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현대전 시기에 살고 있고 RTS로 전쟁을 접하는 사람이 많아서

방진이 왜 중요한지 몰루는 사람이 많은데

방진이 없으면 그냥 쪽수만 많은 사람의 무리였다

그리고 이런 무리는 전투력이 거의 없었다

실제로 70명의 조선군이 방진을 짜지못한 500명의 왜구를 상대로 한명의 전사자없이 일방적으로 무찌른 사례가 있다

임진왜란 때 20만이라는 대군을 쏟아부은 일본이 제주도를 점령할 생각을 왜 안했을까 생각이 드는데

임진왜란 직전에 왜구의 공격이 있었지만 전쟁 중에는 평안했다고 한다

아마도 전쟁 초기에는 한양런으로 수도를 따고 선조를 잡아 전쟁을 빠르게 끝내기위해 제주도를 냅둔거 같고

전쟁 중반부터는 계속된 해전 패배와 보급선 문제로 제주도까지 대규모 파병을 보낼 여유가 없었던거 같지만

일본과 왜구가 중국 - 한반도 - 일본을 잇는 제주도의 지리적 이점을 모르지는 않았는데

실제로 임진왜란 40년 전에 왜구가 약탈이 아닌 점령을 노리고 제주도를 공격했기 때문.

을묘왜변이 거의 진압될 무렵 40~60척의 함선이 1000명의 왜구를 데리고 제주도를 침공하고

조선군은 병선 56척을 보내 제주도를 구원하게 했으나 이동 중에 왜구가 먼저 상륙해버렸다

왜구는 500명의 관군이 주둔한 제주읍성 앞에 진을 쌓아 포위해버렸는데

이때 궁수 70명과 4명의 결사대가 성 밖으로 나가 적 진지 30보 앞까지 전진하여 화살을 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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濟州牧使金秀文狀啓: 六月二十七日, 倭賊無慮千餘人, 下陸結陣。 臣抄率驍勇軍七十人, 突入陣前, 相距三十步。 倭人中箭者甚多, 而尙未退兵, 定虜衛金直孫、甲士金成祖ㆍ李希俊、保人文時鳳四人, 馳馬突擊, 賊軍潰散。 有一倭將, 着紅毛頭具【盔也〭 】,自恃其能射, 獨不退北, 正兵金夢根射中其背, 卽顚仆。我軍乘勝追擊, 斬獲甚衆。(『명종실록』 19권 명종10년(1555, 명 嘉靖34) 7월6일 무술 4번째기사)

명종10년(을묘 1555) 7월 6일자 제주 목사 김수문이 왜적이 침공한 것에 대해 장계하다.

제주 목사 김수문(金秀文)이 장계(狀啓) 하였다. “6월 27일, 무려 1천여 인의 왜적이 뭍으로 올라와 진을 쳤습니다. 신이 날랜 군사 70인을 뽑아 거느리고 진 앞으로 돌격하여 30보(步)의 거리까지 들어갔습니다.

화살에 맞은 왜인이 매우 많았는데도 퇴병(退兵)하지 않으므로

정로위(定虜衛) 김직손(金直孫), 갑사(甲士) 김성조(金成祖)ㆍ이희준(李希俊), 보인(保人) 문시봉(文時鳳) 등 4인이 말을 달려 돌격하자 적군은 드디어 무너져 흩어졌습니다.

홍모두구(紅毛頭具; 투구)를 쓴 한 왜장(倭將)이 자신의 활솜씨만 믿고 홀로 물러가지 않으므로 정병(正兵) 김몽근(金夢根)이 그의 등을 쏘아 명중시키자 곧 쓰러졌습니다. 이에 아군이 승세를 타고 추격하였으므로 참획(斬獲)이 매우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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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구는 화살에 맞으면서도 후퇴하지않고 대장이 직접 전열을 유지시키려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조선 기병 4명이 여기 뛰어들어 전열이 만들어지지않은 보병을 학살하고 적장까지 뚫어버렸다

전열 없음(진형붕괴) + 아군 진지 안에 기병이 날뜀(후방타격) + 대장 사망(모랄빵) + 조선 궁수들의 호응(프리딜 넣는 원딜)

4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왜구 500명은 흩어져버렸고 조선군은 뒤를 잡아 목을 많이 베었다

이 승리는 조정까지 올라갔고 명종은 제주 목사와 4명의 결사대에게 벼슬과 상을 내렸다

을묘왜변의 결과 남부지방과 해군에 포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그 전까지 대규모 전장은 주로 북쪽에 있어서 화포와 화약무기의 우선순위가 떨어졌다는건데

왜변 중에 조정 대신들은 급한데로 절의 종들을 녹여 화포를 만들자고 건의했지만 이 의견은 묵살되었다

전쟁 후 조선 해군은 대개혁을 겪게 되는데

왜구의 선박이 조선군보다 크고 좋다는게 판명되면서 조정 내의 작은 군함파와 큰 군함파의 경쟁은 큰 군함파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그렇게 2년 후 처음으로 판옥선이 시험제작되었으며 다시 2년 후 각 포구에 보급되기 시작한다

화포도 함선마다 보급되었는데 부족한 관통력을 끌어올리기위해 만들어진 장군전도 이때부터 실록에 등장한다

이후 일본에 전운이 감돌자 조선은 또 다시 제주도를 노릴거라고 판단

제주도에 육군과 수군을 보내 대비하게 하지만 일본군은 제주도를 끝내 공격하지 않았다

이때 제주목사는 이경록이었는데

이분이 무려 이순신 장군하고 동기 겸 전우였다 (녹둔도 전투 때 이순신과 같이 백의종군의 벌을 받았다)

이경록은 제주도의 병력을 차출해 한반도로 보내고자 했으나 조정에 의해 중단되었고 대신 제주도의 물자를 한반도로 보내는데 집중한다

난중일기에도 제주도에서 보내온 식량과 고기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어짜다보니 방진 이야기가 이순신 장군님까지 흘러왔는데

방진을 이루지못하면 7배 쪽수가 의미 없다는 것과 단 4기의 기병에 유린당할 정도로 취약해진다는걸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