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할아버지는 징집 안당하셨음
그래서 다른분들같이 싸운얘기가 아니라 요건 피난간 얘기임
징집 안당한건 학교 교사였고 자식도 있었고
집안 몇대 독자라 뭐 여러 사정으로 그랬던거 같아
51년에 기억회상하며 쓰신 일기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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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에 서울 북창동에 계셨는데 학교 졸업식하고 하숙집에서 지내고계셨음
기독교인이라 일요일날 예배하고 당시 담임목사가 아파서 세브란스병원에 문병하러감
가는중에 전차 정거장에 벽보가 붙어서 사람들이 몰려서 수군대고 있었는데
개성 가는 열차가 중단됐다는 내용이였음 (아 전쟁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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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하숙생 식구들끼리 라디오 듣는데 채병덕이
상부명령만 있으면 일주일안에 백두산까지 진격한다고 하자
하숙집 사람들이 이제 통일됐다고 기뻐서 박수치고 난리남
저녁이 되면서 개성 함락같은 나쁜소식들이 들려오고
의정부 방면으로 군인 야포들이 줄지어서 북으로 올라가는데
거리의 시민들이 흥분해서 만세 만세 부셔라 공산당 외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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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새벽 비내리는 가운데 정부가 수원으로 런한다는 방송나옴
시민들: 씨발!
중간에 어떤 국회의원 부인이 피난가다 길막당함
시민들: 이게 어떻게 된거요?
부인: 나도 몰라욧
근데 돌아가는 상황보니까 피난각 나와서 다들 짐싸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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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서울에 학교다니는 친척한테 빨리 집(경북시골)으로 돌아가라고
했는데 대한민국이 그럴리 없다고 좀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음
결국 집에 가기로한 2명과 기차잡으러 나왔는데 거리가 이미 피난민들로 카오스임
중앙선 열차가 아침부터 중지돼서 일단 하숙집으로 돌아옴
27일에 시내 기총소사가 있었음
처음에 사람들 와! 비행기 하고 구경하다 (할아버지도 하숙집 2층 창문으로 구경함)
난사하니까 비명지르며 여기저기 도망감
라디오에서 맥아더가 서울에 사령부 설치하러 온다 미군이 온다 방송나옴
가까스로 대전까지 가는 경부선 암표를 석장 사서 밤 11시에 서울탈출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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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
서울피난민들로 가득찬 대전에서
김천가는 화물차에 올라타 영주집으로 감
29일에 고향집에 돌아왔는데 이미 이런 시골까지 전쟁 소문이 쫙펴짐
7월 8일에 정훈국 대위가 와서 강연함
" 여러분 절대로 걱정하지 마십시오, 미군이 오고 연합군이 옵니다
우리 대한은 요번기회에 반드시 통일이 됩니다
여러분 집이 불타고 파괴되고 유엔의 원조로 좋은 벽돌집 지어줄텐데 무엇이 걱정입니까?"
사람들 듣는둥마는둥하면서 피난준비하고
할아버지도 우차에 가족실어서 대구로 내려가심
의성에서부터 미군들이 대로를 통제하고 있어서 인도로 지나갈려면 신분증이 필요했는데
할아버지는 기독교인이라 교인증? 같은걸 내미니까 ok하고 패스시켜줌
피난민들은 정부가 지은 피난민 수용소 같은데로 가야했는데
당시 피난지 교회들이 임시 쉘터같은 역할을 해줘서 여기 안가셨음
영천전투?를 멀찍이서 구경하셨는데
북괴들 항공폭격으로 구워지는거 보고 더이상 피난안가도 되겠구나하고 안심했다고 함
(대구도 밀릴까 말까하던 전황에서 경주갈려고 하셨는데 그냥 전쟁끝날때까지 대구에 눌러계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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