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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중앙아시아(우즈벡.키르기스) 여행기 -9-(비슈케크(2))完

TOCKA(218.152) 2022.02.27 00:27:21
조회 858 추천 8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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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카라콜에서 묵은 숙소 지하에는 가라오케 기계가 있었다. 밤 8시반쯤? 얼큰하게 취하신 키르기스 아재들인지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

노래가락이 호텔방을 뚫고 내 방까지 막 들려오는데, 거의 모르는 노래들이었다.

하지만 들어보지 못한 많은 노래가락 중 유일하게 알고 있던 노래가 들려왔다. DDT의 "Это все"(이게 전부).


여행을 하는 사람은 많고, 여행을 꿈꾸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누군가 "여행은 왜 하는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시원하게 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행은 낯섦이 전제된 행위이다. 낯익음이 있다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다. 낯섦은 일상의 반복에서 탈피하는 것, 니체의 '영원회귀'에 반하는 것이다.

이렇게 불안정하며 알몸으로 자신을 세상으로 내던지는 행위를 처음부터 기꺼이 하고자 마음먹은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영원히 회귀하는 줄만 알았던 우리의 세상이 끝난다면 어떻게 되는가? 무엇을 가지고 가야하나?

영원히 반복되는 현실의 밤에서 별빛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끝없는 벌판에서의 낯섦으로 우리는 희미하게 보이는 별빛을 따라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찾았던 것은 이게 전부요"라고 한마디라도 말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여행의 목적이 아닌가 라고 여행 쪼랩이 감히 끄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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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비슈케크로 다시 돌아왔다. 할거는 거의 없었다. 다음날도 비슈케크 산책이나 하기로 마음먹었다.


알라토 광장에 있는 키르기스스탄 2005년 민주화 혁명을 기념하는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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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쨍하니까 도시 바깥의 톈산 산맥도 보인다. 날만 좋으면 ㄱㅊ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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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날 키르기스 역사박물관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한달에 하루 있는 소독날이라고 닫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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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옮겨 바로 옆에 있는 공원 겸 놀이공원인 판필로프 공원에 왔다.

잘하면 놀이기구나 타볼까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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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평일 낮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너무 없었다. 놀이기구도 하나도 작동 안하고...

스산한 느낌마저 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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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은 사람을 찢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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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맑스가 엥겔스한테 떼인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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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전쟁 추모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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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슈케크가 꽤 개성없는 구소련 느낌 팍팍나는 도시이긴 한데, 비슈케크 승리광장에 있는 조형물은 꽤 인상적이었다.

키르기스 국기 문양을 받치고 있는 조형물이 그림자 받으니까 멋있긴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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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건 없고, 호텔방에 짱박히기도 싫었다. 묵었던 호텔이 별로 안좋았기 때문

체크인한 호텔 카운터는 싸가지 없고 뭐 하나 물어볼라 해도 자기 남친한테 영통 걸어서 대신 물어보라고 하더라.


호텔 입구에 주구장창 식빵굽던 흰 단또가 없었으면 진작 취소하고 다른 숙소 알아봤다. 나중에 나한테 계속 앵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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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다시 알라토광장에 있는 키르기스스탄 역사박물관에 갔다. 이 날은 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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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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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시기 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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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들의 생활상 다 좋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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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중앙아하면 쏘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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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 유목민들이 독소전쟁의 포화에서 소련을 위해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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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의 국민작가 '칭기스 아이트마토프' 책의 번역본들이라는데... 한국 와서 저 책 암만 도서관에 찾아도 없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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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의 반대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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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박물관을 떠나서 마지막으로 간 곳은 비슈케크 최대의 바자르인 오시 바자르(Osh Bazaar)였다.

역시 수도에 있는 바자르라 그런지 규모가 크긴 크더라. 타슈켄트의 초르수 바자르 정도는 되야 여기에 비빌 것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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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대충 실크 목도리랑, 유목민 모자 같은거 사고 돌아갔음

나는 이런 중앙아의 바자르 문화가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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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행 마지막 날. 비슈케크에서 외곽에 있는 마나스 국제공항으로 떠난다.

비슈케크에서 공항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공항 버스이다. 역시 중앙아 특징인 뗏국낀 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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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기는 의외로 타슈켄트 국제공항보다는 훨씬 괜찮더라. 항공편은 많지는 않았지만

카페 바도 괜찮고 충전기도 도처에 있어서 6시간 대기하기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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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슈케크에서 한국으로 가는 직항은 없고 알마티나 타슈켄트를 경유하는 항공편만 있다.

나는 알마티를 경유하여 귀국하는 항공편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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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슈케크에서 알마티까지 비행시간은 30분도 안된다. 서울-부산 항공편보다 훨씬 짧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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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티 공항에서 대기하는 데 18일동안 여행에서 받은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려오더라.

귀국하는 비행기 앉자마자 바로 잠들어버려서 창가쪽 표끊은 사람이 자리를 못앉아서 나를 깨우기까지 했음; 애지간히 피곤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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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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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키르기스 공항 면세점에서 산 키르기스 보드카 마시면서 쓰고 있는 중이다.

중앙아시아 보드카 상표도 동대문 러시아거리 가게에서 취급해줬으면 좋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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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16박 18일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여행기를 마친다.


2016년 러시아-에스토니아 여행 이후 두번째로 혼자 열흘 이상 배낭여행한거라 기억이 많이 남는다.

내 경험 중에서 가장 많이 고생했던 여행이라 특히 더 그렇다...

앞으로 다른 추억들을 갖고 갈 수 있는 많은 여행지에 가고 싶다.


끝으로 여행기 봐준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여기 갤 자주 들러볼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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