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자 목적으로 소모임 볼링 동호회에 가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와 동갑인 남자애가 들어옴.
이 남자애는 학력은 지거국인데 우리 모임에선 학력이 높은 편이였다. 생긴건 준수하고 착하고 무엇보다 귀엽고 매력 있어서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대놓고 걔만 이뻐라 했음. 한번은 누나들이 남자애한테 '아는 여동생 소개 시켜줄까, 근데 담배펴' 이러면 남자애는 '담배피는 여자는 좀 그래요..' 라고 하길래 내가 바로 '그럼 저 소개시켜 주세요' 라고 했더니 '너한테 말한거 아니잖아' 라고 하더라ㅠ
누나들은 항상 내가 몇살만 어렸다면 남자애 보쌈해 가는건데 라고 했었음.
물론 어린 여자들도 걔한테만 관심 있었다.

몇몇 누나들이나 어린 여자들은 걔한테 들이댔다가 까이고 모임 나간거 같더라.
근데 정작 그 남자애는 볼링만 치고 재밌게 놀다가기만 했지, 애인 목적은 아니였던거 같다

그러다가 동갑인 여자애가 가입함. 이뻣다. 난 여자애가 모임 참석하는 날엔 꼭 참석했고, 누구보다 빨리 친해졌다.
그 당시 나랑 동갑인 남자애는 시험기간이라 잘 안나왔다.
난 적극적으로 여자애한테 다가갔는데, 여자애는 은근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친했다. 좋았다.

그러다 동갑인 남자애 시험기간이 끝났다.
이 시기에 제일 ㅈ같았던게, 모임 누나들이 그 남자애 보고 '너 새로 들어온 여자애랑 썸타지? 솔직히 말해' 이 지랄했고 남자애는 '맨날 나한테만 왜그래요. 저 아직 그 여자 얼굴도 몰라요;' 라고 했다.

ㅈ같았다. 난 그렇게 노력했는데, 누나들도 저 남자애랑 잘되는게 맞다고 인식하는거 같았다. 나한텐 저런 질문 안했었으니까.
그리고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남자애랑 새로 들어왔던 여자애랑 친해졌다. 나보다 더 친해진거 같다. 심지어 한번은 내가 부담스럽다며 그 남자애 뒤로 숨은적도 있다.
가슴이 무너지는거 같았다.
남자애가 기숙사 통금 있다고 가야 한다고 하면, 그동안은 누나들이 가지말라고 붙잡았는데, 이젠 그 여자애도 붙잡는다.

그러다 모임에서도 나이대 비슷하고 친했던 사람들끼리 술자리를 가졌다.
난 봤다. 그 여자애가 남자애한테 대놓고 끼부리더라
취한척 하고 그 남자애 다리위에 머리 올리고 눕더라
근데 그 남자애는 저리 가라고 머리 치움 ㅋㅋ.

뒤늦게 안건데 항상 모임 끝나고 집갈때, 그 여자애가 본인 차에 태워서 남자애 집앞까지 데려다 주는거 같더라.
내 자존감은 바닥났다.
난 그여자애도 미웠지만, 그 남자애는 너무 싫었다.
나도 모르게 그 남자애한텐 툴툴대고, 남들과는 다르게 대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 남자애는 끝까지 착하더라.

나는 둘이 결국 사귀겠지 라고 생각하며
바쁜 핑계를 되고 모임을 나갔다.
근데 결국 안사귀더라

내가 모임 나간 이후로 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남자애 프로필을 봤는데 여친 사진이더라
근데 그 여자애는 아님. 근데 여친이 이쁘더라ㅠ
그리고 그 여자애도 프로필이 남친 사진이더라

결국 둘은 한번도 사귄적 없고, 나의 자격지심으로 그런 행동을 한거였음. 뭐 물론 여자애가 남자애한테 까인거 일수도 있지만ㅋ

아 그리고 얼마전에 여자애한테서 연락온적 있었다.
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두근거렸음
여자애가 하는 말이 '나 예전 볼링 동아리 할때 그 남자애랑 둘이서 술먹는 중인데 모임 사람들 생각나서 전화했어, 다음엔 다같이 술먹자' 라고 하더라

나도 내가 그 여자애를 좋아하지만 않았더라면
감히 넘보지만 않았더라면
여자애와 친구처럼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낼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