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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아버지

souvenir(203.243) 2019.01.16 18:05:26
조회 65 추천 0 댓글 1
														

외할아버지께선 손재주가 아주 좋으시다.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집안의 무엇인가가 고장나면,


할아버지께서 고쳐주셨다.


무엇이 고장난건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쓰던 볼펜부터 아빠가 몰던 자동차까지,


할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고쳐주셨다.




할아버지는,


팔순을 넘긴 답지 않게 호기심도 아주 왕성하신 .


예나 지금이나, 눈앞에 놓인 모든 물건들에 흥미를 느끼셔서,


할아버지 창고는 갖가지 골동품들로 가득하다.


할머니께선 많은 물건 모아다 어디다 거냐며 화를 내시지만,


할아버지께선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모으신다.


가끔 가다 처음 보는 물건이라도 생기는 날엔


신기해하며 하루 종일 들여다 보기도 하시고.




그냥, 그런진 모르겠는데,


얼마 , 엄마 아빠가 내비게이션을 찾으니까


할아버지께서 바로 창고 어딘가에서 꺼내 주셨단 이야길 듣고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미래를 떠올리게 되어 버렸다.




어쨌든 이제는 팔순을 넘기신 할아버진데,


날이 오게 되면,


창고 속을 가득 메운 골동품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절대 꺾이지 않을 것만 같은 할아버지의 왕성한 호기심은,


무엇이든 고쳐주실 것만 같던 할아버지의 손재주는, 


그런 할아버지를 볼 때마다 내가 느끼곤 했던 온기와 안도감은, 


어디로 가게 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모르겠다.


모르겠어서 마음이 아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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