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존재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나는 ‘나’ 라는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는 대단히 단순하고도 합리적인 증명이지만

‘생각’은 나 자신에 귀속되는 것일 뿐이며 이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것 또한 나 뿐이기에

타인을 위한 증명에는 부적합하다.

인간은 왜 살아가는가

웃고, 울고, 즐거워하고, 때로는 슬퍼하며 삶을 영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이 순간 누군가는 행복을 누리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끔찍한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 모두 오늘을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고작 몇십 년의 짧은 시간이 흐른 뒤에는 모두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사라질 뿐이다.

죽고 난 후에는 그 육신 하나 마음대로 남길 수 없는 것이 인간이란 존재이다.

유한하다.

유한한 시간 속 창출할 수 있는 의미는 한정적이다.

그러나 그 의미를 위해 인간은 계속해서 살아간다.

어제를 살아왔고, 오늘을 살고 있으며, 내일을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그래, 그것이 나에게는 오늘일 뿐이다.

인간은 유한하기에 이상을 추구한다.

그것을 통해 자신의 짧은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렇다면 자신의 이상을 끝까지 추구하는 것

그것만이 인간이 가지는 유일한 가치이자

자신이 이 세상에 살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아닌가

저 앞에 내가 평생을 바쳐 추구하던 이상이 있다.

절대 앞으로 가지 말라는 경고문도

생존을 위해 지켜야 하는 수칙서도

그저 내 존재를 부정하기 위한 함정일 뿐이다.

학자라면 자신의 가설을 증명해야만 한다.

모두에게 지금 당당히 증명하겠다.

나의 존재를

내가 분명 이 세상에 존재했음을

이상을 쫓던 자의 두 눈에는 고고한 아름다움이 서려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