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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산,19.5MB) 빵집소녀 2009년판 1/8

익금불산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15 03:29:42
조회 3477 추천 14 댓글 5
														

우중이의 처녀작이라 할 수 있는 2009년판 빵집소녀임. 우리가 아는 2013년 리부트판과는 다르게 게임 파트가 없는 순수 비주얼 노벨임. 길이도 별로 안 길어서 틈틈이 전문 번역해 보려고 함. 현재의 소전 세계관과 이어지는 것은 리부트판이니까 이건 그냥 가볍게 읽어보셈.

밑에 있는 플레이 영상 링크를 틀어놓고 같이 읽으면 음향도 더해져서 더 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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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소녀~Withered

플레이 영상 링크 (중국어)

각 편 링크

-1- │ -2--3--4--5--6--7--8-



[시놉시스]

제1차 남극 전쟁 중, 남극군 종군기자 멘도는 병을 얻어 어쩔 수 없이 남극군 점령지의 한 빵집에 몸을 의탁하고, 그곳에서 제퓨티라는 한 소녀와 함께 지내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기자는 점차 이 적국의 소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게 된다.


제퓨티의 부모는 갑작스러운 공습으로 목숨을 잃었고 이 때문에 제퓨티는 남극군을 증오하고 있었다. 멘도는 뜻밖에도 제퓨티의 부모를 사망에 이르게 한 공습이 자신과 중요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제퓨티는 소총을 한 자루 얻게 되어 복수를 계획하는데......


소녀의 복수를 저지할 것인가, 아니면 그녀와 함께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갈 것인가. 전쟁 한가운데서 인간의 본성이 시험대에 오른다.


[제작진]

총기획: 羽中

각본: Hannibal

원화: 羽中

음악: 乐痕 volcksonia 大葱

애니메이션: Hannibal spend6A

CV: 水树碎 Michael.bao 羽中

외주 일러레: 噶哦 霊の影 xxzshlg ideolo 靜默の風鈴 傲雪银弓 jefuty 黑猫的亡灵

후반 협력: 东吴流水 靜默の風鈴 Michael.bao

Special Thanks: 澄空工房 同人游戏制作联盟(CAC) VIVA-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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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9년에서 2083년까지 일어난 제1차 남극 전쟁.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이 세계 대전에서, 그리고 거의 모든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간 이 전쟁에서 눈부신 전공으로 영웅이 된 자와 패배로 인해 웃음거리가 된 자는 수없이 많았다.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다. 때문에 더 빠른 속도로 잊혀질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집에서는 그들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 한다.

이 책은 알려지지 않은 전쟁터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럼 시작하겠다.

──종군기자 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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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헬기 소리)

A: Two-One, This is Two-Three, Can you hear me?

B: Affirmative, Go ahead.

A: There is fog on our way ,what are we looking for?

B: Yeah, this is the fucking damn weather we have ever had, but we have a guest here.

A: Damn it, If we can do something, we should get a promotion.

B: Yeah, if you get a coin, your family will have a lot of coins inside.

A: ……Leave it alone, what's our guest wants?

C: Errr, could we just have some shoot fires? Then I can get my job done.

A: Sir?

B: Yeah, show our paper boy what we have.

A: Point two-four-seven, alpha-gamma-delta, request permission to engage.

B: Point two-four-seven, alpha-gamma-delta.

(미사일 발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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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wo-Three FOX ONE. Yeah, that's it bu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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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ait, Shit! What's going on there!

B: Two-Three, what happened? Talk to me!

A: There are people there sir! Damn it!

B: Damn! Damn it! How can it happen!

A: Wait, this is……

B: Two-Three, return to your position. Second attack.

A: What!? But……

B: You hear me. That's an order! Second attack!

A: Yes……Sir.

C: What the fuck are you doing! Are you crazy!?

B: We have no choice!

A: Two-Three, locking.

B: Fire at all!

(다수의 미사일 발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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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Oh……oh my god……

B: Listen to me carefully, paper boy. If this goes out, we are all dead man! Do you understand me? I don't care if there would be one more dead body!

C: ……Ya……I understand……




서기 2080년.

