연습하는 걸론 안 되나.’


카운트가 되질 않는다.


다른 사람 앞에서 기술을 선 보여서 그를 속여야 한다는 말이었다. 끝에 붙은 조건이 시연 성공이니 아마 맞을 거다.


그렇게 연습을 하고 있던 때였다.


“오와.”


나지막한 탄성에 옆을 돌아보자 카페 사장이 쟁반을 들고 서 있다.


“방금 아무것도 없었는데 카드가 뿅 나온 거 같았어요!”


진동벨이 울렸었나? 집중하느라 못들은 건가?


“죄송합니다. 제가 진동을 못 들었나 봅니다.”


순간 놀라 바라보자 사장이 커피와 작은 조각 케이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아니에요! 어차피 손님도 없고….”


민망한 듯 볼을 긁적이며 웃는다.


“아, 네. 근데 저 케이크는 안 시킨 거 같은데요.”

“이건 서비스에요. 단골이시잖아요!”


단골이라고? 내가? 그럴리가?


3년 전에 이 동네로 이사와서 이 카페에 왔던 횟수가 열 손가락이 채 안 될 텐데.


‘단골의 기준이 후한 편인가?’


그나마도 연아랑 함께 있을 때나 올 수 있었지.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혀끝이 씁쓸해졌다.

이제야 이 여자가 왜 이러는 지 알 것 같아서다.

역시 어제 내가 적잖이 불쌍했던 것 같다.


성의를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짧게 목례하고 고개를 드는데 어딘지 위화감이 들었다.


[1/3]


글귀가 바뀌었다.


…방금 그것도 시연한 걸로 쳐주는 건가?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사장에게 물었다.


“공짜로 먹긴 좀 그렇고 마술 보여드릴까요?”


당황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나는 거절할 틈을 주지 않고 맞은 편 자리를 손으로 권했다.


“한가해 보이시는데, 앉으시죠.”


잠시 충격 받은 표정으로 서 있던 그녀가 머뭇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보니 연아나 학원 사람들 말고 다른 사람 앞에서 해 보는 건 처음이던가.


인지하니 약간 긴장 됐다.


‘자연스럽게.’


덱을 세팅할 시간은 없었다. 즉석으로 할 수 있으면서 팜 기술을 사용하고, 실수 없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하면서,


무엇보다,


관객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마술.


‘그걸로 할까.’


티나지 않게 쉼호흡을 한 뒤 덱을 쥔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카드 마술은 익숙하시죠?”


***


“카드 마술은 익숙하시죠?”


천마의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걸리자 분위기가 부드럽게 풀어졌다.


카페 사장은 그제야 그가 내내 한 번도 웃지 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내심 자신이 긴장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아, 네네. 인터넷으로도 자주 봤고, 티비에도 자주 나와서….”


카드를 이용한 마술은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마술 중 하나다. 그리고 친숙하다는 건 식상하다는 말과도 상통하는 면이 있다.


“카드 마술 하면 어떤 게 보통 떠오르세요?”


관객이 가진 정보에 따라서 마술의 재미는 반감되기도 하고 증감되기도 한다.


예상을 벗어나지 못하면 반감될 것이고, 허점을 찌른다면 더 큰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그녀는 조금 전 천마가 연습하는 모습을 보았다.


들고 있던 카드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모습에 대한 인상이 남아있다.


신경을 분산 시킬 필요가 있다.


잠시 골몰하던 그녀가 말했다.


“음, 카드가 순식간에 다른 카드로 바뀌는 거?”

“그리고요?”


관객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손은 움직여야 한다.


움직임에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독심술…?”


천마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독심술이라…. 그렇군요. 좋습니다.”


카드를 앞면이 보이게끔 테이블에 넓게 펼친 그가 말했다.


“카드를 네 장만 뽑아주시겠어요?”

“아무거나요?”

“네, 상관없습니다.”


그녀가 조심스러운 손길로 네 장의 카드를 골랐다. 천마는 여유로운 웃음을 띄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


A스페이스와 2하트, 흑백 조커와 K하트.


“자 이상없는 거 확인하셨죠?”

“네,네.”

“방금 뽑은 카드 기억하시겠어요?”

“네!”


