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벤트에서는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큰 틀을 제시했음. 세계관도 나라 하나에서 유럽 전체로 확 넓어졌고 특이점 사건 이후로 소강 상태였던 스토리가 다시 달리기 시작함.

설정과 떡밥이 숨쉬듯 쏟아져나와서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 귀찮으면 걍 목차만 훑어보셈

-목차-

[국제정세]

1. 소전 배경국은 신소련

2. (범유럽연맹=유럽연합) ⊂ (국련=유엔)

3. 베오그라드는 소련 → 중립국?

4. 루크사트 반대파는 생각보다 많음

[패러데우스와 오가스]

5. 패러데우스는 루크사트주의자는 아닌듯

6. 찾아라 드래곤볼

7. '낮은 여성소리' 는 오가스인가?

[국가안전국]

8. 안전국 조직 재정리

9. 젤린스키와 K의 목적은 루크사트주의 선전?

10. 안젤리아는 여전히 안전국 요원

[기타]

11. 붕괴오염 정화 기술은 아직 불완전

[국제정세]

1. 소전 배경국은 신소련

11지 때 나온 신소련이라는 국명이 결국 소전 배경국 이름으로 확정됨. 지금까지 낫과 망치가 아닌 독수리 문양을 쓴다거나 러시아 행정기관 명칭을 쓴다거나 내부문서에 러시아로 돼있다거나 하는 것 때문에 러시아로 추정됐었는데 아닌 걸로.

그렇다면 궁금해지는 게 구소련과 러시아는 각각 언제까지 존재했나 하는 것임. 나는 일단 2032년까지는 구소련이 있었을 거라 추측함. 그 이유는 이번에 나온 대사 때문임.

스피라에나가 봉인된 곳이 '전' 소련의 기지였다고 하고 있음. 스피라에나가 그곳으로 옮겨진 시기는 폭주 사건이 일어난 2032년 이후일 것이므로 이때까지는 구소련 체제가 유지됐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함.

또한 3차대전이 끝난 1년 후인 2052년 역시 국명이 소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음 (구소련인지 신소련인지는 모름). 그런데 내부문서에서는 2051년부터 국명이 쭉 러시아로만 나옴. 둘이 서로 모순됨. 나는 우중이가 이 설정 만든 빵집소녀 시절에는 러시아로 정해놨다가 내부문서 발간 이후에 소련으로 바꾼 게 아닌가 생각함. 결론적으로, 구소련이 3차대전쯤까지 있었고 전쟁의 여파로 구소련이 붕괴된 후 러시아가 아닌 신소련이 성립된 게 아닐까 싶음.

2. (범유럽연맹=유럽연합) ⊂ (국련=유엔)

설정으로만 나오던 범유럽연맹이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뛰어들었음. 내부문서에서는 군사동맹으로만 묘사됐지만 이번에 나온 걸 보면 그냥 현실의 유럽연합과 동일하다고 봐도 상관없을듯.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국련'이라는 국제기구가 등장함. 국련은 1차대전 이후에 창설된 '국제연맹' 을 지칭하는 단어인데, 소전의 국련은 그냥 현실의 유엔과 동일한 것 같음. 내부문서에서는 유엔으로 나왔었지만 명칭이 바뀜. 아까 러시아 건도 그렇고 현재 존재하는 국명·단체명을 일부러 안 쓰는 것 같은데 공안 때문일까?

덤으로 범유럽연맹과 국련을 동일시하는 묘사가 자주 나옴. 신소련의 회담 상대가 범유럽연맹이 됐다가 국련이 됐다가 하고, 울릭은 범유럽연맹 집행위원회 주석이자 국련 대사임. 범유럽연맹은 이미 국련에 통합되었다고 봐도 될 거 같음. 이 국련이 앞으로 루련이 될 거임.

3. 베오그라드는 소련 → 중립국?

베오그라드는 원래 소련 땅이었을 것임. 이유는 스피라에나가 베오그라드에 있기 때문임. 이 물건은 2032년까지는 소련 땅 (민스크) 에 설치되어 있다가 베오그라드로 옮겨진 것임. 근데 스피라에나는 중요한 국가 자산일 테니 이걸 외국에 넘겨줄 리는 없음. 그러니 당시엔 베오그라드도 소련 땅이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임.

그러나 현재의 베오그라드는 소련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중립지대임. "이 도시는 이 나라의 수도가 아니게 됐어" 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베오그라드를 수도로 삼았던 나라는 세르비아와 유고슬라비아가 있음. 아마 현재도 이 둘 중 하나의 이름으로 국가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임. 그리고 이곳은 현재 범유럽연맹과 신소련 어느 쪽에도 발을 걸치지 않고 철저하게 중립을 지키는 것으로 묘사됨.

베오그라드가 중립을 지키는 이유는 과거의 원한 때문으로 추측됨. 베오그라드는 범유럽연맹과 신소련 양측 모두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 냉전기의 유럽 판도를 생각하면 양측 세력권의 경계선에 있는 베오그라드는 3차대전 때 양 세력의 최전선이 되어 지옥도를 경험했을 확률이 높음. 그 때의 원한으로 양측 모두를 싫어하고 루크사트주의도 믿지 못하는 듯함.