유럽 대륙 전체에서 무의미한 소모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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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탄의 사용은 몇 달 전만 해도 퓰리처 상도 노려볼 수 있을만한 특종감이었다.

지금은 이미 순수한 수학 문제다.

보고서에도 숫자 두 개만 나와 있을 뿐이었다. 사용 수량과 사상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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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극군 유럽집단군 공보담당관의 동의를 얻어 부대를 따라다니며 취재를 했다.

남극군의 장교와 병사들은 연합정부의 선전과는 달리 살인을 하고도 눈도 깜짝하지 않는 악마가 아니었다.

당연한 선전전 수단이긴 하지만

이런 보도를 하는 업계 동료들에겐 직업윤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전쟁을 치르는 양쪽은 모두 인간이다.

인간이라면 기본적인 양심이 있을 것이다, 난 항상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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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살인이란 이렇게 간단한 것이며

어떤 때는 이유조차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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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종군한 부대의 주둔지는 전형적인 유럽의 작은 마을이었다.

청회색 벽돌로 꾸민 거리, 고딕 양식의 건물들, 그리고 착한 사람들.

운명의 장난인지, 부대가 출발하려고 하던 그 때 나는 병으로 앓아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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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2세기가 다가오는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독감이라는 질병에 대해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나는 그 마을에 사는 한 가족의 집에 맡겨져,

후방에 있는 의무대가 도착하여 데려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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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얹혀 지내게 된 가정은 작은 마을의 지극히 일반적인 4인 가족이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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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장거리 운송이 생업인 사람으로,

남극군이 이곳에 도달하기 전에 연방군에 운전병으로 징집되어 마을을 떠났다.

아내는 아름답고 상냥한 부인으로 매일 성실하게 집안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집안 살림이 새 것처럼 깨끗했고, 요리 실력도 확실했다.

나머지 둘 중 하나는 부부의 아들인 가몬이었다.

다른 하나는 제퓨티라는 이름의 여자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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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게 나는 아마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때 그 집에서 요양하게 된 것에 너무나도 감사했다.

아무래도 내가 점찍어둔 피사체와 한층 가까워질 수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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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퓨티를 처음 만난 것은 부대가 이 마을에 진주했을 때로, 마침 크리스마스 날이었다.

나는 수송 트럭의 앞좌석에 앉아 추위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과학기술에서 절대우위를 점하는 남극군조차

모든 차량에 난방을 달아줄 정도로 부유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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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으로 나온 즉석식품을 들고 차 밖에서 밀려드는 칠면조 요리 냄새를 맡으면서,

나는 저절로 이 직업을 선택한 나 자신을 또다시 저주하기 시작했다.

라이디스버그 연구도시에 있는 본부에 남아 있었다면 편집자 일로 그럭저럭 먹고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들고 있는 카메라가 슬피 울었겠지.

쯧,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건지.

고개를 젓고 렌즈를 차 밖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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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크리스마스다. 부디 그 빨간 옷 입은 할아버지가 좋은 사진을 좀 선물해 주시기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안 믿긴 했지만.

그러나 빨간 옷 입은 흰수염 할아버지는 이번에 내게 놀라움을 선물하기로 했다.

쿠미커 페디스 가라사대, 사진작가는 이상적인 피사체를 만나길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

그가 2059년 에스티를 만난 것 같은 일 말이다.

사진계에서는 이미 전설처럼 통하는 이야기다.

2059년 극동 전장에서 얼떨결에 구해낸 소녀는,

이후 20년 동안 그의 필름에서 유일한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여생을 함께하는 반려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전설이라기보단 동화라고 불러야 할까.

그 <다리 옆에서 바라본 뒷모습> 은 지금도 바이블 중의 바이블이다.

종군기자라면 일생 동안 딱 한 작품만으로도 충분히 역사책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

그리고 오늘, 나도 나만의 피사체를 찾고 말았다.

칼 자이스의 고배율 렌즈 너머로, 그녀는 여신처럼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났다.

빛의 고리로 둘러싸인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서 천사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성스러운 노랫소리였다.

심지어 달리던 차들마저 멈춰서게 만드는 노랫소리.

