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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어느 날 나에게 초능력이 생겼다.앱에서 작성

졸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21 18:41:50
조회 2509 추천 50 댓글 1
														





자고 일어나서 방문 문고리를 잡아당겼는데, 문고리가 쏙 빠져버렸다.

문에 작은 크랙이 생겨 빠진 것 같았다.

아침에 밥을 먹을 때는 별 일이 없었다.

실수로 그릇을 깨기는 했지만, 그것 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학교에서 특이한 점을 느꼈다.

깜지를 쓰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연필심이 닳도록 연필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연필이 똑, 하고 부러진다.

사프를 써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떨어뜨리거나 실수로 밟아서 손상이 간 경우 더더욱 잘 부러지는 것 같았다.



몇 번의 실험 끝에 내가 얻은 초능력을 분석할 수 있었다.

내가 가진 초능력은 낡은 것을 부수는 것에 초점이 잡혀 있다.

물건이 어떤 것이든, 일단 낡고 손상되기만 했다면 규모나 강도에 관계없이 대상을 파괴하거나 일반인보다 광범위한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건물에도 이건 적용이 됐다.

알고 싶지는 않았다.

미끄러져 넘어진 것만으로, 그래서 부딫힌 것만으로.

내 친구들이 기대고 있던 통로의 벽이 부서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흰 국화꽃 몇 송이를 두고 한동안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한 가지 추가로 알아낸 사실이 있었다.

이번에도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그저 크게 다쳐 응급처치가 필요한 사람들이 길거리에 있었지만,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기에 내가 갔을 뿐이었다.

지혈을 하기 위해 올려놓은 손에서부터 크랙이 뻗어나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내 손은 순식간에 흙바닥을 짚었고, 고통에 신음하던 사람은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고요해졌다.

법은 나에게 죄를 묻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물건은 종류에 관계없이 낡기만 했다면 뭐든지 부서진다.

내가 살기를 포기했을 때 깨달은 사실이었다.

한 발짝 앞으로 내딛은 발걸음은 허공에서 멈추지 못하고, 기대와 달리 나의 머리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부서진 바닥에 가득찬 액체는 혈액인지 눈물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사방에 널린 지푸라기만이 내 심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나의 능력이 잠시 빛을 발했던 순간도 있었다.

초능력이 존재하는 판타지 속 세계에는 당연히 이계의 무언가가 존재해야 균형이 맞는 법.

내가 살던 세계로 들어온 무언가는 나 말고는 누구도 볼 수 없는 한 남자였다.

거리를 돌아다니던 사이 한 남자가 지나가던 다른 남자에게 손을 뻗는 것을 보았고, 둘이 함께 사라지는 것을 보았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을 다시 만난 날, 친절한 미소와 함께 악수를 청했다.

흰 머리 지긋한 그것은 내 손을 맞잡았고, 찰나간의 혼란은 깨끗이 사라졌다.

지구는 평화롭다.



내 집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바꾸었다.

무엇 하나 낡은 것이 존재하지 않도록, 나의 집을 깨끗이 꾸몄다.

그 놈을 잡고 얻은 포상금으로 얻은 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 집에는 언제나 세련된 물건들만이 들어찬다.

길면 서너 달도 버틴다.

하루만에 가는 녀석들도 있다.

그럭저럭 그렇게 산다.







적당한 때가 되었다.

시간은 흐르고, 과학은 발전한다.

절대로 낡지 않는 것들은 끝내 만들어지고야 말았다.

나는 영원히 낡지 않을 것들 속에서 자유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만족스럽다.

조심할 것이 없는 하루가 이렇게 행복한 것이었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평범함이 가장 소중하다는 교훈을 새삼 되짚는 순간이었다.






자리에 앉았다.

집 안에서 유일하게 낡은 무언가가 거울 저편에서 비쳐온다.

손가락을 가져다대자 가루가 되어 바스라진다.


한 마디


한 마디


낡고 쓸모없는 그것은 가루가 되어 흩날려 간다.

세상에서 어쩌면 가장 위험했을지도 모르는 그것은 어쩌면 본인에게는 가장 약한 것이었을지도.

후회를 날려줄 바람이 불어온다.

짧은 미소가 입가를 스치고 간다.



낡은 것은 이제 남아있지 않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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