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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문지기앱에서 작성

졸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24 00:04:53
조회 351 추천 7 댓글 0
														





매일 밤 어둠이 짙게 깔리면 나는 서재로 향한다.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는, 오직 나만의 서재.

내가 다가가면 문지기가 문을 열어준다.

한참 책을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침을 맞는다.

문지기는 언제나 그 앞에 서 있다.

문지기는 언제나 서재의 앞을 지킨다.






그날도 나는 서재로 향했다.

문지기가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

내부를 정리하는 중이니 1시간만 기다려달라 한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려 서재로 들어갔다.

오늘은 책이 그리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 날은 문지기가 2시간을 기다려달라고 했다.

이유는 내부를 정리하느라 그렇다고 한다.

이번에도 2시간을 넘는 시간을 기다려 들어갔다.

책을 읽으면서도 짜증이 치밀어오른다.

그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느 날, 문지기가 보이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 했다.

잠겨 있다.

문 앞에서 문지기를 기다린다.

5시간쯤 지났을까, 문지기가 돌아왔다.

미안하다는 내색도 없이 문을 연다.

오늘은 1시간밖에 책을 읽지 못했다.

핏발 선 두 눈이 일상으로 찾아왔다.








그날도 문지기가 보이지 않았다.

벌써 몇 달이나 되었을까?

문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당연하게 된 것이.

사흘을 기다린 끝에 찾아온 문지기는 날이 갈수록 수척해진다.

서재의 책은 매일 비어간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보는 서책은 언제나 유쾌하지 못했다.

화와 짜증이 늘어간다.









오늘은 1달 동안 문지기를 기다렸다.

문지기는 이젠 피골이 상접하여 뭐라 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그저 문을 열어주는 것에 감사한다.

서재 속 책의 수는 변함이 없다.

사실 얼마나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펼치기만 해도 어느덧 아침이었으니.

오늘은 친구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문지기가 죽었다.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서재로 향하여 문을 열었다.

서재는 텅 비어 있고, 책장마저 벌레를 먹은 듯 구멍이 가득하다.

자리에 앉아 새하얀 서재를 바라본다.

더는 읽을 책이 없다.











자리에 앉아 생각한다.

아이들을 가진 것을 후회한다.

아이들도 문지기를 마주하겠지.

언제나 아이들을 반겨주던 서재가 있겠지.




그리고, 언젠가는 제 손으로 서재를 열어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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