천마는 A 스페이스 한장을 보여준 뒤 뒷 면이 앞 보이게끔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나머지 세 장을 뒤집어 한 손에 잡았다.


그저 그뿐인 기술인데도 속도감이 있어서 왜인지 모르게 화려했다.


몬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사장님이 뽑은 네 장의 카드를 가지고 마술을 할거예요. 제가 밑에 둔 카드가 뭐였는지 기억하세요?”

“스페이스 에이스요!”


사장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천마의 입가에 웃음이 짙어졌다.


‘카드가 바뀌려나?’


그녀가 생각하던 때 다시 한 번 그가 확인 시켜주듯 손에 든 카드 세 장을 보여준 뒤 재차 뒤집었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 카드로 잡고 펼쳐 보여주는데.


“어?”


카드가 없다.


놀란 카페 사장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니 뭐야? 분명 잡았는데?’


사장이 고장 난 사이에도 천마의 손은 쉬지 않았다.


그가 빈 손으로 아래에 둔 에이스 카드의 뒷면을 덮듯이 쓸자, 놀랍게도 카드가 두 장으로 변했다!


‘이, 이상하다…?’


경각심을 느낀 그녀가 유심히 여전히 손에 들린 카드를 바라봤다. 그가 다시 카드를 잡고, 다시 펼쳤다.


보이는 것은 길쭉하게 뻗은 손가락과 휑한 손바닥 뿐.


그리고 또 아래에 놓인 두 장의 카드를 쓸자 카드가 세 개로 변하는 게 아닌가!


“헐.”


그와 같은 과정이 한 번 더 반복됐다.


이제 그의 손은 빈손이고 테이블에 놓인 카드는 네 장이 되었다.


카페 사장은 귀신에 홀린 듯한 기분이었다.


손에 들린 카드가 사라지고, 또 밑에서 나타날 거라는 걸 인지하고 보는데도 신기했다.


그만큼 유려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사장님 아까 뽑은 카드가 뭐였는지 아직 기억하세요?”

“네? 아 네! A 스페이드랑 2하트 그리고, 조커랑 또….”

“K하트, 맞으시죠?”

“네 맞아요.”


천마가 그린 듯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권했다.


“뒤집어 보시겠어요?”


카페 사장이 설마하는 표정으로 테이블 위 네 장의 카드를 뒤집었다.


“헐, 대박….”


네 장의 카드가 모두 에이스 카드로 변해 있었다.

“와 뭐지, 와….”


탄식인지 감탄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린다.


카페사장은 뭔가 숨겨진 장치가 있는 건 아닌지 에이스카드를 연신 만지작거렸다.


“뭔가 불가능한 일이 일어날 거라는 걸 알고 봤는데도 신기해요….”


그게 마술이다.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현상이 일어날 거라는 걸 예상하고 봐도 즐거운 것.


그리고 그 현상을 일으킨 당사자에게 향하는 찬탄.


천마가 본격적으로 마술에 빠져들게 된 계기였다.


흡족스러운 리액션에 천마는 그제야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웃었다.


“케이크, 잘 먹겠습니다.”


배부른 사자를 닮은 듯한 미소였다.


어처구니 없다는 듯한 음성이 들려온 것은 그때였다.


“너… 뭐하냐?”


뒤를 보자, 언제 온지 모를 정필이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앗, 어, 어서오세요! 그 재밌었어요! 진짜진짜 신기했어요 대박!”

“왔냐. 감사합니다.”


씩 웃으며 그녀를 배웅한 천마는 시야를 가리며 새롭게 떠오른 알림을 확인했다.


[퀘스트 완수 확인.]


“헤어진지 스물네시간도 안 지나지 않았냐? 이 자식 이거 안 되겠네. 어?”


허둥지둥 계산대로 향하는 카페사장을 흘긋, 본 정필이 장난스럽게 천마의 옆구리를 찔렀다.


“…….”


그러나 평소라면 능청스럽게 말을 받았을 천마는 반응할 수 없었다.


[손재주 + 1, 초단거리 순간이동 페이지 1장이 보상으로 지급됩니다.]


순간이동? 에이, 설마….


살짝 열린 백팩 틈으로 찬연한 빛이 흘러 나왔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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