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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군갤문학] 노인

ㅇㅇ(58.125) 2018.07.23 16:57:03
조회 1678 추천 20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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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 브라우닝의 무게는 38kg이다. 망할 삼각대까지 추가하면 58kg이다. 이걸 도수운반 하라고 하거나 들고 싸우라 하는 인간은 미친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 기준으로 중대장은 미친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는 삼각대를 등에 메고 브라우닝을 두 손에 안고 옮기고 있었다.


물론 화성에서의 중력은 지구와 다르다. 파병 전 교육 내용에 의하면 지구의 38%이다. 전혀 쓸모없는 지식 같지만 아니었다. 최소한 38kg의 총이 14kg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M2 도수운반이라는 짓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대장은 그런 사소한 사실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하여 추락한 미군 드롭쉽에서 M2를 꺼내라 지시한 것이다. 확실히 이 화력은 도움되었다. 희박한 대기에서 우리들의 총기는 너무나도 빨리 과열되었다. M2만큼은 두꺼운 총열 덕인지, 아니면 어떠한 설계상의 뛰어남 덕분인지 모르겠으나 지속적인 사격이 가능했다. 그리고 여기 화성에서는 그것이 너무나도 중요했다.


"중대 정지. 열신호 포착."


중대장이 명령했다. 발만 바라보며 걷던 나는 터벅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핼맷의 투명 바이저 넘어 보이는 것은 붉은 대지와 돌 무더기 뿐이었다. 파병교육 시뮬레이션은 이거 하나만큼은 잘 구현한거 같다. 화성에는 아무것도 없다. 붉은 모래와, 작은 돌덩이, 그리고 끊임없는 모래폭풍 뿐이다. 아, 그리고 화성독립군 게릴라들 천지이다. 나는 고개를 돌려 좌측, 그리고 다시 천천히 우측을 보았다. 그 때, 돌무더기 뒤에 무슨 물체가 보였다. 마치 사람 같았다.


"중대장님? 3시 방향에-"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하얀 빛이 번쩍였다. 무슨 뜨거운 것이 옆구리를 거의 스치듯 지나갔다. 남은 것은 흰색 직선의 잔상이었다. 나는 브라우닝을 들고 그 방향으로 사격을 개시했다. 끔찍한 반동에 불평하듯 외골격 모터는 '지잉- 지잉-' 소리를 냈다. 다른 중대원들도 물체를 발견했는지, 아니면 그저 12.7mm 예광탄이 향하는 곳을 겨누는지 모르겠지만 사격을 개시했다.


교전은 순식간에 끝났다. 전초인지, 낙오병인지 모를 그 물체는 우주복에 구멍만 잔뜩 난 체 쓰러져 있었다.  '화성인민의회공화국 독립군'이라 써 있는 완장 외에는 민간인 개척 노동자와 구별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뭐 '엘론 머스크 만세' 라 써있는 핼맷의 낙서와 조잡하게 급조된 전자기 소총 말고는 말이다. 그는 키가 꽤 컷다. 2 미터에 근접할 것이다. 아마 화성에서 태어난 주민일 것이다. 미군은 이들을 '스틱'이라 불렀다. 화성의 낮은 중력 때문에 나뭇가지 마냥 키가 크고 근육이 없는 것을 빗댄 것이다. 


우리는 그 '스틱'을 버려두고 계속 걷기 시작했다. 어찌 되었든 미군과 합류해야 했다. 그리고 알려야 했다. 강습 작전은 실패했다고. 아마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정보를 원할 것이다. 손쉽게 진압 가능할 줄 알았던 소요는 그저 폭동이 아닌 혁명이었다. 오합지졸 테러리스트로 생각한 화성인민의회공화국 병사들은 애국자이자 투사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밤이 되었다. 이곳의 밤은 낮이 밝지 않아서인지 으스스했다. 저 멀리서 미세한 섬광들이 보였다. 대기가 희박해서인지 소리는 없었다. 아마 누군가의 폭격일 것이다. 우리는 돌 무더기를 이용해 대충 엄폐물을 쌓고 휴식에 들어갔다. 나 또한 삼각대에 브라우닝을 거치시키고 그 옆에 누웠다. 핼맷 안의 빨대를 물고 물을 몇 모금 빨았다. 너무나도 피곤했다. 바로 곯아 떨어졌다.


불편한 잠자리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었다. 꿈 속의 내용은 지구의 푸른 들판이었다. 어릴 적 해운대의 해변도 꿈에 등장했다. 그리고 이내 모든 것이 붉은 모래로 덮혀졌다. 너무나도 작은 태양은 뿌연 먼지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았다. 보이는 것은 황무지와 빼빼 마르고 기형적으로 키 큰 사람들 뿐이었다. 악몽이었다.


"야 이 새끼야 일어나!"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났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지 모르겠다. 곳곳에서 굉음이 울리고 섬광이 번쩍했다. 어찌 된 일인지 우리는 포위당했다. 초병의 실수인지, 아님 그저 지형을 이용한 스틱들의 솜씨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당한 것이다.


나는 곧바로 M2로 갈기기 시작했다. 적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섬광이 보이는 곳마다 바로바로 총알을 꽃았다. 부사수가 새 총열을 꺼냈다. 그리고 이내 말없이 픽 쓰러졌다. 나는 다급하게 총열을 교체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 또한 무언가에 맞았다.


"경고. 기압이 불충분합니다. 우주복 기압을 확인하십시오."


여성의 목소리가 핼맷 속에서 매아리쳤다. 바이저에는 붉은 비상등이 깜빡였다. 어떤 액체가 옆구리에서 다리로 흘러 내리고 있었다. 나의 M2는 그 증오스런 삼각대에서 떨어져 나와 내 품에 안겨 있었다. 다리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M2의 검은 총몸에 허옇게 새겨진 글이 눈에 들어왔다. 조잡하게 돌이나 대검으로 긁은 흔적이다. 각 줄마다 작성자가 다른지 글씨체도 달랐다.


'1945 GERMANY'

'1952 KOREA'

'1971 VIET NAM'

'1983 GRENADA'

'2003 IRAQ'

'2025 CHINA'


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노병의 총몸에 글을 새기기 시작했다.


'20XX M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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