4. 루크사트 반대파는 생각보다 많음

내부문서에 따르면 올해가 루련이 성립되는 해임. 그래서 나는 전세계적으로 루크사트주의 반대파가 소수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니 반대 세력도 만만치 않았음.

먼저 아주 뜻밖에도 신소련에서는 루크사트주의가 금지되어 있음. 이것은 카터 일당이 소수파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뜻임. 그렇다면 특이점 때 안전국 외의 다른 정부기관이 중립을 지킨 것도 이해가 감. 세계적인 대세는 루크사트주의이지만 국내에서 카터 일당의 힘도 만만치 않은 이상 섣불리 어느 편을 들 상황이 아니었던 것임. 루크사트주의자로 보이는 크루거와 젤린스키는 아무래도 생각보다 훨씬 힘든 싸움을 벌이게 될 것 같음.

중립국인 베오그라드에서도 루크사트주의에 반대해서 시위에 반란까지 일어나는 형편임. 이들은 카터처럼 과거의 원수와 손잡을 수 없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루크사트의 '평등한 평화'를 주창하면서 하층민을 오염지대에 방치하는 고위층의 모순에 대한 반발심리가 큰 것으로 보임.

울릭 주석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미 루크사트주의가 공인된 서유럽 국가들에서도 상황이 아주 좋지는 않아 보임. 종합하면, 이 상태라면 루련이 성립된 후에도 크고 작은 분쟁은 끊이지 않을 것임. 루련 성립을 끝으로 소전 완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후로도 뭔가 나올 건덕지는 있을 듯.

[패러데우스와 오가스]

5. 패러데우스는 루크사트주의자는 아닌듯

난류연속에서 패러데우스 역시 "세상을 새로 쓸 칼끝" 구호를 씀. 근데 정작 얘들은 카터 일당 (윌리엄이 패러데우스라는 추측이 맞다면) 이나 베오그라드 반란군 등 반 루크사트파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줌. 구호 때문에 혹시 안전국과 한패인가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이번에 완전히 부정됨. 루크사트주의는 얘들한테 그리 중요한 게 아닌듯함.

패러데우스의 목표는 항상 오가스였음. 카터 일당과는 엘더브레인에게서 오가스를 회수하는 데 이해가 일치했고, 베오그라드 반란군과 결탁한 것도 스피라에나 노드를 가져가기 위함이었음. 무엇 때문에 이념을 저버리면서까지 오가스에 집착하는 걸까? 그건 잘 모르겠음. 유적의 산물이니 뭔가 오버테크놀로지가 들어있겠지? 하는 정도로만 짐작됨.

6. 찾아라 드래곤볼

'노드(node)' 란 네트워크상의 한 지점을 일컫는 말임. 특이점 때 나오지만 오가스는 단일 장치가 아니라 여러 개의 노드가 모인 네트워크 시스템이었음. 그리고 '스피라에나' 는 그 노드들 중 하나에 불과함.

오가스는 현재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임. 아마 각각의 노드들에 메모리가 분산되어 있는 것으로 보임. 엠포는 오가스에게 노드들을 회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느그형은 그것을 막으려 하고 있음. 안전국과 패러데우스 역시 각자 모종의 이유로 이 노드들을 손에 넣으려 하는 중임. 아마도 소전 제2장은 이 4개의 세력이 구소련 방방곡곡을 누비며 총 13개 남은 노드의 쟁탈전을 벌이는 서부극 같은 전개가 될 듯함. 1지역에 1개씩 해서 24지 완결 각 씨게 섰다

7. '낮은 여성소리' 는 오가스인가?

현재 오가스의 목소리를 듣는 인형은 엘더브레인, 엠포, 느그형 세 명임. 근데 이 중 엘더브레인과 엠포가 듣는 목소리는 '청아한 목소리'이지만, 느그형은 '낮은 여성소리'를 듣고 있음. 거기다 위 스샷에서 보듯 '낮은 여성소리'가 스피라에나 코어의 데이터를 뽑아간 것을 '청아한 목소리'는 모르고 있었음. 이것으로 볼 때 느그형에게 붙어있는 오가스가 엠포나 엘더브레인에게 붙은 놈과 다른 개체임은 확실해 보임.

애초에 '낮은 여성소리' 는 진짜 오가스인지도 의심스러움. 느그형이 감염된 우산바이러스는 원본이 아니라 페르시카가 개조한 물건임. 여기에 페르시카는 스피라에나의 포트를 느그형에게 달아둘 정도로 그것에 대해 잘 아는 사람임. 과연 느그형의 오가스는 원본일까?

그리고 엘더브레인과 '청아한 목소리' 는 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지도 관심거리임. 일단 느그형은 자기 의중을 철혈에게는 말하지 않은 것으로 보임. 그러나 느그형이 오가스를 방해하고 있는 이상 오가스를 돕는 엘더브레인과는 언젠가 충돌할 수밖에 없음. 느그형은 앞으로 철혈에서도 쫓겨나는 신세가 될지도 모름.

