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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구령] 구령파크뷰 관리실장 김정묵 씨 녹취록.m4a

nimko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15 10:54:22
조회 1748 추천 56 댓글 0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apolitan&no=32773&exception_mode=recommend&page=1

 




구령파크뷰 관리실장, 김정묵입니다. 올해 쉰일곱 됐습니다.


나는 13년째 이 아파트 관리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주민들이 이사를 오고, 또 나갔죠.


정확히는 ‘이사를 나갔다고 신고된’ 사람들입니다.


이 아파트는... 아니, 이 구령시 자체가, 어딘가 조금 어긋나 있습니다.


그걸 처음으로 느낀 건 입사 2년 차였어요. 여름이었죠.


엘리베이터 거울에, 3명이 타고 있었는데 버튼은 4층까지 눌려 있었다는 말을 들은 날이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승강기 기록상, 타지 않았더라고요.


그날 이후, 나는 전임자 책상을 뒤졌고, 수기 수칙 문서를 발견했습니다.


그 문서가 바로 지금도 1층 게시판에 붙어 있는 그 수칙들입니다.


프린트물로는 안 됩니다. 손으로 직접 베껴 붙여야만 효력이 생깁니다.


규칙은, 스스로를 감지합니다. 복사되면 죽고, 손글씨로 옮기면... 잠시 잠잠해집니다.



올해로 15개 규칙이 됐습니다.


원래는 9개였습니다. 내가 입사했을 때.


규칙은, 누군가 어기고, 무언가 사라질 때마다 늘어났습니다.


이건 생활 규칙이 아니라, 말 그대로 ‘봉인 조항’에 가깝습니다.


한 번 열리면, 더 많은 문을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입주한 지 얼마 안 된 입주민들께서 자주 묻습니다.


“왜 이런 규칙이 붙어 있죠?”


“관리실에서 이런 괴담을 퍼뜨리는 건 불안감을 조장하는 거 아닙니까?”


나도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겪은 뒤엔 달라졌습니다.


[5번 규칙: 새벽 3시 이후, 집 안에 낯선 그림자가 비칠 경우 등을 켜지 마십시오.]


그건 제 딸이었습니다.


십 수 년 전 사라진, 제 전부였던 아이.


불을 켜니, 그 아이가 말하더군요.


“아빠... 왜 나를 찾았어요? 아직 이쪽으로 오면 안 되는데.”


그 뒤부터 난 등도 잘 못 켭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 난 15번 규칙을 읽고 말았습니다. 열여섯 번쯤.


그 날 이후부터 내 수첩에는 이상한 문장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내가 쓴 적 없는 문장입니다.


[16. 관리실장의 대체는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제 당신이 게시판에 붙일 차례입니다.]


그냥, 너무 오래 붙어 있다 보니 미쳐가는 거겠거니 하고 웃었습니다.


그런데


내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관리실 책상에 있는 명패도 바뀌었습니다.


저는 이제 ‘김정묵’이 아니라, ‘장태우’로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장태우는 5년 전 사망한 관리실장이었다는 것입니다.


그의 죽음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적혀 있었죠.


이제 이해합니다.


규칙이 사람을 받아들입니다.


지켜야 하는 건 우리지만, 규칙은 우리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나는 다음 주면 사라질 겁니다.


사라진다는 건, 누가 나를 잊는다는 뜻이겠지요.


그 전에, 게시판에 규칙 하나를 추가하고 갑니다.


[16. 규칙을 열다섯 번 이상 읽은 이는, 다음 규칙의 작성 권한을 가진다. 단, 작성자는 이름, 얼굴, 기억이 서서히 대체됩니다.]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당신은 아직 인간일 수 있으니까요.


다음 게시자는... 읽고 있겠죠.


그리고 곧 손으로 다시 쓰게 되겠지요.


그게 당신의 첫 번째 규칙입니다.






아.


저는, 창고방에 딸을 만나러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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