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앤맥 비욥이라는데 왜 고앤맥이 절반도 안되나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예아.. 마 그렇게됐습니다...

첫잔으로는 바이알(고앤맥 스카파 31)과 의문의 글렌모데아 마스터가 만든 블랜디드가 있었는데 이는 넘어감 (둘 다 훌륭하게 맛있었다.)

첫 리뷰는 벤리네스 21 sr2014

도수는 56.9도로 청사과와 적포도 그 사이 어딘가의 프루티. 혀에 닿자마자 바디감이 눈에 띄게 좋다.

입에서 굴려도 알코올이 튀지 않고, 맛은 향과 다르게 진한 단맛이 혀를 감싼다.

약간의 찐맛은 느껴지나 쉐리캐를 너무 무겁지 않게, 매력적으로 잘 쓴 바틀.

피니쉬 또한 적포도의 단맛이 적당히 길게 이어진다.

두번째는 글렌킨치 핸드필 2009. 9년 숙성

도수는 55.2도. 향은 바닐라가 강하고 요거트가 풍부하게 섞여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같은 풍미가 나타난다.

맛은 향에 비해서는 바닐라와 단맛이 약하게 나타나지만 바디감 하나 만큼은 올해 먹은 위스키 중에 제일 좋다.

10년 미만 숙성이라 그런지 볼륨감은 조금 아쉽고 피니쉬에 넘어가서 약간의 바닐라와 쓰그름한 찐맛이 나타난다.

향과 바디감만큼은 극찬 마려운 위스키

세번째는 다프트밀 2011 밀라노. 12년 숙성

도수는 56.3도로 이번 비욥 가장 궁금했던 바틀 3순위.
향은 바닐라가 강하고 맡다보면 신기하리만큼 땅콩 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맛은 바닐라에서도 버터를 두른 듯한 부드럽고 혀를 감싸는 듯한 바닐라가 주력으로 나타난다.
생각보다도 더 풍미가 좋았다. (먹다가 담배피러 가서 이 이상 못먹었다...)

네번째는 실수로 사진을 안찍었는데 고든앤맥페일 마녹모어 27년

도수는 52.3도로 향은 강한 풀쉐리 계열에 약간의 홍삼 찐향도 나타난다.

맛은 의외로 혀에 닿자마자 자극적으로 달기보다 은은하게 적포도와 젤리와 같은 단맛이 혀를 감싸듯 퍼진다.

피니쉬로 넘어가기전 풀쉐리 계열의 달달함도 잘 나타난다. 피니쉬에 가서는 붉은 과육 껍질의 쓰그름함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무난하게 맛있는 한 잔.

다섯번째는 산시바 부나하벤 25년 1991

도수는 49.8도. 향은 바닐라와 시트러스 그리고 부나하벤 특유의 바다 짠내.

혀에 닿자마자 부나하벤 특유의 바다 짠맛이 나타나고 바닐라의 풍성함도 잘 나타난다.

피니쉬에 가서 가죽 느낌의 좋아하지 않는 노트가 살짝 올라오고 맨 끝에 가서는 왠지 모를 왁시함도 살짝 올라온다.

기본 부나하벤의 맛을 기반으로 독병 만의 특별함이 살아있던 바틀

여섯번째는 컴파스 박스 셀레스티어

내가 가장 궁금했던 바틀이고 주인분의 말로는 살짝 힘이 빠진 상태.

향은 풍부한 바닐라에 하늘하늘한 하얀꽃.

맛은 처음 혀에 닿았을 때 버번캐의 특징적인 바닐라와 달달함이 강하게 올라온다.

피니쉬로 넘어가면서 부터 장작, 바다 그리고 기저에 깔린 바닐라가 나타난다.

왜 컴파스 박스가 블랜디드를 잘한다고 하는지 이 한잔으로 깨달았다. 얘네들은 넣은 각 위스키의 개성을 거의 죽이지 않고 육각형으로 살려냈다. (물론 힘빠져서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음)

피니쉬가 길게 이어지지 않고 적당하게 끝난다.

일곱번째는 고든앤맥페일 레칙 28년

도수는 54.1도. 향은 약간의 피트 짠내와 리필 쉐리 캐임에도 거의 풀쉐리에 가까운 적포도 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풀쉐리 계열이지만 무겁지 않고 프레쉬하게 적포도향이 나타난다.

맛은 레칙 어디감? 이라고 할 정도로 두터운 쉐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맛은 보장된 맛.

심지어 피니쉬까지도 풀쉐리 계열 특유의 적포도가 길게 이어지다 끝난다.

(거의 마지막쯤에 먹어서 피트를 못느낀거라 생각하는데 제정신이었어도 피트는 약했을 듯)

마지막은 두번째로 궁금했던 옥토모어 10년 배치 6

도수는 52.2도. 향은 10년 숙성이라 그런지 옥토모어 치고는 약한 피트와 곡물, 꽃향이 은은하게 나타난다.

맛은 거의 우리가 먹는 옥토모어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났다. 강한 버번 단맛에 매캐할 정도로 두꺼운 장작(스모키)가 반반 나타난다.

피니쉬에 넘어가서도 스모키는 짙게 나타나고 살짝 스모키가 약해질 때 쯤 꽃과 같은 달달한 느낌이 나타난다.

옥토모어? 명불허전.

중간에 내 바틀이었던 고앤맥 쿨일라 25년과 라가불린 화이트홀스도 있었으나 다른 분들이 리뷰해주길 기대하며...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