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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싫지만

souvenir(203.243) 2019.01.16 00:56:25
조회 77 추천 2 댓글 1
														

나는 인연의 엇갈림을 주제로 영화들에 약하다. 라라랜드라든가, 건축학개론이라든가.


줄거리는 틀에서 일정하다. 서로 많이 사랑하던 남자와 여자가 헤어진다. 그리곤 각자의 속에서 나름대로의 행복을 누린. 그러다가 우연한 계기에 재회하는 것이다. 이상 사람이 서로 사랑할 수는 없다. 게다가 그들은 이미 행복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사람이 교환하는 눈빛 속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결국 차이였으니깐. 작은 엇갈림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을까. 어쩌면 높은 곳을 바라볼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그런 아쉬움은 사람과 헤어진 결과 소중한 사람을 만났더라도 피할 없었으리라. 개인적으로는 굳이 사랑이 아니더라도 시절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항상 어떤 종류의 아련함과 상실감을 느낀다.


그래서인 같다. 일단 지겨워진 노래는 결코 다시 듣지 못하는 내가, 공일오비의 이젠 안녕만큼은 가끔 돌려 듣는 . 중학교 졸업식장에서 처음 들은 노래. 졸업식이 끝나고 고등학교 입학 때까지, 개월을 채운 것은 노래였다. 꽤나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들었더랬다. 울었다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같은 기분이었다.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는 전주도 지겹고 멜로디도 지겹고 가사도 지겹다. 그러나 가끔은 노래가 정말 듣고 싶은 날이 있다. 사실 노래가 듣고 싶은 아니다. 노래는 싫다. 단지 노래를 들으면서 번씩 떠올릴 뿐이다. 시절의 나를, 그리고 시절의 내가 노래를 들으며 머릿속에 굴려보던 이름들을. 대부분 이제 얼굴마저 가물가물해버렸지만 노래는 시절과 지금의 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오늘도 왜인지 노래가 듣고 싶어졌다. 틀자마자 싫증이 났지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이제는 희미해져가는 몇몇 이름들에 골몰하다보니 가사도 멜로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으므로. 사람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따금 내가 그들을 떠올릴 있었으면. 아주 가끔이라도 좋으니 그들이 나를 먹먹하게 만들어줬으면. 그래서 문득 노래가 듣고 싶어지면 무척 반갑다. 노래는 싫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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