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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괴담] 그는 어떻게 죽었고, 그는 어떻게 죽였는가

동전던지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7.27 00:29:12
조회 882 추천 16 댓글 3
														



여기는 한적한 시골의 전원주택 마을.


이곳의 주민은 정년퇴직 이후 자연을 즐기기 위해 귀향 온 60~70대가 주를 이룬다.


나이가 들어 몸이 성치 않아 외출을 잘 하지도 않거니와,


고향, 살던 곳도 제각각인지라 이웃 간 왕래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집은 사건 현장이다.



3일 전, 손주를 맡아주고 자녀 집에서 돌아온 집주인의 부인이


높은 담 너머로 현관문이 살짝 열려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신고하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대문을 열어 주택 안으로 진입하였고,


자상을 입은 채 사망한 60대 남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사건의 재구성을 위해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

.

.


이 집은 1층과 2층, 그리고 지하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층은 복도 끝에 위치한 계단을 통해 하나의 집으로 이어진다.


1층에는 거실, 부엌, 침실, 화장실과 같은 생활공간과 응접실이 있고,


2층에는 서재, 작업실과 같은 취미생활공간과 손님방이 있다.


지하실은 거실 정도 크기의 꽤 넓은 공간과 화장실로 구성되어 있다.


집주인 부부는 비상식량이나 쓸모없는 물건들을 나둬 창고처럼 사용했다고 하는데,


경찰 수사에 따르면, 현재는 지하실 문이 고장이 나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심호흡을 하며 현관문을 통해 주택 안으로 들어왔다.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한 것은 혈흔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범인과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절차였다.


그다음은 피해자의 사망 지점을 체크하는 것이었다.


- 60대 남성 피해자 A씨, 부엌 싱크대 앞에서 사망


집주인인 피해자는 범인이 찾아왔을 때 문을 열어주었다.


이는 적어도 피해자와 범인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피해자는 범인과 만난 현관에서부터 시작해 여러 과정을 거쳐서


결국 부엌 싱크대 앞에서 쓰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이제부터 나는, 이 집의 방문자가 되어 사건을 재구성할 것이다.

.

.

.


나는 현관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른다.


잠시 뒤, 집주인이 현관문을 열며 나를 맞이한다.


그는 나를 응접실로 안내한다. 그는 내게 등을 보인다.


집주인은 나를 응접실로 데려와 손님용 소파에 앉아 기다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집주인은 응접실 밖으로 나간다. 부엌으로 갔을 것이다.


나는 소파에 앉아 응접실을 둘러본다.


여행지에서 산 기념품, 연필꽂이, 그리고 집주인의 아내가 그린 그림이 눈에 보인다.


집주인의 아내는 딸을 대신해 손주를 맡아주기 위해 집을 비웠다.


여러 생각을 하던 때, 집주인이 응접실 문을 여나 이내 사라진다.


그리고 그는 다시 모습을 보이며 열린 문으로 들어온다.


그의 두 손은 쟁반을 붙잡고 있고, 쟁반 위에는 커피잔 두 개가 놓여 있다.


그는 내게 "차가 없어서 대신 커피라도 내왔다"는 식으로 말했을 것이다.


나는 커피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응접실 서랍장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서랍장 위에 놓인 연필꽂이에서 볼펜을 집어 든다.


나는 볼펜 위를 딸깍 소리가 나도록 누른다. 그리고 그를 쳐다본다.


그는 내게 장난하는 거냐고 물으며 웃는다.


나는 그를 향해 날카로운 볼펜을 내려찍는다.


그는 깜짝 놀라 왼손을 들어 막는다. 왼손 손목에 깊은 상처가 생긴다.


그와 동시에 그가 들고 있던 커피잔도 떨어진다.


응접실 카페에 물든 커피 자국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당황해 소파 뒤로 물러선다.


그를 향한 공격이 이어지자, 그는 응접실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의 손목에서 타고 흐른 피는 바닥으로 떨어지며 자국을 만들었다.


그 핏자국은 부엌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피해자는 부엌에서 발견되었다.

.

.

.


... 이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약간 억지스럽다.


분명 피해자는 왼손 손목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항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오른손은 멀쩡하고 왼손도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다.


볼펜도 그렇게까지 위협적인 무기는 아니다.


피해자가 반항하지 못할 정도가 되려면...


그러려면 범인은 도망치는 피해자를 있는 힘껏 밀쳐야 할 것이다.


그렇게 피해자는 그 충격으로 부엌의 싱크대에 부딪혔을 것이다.


범인은 피해자가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칼꽂이에서 칼을 가져와 피해자를 향해...



위이잉---위이잉---



코트 주머니 속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군 경찰서 경감님으로부터 전화가 온 것이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혈흔, 피의 주인이 다르답니다."


"...네?"


"응접실에서 부엌까지 이어지는 혈흔, 피해자의 피랑 다르다고요."


나는 순간 멍해졌다.


내가 지금까지 생각한 것이, 어쩌면 전부 틀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전화 따로 드릴게요."


내가 그렇게 통화를 끊으려고 하던 그때,


끼이익---


예고도 없이 난 소리에 놀라 나는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복도 끝 침실.


문이 열려 있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문이 열려 있었던가?


분명 바람이 불어 문이 움직인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반드시 정체를 알아야 한다는 성격 때문인지,


나도 모르는 새 그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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