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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근접전

벽이 무너짐과 함께 란이 뒤로 도약한다.

깨진 타일이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날아간다. 사격이 퍼부어질 때마다 사물함이 너덜너덜해지고, 연이어 세워진 얄팍한 금속 틀이 찢겨나간다. 란의 측면에 놓인 사물함 문이 찢긴다. 일부는 그대로 날아간다. 맞은편의 벽을 사격이 꿰뚫고 지나간다. 사물함의 끄트머리가 빠르게 부서진다.

총격이 시작된 순간 제폰은 그대로 사물함 반대편 끝으로 날 듯이 닥쳐들었다. 그 순간 선 오브 호루스 군단병이 제폰에게 온몸으로 부딪힌다. 샤워실에 두 군단병이 거꾸로 추락하고, 제폰은 아래 깔린다. 하얀 먼지로 뒤덮인 거대한 형상이 파워 피스트로 제폰의 얼굴을 후려치려 든다. 제폰이 옆으로 몸을 비틀어 피해내고, 파워 피스트가 널찍한 공간을 후려치며 타일들이 무너져 내린다. 총을 쥔 제폰의 손은 고정된 채다. 놈이 다시 파워 피스트를 들어 올린 순간, 제폰은 그대로 회검으로 놈의 겨드랑이를 찌른다. 선 오브 호루스 군단병이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울부짖는다. 쥐어졌던 손을 떨쳐낸 제폰은 그대로 두 발의 볼터 사격으로 놈의 몸통을 날려버린다. 샤워실의 하얀 타일과 백색의 먼지가 피로 물든다.

란은 퍼부어지는 사격에 밀려 막사의 출입구까지 밀려난다. 두꺼운 벽을 엄폐물로 삼아 몸을 피한 란은 중구경 탄환이 벽을 뒤흔드는 것을 느낀다. 몇 발의 탄환이 개방된 출입구 너머로 뛰쳐나와 그대로 복도 반대편 벽과 부딪히며 폭발한다.

란은 볼트 피스톨을 쥔 채 사격의 폭풍을 견뎌냈다. 바이저가 사물함 근처에서 움직이는 열원을 포착하지만, 대부분은 총구 섬광과 과열된 연기다. 격렬한 총격이 이어지며 벽에 붙어 있던 타일들이 죄다 떨어져 나가 부서진 그릇처럼 발치에 쌓인다.

그 순간 총격이 멈춘다. 란은 한 점 주저도 없이 두 자루의 볼트 피스톨로 사격을 퍼부으며 다시 문으로 돌진한다. 오토캐논을 쥔 선 오브 호루스 군단병이 폐허가 된 사물함에서 뛰어나옴과 동시에 가슴과 얼굴에 한 발을 맞고 다시 사물함으로 튕겨 나간다. 사물함은 그 충격에 구겨지며 시체를 떠받치는 금속 해먹이 된다.

란은 계속 움직인다. 저 가장자리 너머 세 번째의 선 오브 호루스 군단병이 보인다. 그대로 볼트 피스톨 사격으로 놈을 쓰러뜨린 란은 곧 아치형 통로에 도착한다. 제폰이 다시 일어서서 란에게 합류하기 위해 움직인다. 아치형 통로에서 두 사람을 향해 볼터 사격이 날아들지만 둘 모두 멀쩡하다. 더 좋은 사격각을 가진 제폰이 네 발의 제압 사격을 발사함과 동시에 란이 선회해 들어간다.

공기는 먼지로 자욱하다. 란이 쏘아낸 사격 한 발로 선 오브 호루스 군단병 하나가 또 쓰러진다. 반역자의 시체가 쓰러지며 자욱한 먼지 속에서 사람의 형체가 짧게 비친다. 란이 오른손을 들어 다시 단 한 발로 또 다른 반역자를 그대로 타일을 두른 벽에 꽂아 넣는다. 그 머리 위로 솟구친 선혈은 그 어떤 틀어 올린 머리보다도 화려하다. 동시에 왼손은 오른쪽에서 90도 각도로 틀어 후방 해치로 도망가려던 선 오브 호루스 군단병을 단 한 발로 쓰러뜨린다. 안개 속에서 움직인 제폰이 그의 뒤에서 왼쪽으로 두 발을 더 쏘아낸다.

란은 계속 움직인다. 왼쪽 구획, 왼손, 한 발. 오른쪽 전당, 오른손, 한 발. 그의 멀티태스킹은 두 자루의 도끼를 연이어 휘두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방, 지원 구역. 두 형상이 비친다. 두 볼트 피스톨이 동시에 정면을 향해 한 발씩 쏘아낸다. 두 형상이 모두 뒤흔들리고서 쓰러진다.

“재장전!”

란이 딱딱하게 외친다. 제폰은 이미 새 탄창을 꽂아 넣었고, 란이 재장전하는 동안 지원 구역을 향해 타이밍을 맞춰 사격을 가한다.

왼쪽에서 더 많은 총성이 먼지를 뚫고 치밀어 오른다. 제폰은 그대로 냉정하고 질서 정연하게 몸을 돌려 사격을 가한다. 선 오브 호루스 군단병이 그대로 그의 발치 아래로 쓰러진다.

란은 계속 움직인다.

계속되는 근접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