마지 자신이 지나가는 소음이 이 아름다운 순간을 망칠까 두려워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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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아빠진 흰색 긴치마에 어설프게 붙인 흔적이 역력한 가짜 날개.

다른 날이었다면 참지 못하고 웃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그렇게 잘 맞아떨어질 수가 없었다.

조명 아래서 소녀 주위의 모든 것들이 따스한 색을 띠고 있었다.

치마와 날개 끄트머리에도 부드러운 빛이 쏟아졌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속에 따스한 공기가 흘러드는 느낌이었다.

소녀는 두 눈을 살포시 감고, 두 손은 기도하듯 가슴에 얹고 가는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었다.

마치 주변의 세계에서 혼자 떨어져나온 것처럼,

이 순간 그녀는 만신창이가 된 이 세계를 위하여 노래하고 있었다.

감광도 높은 필름을 써서 그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담아냈다.

소녀의 미소 하나, 동작 하나, 표정 하나까지 전부 충실하게 사진으로 기록해 냈다.

내 가슴 속에도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나는 찾아냈다. 나만의 여신을. 이 빌어먹을 전쟁에서 얻어낸 유일한 위안거리를.

귀중한 초콜릿 두 통을 투자한 끝에 한 식탐 많은 꼬맹이를 통해 소녀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드문 이름이지만 좋은 울림이다──

제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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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운명으로 정해진 것처럼, 내가 이 집에 와서 만난 첫 번째 사람이 바로 이 소녀였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고열에 시달리던 그 며칠 동안 의식이 혼미해서 물건이 잘 보이지도, 소리가 잘 들리지도 않았다.

머리가 너무 무거워 떨어져나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유일하게 남은 인상은 곁에 늘 어떤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얼굴도 잘 안 보이고, 무슨 말을 하는지도 잘 들리지 않았다.

이마에 얹은 찬 수건을 자주 갈아줬는데 이것 덕분에 많이 편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매일 때때로 들려오는 노랫소리, 부드러운 목소리,

그리고 거기에 언제나 따라오던 백합꽃의 맑은 향기.

다른 기억은 분명하지가 않다. 걸쭉하고 뜨거운 수프, 그리고 약간 쓴맛이 나던 해열제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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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 모를 어느 날.

내가 의식을 되찾았을 때,

그제서야 내 곁을 항상 돌보던 사람이 이 소녀였다는 것을 알았다.

내게 안성맞춤임이 틀림없는 피사체, 세계에서 유일한 나만의 소녀.

단지 지금의 그녀는 그 때와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여전히 하얀 긴치마에 어깨에는 보온용 숄을 두르고,

은빛의 긴 머리가 멈춰버린 달빛처럼 어깨까지 내려와 있었다.

그 야윈 어깨가 쉴새없이 떨리고 있었다.

애써 닦아 보지만 눈물이 쉴 새 없이 손에 들고 있는 사진에 떨어지고 있었다.

"아빠, 엄마, ......"

내가 이 말의 의미와, 거기 숨겨진 비극 그리고 죄악을 알게 되는 것은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나는 시험삼아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잘 된다. 최소한 아직 통제 범위 내에는 있다.

한번 앉아 봐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나는 침대를 받치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건 내 체력에 대한 과대평가였다.

온몸의 근육과 팔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약간 들썩했던 몸은 침대 위로 푹 내려앉았다.

역시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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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신이 드세요?"

소녀는 당황한 듯, 급히 주머니에 사진을 넣고 일어섰다.

처음으로 나는 두 눈으로 소녀의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청초한 얼굴, 눈물을 닦고 난 후의 홍조, 약간 영양실조가 느껴지는 창백함.

평화로운 시기였다면 이 정도 외모라면 아이돌로 나갈 수도 있었겠지.

사진가라 이런 쪽으로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다.

다만 지금은 전쟁 중이다.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 망할 전쟁.

"어디 불편하신가요?"

소녀는 내 작은 표정 변화까지도 눈치챌 정도로 예상 밖의 관찰력을 가진 듯하다.

"잠시만요, 이모 불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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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보온용 담요를 살짝 깔고 침대를 정리한 뒤 소녀는 급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은은한 백합꽃 향기와 두툼한 온기로 가슴 속 깊이 따뜻함이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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