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타운 로크는 스프링뱅크 증류소에서 만드는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입니다. 

한 때 단종되었다가 최근 다시 발매되어 나오고 있으며, 매 년 릴리즈 번호를 붙여서 나옵니다. 

위스키베이스의 21년 릴리즈와 22년 릴리즈가 동일하다면 본 릴리즈는 스프링뱅크, 글렌가일(=킬커란), 그리고 특이하게 스프링뱅크 계열사가 아니나 같은 캠벨타운에 위치한 증류소인 글렌스코샤의 원액을 혼합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캠벨타운 로크 2022릴리즈 - 46%

노즈: 잔에 따른 직후 발꼬랑내같은 퀴퀴한 냄새가 나다가 잔에서 풀리니 거의 못 찾을 정도로 줄어듬, 풀과 같은 그래시, 청귤, 물비린내같은 노트. 갯내? 청귤과 물비린내 사이에서 약한 단 냄새. 어찌 보면 전형적인 캠벨타운같은 노즈입니다. 그런데 그게 딱히 유쾌한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는 그런.... 황내와 갯내와 단내와 과일향이 모두 갖춰져 있기는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합니다. 어느 하나가 딱히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팔레트: 스프링뱅크10과 유사한 약한 단맛으로 시작했다가 툭 치는듯한 힘없는 시트러스 느낌으로 바뀜, 시금치같은 풀내와 철분감, 미네랄리하고 날카로운 질감과 맛, 나무껍질? 팔레트 중간의 거칠고 철분같은 맛과 전체적으로 시금털털한 캐릭터가 가장 눈에 띕니다. 가장 유쾌한 노트를 찾으라고 하면 처음 근처의 약간의 산미인데 이것도 뒷부분에서 복잡하게 얽히는 텁텁하고 씁쓸한 맛을 가려주기엔 역부족입니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나쁘지 않고 바디에서도 비었다는 느낌은 딱히 들지 않습니다. 

피니시: 스코샤에서 많이 느껴지는 찌르는 듯한 쓴맛 캐릭터가 제일 두드러짐. 그 쓴맛을 덮는 약한 고소함. 피니시의 길이는 바디에서 느껴지는 세기에 비하면 매우 긴 편. 킬커란12나 스뱅10에서도 느꼈지만 스프링뱅크 계열 증류소들이 숙성 년수 대비 피니시가 긴 편이고 해당 술들에서는 그게 장점이라고 생각되지만... 여기선 별로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글렌스코샤에서 많이 느꼈던 쓴맛이 긴 피니시와 합쳐지니 음.... 텁텁하네요.

총평: 국내에 없는 스프링뱅크 출신 블렌디드라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비타트라 세일 때 약 97유로=14만원 정도를 주고 구입했었는데 딱 그 정도 가격이면 완전 별로까지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신기한 점이라면 노즈나 팔레트/피니시에서 그냥 기계적으로 점수를 매기자면 딱히 완성도가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된다는 점입니다. 도수에 맞는 바디감, 3개 증류소 원액을 섞었으나 딱히 어느 하나가 확 도드라지거나 나머지가 죽어버리고 맛이 따로 놀지 않는 밸런스, 긴 피니시 등 "잘 만든 술" 이라는 분류를 한다면 이건 잘 만들었다고 생각은 듭니다.

다만 이렇게 "잘 만든 술"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해서 "맛이 있다"는 얘기는 전혀 아닙니다. 일단 제 취향은 전혀 아니고... 딱 "이런 맛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 한테만 맛있는 술이라고 느껴질 만한 이상한 위스키입니다. 보편적으로 맛있다고 평가받을 요소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궁리벳과 어찌보면 정 반대 위치에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해당 술은 밸런스가 개판인 대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채로운 캐릭터와 강렬한 맛을 가지고 있다면 이 친구는 절제된 맛과 좋은 밸런스를 가지고는 있지만 맛있는 구석을 찾기가 너무 어려운 그런 느낌....

해외 평점이 괜찮았어서 은근히 기대를 했으나 뭐가 됐든 직접 먹어보기 전에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게 해 주었습니다. 

2.5/5: 경험삼아 한 번쯤은 먹을만 하다. 잘 만들긴 한 것 같다. 근데 맛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