[국가안전국]

8. 안전국 조직 재정리

국가안전국은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모티프인 줄 알았는데 그냥 KGB 갖다놓고 이름만 안전국이라고 부르는 듯함. 이번에 안전국 제6국과 제9국이 언급됐는데, 위키피디아 KGB 항목의 제6국, 제9국과 비교해 보면 각자 역할이 비슷함.

근데 기묘하게도 이번에 안전국이 내무부 소속으로 나왔음. 실제 KGB는 내무부 따까리가 아닌 독자적인 기관임. KGB의 상징성이 엄청나서 우중이가 모를 리 없을텐데 말임. 아무래도 정부조직 설정은 그렇게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 모양임. 어쨌든 새로 나온 설정을 반영해서 신소련 정부조직도를 다시 그려보면 이렇게 됨.

특이사항으로 안전국 제6국은 예전에 나비사건에도 참가했던 그 사무국임. 나비사건도 오가스와 연관된 일이었으니 오가스 관련은 전부 제6국에서 맡는다고 봐도 될 거 같음. 앞으로 제6국이 나오면 아 또 오가스 나오겠구나 하면 됨.

9. 젤린스키와 K의 목적은 루크사트주의 선전?

K는 안전국 소속이 아닌데도 이번 작전에서 안전국 요원들을 지휘하는 막강한 권한을 받았음. 그리고 일부러 요원들과 경호 대상인 신소련 대사를 죽게 만든 것이 암시됨. 이러한 의문스러운 행보를 루크사트주의와 연결하면 시나리오가 하나 나옴.

K는 루크사트주의에 꽤나 열광적이고, 안전국 국장 젤린스키 역시 루크사트주의자로 보임. 그리고 회담장을 습격한 세력은 루크사트주의 반대파들이었음. 나는 젤린스키와 K가 루크사트 반대파의 손으로 대사를 희생시켜서, 루크사트주의자들을 결집시키고 반대파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감을 끌어내기 위해 이 일을 벌였다고 생각함. 울릭 주석 역시 선전하기에 딱 좋은 아이돌 느낌이고. 모두까기 좋아하는 우중이니까 루크사트주의의 어두운 면을 젤린스키와 K를 통해 보여줄 거 같음.

추가로 마지막에 젤린스키가 오가스 노드 파괴에서 수집으로 목표를 바꿨는데, 엠포 느그형 파라데우스와 달리 안전국은 왜 노드를 수집하려는지 모르겠음. 이건 스토리 진행되면 나오겠지?

10. 안젤리아는 여전히 안전국 요원

안전국은 안젤리아의 수배령을 내리긴 했지만 진심으로 잡으려 하지는 않고 계속 임무를 내림. 그렇다고 감싸주는 것도 아닌 게, K는 안젤리아의 운명이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음. 아마 젤린스키가 언제든 수틀리면 안젤리아를 처리할 수 있도록 K에게 감독을 맡긴 모양임. 근데 솔직히 이거랑 엠포 대모험 떠났다가 걍 돌아온 거는 스토리 갈아엎은 티가 남. 난류연속 끝에 그렇게 거창하게 벌여놓고 사실 안젤리아 찾으라는거 구라였습니다! 사실 엠포도 암것도 안했습니다! 이거는 아니지 않냐 ㅋㅋㅋ

그리고 안젤리아는 나비사건과도 관련이 있다는 떡밥이 나왔음. 근데 이거도 좀 에바인 게, 특이점에서 하벨이 안젤리아랑 페르시카한테 나비사건의 진상을 말해줄 때 안젤리아는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었음. 근데 이제와서? 물론 그때는 연기였을 수도 있겠지만 앵간한 건 다 꿰뚫고 있는 하벨을 속일 수가 있었을까? 더 나와 봐야 알겠지만 지금 느끼기엔 무리수가 아닌가 싶음.

[기타]

11. 붕괴오염 정화 기술은 아직 불완전

11지부터 붕괴입자 정화탑이 등장했음. 원래 내부문서에서 붕괴입자는 자연적으로 없어지려면 10만 년이 걸리고 남극이 기술 전파해주기 전에는 정화할 방법도 없었던 킹왕짱 재해였는데 우중이도 그건 좀 아니다 싶었나봄. 그래도 중요도시에만 간신히 설치해놓은 걸 보면 비싸긴 오지게 비싼듯함. 그리고 폭풍이 불면 오염을 못 막는다는 언급을 보면 이것저것 제약도 많은 것 같음. 너무 효율이 좋으면 포스트 아포칼립스 느낌이 안 사니까 밸런스를 맞춰둔 느낌임.

마무리

이번 이벤트는 스토리 말고는 최고의 이벤트였다고 생각함. 스테이지도 재밌었고 QTE도 참신했고 음악도 좋고 마스크도 혜자였다. 스토리도 이 이벤트만 따로 놓고 보면 짜임새 있고 잘 쓴 거 같음. 근데 기존 스토리와 자잘하게 연결고리가 하나씩 끊어져 있는 게 너무 신경쓰였다. 이번 이벤트는 열운동이 참여 안했다던데 그 여파일까? 삐걱거리는 설정들 점점 많아지는데 아트북 2권으로 많이 보완해줬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